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얼빈
김훈 지음 / 문학동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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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중근이란 이름 석자는 대한민국 사람들 머리 속에 깊이 새겨진 이름이 아닐까? 

이 책을 읽은 분들이 어떤 생각을 했을 지 모르지만 안중근 그분 자체만으로 보면 참으로 대단한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을 하신 분이다. 이런 분들이 계셔서 지금의 대한민국이 있기에 진심으로 온 마음으로 고마울 뿐이다. 입장 바꿔 생각해 보면 난 아무 것도 못했을거라는 걸 느끼기에.

책을 읽는 동안 내린 결론은 안중근 그분만이 아니라 그분의 부모님, 형제들, 부인 그리고 자녀.

이분들 또한 대단한 분들이라는 생각을 했다. 남편 없이, 아버지 없이 살았을 그분들의 고단한 삶.

그 모든 분들의 희생 위에 우리가 살고 있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되고 정말 잘~ 살아야겠다는 마음을 먹게 한다. 내용 자체가 엄청나게 소설스럽게 쓰여지진 않았지만 그저 담담한 목소리로 지나온 이야기를 듣는 느낌이었다.


"아버지가 죽자 아들이 태어나는 질서는 삶과 죽음이 잇달음으로 해서 기쁘거나 슬프지 않았고, 감당할 만했다. 모든 죽음과 모든 태어남이 현재의 시간 안에 맞물려 있었다."

"하얼빈역 구내에서 철도는 여러 갈래로 겹쳐 있었다. 바이칼호수에서 오는 철도가 하얼빈역에 닿고,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오는 철도가 하얼빈역에 닿았다. 평양에서 오는 철도와 대련에서 오는 철도가 하얼빈역에 닿았다. 북태평양과 바이칼이 하얼빈에서 연결되었고 철도는 하얼빈으로 모여서 하얼빈으로 흩어졌다. 하얼빈역에서는 옴과 감이 같았고 만남과 흩어짐이 같았다."

".....이토의 나라는 대련을 쳐부수어서 차지했고, 대련을 발판으로 하얼빈으로 진출했다. 하얼빈역 플랫폼은 내가 이토를 쏘기에 알맞은 자리고, 이토가 죽기에 알맞은 자리다. 

.....나는 이토가 온 철도를 거슬러 가고 있다. 대련은 이토의 세상이다. 대련은 내가 말하기에 편안한 자리이고 내가 죽기에도 알맞은 자리이다."

"이 세상의 배운 자들이 구사하는 지배적 언어는 헛되고, 또 헛되었지만 말쑥한 논리를 갖추어서 세상의 질서를 이루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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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기억들의 방 - 우리 내면을 완성하는 기억과 뇌과학의 세계
베로니카 오킨 지음, 김병화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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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했던 것과는 조금 다른 내용이라 읽는 게 쉽진 않았는데 새로운 것을 배우는 맛은 좋았다.

책 분량은 300쪽 조금 넘는데 글밥은 가득한 책으로 내용이 쉽진 않다. 뇌과학? 신경과학? 뭐 잘은 모르겠지만 내가 흔히 알고 있던 기억에 대해 비슷한 부분도 있고(과거 기억이 현재와 얽혀 달라질 수 있다는), 미토콘드리아의 DNA는 오로지 엄마한테서부터 온다는 것은 처음 알게 된 사실.

정신병적 감감이 본인들한테는 실제 경험이라는 내용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한다.

또 하나 좀더 깊이 생각해야 할 내용으로는 정신질환자들이 힘들게 살아가고 무시되고 소홀히 다루어진다는 것. 이 점은 인정하고 조금이라도 나아질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게 우리 몫이 아닐까 생각한다. 물론 쉽진 않겠지만.


주관된 경험은 정신병에 대한 설명의 출발점이다. 목소리든 냄새든 촉각이든 시각 이미지든, ’정신병적감각이든 진짜감각이든, 외부 세계의 무언가에 의해 자극되었든 아니면 별다른 이유 없이 또는 외부적 감각 없이 두뇌 혼자서 발화하여 생겼든, 모든 감각은 진짜로 경험된다.“

태어났을 때 마음은 백지다. 세계의 감각적 경험이 쌓여 지식과 기억을 형성한다.“

보는 행위는 사물의 광경의 즉각성과 그 이미지의 확인 모두를 포함한다. 베르그송의 사실,모든 감각은 이미 기억이다.“

우리가 신체를 경험하는 것은 오로지 두뇌가 있기 때문이다.“

인간은 모두 배아 발달기에 설정된 신경 통로의 초기 상태에서 발달하기 시작하여 경험 세계에서 입력된 것을 받아들여 성장하는 신경의 유연 연결과 고정 연결의 혼합물이다. 감각 정보는 기억이 경험을 통해 더 정교해지는 과정에서 식별된다. 이것이 지각과 지각 항상성의 기반이다. 우리는 그 속에서 자동으로 세계를 걸러내며, 개별적이고 고유한 필터인 기억을 얻는다.“

편도체의 기능 상실이란 곧 그 사람이 사건 기억은 할 수 있지만 정상적인 감정적 내용을 갖지 못하게 되고, 그와 관련된 감정을 불러오지 못한다는 뜻이다.“

"스트레스는 좋은 것일 뿐만 아니라 실제 생명을 유지하는 데 필요하며, 파괴적으로 작용하는 것은 만성적이거나 장기적으로 과도한 스트레스에 노출될 때다.”

