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한 편의점 2 불편한 편의점 2
김호연 지음 / 나무옆의자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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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편의점을 워낙 재미있게 읽어서 2권도 기대하면서 읽었다.

편의점도 그 편의점과 함께 하는 사람들도 조금씩 성장하는 이야기.

요즘 처럼 좀 답답하고 많이 불편한 때에 읽으면 기분이 나아지고 희망을 찾을 것 같은.

편의점을 이용할 기회가 많지 않은 나로서는 책을 읽으면서 깨닫는 부분들이 많다.

사람들이 늘 크고 물건이 잔뜩 있는 큰 가게만을 사용하는 게 아니라는 것. 내 집 가까이 있는 작지만 꼭! 필요한 물건들이 있는 곳을 편하게 자주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1권을 읽고 다음 2권을 읽으면 좀더 잘 알 수 있다는 점을 놓치지 않으면 싶다.

가장 희망이 돋는 부분은 편의점 염사장님의 자신을 위한 노력이다. 경도인지장애 판정을 받고 그 자리에 머물지 않고 자신을 위한 일들을 찾아서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이 참으로 좋다.

살기 퍽퍽해서인지, 나이 탓인지 밝은 끝 마무리가 좋다.


"나이가 들수록 자기에게 있는 세 가지를 잘 파악해야 한다더라. 먼저 내가 잘 하는 일을 알아야 하고, 그다음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알아야 하고, 마지막으로 내가 해야 하는 일을 알아야 한다더라고. 여기서 잘하는 일은 특기야. 하고 싶은 일은 꿈이고, 그리고 해야 하는 일은 직업이라고 하자. 이것에 모두 해당하는 교집합이 있을 거란 말이야. 그 교집합을 찾으면 돼. 그러니까 특기가 꿈이고 그게 직업이 돼서 돈도 벌면 최곤 거지."

"내가 말을 아낀 건 말로 사람에게 상처를 주곤 해서야."

"비교 암, 걱정 독, 아들 비교는 암이고 걱정은 독이야."

"2021년 새해가 밝았다. 왠지 태양도 마스크를 쓰고 일출할 것 같았다."

"변화, 누가 시켜서 되는 게 아닌 스스로의 변화 말이다. 사람은 변화를 싫어하는 게 아니라 누군가에 의해 변화를 요구받는 게 싫은 거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그래서 바뀔 것을 요구하기보다는 기다려주며 넌지시 도와야 했다."

"공연을 관람한다는 것이 삶을 경험한다는 것임을 깨달았다."

"좋은 관계는 절로 맺어지지 않는다. 스스로 살피고 찾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초식동물 같은 시현은 늘 조심스러웠다. 하지만 조심스러웠기에 주의 깊었고, 자신에게 호의를 지닌 상태방의 진심을 알채는 데 민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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튜브
손원평 지음 / 창비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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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뭔가를 나쁘게 바꾸는 건 아주 쉽다. 물에 검은 잉크를 한방울 떨어뜨리는 것만큼이나 쉽고 빠르다. 어려운 건 뭔가를 좋게 바꾸는 거다. 이미 나빠져버린 인생을 바꾸는 건 결국 세상 전체를 바꾸는 것만큼이나 대단하고 힘든 일이기 때문이다."라고 작가는 말한다.

그만큼 변화라는 게 힘들고 어렵다는 이야기인데 주어진 상황에서 원하는 상황으로 나아가려면 겪어야 하는 게 아닌가 싶다. 나이가 들수록 그에 맞게 변화해 가야 하는 것처럼.

스스로를 바꾸기 위해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것부터 행동으로 옮기는 것은 자기계발의 첫걸음.


"움직이는 동안에는 생각, 상념, 잡념, 번민 같은 게 자리 잡을 틈이 없었다."

"너희 뭐든 뭉뚱그려 한 단어 안에 욱여넣고, 심판하고, 그저 증오로 가득한 싱상한 줄임말이나 찍찍 갈겨쓰지. 아무 때나 꼰대 꼰대 하면서 정작 그게 제일 꼰대 같은 짓일 줄도 모르고"

"단, 하나의 목표만 있는 삶은 단순하고 명쾌했다."

