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의 집사 - 집사가 남몰래 기록한 부자들의 작은 습관 53
아라이 나오유키 지음, 김윤수 옮김 / 다산4.0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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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경이 잘된 정원을 가로질러 현관으로 들어서는 회장 네 집안을 다루는 드라마에 등장하는 집사는 부유한 집안의 살림에 깊이 관여하면서 주인의 수족처럼 움직이며 부를 축적하는 일에 힘을 보탠다. 돈을 집사에게 지불함으로써 한정된 시간을 유용하게 쓰려는 이들은 기회비용을 지불해서라도 고수익을 창출하며 부자의 반열에 오른다. 부자의 일상생활에서부터 비즈니스까지 도맡아 고객의 요청을 처리하는 주식회사를 운영하는 대표 아라이 나오유키는 세계적인 대부호로 불리는 이들에게 집사 서비스를 제공하며 보통 사람들에 지나지 않는 이들이 보유 자산 500억 원 이상, 연 수입 50억 원 이상의 부를 이루게 된 배경을 살펴보았다.


   ‘돈을 대하는 사고와 돈을 마주하는 자세를 면밀히 살펴 부자의 투자 비결에서 부자의 금전 철학까지 밀착 취재하여 기술한 <<부자의 집사>>는 돈을 벌어서 어떻게 소비하면서 살아야 하는지 보여준다. 24시간 부자의 곁을 지키는 집사가 그들의 습관을 기록한 돈을 부르는 53가지는 정당한 방법으로 부를 축적하며 사는 이들의 모습을 사례에 담았다. 이들 대부분은 대대로 집안에 돈이 많아 부를 축적한 경우보다는 자신이 사업을 일궈 자산을 늘려온 경우라 인맥 관리에 정성을 기울여 왔다. 연하장을 쓸 때도 상대의 취향을 고려해 각기 다른 감사의 글을 담아 보내었고, 눈에 띄는 대기업 로고가 박힌 명함보다는 중소기업에 다니더라도 본질을 제대로 갖춘 이라면 인간관계를 형성하며 지냈다. 어려서부터 함께 해온 소꿉친구와 가족들을 대리인으로 세워 신뢰를 구축하여 왔고, 자녀를 명문학교에 진학시켜 인맥을 형성한 점도 눈에 띈다.


   IMF 악재로 금모으기 운동을 벌이고 경제 회생을 위해 국민적인 노력을 경주할 때 지인 중에는 불황으로 넘어가는 건물들을 사들여 고수익을 올려 편안한 노후를 보내고 있다는 후문이 돌았다. 책 속 부자들처럼 경기가 좋을 때는 자금을 축적하고, 불경기가 되면 미래에 가치와 이득을 창출하는 물건을 사들인다. 자신의 일에 대한 책임과 믿음으로 사업을 키워 온 부자들의 정정당당한 기업 경영이 사업에 열정적으로 임할 수 있는 동인으로 작용하였다고 하지만 우리나라 기업경영자들을 생각하면 수긍하기 힘든 측면이기도 하다. 돈을 소중히 여기는 이들은 목돈 못지않게 푼돈을 중시하여 계획적인 소비로 근검절약을 실천해 왔다. 스스로 상품을 개발하고 원가와 판매가, 이익까지를 자신이 결정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일이 긴요해 보였다.


  기계에 대한 전문지식이나 기술이 전혀 없었어도 굴지의 기업을 경영해 온 사장은 직원이 모두 한 가족이라는 인식 아래 자신의 전 재산을 잃더라도 고용만은 지킬 것이라며 회사 경영에 온힘을 쏟아 붓겠다고 인터뷰한 기사를 실었다. 무엇인가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인 돈보다 소중한 가치가 있음을 분명히 하는 대목에서 비정규직 인턴을 양산하여 노동 대가를 정당하게 치르지 않는 우리 고용 현실에 무색해진다. 돈을 빌리러 온 이에게 어려운 시기를 잘 넘기고 때가 되면 돈을 갚으라며 소중한 자산을 선뜻 건네준다는 부자의 습관은 기한을 정해두고 돈을 빌려주었다 돈을 돌려받지 못하였을 때 울화로 힘들었던 기억이 떠올라 평범함을 벗어나지 못한 것은 아닌지 반문한다.


