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9 - 제3부 불신시대, 등단 50주년 개정판
조정래 지음 / 해냄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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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되면 되게 하라"는 돌격대 같은 군대식 사고방식, 군사 정권이라 그런 것이었나???

초가집을 몽땅 슬레이트지붕으로 바꾸고 자연친화적인 담은 시멘트벽돌이라는 참 정없는 물체로 대체되고 예비군 훈련장에서의 "정관수술" 권유(지금 같으면 어림도 없는), 현찰박치기(자본주의의 핵심?), 일본의 인쇄물 보세가공, 신종연좌제. 

우리 나라의 현대화는 얼마나 많은 희생으로 만들어졌는 지 자꾸 되집어 보게 한다.


"지붕 갈면 참새고 구렝이고 굼벵이고 노래기 없어지는 것만 알았제 그놈으 스레튼지 신식 양철인지 허는 지붕이 삼동에는 사람 고드름 맹글게 외풍이 일어 춥고, 삼복에는 사람 숨맥히고 찜쪄 죽이게 후꾼후꾼 더운 것 워째  몰르시오. 고것이 보기만 뺀드르르혔제 사람 잡는단 말이오."

"그런 고의적인 침국과 외면은 묵인과 동조였지 더 이상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아니 검사라는 권력행위자들의 경우에는 거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더 심하게 공범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 때표적인 것이 인혁당 사건 관련자들에 대한 법 집행이었다. 물론 그것은 검사들만이 아니라 판사들까지 합세해서 자행된 사건이었다. .... 그 사건은 박 정권이 처음부터 내세워온 '반공을 국시'로 추진하면서 생긴 큰 사건일뿐이었고 그 외에 수없이 많은 반공사건들을 얖장서서 처벌한 것은 검사들이었다."

"백일잔치란 새로 사우디아라비아에 온 근로자들이 무사하게 100일을 견디어낸 것을 축하해 주는 잔치였다. 갓난애의 백일을 축하하듯 이곳의 혹독한 더위와 쉴새없는 중도농데 어느 정도 적응력이 생겨 한 고비를 넘긴 것을 축하하는 거였다."

"더 이상 개발독재에 순응해선 안돼. 정치와 경제가 결탁해서 전체 민중들을 갈취하는 이런 구조는 하루 빨리 부셔야 돼. 신흥 재벌들이 생겨나는 걸 경제 기적이라고 떠들어대는 데 그거야말로 고등사기 선전술이야. 그건 권력의 비호와 노동자 착취가 얼마나 극심하게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는거야. 세계 어느 나라에도 단 몇 년 사이에 신흥 재벌들이 생겨나는 일이란 없어. 지금부터 노동자들을 조직화해서 개발독재의 구조를 깨고, 노동자의 몫을 제대로 찾아야 할 때야."

"집에 갈 수 없는 근로자들을 위해 명절에 대형 차례상을 최초로 차린 것은 포항제철이었다. 공기 단축을 위해 밤낮은 물론이고 일요일도 없이 사력을 다하고 있는 형편에 명절 휴식이 있을 디 없었다. 그래서 회사에서는 공사 현장에 대형 차례상을 차리고 사장부터 큰 절을 올리게 되었다."

"자기 진실을 더럽히는 것은 자기 부정이고, 자기 부정은 인간이기를 포기해 버리는 마지막 행위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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