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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일기 - 20대의 절망 30대의 방황 40대의 도전을 담은 진솔한 이야기
박근혜연구회 엮음 / 동동 / 2012년 9월
평점 :
2014년에 쓴 글입니다.
뒤에 위치 존칭 생략하겠습니다.
잡아가지 마세요.
참 읽느라 힘들었다.
사실 앞에 몇 페이지 못 읽고 뒤 좀 읽었는데
나도 ()치기로 모든 말을 대신하고 싶지만..
도저히 앞부분을 못 읽겠는게 영부인 대신 나온 자리에
회담이 박근혜의 말로 인해 회담이 성사됐단다.
조지 부시가 조깅을 좋아하는 것을 알고 조깅에 어떤 계약을 비유하여 유려한 언변으로 설득시켰다고-.-
차라리 조깅을 같이 하면서 음료수를 나눠주다가 정이 쌓여서 측은함 마음에 자동차를 사줬다는 영업사원 일대기가 설득이 더 가지 않을까..싶다.
매주일 설교 문구같은 글에 앞에 연구회에서 낸 해설이 아주 멋있다.
솔직히 오글거린다.
우아하고 학식있는 사람은 입이 무거운 편인데 역시 일기 또한 별로 쓴게 없단다. 역시 고상한 사람은 언사 말고 자신이 쓰는 일기조차 신중하게 쓴다고-
그리고 앞에서 계속 박근혜가 자꾸 공주라고 언급된다며 그런 사람 아니라고 몇 번을 강조한다.
이 정도 되면 박근혜 연구회란 곳이 과연 박근혜를 위해 존재하는 건지 빈정대기 위해 존재하는 것인지 궁금해질 지경이었다.
전에 경험이 생각났다.
이웃 중에 국회의원이 있었다.
그 따님이 늦둥이라 초등학교 3학년이었던가..어떤 우연한 일로 그 친구와 같이 지낸 일이 있었다.
경비 아저씨가 그 열 살짜리 앞에서 자동 30도 정도 허리가 구부러지고 주위 모든 사람이 우쭈쭈가 눈에 보였다.
그 친구는 내게 물었다.
˝언니 여자들은 다 이대를 나오나봐요?˝
˝응?˝
˝제가 만나는 사람은 다 이대만 나왔어요.˝
˝어-.-˝
뭐..이런 식-
우리 집은 당시 일 층이었는데 매일 엘리베이터만 타고다닌 탓에 그 친구가 1분간 엘리베이터 앞에서 엘리베이터를 기다리고 있던 것이 기억 난다.
정말 그 국회의원님은 별로 흠 잡을 곳이 없는 분이시고 그 따님 또한 그 나이에 맞게 천진난만했는데..
아무리 평범하게 키우려고 해도 평범해지기 힘들다는 생각이 절로 났다.
이미 그녀는 권력을 갖은 아비의 딸이다.
이미 출발선상이 다른다.
이제 와 생각해 보니 그것은 축복이라기 보다는 사실 패널티에 가깝다는 생각이 든다.
공부할 때 옆에 활짝 답안지를 보여주는 입장이라고나 할까..
그렇게 쉽게 공부해도 고통과 고난이나 누군가에게 평가받을 때는 어떤 사람들과 똑같은 상태에서 시험을 봐야한다.
이렇게 생각하니 더 이상 박근혜라는 인물이 감정적으로 밉지 않았다.
대단하다.
동생들이 정신적으로 무너질 때 바르게 살 수 있었던 것.
그 정신력만큼은 존경받을 만하다.
정말 그 상태에서 무너지지 않고 자신의 위치를 그대로 고수하기가 얼마나 어려운가.
근데 또 다르게 보면 인간으로서 무너진 모습을 보여주지 않은 그 모습이 인간적으로 너무 안 돼 보이기도 한다.
그래도 대통령으로서 지지하지 않은 것에 대해 후회하지 않을 수 있는 책이었다.
또 내 조국 대통령을 감정적으로 원망하고 미워하지 않을 수 있게 한 책이었다.
심심할 때 읽어보면 굉장히 유쾌하다.
1991년 5월 9일 - “15년 만에 망한 진나라, 백성의 원한이 폭발한 때문”
“진시황이 그 혹독한 정치로 진나라는 15년 만에 망했는데 그 멸망의 원인이 된 농민의 봉기는 작은 일에서 시작되었다. 그러나 그것이 도화선이 되어 대 폭발을 일으키게 된 이유는 그 15년의 세월 동안 쌓인 백성의 원한에 있었다.”
1991년 5월 18일 - “이 세상은 악한 자가 떵떵거리면서 살아”
“착한 사람에게 하늘은 복을 주고 약한 사람에게 하늘은 벌을 내린다지만 내가 알기로는, 적어도 내가 경험했고, 경험하고 있는 이 세상은 그렇게 되어 있지는 않은 것 같다. 착한 사람이 얼마든지 고통 받고 억울하게 살아도 무심한 것이 이 세상이요, 악한 자가 얼마든지 떵떵거리고 살아도 너끈히 용납이 되는 곳이 이 세상이다.”
“인간의 의지로 할 수 있는 한 나의 의지를 펴며 살 것이다. 그것은 바르게, 충실하게 그리고 즐거운 마음으로 사는 것이다. 세상이, 주위 여건이 어떻든 그것이 나의 마음을 비뚤어지게 할 수도 없고, 허송세월을 보내며 우울과 고통 속에 빠지게 할 수도 없다.”
1991년 4월 20일 - “사회가 옳지 못할수록 내 맘속에 용솟음치는 욕망”
“실컷 일하고 애쓴 사람은 빛을 못 보고 오히려 욕까지 먹고, 애쓴 것도 없이 겉으로 광만 내는 사람은 사회적으로 훌륭한 인물이라고 인정받는 경우가 왕왕 있다.”
“어디 이런 경우뿐이랴. 하여튼 세상은 공평치 못하고 글 쓰는 사람들은 때로 깊은 내용도 모르고 자신의 편견과 겉핥기식의 지식, 정보만 가지고 마구 글을 써댄다. 그러나 결국 이런 모습이 바로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라는 것, 그 사실을 그냥 받아들여야 한다. 으레 인간 사회는 이런 모습을 하고 있는 것이다. 비분강개할 것도 새삼스러울 것도 없는 것이다.”
“그러나 사회의 모습이 이렇게 옳지 못하다고 느끼면 느낄수록 내 마음 속에 강하게 용솟음치는 욕망이 있다. 꿈이 있다. 나에게는 거의 흔들리지 않는 신앙처럼 뚜렷하게 나타나는 생의 목표가 있다. 그것은 이 세상사가 허무하다고 느끼면 느낄수록 더욱 가치의 빛을 발하며 내 앞에 나타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