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의 집사 - 집사가 남몰래 기록한 부자들의 작은 습관 53
아라이 나오유키 지음, 김윤수 옮김 / 다산4.0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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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경이 잘된 정원을 가로질러 현관으로 들어서는 회장 네 집안을 다루는 드라마에 등장하는 집사는 부유한 집안의 살림에 깊이 관여하면서 주인의 수족처럼 움직이며 부를 축적하는 일에 힘을 보탠다. 돈을 집사에게 지불함으로써 한정된 시간을 유용하게 쓰려는 이들은 기회비용을 지불해서라도 고수익을 창출하며 부자의 반열에 오른다. 부자의 일상생활에서부터 비즈니스까지 도맡아 고객의 요청을 처리하는 주식회사를 운영하는 대표 아라이 나오유키는 세계적인 대부호로 불리는 이들에게 집사 서비스를 제공하며 보통 사람들에 지나지 않는 이들이 보유 자산 500억 원 이상, 연 수입 50억 원 이상의 부를 이루게 된 배경을 살펴보았다.


   ‘돈을 대하는 사고와 돈을 마주하는 자세를 면밀히 살펴 부자의 투자 비결에서 부자의 금전 철학까지 밀착 취재하여 기술한 <<부자의 집사>>는 돈을 벌어서 어떻게 소비하면서 살아야 하는지 보여준다. 24시간 부자의 곁을 지키는 집사가 그들의 습관을 기록한 돈을 부르는 53가지는 정당한 방법으로 부를 축적하며 사는 이들의 모습을 사례에 담았다. 이들 대부분은 대대로 집안에 돈이 많아 부를 축적한 경우보다는 자신이 사업을 일궈 자산을 늘려온 경우라 인맥 관리에 정성을 기울여 왔다. 연하장을 쓸 때도 상대의 취향을 고려해 각기 다른 감사의 글을 담아 보내었고, 눈에 띄는 대기업 로고가 박힌 명함보다는 중소기업에 다니더라도 본질을 제대로 갖춘 이라면 인간관계를 형성하며 지냈다. 어려서부터 함께 해온 소꿉친구와 가족들을 대리인으로 세워 신뢰를 구축하여 왔고, 자녀를 명문학교에 진학시켜 인맥을 형성한 점도 눈에 띈다.


   IMF 악재로 금모으기 운동을 벌이고 경제 회생을 위해 국민적인 노력을 경주할 때 지인 중에는 불황으로 넘어가는 건물들을 사들여 고수익을 올려 편안한 노후를 보내고 있다는 후문이 돌았다. 책 속 부자들처럼 경기가 좋을 때는 자금을 축적하고, 불경기가 되면 미래에 가치와 이득을 창출하는 물건을 사들인다. 자신의 일에 대한 책임과 믿음으로 사업을 키워 온 부자들의 정정당당한 기업 경영이 사업에 열정적으로 임할 수 있는 동인으로 작용하였다고 하지만 우리나라 기업경영자들을 생각하면 수긍하기 힘든 측면이기도 하다. 돈을 소중히 여기는 이들은 목돈 못지않게 푼돈을 중시하여 계획적인 소비로 근검절약을 실천해 왔다. 스스로 상품을 개발하고 원가와 판매가, 이익까지를 자신이 결정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일이 긴요해 보였다.


  기계에 대한 전문지식이나 기술이 전혀 없었어도 굴지의 기업을 경영해 온 사장은 직원이 모두 한 가족이라는 인식 아래 자신의 전 재산을 잃더라도 고용만은 지킬 것이라며 회사 경영에 온힘을 쏟아 붓겠다고 인터뷰한 기사를 실었다. 무엇인가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인 돈보다 소중한 가치가 있음을 분명히 하는 대목에서 비정규직 인턴을 양산하여 노동 대가를 정당하게 치르지 않는 우리 고용 현실에 무색해진다. 돈을 빌리러 온 이에게 어려운 시기를 잘 넘기고 때가 되면 돈을 갚으라며 소중한 자산을 선뜻 건네준다는 부자의 습관은 기한을 정해두고 돈을 빌려주었다 돈을 돌려받지 못하였을 때 울화로 힘들었던 기억이 떠올라 평범함을 벗어나지 못한 것은 아닌지 반문한다.


   노후 파산을 예견하는 시대에 재산을 늘리는 일 못지않게 자산을 관리하는 일은 소중한 일 중 하나다. 500억이 넘는 자산가이지만 불필요한 낭비를 막기 위해 자신의 통장을 좀먹는 러닝 코스트를 파악하여 지출을 줄여 나갔다. 화폐 중 유일하게 액면 가치가 제조 원가의 절반 값인 10원짜리 동전을 수집해 최악의 사태에 대비하는 방위책을 보면서 10원 동전도 소중히 여기는 부자들의 습관은 적은 금액의 동전을 가볍게 여기지 않았다. 특별한 취미를 만들어 거기에 몰두함으로써 새로운 인간관계를 형성해 사업의 기회로 연결하는 경우를 가끔 보면서 자산관리뿐 아니라 인맥관리까지 철저히 하는 부자들의 철학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일상을 벗어나 낯선 곳을 떠돌다 일상으로 회귀하는 여행의 묘미는 현재적 삶에 충실하며 지내야 할 근간을 마련해주는 데 있다. 시행착오를 겪으며 육신은 지쳐가더라도 마음만은 미답의 공간을 밟으며 느낀 에너지를 내면에 사려두고 피폐해진 영혼을 일깨울 수 있기 때문이다. 돈을 모아서 부자의 반열에 오르지는 못하더라도 동경하는 곳을 찾고 싶을 때 여행 자금을 내놓아도 일상을 사는데 어려움이 없을 정도의 돈을 모아두고 싶다. 취미에 투자함으로써 인간관계를 돈독히 하여 내면의 평화를 추구하며 자산을 늘려가는 일 역시 소중한 자산으로 비춰진다. 어떤 상황에도 가치가 크게 변하지 않는 상품에 투자하여 위험 부담을 줄여 가는 것도 돈을 늘려가는 방법이라고 명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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