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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서로 조심하라고 말하며 걸었다 - 시드니 걸어본다 7
박연준.장석주 지음 / 난다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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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혼자가 있는 줄 모른 채 우연히 만난 여인에게 빠져드는 운명은 상냥하고 순수한 로테에게 끌려 마음의 짐을 내려놓지 못한 베르테르는 권총으로 자살하고 만 비련의 주인공 역을 맡은 뮤지컬 관람을 앞두고 집을 떠나는 길에 책 한 권을 꺼내들었다. 남해에서 부산까지 가는 버스에서 읽을 요량으로 도착한 책들 중 한 권을 선택하는 일이 쉽지만은 않았다. 며칠 전에 장석주 시인의 독서 경험과 애장하는 도서 중심의 여운 있는 글을 읽어서인지 한 권이 책으로 부부의 연을 맺었음을 독자들에게 선포하는 통과의례에 해당하는 글이 궁금해서였다.

 

   때 늦은 겨울비가 차창을 때리고 스물다섯이라는 나이 차를 뛰어넘는 사랑의 열매에 더 관심이 가는 것은 가보지 않은 길을 걷는 부부의 용기가 부러워서일 것이다. 스승과 제자의 인연으로 만나 서로를 향하여 뛰는 가슴을 억누르며 이것은 아니라고 손사래를 칠 때마다 숙명의 끈은 자꾸만 보이지 않는 선으로 이어져 둘을 견고하게 묶어주었는지도 모른다. 맑은 영혼으로 서정적인 감수성을 키우며 살아온 시인의 생활 속에 깊이 밴 사랑의 정서는 이성적인 판단으로 이해되지 않는 마음의 부름이었다.

 

   청정 지역의 광활한 공간에서 자연적 질서를 거역하지 않고 살아가려던 두 사람에게 번잡한 공간을 벗어나 투명한 하늘 아래 비취색 물결을 보면서 걷고 걸으며 여유롭게 지낼 수 있는 안식의 시간이 주어졌다. 시드니 북서쪽 동네인 글레노리의 대저택에서 한 달 동안 머물며 둘 만의 세계를 이어나간다. 나와 너가 만나 우리가 된 두 시인은 한 집에서 함께 사는 일에 익숙지 않았지만 서로 조심하라며 말을 건네는 배려가 돋보였다. 10년을 연애하고 한 보금자리에 둥지를 털었지마는 혼자 살던 시간에 익숙했던 이들에게는 자신의 영역에 들어온 이가 이런저런 이야기를 건네며 간섭받는 일이 달갑지 않은 일이다.

 

   짐을 꾸리고 여행길에 오르기 전 낯선 공간에서의 생활이 두렵기도 하지만 둘이 함께 하는 여행이기에 설렘이 더했을 것이다. 한자리에서 잠들었다가 눈을 뜨고 상대의 눈을 바라보며 민낯으로 인사를 건네며 조금씩 둘은 서로에게 젖어간다. 살아내야 할 삶에서 비껴나 느긋하게 움직이며 물상의 움직임에 반응하는 시간은 속력을 내며 왜 이러고 사는지도 묻지 않은 채 살고 있는 현대인들의 삶과는 대별된다. 도시에 자연을 인공적으로 조성한 왕실 정원을 찾아 갖가지 나무들의 향연을 보면서 걷는 일은 지금껏 살았던 삶을 뒤집는 일이라는 점에서 소요하는 삶이라 일컫는 저자는 걷기 예찬론자로 비춰진다. 걸음으로써 마음의 고요를 찾고 가슴속 응어리를 풀어내며 지냈던 지난날 노모와의 10년 생활이 쉽지 않을진대 원망이나 푸념은 보이지 않는다.

