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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하지 않는다는 착각 - 차별은 어떻게 생겨나고 왜 반복되는가
홍성수 지음 / 어크로스 / 2025년 10월
평점 :
우리는 차별을 싫어한다. 차별을 하는 위치에 있다면 모를까 자신이 차별 받는 것을 좋아라 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생각한다. 21세기 민주주의 시대에 왠 차별? 하겠지만 차별은 우리 주변에 아주 많이 널려 있다. 예전엔 보이는 차별이었다면 지금은 숨어 있는 차별(지은이는 구조적 차별)이 넓게 펼쳐져 있는데 민감하게 느끼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있을 뿐이다. 예민해서 느끼고 차별에 대해 이야기하면 자칫 문제 있는 사람으로 분류되기도 하는 그런 세상이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이다. 차별이 무엇인지,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해야 할지 정확하게 알고 살아야 하지 않을까? 소수를 위한 일이 결국은 나를 위한 일이라는 것을 알면 좋겠다.
“위기 상황에서의 약한 고리는 힘이 없는 존재들이다. 취약한 존재들이 혐오와 차별의 대상이 된다. 사람들은 위기에 맞서 싸우는 대신 그들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그들을 척결한다면 위기가 극복될 거라는 환상에 빠진다. 역사적으로 이런 사례는 무수히 많다. 대표적인 것이 중세의 마녀 사냥이다.”
“혐오는 문제를 은폐하고 도외시하는 것을 넘어, 문제 해결을 더 어렵게 만든다.”
“차별금지라는 말은 누군가를 벌하고 규제하는 부정적인 뉘앙스를 가지고 있지만, 사실 차벼금지는 결국 모든 사람이 자유롭고 평등하게 살아갈 수 있는 최소한의 조건을 만드는 과정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차별을 금지하고 평등과 연대를 지향하는 것은 우리 공동의 미래를 위한 가장 지혜롱ㄴ 투자다. 차별금지법은 공존의 조건을 만들어가는 법이다.”
“차별은 바로 이 다양한 사람들의 공존을 파괴한다. 차별은 갈등과 분쟁을 일으키고 엄청난 사회적 비용을 치르게 할 것이다.”
“구조적 차별은 문화와 관행에 의해 소수자 집단이 겪는 불이익을 뜻한다.”
“편견과 고정관념은 머리와 마음속에 머물 때는 그 자체로 별문제를 일으키지 않지만 하나둘 말과 행동으로 드러나기 시작하면 엄청난 파급효과로 이어진다. 윤리적 결단에 따라 편견을 억누르고 있던 사람도 주위에서 너나 할 것 없이 차별을 말하고 실행에 옮기면 마음이 흔들리기 마련이다. 최소한이 심리적 장벽이 무너지고 편견과 고정관념을 자연스러운 것으로 받아들이게 되며 어느 순간 거리낌 없이 차별에 동참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성소수자와 이주자에 대한 차별은 심각한 수준이지만 처리 절차에 대한 신뢰 부족, 관련 정보 부족, 보복 우려 등으로 문제 제기조차 힘든 상황이라 신고되지 않은 ‘숨은 차별’이 많다고 할 수 있으며, 국가 차원의 대응도 매우 부실하다.”
“소수자에 대한 차별은 구조적이고 고착화되어 있어서 차별금지 정책의 주된 대상이 소수자여야 한다는 것에는 이견의 여지가 없다.”
“적극적 평등화 조치는 모종의 불이익을 겪고 있는 집단을 우대함으로써 실질적인 평등을 지향하는 것이다.”
“우리가 지향하는 평등은 ‘형식적’인 평등을 기본으로 하는 ‘실질적’인 평등이다.”
“요컨대 차별금지법상 차별의 개념 규정은 형식상 중립적이고 남성이 성차별을 당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성차별이 남녀에게 동등한 문제인 것은 아니며 여전히 여성의 평등을 증진하기 위한 적극적인 정책은 필요하다는 것이다.”
“차별금지법의 대상이 되는 영역은 (1)공공 서비스, (2)고용, (3)재화와 용역의 이용이나 공급, (4)교육, 이렇게 네 영역으로 한정되어 있다. 그러니까 이 네 영역에서의 차별만 금지되고 이 영역 밖에서의 차별은 법으로 규율되지 않는다.”
“사회적 합의 운운하는 것은 기만적인 정치 기술이다. 정치인들이 정말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하겠다’고 약속하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말하지 않는다. 국회는 논의를 하여 공론을 형성하는 곳이지, 여론을 단순히 반영하는 기관이 결코 아니다. 그 법이 소수자의 권리와 평등에 관한 것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차별금지법의 명시적인 목표가 정확히 이것이다. 차별받지 않아야 한다는 명제를 현실에서 구현해내는 일이다.”
“차별금지법은 사회 구성원 모두가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는 최소한의 조건을 마련해준다.”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이 모여야, ‘집단사고groupthinking’의 오류를 줄일 수 있다.”
“현재 시점에서 차별의 현실을 정확하게 진단하는 진술은 ‘형식적이고 직접적인 차별은 상당히 사라졌지만 구조적인 차별의 문제가 새로운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가 적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