기억 시스템은 특정한 각성 수위보다 낮거나 높을 때는 작동하지 않는다.”

노년기에 도달하면 감각 시스템은 쇠퇴한다. 신경생리학적 과정으로서 기억은 성능이 떨어진다. 젊은이와 비교했을 때 늙은이는 단기 기억력은 나쁘지만 문제해결과 추측에 더 능하다. 추상적인 전두엽 기능은 나아지지만 대신 기억 형성 능력은 나빠진다. d로써 성인기 초반에서 후반의 사람들이 서로 다른 방식으로 정보를 처리하면 모두가 성공할 수 있다. 더 우수한 기억에서 끌어낸 시각과 더 깊이 있는 지식에서 끌어낸 시각은 제대로 작동하는 사회에서는 상호보완적일 수 있다.”

어렸을 때의 힘든 삶은 성인기에 나타나는 우울증, 불안, 약물 남용, 정신이상, 자살 등 거의 모든 정신의학적 장애의 증가를 가져온다. 하지만 유년 시절의 학대와 무관심에 가장 직접적으로 관련 있는 것은 경계성 인격장애다.”

환자와 정신보건 근로자들이 맞서 싸우는 대상은 기관에 수용되어 겪는 제약이 아니라 빈곤과 노숙과 정신이상으로 인한 행동의 범죄화다.”

어떤 도시로 가든, 얼마나 유복하든, 보건 시스템이 얼마나 제대로 기능하든, 국가가 개인 권리를 얼마나 존중한다고 주장하든, 정신병 환자들은 힘들게 살아가고 무시되고 소홀히 다루어진다. 그들은 너무 아프기 때문에 사회복지 시스템을 두고 협상하지 못하며, 대중적 부담이 너무 거지켠 수감되고 만다. 이는 정신보건에 대한 대중적 인식과 우려는 개선되었지만 두뇌 질환을 가진 정신병 환자들은 아직 그 혜택의 대상이 아니라는 사실을 다시금 상기시킨다.”

우리는 환자들을 분해하는 사람이 아니라 치유하는 사람이다. 환자를 내수용적 혼란에 빠뜨리려는 것이 아니라 그들을 구슬려 공유되는 세계로 돌려보내는 데 관심이 있으며, 이론이 아니라 실천적이다.”

벤틀리가 1899년에 입증했듯이, 기억은 감각 경험의 흐름으로 재생될 수 없다. 모든 전기적 기억은 어느 정도는 거짓이다. 변화의 불가피성, 계속 진행되는 사건과 경험들에 기인하는 변화하는 네트워크, 인간들의 자기 서사화 충동 때문에 그렇다.”

미토콘드리아의 DNA코드는 인간을 포함한 거의 모든 생물 종에서 어미로부터 수정되지 않고 고스란히 유전되는 모계 유전이다.”

알박스가 주장했듯이, 과거는 보존되어 있지 않고 현재의 신념에 의해 재구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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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은 모르겠고 돈이나 잘 벌고 싶어 - 월세 30만 원 고시원에 살던 사회 초년생이 단 1년 만에 돈 걱정 없이 살게 된 비결
옆집 CEO(김민지) 지음 / 마인드셋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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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잡러라는 말은 지금 사회현상에 맞춰 새로 생긴 말이다.

휴~ N잡러라...어쩌다 세상은 하나의 직업으로는 살기 편하지 않게 변했는데....젊은 세대들에게 미안한 마음이다. 역사에 가정은 없다 하지만 우리 나라가 IMF시대를 겪지 않았다면 조금은 덜 팍팍한 세상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사회에 나온지 얼마 되지 않은 사람이 스스로 찾고 배우고 공부하면서 N잡러로 나름 성공한 경험을 나누면서 함께 잘 살아 보자고 말한다.

스스로 맨땅에 헤딩하면서 깨달은 내용을 나눠 똑같은 고생을 하지 않도록.

스마트스토어, 유투브,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을 이용한 마케팅 방법, 시장 분석 방법, 자리 매김을 위해서 어떻게 했었는 지 조목조목 잘 알려주고 있어 이쪽으로 관심 있는 사람들이 읽어 보면 좋을 것 같다. 그리고 제일 중요한 건 열심히 공부하고 다 좋지만 "목표를 잘 정하고 꾸준한 실행력"이라고. 


"목표는 신중하게, 실행은 될 때까지!"

"설득이란 감정에 호소하고 동정심을 자극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에게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하는 것이어야 합니다. 그게 돈이 아니어도 좋습니다. 정서적 만족감이어도 좋습니다. 본인이 상대에게 무엇인가를 줄 수 있어야 합니다. 한마디로 상호 간에 서로 주고 받을 수 있는 것이 있어야 합니다."