 

   글레노리 주택에서 글쓰기와 명상으로만 보내던 날들은 부부가 수도원에서 수행하는 것처럼 보일 정도로 자기만의 세계 속으로 침잠하였다. 아내는 남편의 고집은 따를 자가 없을 것이라며 남편의 속살을 드러내고 간섭받기를 싫어하는 점을 알아 그의 영역을 침해하지 않으려 애썼다. 침묵을 지키며 글쓰기에 빠져 있는 남편에게 항변이라도 하듯 고요한 밤 거룩한 밤을 피아노로 수차례 연주했다는 상상만으로도 웃음이 피어오른다. 무료함을 달랠 길이 없어 P를 좀 봐 달라는 신호를 JJ에게 보냈지만 허사였다. 포도주 한 병을 마시고 토한 붉은 포도주가 흥건한 바닥에 널브러진 아내를 보면서 죄책감과 연민, 안도감이 교차했다는 진솔한 표현에는 낯선 공간에서 느끼는 부부의 동질성 회복은 연대로 나아갈 것이다

  

   시드니에 도착한 뒤 마중 나온 이의 환대를 받으며 글레노리 올드 노던 로드에 위치한 저택으로 이동하여 여장을 풀고 변화된 환경에 적응하며 살아가는 실험 기간은 한 달이라는 시간이지만 심리적인 시간은 상대적이라 가늠하기 힘들어 보인다. 낯선 공간의 이방인으로 현지인들의 속살들을 들여다보며 소소한 행복을 발견하고 심심함을 애써 지우려 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며 낯선 곳을 둘러보다 시큰둥해지면 책을 펼쳐 읽는 시간은 자유로운 시간을 만끽하는 여유로 채워진다. 가속도가 붙지 않는 공간에서는 조바심을 낼 일도 없고 무한 경쟁의 각축전을 벌일 필요가 없으니 시간도 더디 흘러간다

   

   달콤한 이름만큼이나 연인들의 애정 행각이 자연스레 벌어지는 곳 달링 하버 주변을 걸으며 사유 속으로 빠져드는 시간은 다른 생활의 흔적을 각인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카지노에서 기분 좋을 만큼의 소비로 모험을 거는 시간은 인생의 희로애락을 맛보며 기분을 전환할 수 있는 시간의 영역이었다. 아무리 좋은 곳이라 하더라도 몸에 배인 섭생까지 버리면서 현지 생활에 적응하기는 힘들다. 된장찌개의 구수한 맛을 그리워하고 김치찌개의 얼큰함에 빠져 보는 상상만으로도 이민자들은 행복을 떠올리게 될 것만 같다. 시드니 생활에 익숙할 즈음 살던 공간으로 돌아온 부부는 각기 다른 색깔로 그동안의 일상을 기술한 것처럼 서로의 세계를 존중하며 감성적인 영역을 키워 늦게 만난 인연을 소중히 보듬고 살아갈 시간들로 채워가길 바라는 마음이 커져만 간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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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다시 성장할 것인가 - 저성장을 극복할 대한민국 뉴패러다임
박광기 지음 / 21세기북스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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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성장 고물가 시대에 살아남기 힘들 정도라고 아우성인 사람들이 늘고 있다. 대학 4학년인 딸은 벌써부터 불투명한 미래에 자립할 능력을 갖추고 살 수 있을지 반문하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인다. 한계점을 스물여섯으로 정하고 인턴 사원으로 들어가 수습과정을 거치며 사회 공부를 해나갈 것이라는 말을 빼먹지 않는다. 설 연휴에 만난 서른셋인 조카는 아직도 취업을 준비하고 있어 할머니 걱정에서 자유롭지 못하였고 그나마 직장을 잡은 조카도 처우 개선이 안 되면 이직을 하고 싶은데 옮길 만한 곳이 없어 울며 겨자 먹기로 지금 직장을 다닐 수밖에 없다고 하였다. 여러 가지로 힘든 상황임은 가족 구성원들 사이에서 이야깃거리로 나온 고민들 속에 힘든 한국의 현주소를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었다.  

   삼성전자 부사장을 지낸 박광기 연구원이 그동안 해외 주재원으로 나가 여러 나라를 돌면서 느끼고 경험했던 내용을 바탕으로 저성장 시대에 성장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여 대안을 제시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방안은 부족해 보인다. 압축 성장을 위해 앞만 보고 달려왔던 시대의 성장기 경쟁 패러다임을 성숙기 융합 상생의 패러다임으로 전환하여 저성장의 시기를 벗어나야 한다고 보았다. 상생·융합·연결·공유·운용·활용의 가치를 지향하며 중소기업과 대기업이 힘을 합쳐 경쟁력을 배가시켜 대한민국 재도약을 위한 3대 성장 전략을 내놓았다.

    첫째, 150여 개국의 개발도상국을 주력 시장으로 전환해 현지에 필요한 업종과 기술로 국가브랜드 신용을 쌓아 국내외 첨단제품과 고부가 제품 시장을 선점하는 기반으로 삼는다.

