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젊은 부자들 - 구독자 0명에서 억대 연봉을 달성한 23인의 성공 비결
김도윤 지음 / 다산북스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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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새 정신을 차리고 보니 세상이 나를 아날로그형 인간으로 분류했다. 그 영역으로 내가 들어간 것이 아니라 습관대로 검색을 네이버로 하다보니 그렇게 됐다. 나와 한 십년정도 차이나는 세대들은 어느새 유튜브로 정보를 찾고 있었다. 동영상으로 원하는 정보를 찾아본다는 것에 어리둥절해 할 무렵 유튜브는 누구나 사용하는 심지어 중장년층도 늘 시청하고 있는 거대 플랫폼이 되어 있었다. 지금은 나도 몇몇 크리에이터들의 이름을 알고 가끔 소개받는 영상들을 보기도 하고 마음에 드는 영상이 있는 채널은 기억해두었다 찾아보기도 한다. 가까운 지인은 유튜브로 돈을 벌어볼 요량으로 채널을 만들었는데, 나는 그의 채널을 구독하기 위해 처음 유튜브를 가입한 것이다. 때문에 아직도 유튜브라고 하면 내가 미처 따라가지 못한 새로운 플랫폼으로 장벽이 느껴진다.

 

 그런 내가 이제와서 유튜브에 대한 책을 읽는다고 유튜브와 더 가까워질 수 있을까? 이쯤되면 책을 읽을 것이 아니라 유튜브에서 원하는 영상을 찾아봐야 더 유튜브적 인간과 가까워지는게 아닐까 싶었다. 하지만 이 '유튜브 젊은 부자들'을 읽어보게 만든 차별점은 저자도 구독자 0의 상태에서 유튜브를 직접 시작하며 책을 썼다는 것이다. 이미 성공한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것보다 더 괜찮아보였다. 이미 지나온 것을 회고한 것보다 더 생생하고, 과정의 시행착오나 보장되지 않은 성장이 그대로 담긴 이야기를 접하게 되면 나와 비슷한 처지의 사람이랑 공감하듯이 책을 읽을 수 있을 것 같았다. 흔히 창업을 할 때도 성공한 대박집만 찾아다니며 계획하는 것보다 장사가 안되는 집을 보며 공부하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조언도 있지 않은가. 창업에 대해 알려주기 위해 직접 사업을 시작하며 글을 쓰는 사람이라니, 그만큼의 품과 리스크를 들이는 사람의 글이라면 좀 읽어볼만 하지 않을까하고.

 

 책을 읽으면서 가장 놀랐던 것이 소개되는 유튜버마다 처음 들어보거나 뉴스같은 티비 프로그램에서 언급되는것만 접했지 한번도 영상을 본적이 없는 사람들이었다는 점이다. 이렇게나 많은 사람들이 수십만의 구독자들을 보유하고 있고, 유튜브로 돈을 벌고 있었다니. 많이 한다더라 하고 듣는 것과 유명한 유튜버들을 선별해서 소개했을텐데도 본 사람이 없다는 것을 실감하니 아직도 난 유튜브를 전혀 이용해보지 않는 것과 다름없구나 싶었다. 대도서관이나 도티, 입짧은햇님, 박막례님 같이 티비에 나온 사람들을 알고 있는것과는 또 달랐다. 대단한 촬영 장비가 필요없다, 아주 간단한 편집교육만 받고 뛰어든 사람들도 많다 같은 내용들은 이미 다른 책에서도 많이 언급된 내용이라 크게 새롭지 않았는데, 소개되는 유튜버들은 다 처음보는 사람들이 많아서 초반에는 그점이 신기했다. 효기심, 리뷰엉이같은 이름들은 특히나 센스있게 만든 것 같아 한번 보고 딱 기억되는 이름도 중요하구나 싶어졌다. 

 

 유튜브를 좀 안다는 이들 중에 성공 비결을 두고 꾸준함을 꼽는 사람들이 있었다. 유튜브의 추천 알고리즘이 늘 새로운 크리에이터들의 창작물을 고루 추천하기 때문에 컨텐츠를 잡고 꾸준히 할수만 있다면 언젠가 기회는 온다는 것이다. 유튜브는 정말로 아직 우리에게 남아있는 그나마 형평성이 맞는 기회의 장인 것일까? 이 책에서도 알고리즘에 대해 나오는 부분(127)이 있어서 읽기 전에 그 내용이 가장 궁금했었다. 막상 그 단락에서 보게 된 내용들은 크리에이터들이 제작해야할 컨텐츠에 대한 직접적인 조언, 시의성에 맞는 주제나 빨리 많이 먹기 같은 자극적인 내용 등이 소개되어 있어서 아쉬웠다. 뒷부분에 언젠가 터질 날?을 기다리며 꾸준히 업로드해야 하는 성실성을 강조한 부분도 있지만 앞서 소개된 크리에이터들의 영상을 보면 곤충먹기, 짜장면 빨리먹기, 롤리타의 자극적 장면을 담은 썸네일, 외국인 반응 영상 등 유튜브에 호감을 갖기 어려운 주제들이었다.

 

 처음에 기대했던 책의 전개와는 방향이 좀 다른 것처럼 느껴져서 읽으며 아쉬웠다. 많은 유튜버들의 케이스를 소개해서 다양한 생각과 경험을 알 수 있도록 한 의도는 좋았지만 저자가 시작한 유튜브의 과정에 대한 내용은 찾아볼 수 없어서 처음에 차별점이라 생각했던 장점이 없었다. 유튜브, 당신도 할 수 있다! 시작하라! 는 권유를 담은 내용같은데 한편으로는 주춤하게 만드는 부분들도 눈에 띄었다. 아직 빈자리가 많이 남아있다. 늦기 전에 탑승하라(165)고 하면서도 유튜버 중 99%가 한달에 100달러도 못 번다는 통계자료가 있다(170)는 언급이 나온다. 최근 일어난 안타까운 일 때문에라도 악성 댓글에 어느 정도 각오할 필요(226)에 대해 조언하는 부분도 이 시장을 되는 돈벌이?로 여겨서 뛰어들만한 것일까 의문을 갖게 했다. 좀 더 모험심이 크고, 자신을 드러내보이는 것에 거부감이 적은 사람이라면 이 책이 실용적이고 도움이 될지 모르겠다. 그런 사람들은 이미 준비된 인재이겠지만. 하지만 그렇지못한 성향의 개인으로는 아쉬움으로 책을 덮을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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