   노후 파산을 예견하는 시대에 재산을 늘리는 일 못지않게 자산을 관리하는 일은 소중한 일 중 하나다. 500억이 넘는 자산가이지만 불필요한 낭비를 막기 위해 자신의 통장을 좀먹는 러닝 코스트를 파악하여 지출을 줄여 나갔다. 화폐 중 유일하게 액면 가치가 제조 원가의 절반 값인 10원짜리 동전을 수집해 최악의 사태에 대비하는 방위책을 보면서 10원 동전도 소중히 여기는 부자들의 습관은 적은 금액의 동전을 가볍게 여기지 않았다. 특별한 취미를 만들어 거기에 몰두함으로써 새로운 인간관계를 형성해 사업의 기회로 연결하는 경우를 가끔 보면서 자산관리뿐 아니라 인맥관리까지 철저히 하는 부자들의 철학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일상을 벗어나 낯선 곳을 떠돌다 일상으로 회귀하는 여행의 묘미는 현재적 삶에 충실하며 지내야 할 근간을 마련해주는 데 있다. 시행착오를 겪으며 육신은 지쳐가더라도 마음만은 미답의 공간을 밟으며 느낀 에너지를 내면에 사려두고 피폐해진 영혼을 일깨울 수 있기 때문이다. 돈을 모아서 부자의 반열에 오르지는 못하더라도 동경하는 곳을 찾고 싶을 때 여행 자금을 내놓아도 일상을 사는데 어려움이 없을 정도의 돈을 모아두고 싶다. 취미에 투자함으로써 인간관계를 돈독히 하여 내면의 평화를 추구하며 자산을 늘려가는 일 역시 소중한 자산으로 비춰진다. 어떤 상황에도 가치가 크게 변하지 않는 상품에 투자하여 위험 부담을 줄여 가는 것도 돈을 늘려가는 방법이라고 명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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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선생이다
황현산 지음 / 난다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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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물이 잠들어 적요로 가득한 시간은 스스로를 돌아보며 반추하기에 알맞은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선생님께서도 밝은 한낮보다는 어둑신이 깔리는 밤에 사색하는 가운데 성찰하는 산문으로 울림을 전해 줄 것이라 믿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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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면 보고서
폴 오스터 지음, 송은주 옮김 / 열린책들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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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면을 드러내는 글을 쓸 때의 주어는 1인칭으로 시작한다는 통념을 깬 저자의 회고록은 스스로를 당신이라 지칭하며 독자와 대화하듯 서술하여 친근함을 더한다. 기억 속에 가물가물하는 대여섯 살 기억을 떠올리며 쓰는 글을 볼 때면 망각의 동물로 전락하여 아메바처럼 흩어진 기억을 모아보려는 시도도 하지 않은 채 지나온 것은 아닌지 반문한다. 부모에게 의존하며 지냈던 유년 시절의 또렷한 기억은 작가의 강점으로 비춰질 정도로 생생하여 어린 시절의 기억을 떠올려 보았지만 탐색하기가 힘들어진다. 기억하는 대로 떠올리며 내면을 탐색하는 시도로 자신만의 역사적 증표로 삼을 만한 일들이 한두 가지라도 늘어난다면 좋을 것이다

 

   비가 내리는 날이면 빗물이 새는 지붕 아래 얼기설기 엮어 땜질한 가장자리에는 이름 모를 식물이 자라 지붕 위를 장식했던 집에 사촌 언니 둘과 함께 지냈던 시절 밥에 얹어 먹던 감자를 더 많이 먹을 것이라 쟁탈전을 벌여 모두 엄마에게 혼났던 기억이 난다. 지금은 대처로 나가 사느라 얼굴 볼 날이 별로 없지만 유년 시절의 추억하면 먼저 떠오르는 대목이기도 하다. 당시는 자기 딸들을 작은집에 맡겨두는 큰아버지를 이해 못하였지만 지금은 생활고로 생때같은 자식을 떼어놓고 지내야 했던 상황에 아픔이 전해져 온다. 비좁은 아파트를 떠나 오래 되었지만 처음으로 마련한 내 집에서 아버지가 가꾼 토마토 밭에서 아버지의 세계를 넘보며 지냈다니 작가의 세심함이 드러난다.