  둘째, 단품을 제조하여 우위의 경쟁을 추구하던 데서 벗어나 주력 성장 엔진으로 인프라 사업을 구축한다.

  셋째, 국내 저부가 고비용 업종에 대한 변화로, 국내에서 제조하여 해외로 수출하던 구조를 현지에서 제조하여 현지에 판매하는 방식으로 과당경쟁을 해소한다.

  유한한 삶을 사는 인간도 생존과 성장을 거쳐 쇠퇴해 죽음으로 인생을 갈무리하듯 한 나라의 경제 역시 발아기-성장기-성숙기-쇠퇴기를 거치며 새롭게 태어나고 사라진다고 본 저자는 성장기에 가려져 있던 문제들이 봇물처럼 터져 나와 저성장의 성숙 단계에 이르렀다고 현사회의 문제를 진단하였다. 신지식 사회에 부합하는 교육콘텐츠를 개발하여 창조경제 산업으로의 질적 변화의 토대를 마련함으로써 질적 변화를 추구할 수 있다는 지적에 공감하며 충전을 위한 지식과 교육이 멀티미디어 시대에 쌓은 역량을 활용하고 운용하는 시대로의 전환으로 가치를 창출하는 거시적 관점을 강조했다.

   경제성장의 변곡점에 와 있다고 여긴 한국경제가 다시 성장하려면 중국 경기의 성장 둔화, 미국 금리 인상 등 외부상황만 탓할 게 아니라 한국형 산업화 단지 프로젝트를 개발도상국에서 실현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류 열풍의 기세를 이용한 한국의 인적기술적 자원을 해외에 수출하는 방식으로 사업장을 이전하는 방안을 내세웠다. 기업 경영의 리더인 CEO는 시대정신을 아는 안목으로 조직의 이념을 바로 세우고 미래를 여는 뉴 패러다임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실행과 성과를 책임지는 사람을 우선시하여 인재를 채용할 때에도 사람과 잘 어울리는 인성을 갖춘 이들을 우선 채용하여 기술을 연마시킬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압축 성장기를 보낸 산업화의 주역인 베이비부머 세대인 저자는 농경사회산업화 사회정보화 사회지식 사회를 경험한 점을 들어 은퇴하더라도 이들이 사회구성원으로서 역할 할 수 있게 사회 적응력을 제고해야 한다고 여겼다. 다양한 요소들이 어울려 새로운 혁신을 도모할 에너지가 생길 수 있음에 착안하여 민관이 협업하고 대중소기업이 서로 힘을 합치는 융합시대를 이끌어야 한다고 봤다. 끝으로는 개인적인 경험을 들어 올바른 습관 정착을 위해 반복할 필요가 있고 일만 열심히 하는 게 아니라 제대로 쉴 줄 알아 충전의 기회를 만들 수 있어야 한다. 우수한 인재를 비정규직으로 선발하여 수습기간을 거쳐 사회라는 조직에 적응할 수 있는 힘을 기르는 수습의 기회로 삼아 검증 과정을 거쳐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게 타당한 것처럼 보이지만 열정 페이라는 말이 공연한 말이 아닌 대한민국 현실을 감안하면 고용주의 시선을 크게 벗어나지 못한 잣대로 본 것은 아닌가 싶다.

 

(이 리뷰는 21세기북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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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주목 신간 작성 후 본 글에 먼댓글 남겨 주세요.

제 48회 졸업식이 거행되었고 한 학년도를 마루리하는 종업식이 열렸다.

그동안 학교생활기록부 작성에 손을 놓고 쉬었더니 기록해야 할 일들이 밀려 있어

글을 읽고 쓸 엄두를 내지 못하였다.

이제서야 급한 불을 끄고 신간 평가단 목록을 작성하기 위해 읽고 싶은 책들을 

불러내 본다.  

  결혼보다는 여행을 선택하고 실크로드 기행에 나선 작가가

낙차를 타고 사막을 횡단하는 사진이 인상적이다.

북인도 다람살라를 여행했을 때 만난 티벳인들의 선한 미소를 

떠올리게 하는 닉네임 라모라는 이름은 다람살라에서 탁아 봉사를 할 때 만난 여자 아이 이름이라니 더 반갑다.

