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리새우 : 비밀글입니다 - 제9회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대상 수상작 문학동네 청소년 42
황영미 지음 / 문학동네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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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네에 새로 생긴 도서관에 찾아갔다. 좀 멀고 위치가 별로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찾아가보니 생각보다 금방 도착했고, 위치도 한적하니 좋았다. 낡고 오래된 동네를 지나서 긴 진입로를 따라 들어가니 작은 축구장 옆으로 아직 새것 티를 벗지 않은 도서관이 나왔다. 출입문 옆으로 보이는 통창에 여유롭게 대충 앉아 책을 읽고 공부를 하는 사람들을 보니 책 한 권 읽지 않고 그냥 갈 수는 없었다. 그래서 그날 읽은 것이 '체리새우:비밀글입니다'였다.

 

 '체리새우:비밀글입니다'는 얼마 전에 서점 사이트에서 신간도서 소개로 몇번이나 제목을 본 적 있었다. 도서관 서가 신간 추천도서 코너에 새책으로 꼽혀있는 걸 보고 바로 집어들었다. 읽으려고 든 것은 아니고 전부터 궁금했던 '체리새우'가 대체 뭘까, 그것만 확인해보려고 들었는데 맙소사 그냥 다 읽어버렸다. 제목도 그렇고 주인공 인물 설정이 좀 유치하고 전형적이지 않나 싶었는데 이상하게 술술 읽히고 읽다보니 점점 재밌어서 다른책을 더 고르지 않고 그냥 앉은 자리에서 다 읽었다.

 

 다른애들이랑 생각이 조금 다르기 때문에 조심해야 하는 나. 나름의 가치관과 감성을 가지고 있는 나. 다른 친구의 잘못된 행동에 불편함을 느끼는 나. 와 같은 위치에 있는 주인공에 대한 묘사는 청소년 물에서 좀 흔한 설정이다. 이런 인물들이 주로 주인공이 된다는 건 대부분이 감정을 이입할 수 있는 일반적 성향이기 때문이라는건데 꼭 특별함으로 묘사된단 점이 의문이다. 진짜 책 읽으면 별종으로 보는게 정말이란 말인가. 그래서 이렇게 묘사되는 주인공은 책 읽는 타입의 일반적 성향인가.

 

 시작부터 매력을 느낀 것은 아닌데, 인물간의 관계변화를 천천히 바라보는 과정이 매력적이어서 끝까지 다 읽게 되었다. 다현이보다 은유라는 인물이 조금씩 보여주는 성숙되고 열린 자세가 호감이었다. 친구 무리에 휩쓸리면서 자잘한 선물을 나눠주는 것으로 환심을 사려고 노력하고 무려 심부름까지 해주는 다현이의 모습이 처음엔 별로였지만 한편으로는 다현이를 통해 십대 생활이라는 고단함을 다시 이해하게 됐다. 지금은 거의 잊었지만 십대때에는 친구 무리라는게 세상의 전부였었지.

 

 '체리새우'를 다 읽고는 청소년 특히 소녀들의 우정에 큰 매력을 느껴서 내친김에 그동안 보려고 생각만하고 미뤄뒀던 '우리들'이란 영화도 봐버렸다. 확실히 두 작품 사이에서 비슷한 느낌, 알 수 없는 미묘한 공감대와 애틋함을 느꼈다. '체리새우'도 괜찮지만 그보다 '우리들'이 좀 더 거칠고 투명한 세계와 감정을 보여주는데 내용도 내용이지만 배우들의 연기도 대단하기 때문에 아주 몰입하며 봤다. 책 '체리새우'도 추천, 영화 '우리들'도 강력추천한다. 궁금했던 두 작품을 한번에 보게 된 계기가 되어 도서관 방문이 뜻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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