 

   돈이 충분하지 않아 인간의 존엄성을 짓밟히며 지내야 했던 이들의 아픔에 공감하며 결핍에서 파생되는 그들의 불운을 염려하는 삶에서 공고의 선을 실현하며 살아가려는 따스한 인간을 떠올린다. 여덟 살 때부터 소설 읽기를 습관화한 저자는 다양한 삶의 양태를 들여다보며 자의식을 바로 잡는 기틀을 마련하였다. 암흑 세상에 밝은 빛을 선물한 에디슨을 생생한 인물로 받아들이며 숭배하는 생활은 생전에 그의 개인 이발사에게 머리를 손질하게 함으로써 일상에서도 지속되었다. 에디슨 연구소에서 일한 적이 있다는 아버지는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냉대를 받아 일을 중도에 그만둬야 했다는 현상 이면의 이야기는 저자를 고민하게 만들었다.

 

   자신이 누구인지 알고자 골몰하던 저자는 부모의 불행한 결혼 생활과 맞닿아 슬픔에 침잠하여 홀로 지내는 시간이 늘어났다. 타인들의 평균적인 생활과 다른 자신을 스스로 자랑스러워하며 고집스러움을 지켜내는 자신을 대견해하는 이의 자의식은 부모 곁을 떠나 소소한 일상에 부딪치며 경험의 폭을 넓혀 갔다. 밀실에서의 작은 실수는 내밀한 자신만의 비밀로 간직하고 싶은 죄의식으로 자리하였지만 진실을 영원히 가둘 수는 없다는 점을 자각하기에 이르렀다. 강한 자의식은 자랄수록 저자를 독서에 빠져들게 하였고 많은 책들을 빼먹지 않고 읽었다는 이유로 사기꾼이라는 낙인을 찍는 교사 앞에서 진실을 말하며 눈물을 흘리는 대목에서는 이해받지 못한 이의 처연함이 배어 나온다.

 

   세심한 관찰력에 감수성이 풍부한 저자는 영화, , 음악 등의 문화적 세계를 향유하며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여갔다. 자기만의 방식을 고수하며 운동에 빠져들기도 했으며 저항하는 노래의 선율에 몰입할 때마다 불공정한 세계를 공정한 세상으로 치환하는 일에 관심을 보이며 잘못을 바로잡으려고 시도하였다. 영화 속 주인공이 탈옥에 성공하였지만 감시의 눈길은 도처에 자리하여 자유롭게 살 수 없었던 것처럼 컬럼비아 대학 시절 바랐던 일들에 대한 갈증은 새로운 세계를 찾아 떠나는 여행으로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으로 채워졌다.

 

   새들의 울음소리가 생생한 삶의 열락을 담은 것처럼 들릴 때는 하는 일이 순조롭게 잘 풀리고 원하는 대로 인생을 영위할 수 있다는 희망이 내재하기 때문이다. 사랑하는 여인을 떠올리며 긴 편지에 연정을 담아 보냈을 때 회신해 줄 글들을 떠올리며 가슴 설레는 기다림을 연습할 때가 있다. 애정과 피로로 썼다고 명시하며 상대가 아주 많이 그립다는 말을 분명히 하였지만 상대는 흔들리지 않는 바위처럼 그 자리를 지킬 뿐이다. 연인 리디아와 사랑의 감정을 잇기 위해 써내려간 연애편지는 서로 사랑하고 사랑받으며 지내기란 쉽지 않음을 일깨우며 사랑은 아낌없이 주는 가치임을 절감한다. 불행하다고 여긴 일이 행복한 삶으로 이끄는 동인으로 자리하여 삶이 이어질수록 알 수 없는 우주의 파장들이 끼어들었다 빠지기를 반복하는 동안 우연은 필연을 낳기도 한다. 지금 이 자리에서 떠오르는 생각들을 모아 자아를 탐색하는 시간으로 채워간다면 진일보한 자신과 조우할 수 있을 것이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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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하지 않습니다 - 격하게 솔직한 사노 요코의 근심 소멸 에세이
사노 요코 지음, 서혜영 옮김 / 을유문화사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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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밤 고향 친구들과 함께 하는 자리에서 토속 음식을 나누며 기억 속 똬리를 틀고 앉은 이야기의 실타래를 풀어낸다. 핸드볼 선수로 활약하던 친구들은 그 시절 지도 교사의 맹훈련에 지쳤을 때 물오른 앵두나무 가지를 꺾어 알알이 달린 앵두를 먹으며 달콤함에 젖었던 순간만큼은 오랫동안 기억하고 싶다고 하였다. 순리를 따르며 하늘의 명을 받아들인다는 나이에 이르러서야 한자리에 모인 친구들은 아련한 기억 속 향수를 토해내느라 여념이 없었다. 면소재지에 위치한 양조장에서 구매한 막걸리로 갈증을 해소하고 햇고사리 넣어 묽게 쑨 들깨죽으로 요기하면서 연로한 엄마의 손맛을 그리워하였다.