"지금 그가 살아내는 삶은 몸뚱이 하나만 있으면 목표를 이룰 수 있는 삶이었다. 살아 있기만 하면 되니 목표를 이루지 못했다고 자괴감에 젖을 일도 없었다. 그렇게 얼마간 살아보니, 살기 우해 살아내는 삶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의 스위치는 끄고 세상을 그대로 바라보세요. 우린 항상 무언가를 판단하느라 에너지도 감정도 너무 많이 쓰고 있잖씁니까. 그러다보면 자꾸만 소모적인 생각이 날아들고 세상을 그대로 바라보거나 이해하지 못하게 돼요. 생각이란 건 자신만의 선글라스 같은 거니까요. 그러니까 생각의 스위치부터 꺼야 하죠."

"세상은 다양하고 끊임없는 것들로 채워져 있었다. 혼돈으로 가득 찬 어지러움의 다른 말은 살아 있음과 움직임이었다."

"성공의 반대말은 실패지만, 변화의 반대말은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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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3 - 제1부 격랑시대, 등단 50주년 개정판
조정래 지음 / 해냄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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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3권은 5.16으로 대한민국을 흔들어 버린 군인 정치 이야기의 시작이다.

청치를 잘 못한다고 들고 일어난 그들은 대한민국을 어떻게 만들었는가? 

뭐든 빨리빨리 문화가 이 때 생겨난 건 아닐까?

권력, 재력에 흔들리는 욕심들의 향연.

서민들은 하루 세 끼 배불리 먹고 등 따숩고 안전하게 살기를 바랄 뿐이었을텐데...


"나라가 하는 일이야. 항시 왜냄비 끓듯이 와짝 시끄럽다가 그 시기만 지내면 나 몰라라 혀뿌는디. 그간에 그런 꼴을 어디 한 두번 당했습디여?

"낙엽들은 서로 닮았을 뿐 그 하나하나가 제각기 다른 형상과 채색의 그림을 담고 있었다. 큰 잎들이 낙엽 져  흩날리는 것은 최고 걸작의 추상화들이 무수히 날아가고 있는 거나 다름 없었다."

"박정희와 그의 군사정권은 쿠데타의 정당성을 확보하고 민심을 얻기 위해 군사작전을 수행하는 식으로 신속하고, 과감하게 혁명재판 진행, 깡패 소탕, 병역기피자 색출, 농어촌 고리채 정리, 경제개발 착수 등을 추진했는데, 그게 민심을 사는 데 일단 성공한 셈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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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2 - 제1부 격랑시대, 등단 50주년 개정판
조정래 지음 / 해냄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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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래 작가님의 글은 늘 살아 숨쉬고 있어 읽고 느끼기에 좋다.

지역말을 이렇게 글로 쓰면서 내가 그 지역에 있는 듯한 느낌을 받기는 쉽지 않은데 찰진 지역말(사투리), 풍경을 그림 처럼 그려내는 글 솜씨, 당시 사람들의 불안과 욕망들을 잘 나타내 읽는 내내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든다. 술술술 읽히게끔 쓰시느라 몇 번을 고쳤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니 작가의 고단함을 알게 되고 이런 작가님이 우리 역사 소설을 쓰시는 것에 고마운 마음이다.


"그 시절에 크든 작든 친일 안한 자가 누가 있느냐. 반공으로 뭉쳐야 하는데 어쩌자고 분열 조장이냐. 그때 너도 글줄이나 배워 출세하려면 별수 있었을 것 같으냐. 그땨위 걸 따지는 건 다 촌놈들 짓거리다. 이런 친일파들의 말과 글에 대중들은 멍청이들처럼 최면당해 잘 길들여진 앵무새 노릇을 하고 있었다."

"이규백은 자신의 의식 속에 미국이 세 가지 모습으로 투영되어 있음을 느끼고 있었다. 전사의 막강한 군사력, 전후의 잡동사니 구호물자, 그 뒤를 이어 몰려드는문화의 태풍이었다. 그 여러 형태의 힘 앞에서 한국사람들은 주눅들고 고마워하고 최면당하면서 미국은 그만큼 찬란해지고 거대해지고 선먕의 대상이 되어가고 있었다. 이규백은 그 심각성을 인식하면서도 자신의 의식 어딘가에도 미국에 대한 선망이 전혀 없지 않다는 것을 괴롭게 확인하고 있었다."