일반적인 생각을 뒤엎는 실크로드 기행은 경주에서부터 시작되었다. 국립 경주박물관에 전시된 지중해 연안 유리로 만든 제품을 보면서 경주를 떠올렸다는 그녀의 12000Km, 143일 동안 여행한 흔적들이 궁금해진다.

 

 

 

 

 

 활자 중독자의 글을 읽고 고전 읽기를 통해 사유하며 표현하고 생계까지 해결하는 독서 전문가의 책을 읽어서인지 고전 읽기에 동참하고 싶은 마음이 강해진다. 위대한 개츠비에게 매료되어 고전을 꾸준히 읽으며 소설을 읽는다는 것, 소설을 사랑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독자들에게 들려주는 독서 에세이라니 관심이 간다. 데이지의 환상에 사로잡혀 자기 파멸에 이른 개츠비의 삶을 보면서 내면에 자리하는 애착을 버리는 일부터 시작할 일이다.
 

 

 

 

저널리스트로 다작하는 글장이 작가의 캐리커처가 눈길을 끈다. 역설적인 제목만큼이나 심오한 의미를 띠는 산문들의 정수를 모았다니 기대된다. 사랑, 언어, 여자, 도시, 영화 등의 주제에 걸맞은 54편의 에세이를 모아 교양적 지식 함양과 저자의 유려한 글솜씨를 지켜보는 즐거운 일일 것이다.

 

 

 

 

 

 

  졸업식이 열리는 날 서른 둘의 제자가 양손 가득 선물을 들고

교무실로 찾아왔다. 학교 다닐 때는 자기만의 세계에 갇혀 우울하게 지냈는데 환골탈태한 모습이 눈에 띈다. 이 글을 쓴 저자의 청소년기 역시 만만치 않았던 모양이다. 시인 안도현과 이름이 같아 시인이란별칭 하나 붙였을 듯한데 그런지는 모르겠다. 인도와 미국, 프랑스 등을 거치면서 하곡 싶은 공부를 끈기 있게 해냈다니 놀랍다. 한국 사회의 무한 경쟁을 부추기는 교육 현실에서는 경험하지 못하는 일들을 겪으며 자기 발전을 도모한 저자의 인생의 일면을 통해 20대인

자식과 공유하고 싶은 내용이 많을 듯해 호기심이 더한다. 여행을 통해 질적인 변화를 추구하며 비전을 실현하는 저자의 노력이 궁금하다. 

 

 

 

명절 연휴를 앞둔 지금 다가오는 명절이 달갑지만은 않다. 제사를 시댁에서 지내지 않아 예년에 비하면 일이 많이줄었지만 심리적 부담이 큰 명절이다. 남녀 평등을 주창하는 사회풍토이지만 여성으로서 감당하며 살아야할 몫은 여전히 그자리를 지키고 있다. 어떤 삶을 살든 잊지 말아야 할 것들을 떠올리며 중년 여성으로서의 품위를 잃지 않고 자존감을 회복하며 살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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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리의 샹젤리제 거리를 걸었을 때의 휘황한 밤거리의 찬란함과 이른 아침부터 줄을 서서 에펠탑에 올랐던 기억이 대부분인 파리 여행은 파리의 속살까지 보지 못하였다. 세계 미술관 중 가장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는 루브르 박물관의 입구에 세워진 유리 파리미드를 지나 가이드가 이끄는 대로 명화를 보았던 기억이 난다. 책에서만 봤던 명화를 볼 수 있다는 감흥도 잠시 인파에 밀려다니다 보니 박물관 견학이 쉽지만은 않은 일임을 떠올려야 했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 라파엘로가 그린 그림들을 보면서 다시 오기 힘든 공간을 찾은 만큼 머릿속에 이미지를 새겨 넣고 가슴에 채우려 애를 써보았지만 별 소득은 없어 안타까움이 더했다. 그 당시의 순간들을 기록으로 남기지 않은 채 기억 속에 사장해두었던 일은 망각이라는 단어가 자리하고 들어앉아 버렸다.