 

   연륜이 쌓이고 인생이 깊어질수록 사는 게 뜻대로 되지 않아 푸념할 때가 늘어나고 궤도를 이탈한 행성처럼 좌충우돌하며 지낼 때에도 이 또한 지나가리라 믿으며 스스로를 위로하여 근심을 덜어줄 때가 있다. 뜻하지 않은 만남과 이별을 겪으며 좌절하고 실의에 젖기도 하지만 달갑지 않은 상황을 감내하며 극복하는 삶의 지혜를 발현하며 살아갈 뿐이다. 바로 지금 이 자리에서 열심히 살아갈 때 인생의 후회는 줄어들 것이라 믿으며 현재에 충실한 생활을 열심히 하라는 구절에 담을 때가 있다. 마음의 여유를 찾지 못한 채 동동거리며 살아내느라 자신을 제대로 돌보지 않고 지내다 몸에 적신호가 들어왔을 때에서야 발병 사실을 확인한 뒤 시한부 삶을 선고받은 뒤 이승을 뜨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서른이 되기도 전에 남편을 여읜 어머니는 집안일과 생계를 병행하며 사느라 지쳐갔다. 이른 새벽에 집을 나가 온 세상이 암흑이 되었을 때 집으로 돌아와 퉁퉁 부은 다리를 펴고 고꾸라질 듯 잠들기 일쑤였다. 어린 마음에 엄마가 우리를 버리고 떠나면 고아원 신세를 져야 한다는 생각에 눈치를 많이도 살피며 지냈다. 살가운 모녀 지간이 아니라 엄마 눈치를 살피며 애어른 흉내를 내며 일찍 철이 들어야 했다. 세월이 흘러 자식들은 가정을 이루고 가족들을 돌보며 살고 있지만 칠순이 넘은 엄마 눈에는 여전히 물가에 내놓은 자식 같은 모양이다. 그냥 엄마는 엄마인 채로 살면 된다고 해도 오히려 자식들 눈치를 보면서 살고 있는 듯해 애처로울 때가 늘어난다. 서로 눈치 안 보면서 가족을 배려하며 살면 될 텐데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참견하며 그것이 간섭인 줄도 잊고 지낸다. 성인이 되어 딱 한 번만이라도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살겠다는 저자의 생각은 지난한 시간을 반추하게 만든다.

 

   그림으로 동심을 보듬고 살아가는 일의 가치를 일깨워주는 동화 작가는 인생의 희로애락과 동고동락하며 넉살좋게 살아온 사람일 것이다. 위선과 가식으로 본질을 위장한 채 살기보다는 창피한 일을 무릅쓰더라도 가슴이 전하는 소리에 귀 기울이며 살아왔다. 패악을 쓰기보다는 소곤소곤 이야기를 들려주는 할머니의 따스한 한마디처럼 고양이의 부드러운 털을 쓰다듬으며 공생하는 유기체에게 사랑을 전한다. 나이 들어도 소녀 감성을 품고 세상을 낙천적으로 살고 싶은 독자는 저자가 일상에서 만나는 사람들과 관계를 형성하는 일부터 그들의 마지막 가는 길까지 전송하고 오는 길을 떠올리며 정이 흐르는 살풍경을 연상한다.