"누군가의 진짜 노하우를 알고 싶다면, 그 사람이 어떤 말을 하는지가 아니라, 그 사람이 어떤 행동을 하는지 보라."

"유투브를 할 때는 주제는 대중적이되, 전개 방식은 유니크하게 접근해야 합니다."

"목돈이 만들어질 때까지는 내일 '피난'을 간다고 생각하고, 살림살이를 줄여서 갖추라. 돈은 새끼를 치고 기회를 주지만, 살림살이는 고물이 된다. 게다가 대다수 상품 값은 날이 갈수록 싸진다."

"스트레스는 어쩔 수 없이 감당해야 하는 그 무엇인가가 아니라, 공부를 통해 해소해야 할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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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초콜릿 가게
김예은 지음 / 서랍의날씨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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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힘들고 고달플 때, 그야말로 당이 떨어져 기운이 없을 때 기운도 차리고 스트레스도 낮추기 위해 쵸코릿을 찾는다. 지은이는 짝사랑에 촛점을 맞춰 고객들의 짝사랑 이야기를 들어주고 그에 걸맞는 쵸코릿을 건네는 것으로 그들의 힘들고 위로 받고 싶은 마음을 따스하게 보듬는다.

이런 가게가 가까이에 있다면 가끔 들러서 맛있는 초콜릿도 먹고 마음 푸근한 가게 주인과도 인사를 나누고 싶다. 이런 좋은 마음을 가졌기에 이 소설이 행복하게 마무리되는 건 아닐까?

초콜릿에 대한 풍부한 지식을 지니기도 한 지은이의 사랑 듬뿍 달콤한 초코릿 이야기가 궁금하시면 읽어 보세요~ 휘리릭 잘 넘어가네요.

걔중 제일 새롭게 느낀 건 짝사랑에 대한 지은이 생각이다. "내 감정의 주인공이 되는 사랑 이야기"라는 표현이 마음에 와 닿는다.


"너랑 짧게 젊고 오래 늙고 싶어"

"첫 사랑은 둘 중 하나에요. 내 옆에 있느냐, 내 마음 한 구석에 아련한 추억으로 남아 있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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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세상의 기쁜 말 (리커버 에디션) - 당신을 살아 있게 하는 말은 무엇입니까
정혜윤 지음 / 위고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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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개인적으로는 우는 것을 꺼려 하는 사람인데 이 책을 읽으면서는 9.11 테러와 세월호 사건이 관련된 "유리창"을 읽으면서는 당시 상황들이 떠올라 가슴이 뻐근하고 눈물이 났다. 깨져야 했을 유리창과 깨어지면 안되는 유리창 이야기이기에.

더구나 그 이야기 끝에 이어지는 이태원 참사. 왜 자꾸 이런일이 반복되는 지...

절대 일어나서는 안될 일들이 거듭 되풀이 되는 것에 너무 미안하고 죄스러운 마음 뿐이다.

미국 소방관 오리오 파머에게서 우리는 배워야 한다. 어른은 어때야 하는 지.

앞으로는 건강한 환경과 사회를 만들어주는 데 힘써야 할 것 같다.

출판사들이 책을 만드는 데 있어 자연을 생각해 주면 좋을 것 같다. 260쪽인 이 책을 만드는데 정말 이 두께의 종이를 꼭! 써야 했는 지 궁금하다. 왜?


"살아있는 자들이 진정으로 알고 싶어 하는 유일한 것은 자신의 미래다. 진정으로 만나고 싶어 하는 것은 좋은 미래다."

"어부는 사람에게는 함께 살 몸이 필요하지만 만약 슬프게도 그 몸이 없다면, 함께 살 영혼이라도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어부에게 '어떻게 살 것인가?'는 '어떻게 죽을 것인가?'와 같은 말이었다. 삶과 죽음, 그 사이에 펼쳐진 것은 고통과 사랑의 이야기다."

"인간도 옷처럼 때때로 세탁소에 가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가 택한 자신의 세탁소는 바다였다."

"인디언들은 카누를 만들고 열흘 동안 바다에 띄우지 않는다. 이유는 삼나무의 독성이 물고기들에게 좋지 않으니까."

"재난 참사로 가족을 잃는다는 것은 인간이 맨정신으로 겪을 수 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유족들은 '당신도 겪어보세요'가 아니라 '당신은 겪지 마세요'라고 말한다. 이것이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의 의미다."

"빛이 안나도 괜찮아, 하지만 따뜻해야 해"

"행복은 어떻게 정의하든 행복한 이야기가 많다는 뜻이다."

"우리는 현재와 미래를 연결하는 능력을 거의 바닥까지 상실한 듯이 살고 있지만, 시간 속의 존재임을 잊고 살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스스로를 시간의 맥락 속에서 봐야 한다. 우리 인간은 과거를 기억하고 미래를 계획하면서만 질서를 잡고 살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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