괜찮지 않을까, 우리가 함께라면 - 완전하지 않아도 분명히 존재하는 행복의 가능성들
성진환.오지은 지음 / 수카 / 2020년 11월
평점 :
품절


 

 책을 읽고나서야 확실하게 알았지만, 표지에 나와있는 작고 귀여운 까만 강아지를 이전에 본 적 있었다. 흑당이라는 이름과 까맣고 윤기나는 털이 인상적인 강아지였다. '괜찮지 않을까, 우리가 함께라면'이 흑당이네 가족에 대한 이야기인줄 알았다면 더 반가운 마음으로 책을 받아들었을거다. 물론 새로운 책은 항상 반갑지만. 이 가족들이 하고 싶은 이야기가 무엇일까? 귀여운 흑당이를 자랑하는 것? 그들 인생에 벌어진 "꿀 같은 일"은 뭘까?

 

 처음부터 약간 삐걱거렸다. 보통의 에세이들은 내가 남들과 달라보이겠지만 사실 우리의 삶은 그리 크게 다르지 않아,라는 뭐랄까 우호적인 태도를 보이는 편인데 이 책은 그렇지 않았다. 난 달라. 이건 좋고, 이건 싫어, 내 생각은 이래. 다른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건 이게 나야. 하는 모습이었다. 그게 적대적이란 건 아니지만 가끔 자기자신이 강렬한 사람을 만나면 적응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할 때가 있다. 괜찮을까 이 삶을 내가 이해할 수 있을까 싶었다. 

 

 아주 평범한 사람이라서 이 다름의 폭이 꽤 크게 느껴졌었다. 좋아하는 공연을 보기 위해 외국으로 나가는 행동력이나 홍대에서의 생활 같은 것들. 행복의 가능성, 살면서 만나게 되는 의외성들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을 읽으면서 나는 자꾸만 나랑 비교를 했다. 경기도에 사니까 홍대에 가면 항상 집으로 돌아가는 막차 시간 같은 걸 생각하게 됐었고, 첫차가 지나갈 시간동안 24시간 하는 패스트푸드점이나 카페에서 지루하고 긴 새벽을 보내야만 했던 일을 떠올렸다.

 

 자꾸 나와 다른 점만 찾게 됐던, 맞지 않을 것 같았던 책과는 흑당이가 등장하면서 달라졌다. 그애가 등장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하나의 점에서 서로 이어진 두 사람이 삼각형으로 바뀌면서 이들이 둥글어진 것일까 아니면 흑당이를 통해 나와의 공통점을 발견했기 때문에 좀 더 긍정하게 된걸까. 더불어 꼬마의 합류로 그들이 말하는 행복의 모양에 대해서 깨달았다. 이전보다는 편한 마음으로 책을 내려놓고는 마지막에는 어쩐지 안심했다.   

 

 앞으로 흑당이의 사진을 보게 되면 더욱 반가울 것 같다. 사람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아이지만, 실례되지 않게 내적으로 인사를 건네게 될 것 같다. 좋은 사람들이면서 자신을 돌아보게 만드는 사람들이었다. 비슷한 시간의 흐름으로 살고 있기 때문일까, 그래서 비교도 하곤 했다. 각자의 마음에 드는 작고 반짝이는 돌을 행복이란 이름으로 주워모으고 있을 뿐이지만, 다른 사람의 돌이 가끔은 더 좋아보일때도 있으니까. 예쁜 가족의 행복한 모습이었다. 결혼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면 읽어봐도 좋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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