 

   아버지의 권위에 굴종하며 살아온 가족 구성원들은 자기 방어책으로 저마다 비상구를 염두에 두고 살아야했을 것이다. 부정적인 상황과는 거리가 있는 환상 같은 소설 속 가정을 떠올리며 소녀 소설에 빠져들었다. 뒤늦게 우리 사는 세상이 소설보다 드라마틱한 현실임을 깨닫지만 살아보지 않는 한 발견하기 힘든 것 중 하나다. 비정상적인 모습으로 얽히고설켜 살면서 제 빛깔을 띠고 살아가는 운명 공동체인 가족의 일상은 감춰진 속살을 드러냄으로써 진솔한 삶의 가치를 비춰주는 거울로 기능한다. 지나고 보면 불운했다 여겼던 일들도 행복한 삶을 살게 하는 힘이었음을 깨닫고 살아 숨 쉬며 읽고 싶은 책을 접하며 사색하는 가운데 표현하는 일상이 고마움 선물임을 일깨운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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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언제, 어디서 책 읽는 걸 좋아하십니까?

문명 생활과는 거리가 먼 1970년대 중반에 초등학교를 입학하고 난 뒤 이른 아침에 일어나 당시 유일한 책인 교과서를 낭독하기를 좋아하였습니다. 국어 책을 읽을 때면 배역에 걸맞은 소리를 내며 읽어 동네에 소문이 과하게 나서 공부를 못하면 어쩌나 염려할 정도였답니다. 그래서인지 6시 이전에 눈을 뜨는 편인데 전날 읽던 책을 10분 남짓 소리 내어 읽은 뒤 하루 일정을 열어갑니다. 고미숙 님의 <<낭송의 달인 호모 큐라스>>를 읽은 뒤부터는 낭송하는 책읽기를 지속하려고 실천하는 편입니다. 자가 운전자가 아니라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목적지로 향하는데 300페이지 이내의 책을 휴대합니다. 달리는 버스 안에서 책을 읽어도 멀미를 하지 않는 강한 체력이라 어디에서든 책을 읽습니다.

 

Q2. 독서 습관이 궁금합니다. 종이책을 읽으시나요? 전자책을 읽으시나요? 읽으면서 메모를 하거나 책을 접거나 하시나요?

너의 길을 걸어라, 누가 뭐라 하든지.’

유명세를 타는 이들이나 평범한 삶을 사는 이들 모두 유한한 삶을 사는 만큼 자신의 생을 주체적으로 꾸려 의미를 찾을 필요가 있습니다. 종이 책에 익숙해져서인지 전자책과는 담을 쌓고 지내는 편입니다. 노안으로 피로가 가중되는 편이라 화면을 오랫동안 보기가 힘들어 종이 책을 찾습니다. 책들 대부분 증정 받아 읽는 편이라 연필로 밑줄을 긋고 핵심을 파악하며 읽기를 즐겨하고 책장에 자리하고 있는 책들은 풀리지 않은 문제를 해결할 때 도움을 줍니다. 쌓여가는 책들을 한곳에 자기 나름대로 분류한 서재를 갖춘 독립된 공간에서 타인의 훼방 없이 그곳에 박혀 책을 읽고 사유하며 표현하는 일에 몰두하고 싶은 바람은 자꾸만 커져 갑니다.

 

Q3. 지금 침대 머리맡에는 어떤 책이 놓여 있나요?

서평 도서로 읽어야 할 순서대로 두는 편이고 읽은 책 중 필요한 부분을 머릿속에 저장하고 싶은 책들이 세 권 자리합니다. 오한진 박사의 <<내 몸을 살리는 호르몬>>, 김정경 님의 <<아저씨 욕망하다>>, 전에 읽었지만 생각날 때마다 선현들의 독서법을 통해 진짜 공부를 일깨우고 싶은 정민 교수의 <<오직, 독서뿐>>입니다.

Q4. 개인 서재의 책들은 어떤 방식으로 배열해두시나요? 모든 책을 다 갖고 계시는 편인가요, 간소하게 줄이려고 애쓰는 편인가요?

2층을 나만의 서재로 꾸미고 그 안에서 책들을 읽는 자신을 상상하는 꿈을 꾸었습니다. 어느 순간 읽은 책들을 쌓아두는 것도 욕심이라는 생각이 들어 읽은 책들 중 10대의 청소년들과 공유하며 읽으면 좋을 책들은 나누어 여럿이 함께 읽어가는 가운데 독서의 의미를 발견할 수 있기를 바라며 한 해에 두 번은 책 나눔을 합니다. 읽은 책을 모두 내놓지는 못하고 오랫동안 곁에 두고 싶은 책은 소장하는데 도서관 서고처럼 장서를 배열하기는 힘들고 통시적 관점에서 출간 순서대로 책을 정리하는 편입니다.

