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나는 사업부터 배웠는가 - 14억 빚에서 500억 CEO가 될 수 있었던 비결
송성근 지음 / 다산북스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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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공한 젊은 사업가의 이야기가 뭣에 흥미로울까 싶었지만, 그가 잡아챈 컨텐츠는 확실히 눈길을 끌었다. '태양광 조명'. 고향집 근방으로 가면 주택가 진입구마다 야트막한 폴대를 꼽은 조명등이 제법 설치율이 높다. 처음 펜션을 겸하고 있는 뒷쪽 옆집에서 설치하고, 앞에 앞집에서 설치했을때만 해도 내구성이 있을까 싶었다. 그런데 막상 설치한 집에서 들려오는 소식이 꽤 좋았나보다. 전기세도 들지 않고 제법 밝아 고향집 마당에도 가로등 형과 원통형의 조명이 계단을 따로 꼽혔다. 몇해간 직접 이용하고 계신 고향집에선 썩 만족하고 계신다. 그 뒤로도 고향집을 방문할 때마다 고만고만한 주변 집들 문앞에, 진입로에 조금씩 태양광 조명이 번져나가는 걸 볼 수 있었다. 무심하게 느껴졌던 것이 누군가를 성공으로 이끈 컨텐츠가 되었다니 새삼스러웠다.

 

 이런 경제 에세이 책 들은 본인의 사업 성공담을 돈 받으며 펼쳐내는 재주가 있다. 사람의 심리가 남의 안된 사연은 곧잘 듣지만, 남 잘 된 자랑은 돈 안 받고는 들어주기 어렵다. 오죽하면 노인들 모이는 자리에 자식 손주 자랑하려면 자랑값을 내고 하란 농담이 나온단다. 그러니 좋은 일이 생긴 사람들은 으례 주변 사람들을 모아 밥이라도 한끼 사면서 축하를 받는 문화가 생겼나보다. 자기계발서 등의 내용을 담은 책을 선호하지 않는 사람들의 여러 이유 중에도 이런 심리가 조금은 있을지 모른다. 개인적으로도 그리 좋아하지 않는 편인데, 특이하게도 이 사업 아이템을 구매해봤다는 이유로 관심을 갖고 읽게 되었다. 마치 인터넷에서 광고하는 잡다한 상품들을 반신반의하면서 보다가 그 중에 내가 직접 써보고 효과도 봤던 제품의 광고를 마주한 기분이랄까. 아, 이건 알지. 이건 괜찮지. 하고 눈도장 한 번 찍게되는.

 

 대부분의 내용은 평이하다. 고의 부도로 14억 빚을 떠안아 힘들었던 고난 이야기, 직원들 월급만큼은 반드시 제때 주겠다는 개인적 신념에 대한 이야기, 어려웠던 시절을 가슴깊이 새겨두고 이를 악물고 버텨냈던 이야기 등 부유한 부모를 만나 금수저로 살다 물려받은 사업으로 성공한 것이 아니라는 저자 자신에 대한 증명이 담겨 있다. 다소 건조하게 읽히지만, 내심 이런 사람들이 결국은 성공하는구나 하고 인정하게 만드는 오기와 독기가 엿보였다. 특히 한국에서 성공하려면 사업을 해야 한다는 말이 인상적이었다. 월급받으며 모아봤자 성공하기 어렵다는 얘기는 공감되면서도 씁쓸했다. 끝날 때까지는 끝난게 아니기 떄문에 성공한 젊은 사업가의 수기가 조금 이른감이 느껴졌지만, 이조차도 마케팅이 될 것이다. 자기 사업을 해보고 싶은 청년들에게 흥미로운 책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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