"가난이란 굶주림과 헐벗음의 끝없는 수렁이었다. 굶주림은 속으로 사무치는 슬픔이었고, 헐벗음은 겉으로 드러나는 창피스러움이었다."

"두고 보시오. 반공주의는 갈수록 강화될 거요. 왜 반공주의를 혁명공약 첫 번째로 내세웠겠소. 그게 정통성 없는 정권을 유지해가는데 가장 효과적이고 손쉬운 방법이기 때문이오. 미국의 지지를 얻는 데도 절대 유리하고."

"우리 것은 무조건 무시해 버리고 서양 것이면 무엇이든 사족을 못 쓰고 가르쳐대는 이런 식의 교육이 앞으로 몇십년 계속돼 봐라. 우리 꼴이 뭐가 되겠는지. 모두 서양 것이면 무조건 높고 귀하게 보고, 우리 것이면 무조건 천하고 나쁘게 보는 얼간이들이 돼 있을 테니까. 조선시대에만 사대주의가 있었던 게 아니야. 해방 이후의 이런 작태는 신사대주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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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1 - 제1부 격랑시대, 등단 50주년 개정판
조정래 지음 / 해냄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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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래 작가는 "소설은 현미경의 구체성으로 그리고 망원경적 총체성으로 그런 인간 세상을 비추고 밝히는 거울이고 등불은 아닐까"라고 적고 있다. 그분의 소설은 어느 하나 쉽게 쓰여진 게 아닌 것으로 이해되니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우리 나라가 일제강점기 이후 민주공화국이 될 때 반민특위의 실패가 언제나 가슴을 무겁게 짓누르는 느낌이 드는 건 어쩔수 없다. 반민특위만 제대로 역할을 했었으면 그래서 첫 단추를 제대로 꼈더라면....하는 생각에. 지금과는 많이 다른 모습이지 않을까? 역사에 가정법은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한 번씩 생각한다.

교과서에 실린 내용이라면 그저 공부라는 생각으로 무감하게 외우는 데 그칠텐데 제대로 된 역사 소설은 공부와 함께 재미도 있어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어 좋다. 좋은 역사 소설은 교과서를 능가하는 힘을 지니고 있으니 많이들 읽어 보면 정말 좋겠다. 

  

"들어보게 우리 군인들은 북괴군만 방어하고 있는 게 아니네. 우리가 휴전선을 지켜주니까 사람들은 후방에서 이렇게 맘 놓고 살수 있다 이거지. 국민들은 세금을 내고 이 평화를 즐길 권리를 획득했고, 우린 그 세금으로 봉급 받으며 이 평화를 지킬 의무를 부여받은거야. 사치와 향락이 지나친 점도 없진 않지만 그것은 극히 일부의 일이고, 대다수의 사람들은 이런 생활 속에서 휴식을 즐기고 멋도 내보고 싶어하면서 자유롭게 살아가는거니까 우리가 군대식의 질서와 긴장을 일반인들에게 요구하는 건 큰 잘못이지. 그러니까 사회를 향해서는 우리의 군대식 사고방식을 고쳐야 한다 그말이야."

"우리 나라가 해방되었을 때, 왜놈들 편에서 앞잽이 노릇을 했던 친일파와 민족반역자들은 대략 160만 명쯤 되었다. 근ㅁ들은 당연히 법에 따라 처벌을 했어야 하는 데 미국정에서 과거를 불문한다면서 그놈들을 다시 써먹었지. 독립투사들을 고문했던 고등계 형사 출신 놈들이 다시 경찰 노릇을 하고, 총독부 관리질을 해먹었던 놈들이 다시 공무원 노릇을 해먹근 꼴이 된 거야. 더 기막힌 건 말야. 왜놈들이 비워놓고 간 높은 자리에 그런 놈들이 승진까지되는 판이었지. 미군정은 자기들 뜻대로 남쪽을 지배하기 위해 앞잽이들이 필요했던 것이고, 꼼짝없이 감옥살이를 할 줄 알았던 그놈들은 자기들의 구세주인 군정에 충성을 다 바치고, 아주 궁합이 잘 맞았던 거야."

"혁명이란 추상이 아니라 구체적인 삶 속에서 응결된 분노와 증오의 집단적 폭발이었다. 그 인식은 불투명하고 그 원망도 섞여 있었던 아버지에 대한 이해이면서 발견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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