 

Q5. 어렸을 때 가장 좋아했던 책은 무엇입니까?

책이 귀하던 시절 초등학교-그 당시는 국민학교- 다닐 때는 교과서 외의 책은 없었고 학교로 배달되는 어깨동무를 친구들과 함께 돌려 읽었던 기억이 아련히 떠오릅니다. 중학교 들어가서는 국어 교과서에 나오는 황순원의 소나기를 읽으며 첫사랑의 열병을 조금이나마 이해하며 나에게도 사랑이 찾아오기를 바랐습니다. 소녀의 죽음으로 소년은 상실의 아픔에 젖을 새도 없이 끝나버린 사랑의 안타까움이 전해져 왔습니다.

 

Q6. 당신 책장에 있는 책들 가운데 우리가 보면 놀랄 만한 책은 무엇일까요?

갈등하는 부부를 위해 지인이 선물해 준 책 김진국 저자의 << 멀티를 선물하는 남자>> 명화를 표지로 내세워 선정적인 장면을 떠올리게 한데다 내용은 다양한 방법으로 서로의 욕망에 탐닉하는 상황을 연출하여 책장 깊숙이 숨겨 두고 있습니다.

Q7. 고인이 되거나 살아 있는 작가들 중 누구라도 만날 수 있다면 누구를 만나고 싶습니까? 만나면 무엇을 알고 싶습니까?

아동교육과 우리말 바로 쓰기를 위해 혼신의 힘을 기울이다 퇴임한 뒤 창작에 힘썼던 고 이오덕 선생님을 뵙고 싶습니다. 교육자로 10대의 청소년들과 함께 생활하며 제 2외국어에 밀려 우리말을 경시하는 풍조에 고운 우리말을 바르게 사용하자는 취지를 살려 선생님 재직 당시 반 아이들과 함께 했던 표현 활동의 형태에는 어떤 것이 있었는지 듣고 싶습니다.

 

Q8. 늘 읽어야겠다고 생각했지만 아직 읽지 못한 책이 있습니까?

맨 오브 라만차 돈키호테 뮤지컬 공연을 보고 기사 소설에 빠져 현실과 비현실을 구분하지 못한 채 지낸 행동파 돈키호테를 보면서 안타까움과 함께 현실에 안주하기보다는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며 도전하는 그의 결단력에 동요될 때가 있었습니다. 일상에 매어 살아내느라 하고 싶은 일을 시도하지 못할 때가 많았습니다. 열린책들에서 나온 <<돈키호테 1권과 2>>을 구비해두고 900패이지가 넘는 방대한 분량에 주눅 들어 처음 몇 장을 읽다가 말았습니다. 방학 때마다 읽어야지 다짐만 하였는데 이번 여름방학에는 돈키호테를 완독하고 싶습니다.

 

Q9. 최근에 끝내지 못하고 내려놓은 책이 있다면요?

고미숙 작가의 책은 출간될 때마다 주머닛돈을 털어서 사는 편입니다. 호모로 시작하는 책들과 사주팔자와 오행의 원리를 중심으로 한 책들을 사서 읽다가 어려워 읽다 만 책은 <<나의 운명 사용 설명서>>입니다. 상생과 상극의 구조를 이해할 때 필요한 오행의 원리를 이해하지 못한 채 읽으려니 힘이 들어 중간에 읽다 말았습니다.

 

 

 

 

 

 

 

 

 

 

 

 

Q10. 무인도에 세 권의 책만 가져갈 수 있다면 무엇을 가져가시겠습니까?

문명 시설이 없어도 해가 뜨면 책을 읽을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갖기를 바라며 드라마 작가 노희경의 드라마에 나오는 명대사를 간추려 뽑은 <<겨울 가면 봄이 오듯 사랑은 또 온다>>, 서자로 태어났지만 신분의 벽을 넘어서지 못하는 세상을 향해 한탄만 하고 지내기보다는 스스로를 다독이며 벗들과의 폭넓은 교류로 서로의 성장에 도움을 주었던 이덕무를 중심으로 한 <<책만 보는 바보>>, 부처님 초기의 설법을 묶은 <<숫타니파타>>를 가져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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