 

   <<썬과 함께한 파리 디자인 산책>>의 저자는 하고 싶은 공부를 위해 파리를 다시 찾아 유학생으로 틈틈이 복합적인 공간을 찾아 파리에서 만날 수 있는 독특한 디자인을 그림과 사진을 곁들인 글로 남겼다. 예술의 도시 파리 곳곳에서 만날 수 있는 유머러스하면서도 예술적인 디자인은 강렬한 인상을 풍기며 독자들의 눈에 들어온다. 예술가를 인정해주고 지원해주는 정책 때문인지 창조적인 예술 활동을 잇는 이들이 많은 점은 예술인이 밥벌이하기 힘든 한국과는 대별되는 요소로 비춰졌다. 파리에 체류하며 지낸 7년이라는 시간 속에 학교 주변과 명소를 다니며 발견한 작은 소품 숍에서부터 개똥 치우는 청소기와 레몬 착즙기, 희소성의 가치가 큰 디자이너들의 디자인을 전시하는 갤러리, 뷰트 쇼몽 공원에 조성된 머리 없는 산은 도심 안에 위치한 산에 있는 인공 폭포와 절벽이 신비로운 조화를 이루는 곳이 인상적이다.

 

   개를 좋아하는 프랑스 사람들의 취향만큼이나 개똥이 지천이라 그것을 치우는 진공청소기를 보면서 좋아하는 개의 배설물까지 깔끔히 마무리하려는 시민의식이 아이디어 상품을 만들어냈다. 거미를 연상케 하는 레몬 착즙기 '주시 살리프' 디자인은 단순하면서도 독창적인 모습으로 부엌의 조리 기구로 자리한다. 제르망 카페의 톡톡 튀는 디자인에 매료당한 저자는 카페 중앙에 설치된 자비에 베이앙의 조각품 소피는 카페의 1층과 2층을 뚫고 서 있어 강렬한 인상을 주었다. 일상생활 속 익숙한 감정에서 비껴나 자유로운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예술적 영역의 지평을 확장해 준다.

 

   설치 미술가 장 미셸 오토니엘이 만든 지하철 입구인 팔레 우아얄 뮈제 드 루브르역은 동심을 예술로 승화시킨 야행성 키오스크는 유리구슬로 만든 설치물이다. 지하철을 타러 들어가는 길의 벽 속에는 물방울 모양의 보석함 속에 투명한 구슬들을 넣어 파티장을 연상케 한다니 그곳에서 지하철을 이용해보고 싶은 욕구가 인다. 유학 생활에서 오는 고단함과 고독을 풀어내기에 그만인 곳으로 갤러리를 꼽고 있는 저자는 천장이 높은 곳에 전시된 작품을 만나며 잠재된 미의식을 불러내 상상력을 펼칠 수 있는 기회로 만들어갔다. 새로운 경험으로 자신의 삶을 가꾸어가는 일에 적극적인 생활은 많은 곳을 찾아 오감으로 끌어내는 일련의 활동으로 그 모습을 스케치하고 메모하면서 과거와 현대가 공존하는 파리의 예술적 아름다움을 창조적으로 형상화하는 모습이 오버랩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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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읽은 책이 곧 나의 우주다 - 내 삶의 주인으로 살기 위한 책 읽기 아우름 9
장석주 지음 / 샘터사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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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핍으로 이어진 생활 속에서도 책이 있어 너머의 세상을 꿈꾸며 새로운 삶을 살아갈 힘을 얻었다는 여학생은 책을 끼고 생활하는 사서로 새로운 삶을 살고 있다. 척박한 현실의 벽을 넘어설 수 있는 힘은 어디에도 발견하기 힘든 상황에서 들입다 책을 읽으며 물리적 한계를 넘어서려 했다는 그녀의 소개서 구절이 생각나는 밤이다. 40년이 넘는 동안 책을 읽어온 저자는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도서관을 드나들며 책을 읽으며 청소년기의 방황을 스스로 달랠 수 있었다고 한다. 독서 습관이 몸에 배어 활자와는 숙명처럼 엮여 글을 읽고 쓰면서 강연하는 활동으로 저자는 생계를 전담하여 왔다. 생존을 위한 독서가 앎의 영역을 확장해 지평을 넓혀 준 지적 성장과 더불어 타인에 대한 이해를 토대로 한 타자의 삶에 대한 수용의 폭까지 넓혀주었다.

