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격하는 사람은 단순하게 공부합니다 - 게임폐인에서 의대생이 된 인생역전 공부법
이원엽 지음 / 다산에듀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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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부에 손을 놓은지 꽤 오래됐다. 우리 어리고 젊은 날 대부분의 시간들을 학교를 다니며 공부가 중요한 부분을 차지했을 것이다. 학생들이 흔히 갖는 소망으로 어른이 되고 싶다는 것을 꼽는 이유 중 하나에도 어른이 되면 공부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 있을 것이다. 실제로 어른이 되면 바라던대로 공부와 완전히 연을 끊을 수 있는 것도 아니지만, 확실히 공부와 시험으로 점철된 그 시기에 비하면 공부의 압박은 좀 덜할 것이다. 솔직히 어른이 되면 책 한 권 안 읽어도 되고, 공부도 안해도 되긴 하지만, 대부분의 어른들 역시 자신의 발전을 위해, 직업인으로서의 삶을 위해, 심지어 현실 도피적 도구나 취미로 공부를 이어간다. 어른만 되면 책은 다 불태워버리고 공부에서 해방되야지, 하고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를 학생들에게는 이상한 말일지도 모른다.

 

 어쨌든 어른도 공부를 하기 때문에, 그리고 스스로의 선택과 각오로 공부를 시작함에도 불구하고 쉽게도 좌절하기를 반복하기 때문에, 이 공부법 책을 봤을 때 바로 한 번 읽어봐야 겠다고 생각을 했다. 개인적으로는 영어 공부가 그렇다. 각기 다른 수업의 첫 등록 분 교재가 다양하게 꼽힌 책장을 보며 호기롭게 구매하고 마지막 장이 어떻게 생겼는지 본 적도 없는 교재들이 그대로 보관되어 있는게 아까웠다. 혼자서라도 공부를 해야지 싶어 계획도 하고 실천해봤다. 시작만했다가 끝을 안보는 도전들이 반복되었다. 앞부분에만 공부한 흔적이 남은 책들을 보다 그럼 뒷장부터 공부해볼까 생각했다가 혹시 더 어려운 내용부터 공부하게 되는거 아닌가, 공부에도 인과관계가 있고 위아래가 있는 법인데 그럼 안되지 하고 또 앞장을 펴서 며칠 공부하다 포기한다.

 

 실패의 역사로 점철된 지난 시간을 반성하게 될 만큼 저자의 성공기는 대단했다. 솔직히 말하자면 성공한 공부법보다는 재수시절의 양치기 공부법이 더 대단하게 여겨졌다. 물량으로 밀어붙이는 방식인데, 밥 먹는 시간과 비용을 아끼기 위해 하루에 두유 4팩만을 먹으며 15시간씩 공부했다고 한다. 이정도 노력과 각오면 뭐든 됐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 공부법은 재수 실패라는 결과를 낳았다고 한다. 이 시간들이 결국 나중에 '생각 공부법'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밑바탕을 만들어주는 역할을 하긴 하지만, 어쨌든 들인 시간과 고생에 비하면 공부의 목표였던 대입을 이루기에는 부족함이 있는 방법이었다고 한다. 그리고 무조건 많이 읽거나 풀어보는 공부법에서 벗어나 제대로 이해하기, 스스로 해석하기 방법을 도입하여 눈에 띄는 발전을 이루었음을 소개한다.

 

 아주 독창적인 내용은 아니지만, 공감대를 이룰 수 있는 자신의 경험을 솔직히 드러내어 자신의 공부법을 소개하고 있는 내용은 학생들에게 도전 의식을 불러 일으킬만한 자극제가 되어 줄 것 같다. 공부를 한다고 해봤지만 하루에 15시간씩 식사나 휴식도 제대로 하지 않고 해본적은 없기 때문에 두유선생이라는 별명을 갖게 한 일화는 신기하고 재밌었다. 먼 옛날에도 고등학교 삼학년 혹은 수능 365일을 남기고 핸드폰도 해지하고 머리를 다 밀어버리고 공부하는 친구들도 있었지만 그런 결기는 넘볼 수도 생각해보지도 못한 소극적 수험생출신이라 이런 일화들은 매번 새롭고 놀랍다. 도전해본 적 없어서 이 공부법에 대한 장단을 다 받아들일수는 없는데, 이런 노력이 잘 맞아 성공한 사람들도 분명 있을 것이다.

 

 저자가 제시한 '생각 공부법'은 전에 경험해 본 적이 있기 때문에 확실히 괜찮은 방법이라 공감도 하고 확신을 갖고 동의할 수 있었다. 이 방식 역시 오답노트 같은 방식으로 이미 널리 알려져있지만, 실천하기가 어려운 것이라 조건만 된다면 반드시 효과를 볼 것이다. 이 공부법은 다른 사람에게 설명해주는 방식으로도 연습할 수 있는데, 학교 다닐 때 시험 성적 때문에 공부할 때는 영 외워지지 않던 문법 개념들이 무조건 문법강의를 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자 예시도 들고 질문도 받을 수 있을만큼 학습이 됐던 경험이 있다. 간혹 친구들이 물어보는 문제를 풀이법과 함께 설명해주는 공부 잘하는 친구에게 '공부 방해하고 시간 뺏어서 미안하다'고 감사와 사과를 전하면 '설명해주면서 나도 공부에 도움이 됐다'고 답할 때가 있는데, 그 말이 진실이었음을 깨달았다.

 

 저자가 강조한 것도 무조건 문제를 많이 풀어보는 것이 아니라, 틀리거나 모르는 게 나오면 왜, 어떤 내용을 모르는지 알아보고 이해할 수 있도록 점검하는 태도였다. 이렇게 공부하고 난 뒤에 남에게 설명해주는 과정을 거치면 이해한 내용의 정리와 복습까지 되니, 공부를 할 때 다른 사람에게 설명하는 상황을 설정해서 해보면 도움이 될 것이다. 솔직히 책에서 다룬 내용이 수능 공부이기 때문에 가장 관심있는 회화와 연결된 공부법과는 연결이 어려울 것 같지만, 공부 의욕을 불러일으키는 자극이 되는 내용이라 재밌게 읽었다. 공부하다 지치거나 여름 방학이라는 함정에 빠져 자꾸만 놀고 싶은 마음이 드는 학생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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