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7 - 제3부 불신시대, 등단 50주년 개정판
조정래 지음 / 해냄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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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령 아래서 만들어진 한국적 민주주의, 새마을 운동, 그때 만들어진 어설픈 단어들 빌딩숲, 아파트촌... 우리 말로 제대로 만들 시간이 없었나??? 지금도 뒤죽박죽인 단어들이 많은데 그때부터 시작인가? 

포항제철을 만든 박태준. 그분이 당시에 진행한 상황을 좀더 가까이 들여다 본 느낌인데 지금 우리 보다 그때 당시 직원들 복지가 훨씬 더 훌륭하다는 생각이 드는 건 나뿐일까?

뛰어난 지도자가 만들어내는 그 결과가 어떤지 알게 한다. 그저 감탄만 나올 뿐.

그런 시대에도 이런 분이 계셨다는 게 우리 나라 복이고 불행 중 다행이다 싶다.

교과서에서는 배운 적 없는 뒷이야기로 한국에 종합제철이 생기는 데 도움을 준 일본인으로 일본 제일의 양명학자로 일본 군국주의를 비판했던 학자 아스오카 선생과 야하타제철소의 이나야마 사장이 있었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다.

이나야마 사장은 '한국이 과거의 불행을 딛고 일어나 경제발전의 첫 단계인 종합제철소를 건설한다면 일본은 당연히 협조해야 한다고. 일본의 과거 잘못으로 한국민족이 겪었던 불행을 보상하기 위해서라도 포철 프로젝트가 잘 되도록 도와야 한다'고.

제대로 된 역사 인식을 가진 두 분 일본인 도움으로 포철이 만들어졌다는 것을 한강 7을 통해 알게 된 것도 책 읽는 기쁨이다. 고등학생 이상이라면 누구나 읽고 같이 생각해 보면 정말 좋겠다.

이 나라가 어떻게 산업화 되었는 지.

당시에 그렇게 썼는 지 모르지만 지금 기준으로 한다면 258쪽 8번째 줄 "콘베어"는 "컨베이어"로 고쳐야 맞는데...


"남쪽의 반공주의가 분단을 강화해 나가듯이 남쪽의 반공주의 강화를 유도하고 있는 북쪽도 분단의 벽을 쌓아올리는 데 열중할 뿐 진정으로 민족통일을 이룩할 뜻이 없다는 걸 말입니다."

"서울은 공부의 도시, 출세의 도시, 치부의 도시였다. 공부하기 위해서 서울로 오고, 공부 열심히 해서 출세하고, 출세를 자꾸 높이 해가며 돈을 많이 벌어 잘 사는 도시가 서울이었다."

"이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일이 남의 주머니에서 돈 꺼내게 하는 것이다."

"그 대표적인 것이 총리가 국민들을 향해 '지금은 축적의 시기지 분배의 시기가 아니다'라고 거침없이 발언한 것이었다. 총리의 그 어조는 사뭇 협박적이었고, 그 표정 도한 위협적이었다. 총리의 그런 태도에서 서슬 퍼런 '중앙정보부'의 기세를 느끼지 않는 국민은 하나도 없었을 것이다. 국민들은 순한 양이 되어 '언젠가 오게 될 분배의 시기'를 기다려야만 했다. 그런 상황 속에서 슬그머니 등장한 문자가 '정경 유착'이었다."

"군대를 앞세운 국가적 폭력 앞에서 개개인들은 얼마나 허약한가. 그 허약함을 단적으로 입증하는 것이 다수가 만들어내는 침묵이었다. 그러나 개개인만 침묵하는 것이 아니었다. 신문들도 약속이나 한 것처럼 침묵하고 있었다. 신문들의 침묵은 대중들의 침묵을 낳고, 그 침묵은 독재가 거침없이 뿌리를 뻗어가게 해주고 있었다."

"'10월 유신'이란 지금까지 있어온 군부독재가 더욱강화된 것이 아니었다. 그건 죽을 때까지 권좌를 보장하는 임금의 탄생이었다. 그건 정치제도 중에서 가장 추악한 봉건제도의 부활이었고, 몇밴년의 뒷걸음질이었다."

"서울은 참 묘한 곳이야. 출세의 도시이기도 하고 절망의 도시이기도 해. 무작정 사람을 끌어 당기는 마력을 발휘하면서 책임은 지지 않는 잔인한 도시이기도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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