 

   급변하는 시대 물신주의로 치달아 자본 증식에 혈안이 되어 사는 우리에게 인문학적 소양을 갖춘 지성인으로 균형 잡힌 삶을 살 수 있는 규범을 스스로 정립해 가는 길에 독서는 자리한다. 갖가지 욕망의 화신들이 만들어 낸 표피적인 형태에 끌려 바르게 판단하지 못한 채 타인을 기준으로 살아가는 이들에게 책은 규범을 만들어 가는데 도움을 준다. 1년에 100권 이상 읽기를 5년째 지속하면서 점진적으로 향상된 자신과 맞닥뜨리는 기쁨은 쌓여 책을 읽는 즐거움에 빠져들게 하였다.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책을 읽고 올린 리뷰에 댓글을 다는 이웃들과 소통하면서 미처 생각지 못한 부분을 챙기며 사고력 함양에 도움을 받는 일련의 활동들이 책을 매개로 이어지는 행위는 즐거움으로 이어진다.

 

   활자 중독자인 저자는 1년에 책을 1000권 이상 구매하면서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음으로써 균형 잡힌 삶을 꾸리는 주인으로 살아왔다. 살면서 고비가 올 때마다 책을 읽으며 시련을 감내하였고 절대 고독의 경지에서 스스로 일어설 수 있는 힘을 얻었다. 서울 살림을 접고 안성으로 내려와 살아야 했던 때, 저자는 낙오자의 열패감을 떨쳐 버리기 위해 노자의 <<도덕경>>100번 이상 읽으며 버리고 비우는 삶을 위한 수행 도구로 삼았다고 회고하였다. 견디기 힘든 상황을 감내하며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용기와 에너지를 준 책들의 의미를 좇아 자신의 행적을 살필 때마다 독서의 긍정적인 평가는 도처에 자리했다.

 

   자기 관리에 능숙한 저자는 스스로 정한 규율대로 움직이며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행하며 즐기는 생활을 잇고 있다. 오전에는 글을 쓰고, 삿된 생각을 정리하며 걷기, 책 읽기 등의 단순하면서도 규칙적인 삶을 지속할 수 있는 근간은 스스로 인생의 주인으로 바로 서는 삶을 지향해왔기 때문일 것이다. 40년간 책을 읽어 오면서 반복 훈련과 학습을 거쳐 자신만의 책 읽기 기술을 습득하였음을 사례로 밝히고 있다. 첫 번째 읽기 과정은 반가통 지식으로 어렴풋하게 아는 것이고, 두 번째 책 읽기부터 모르는 것을 꼼꼼히 따지고 생각하면서 읽어야 하며, 세 번째 책 읽기는 완전한 지식을 자기 안으로 들이는 전가통 지식의 습득을 목표하였다.

 

   ‘완벽한 비움에 이르러, 고요함을 착실하게 지킨다.’

   아무것도 하지 않음으로 함을 일삼으라는 노장 사상의 핵심을 무위(無爲)’로 본 저자는 욕망을 제어하면서 마음이 시끄러워지지 않는 삶을 지향하면서 지낸다. 분에 넘치게 채움은 몸을 고되게 하고, 만족할 줄 모르는 사람은 인생을 고단하게 만들어 스스로 일 중독자로 전락하여 만성 피로 증후군을 앓는 이들이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될 일이다. 마음의 탐욕을 버리고 욕심을 덜어 마음의 고요를 지키며 어떤 것에도 휘둘리지 않는 잣대를 규정하며 살아가는 일은 우리 몫으로 남는다. 시인·인문학자·강사·방송인 등의 삶을 경험한 저자의 인터뷰에는 현상 이면의 본질이 담박하게 드러나 저자의 정체성을 더하고 있다.

 

   장서가 빽빽하게 꽂힌 나만의 서재를 꾸미고 싶은 열망은 책 읽기를 즐기는 이들의 바람 중 하나다. 변변한 서재를 마련하지 못한 까닭에 거실 한쪽에는 읽은 책들로 쌓여만 간다. 거실 책꽂이 밖으로 나와 있는 책들로 공간이 너저분하게 보일 때도 있지만 읽을 책들과 읽은 책들로 산을 이루는 풍경은 지적 양분의 저장고처럼 풍요로워진다. 미답의 공간을 찾아 나서는 여행자처럼 호기심을 열어주고 충족하여 주는 책 읽기는 개인의 삶을 바꾸는 숭고한 가치를 지닌 활동이라는 사실을 기억하며 책을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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