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자. 

저기 저어기  

저 가을 꽃자리  

초록이 지쳐 단풍드는데 ~ 

짧은 가을이 하냥 섭섭한 때 뒷산을 오르며 문득 쳐다 본 하늘은 

마음의 오욕을 다 걷어 버리고 말갛게 씻은 마음으로 이 세상을 살라는  

당부를 잊지 않고 있는 듯하다. 

10월 20일 문학동네의 특별한 이벤트를 접하고 그 동안 읽었지만 지인에게  

선물하고 싶은 소설과 새로운 나온 작품을 접하려는 지적 욕망으로  

목록을 작성했다.  

 

 

 '닥처 필'필 맥그로의 인간 관계 및 인생 상담을 생생히 담은  

삶을 역전시키는 위기 극복 매뉴얼을 가슴에 담아 새로운  

삶의 진정성을 찾고 싶다. 

 

 

 

 연금술사로 익숙한 파울로 코엘료의 새 작품 프리다를 보니 

초원 위에 뒷짐지고 서 있는 긴 머리 소녀의 그윽한 눈빛을  

들여다보고 싶다. 누군가가 새로운 길을 계획하고 끝없이  

이어진 길 위에 섰다. 비록 그 길이 시행착오를 겪게 되더라도  

자신의 길을 걸어 잃어버린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에 나선 

소녀의 삶의 궤적을 따라 걷고 싶다.  

 

 

                                       삶이 고달프고 힘들 때면 술을 한 잔하면서 자신의 삶을 위로할 때가  종종 있다. 가슴을 아리게 하여 마음까지 힘들게 하는 시간이 길어질 때면 맑은 복국을 먹어 자정 작용을 꾀할 때가 있다. 복국을 먹을 때마다 복어 속의 독이 자신을 해할 수 있다는 생각이 꼬리를 물 때도 있지만 삶의 당위성을 부여하며 복어를 먹어 왔다. 

독을 품고 있는 복어는 자신을 해할 수도 있지만 조리사의 역량을 믿으며 복어를 먹으면서 지낸다. 죽어가는 속을 달래 살아나기 위해 먹는 복어는 어쩌면 우리네 삶의 생사를 함께 담은 생선이 아닌가 싶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 새롭게 태어나 삶의 진정성이 드러나는 소설을  

쓰는 소설가 신경숙을 좋아한다. 

그녀의 특별한 삶(궁핍함으로 노동자로 생활하면서도 사유의 폭을 넓혀 생을 긍정하며 그 삶 속에 연대하는 모습)을 작품으로 옮긴 작가의 자전적 소설은 수차레 읽었지마는 사랑하는 제자에게 선물하고 싶어 구매 목록에 넣었다. 

  

 

 

 

익명인 채로 세상을 살아가는 도시인들의 삶의 비애가 곳곳에 드러난다. 일회적인 만남, 가식적인 움직임 속에서도 삶의 순수한 본질을  탐구하는 일에 몰두하는 서술자는 사회의 이중적인 모습을 잘도 그렸다. 이 소설 역시 11월 수능을 앞두고 있는 제자에게 선물하여 그 느낌을 공유하고 싶다. 밑줄그어 읽은 소설이라 선물하기에는 적합치 않아 읽고 싶은 목록에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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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홍준 교수의 나의 문화 유산 답사기를 통해 우리 문화에 대한  

애정이 더했다. 

보는 만큼 알게 되고 아는 만큼 보게 된다는 말처럼 문화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 문화재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고 싶다.  

 

 

 

 

 

 

8월 출간 도서이지만 아이들과 소통하며 수업하고 

싶어 신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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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성지 2010-10-10 19: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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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한 부모 참고서 - 아이와의 소통으로 성적을 높이는
최석재 지음 / 지혜정원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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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 열병을 혹독하게 앓았던 딸을 키우면서 가슴 한 쪽이 시퍼렇게 멍들어가는 아픔을 겪으며 지낸 시간이 상처로 남아 지금도 딸을 보면 마음이 편하지 않을 때가 있다. 엄마는 자식에게 최선을 다하고 싶은데 뜻대로 되지 않아 자괴감과 모멸감에 젖을 때가 많았다. 삶이 뜻대로 이뤄진다면 좋겠지만 늘 인생은 고해와 같아 순풍에 돛을 달아 흘러가는 형상은 아니었다. 아이와의 소통으로 성적을 높이는 똑똑한 부모 참고서를 읽으며 자신이 행했던 양육 태도를 반성해 본다. 자식들을 바르게 키운다는 명목으로 아이들 발목을 잡고 부모가 못 이룬 꿈을 이루게 하는 대리자로 여기며 일방적인 훈계를 일삼았던 적이 자꾸만 떠올라 괴란쩍다.

 

 

  사교육 현장에서 아이들과 밀착되어 생활하던 지은이는 인지적인 영역뿐 아니라 정의적인 영역까지 포괄해 아이들 교육의 방편으로 삼을 만한 지침을 주고 있다. 글을 읽는 내내 자식만큼은 잘 키우고 싶다는 소망에 앞서 아이들을 배려하지 못하고 결과만으로 아이를 재단하며 지냈던 시간을 돌아보게 한다. 상처 입은 아이의 마음은 쉽사리 회복하기 힘들다는 점을 잘 알면서도 아이들과 부대끼다 보면 그 사실을 망각하고 지내기 일쑤였다. 1장에서는 현명한 부모가 되기 위한 삼위일체 학습법으로 아이를 위해 무엇을 행해야 할 것인지 고민케 했다. 이해의 폭을 넓히기 위해 배경지식을 쌓고, 부모와 함께 하는 체험을 통해 서로 소통하는 가운데 시야를 넓혀가는 일이 무엇보다 소중해 보인다. 물고기를 낚아주기보다는 물고기 낚는 법을 일러주라는 말처럼 아이 스스로 판단하여 학습할 수 있는 길로 안내해야 한다. 부모의 관심어린 칭찬이 아이의 의지를 굳건히 하면서 집중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밑거름이 된다.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라는 말처럼 바람직한 교육 환경 조성은 아이의 학력향상에도 도움을 준다고 했다. 디지털 기기 사용을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 자율적인 생활로 자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2장에서는 똑똑한 부모가 되기 위한 공부 지도법을 실어 공부 방법에 대한 틀을 제시하고 있다. 교과서를 통독하여 기본 개념을 익히고 자투리 시간 활용으로 효율적인 학습이 가능한 사례를 담아 과목별 학습 방법까지 광범위하게 다뤘다. 글쓰기보다는 사고에 비중을 두고 사고력 신장을 위한 독서를 강조했다. 배경지식과 경험을 살려 글쓰기를 하는 가운데 아이의 표현력은 조금씩 향상될 것이라 여기며 블로그 운영으로 긍정적인 정보 매체 활용을 강조했다. 시대적 흐름을 파악하고 사건의 전후 맥락을 살피며 공부해야 할 국사 교과 학습의 당위성을 실었다.

 

 

  3장에서는 따뜻한 부모가 되기 위한 아이 생활 이해를 들어 쌍방향 통행의 소중함을 강조했다. 부모와 교사와는 소통이 단절된 채로 사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답답함을 느낄 때가 많았다. 부모는 아이가 정서적으로 안정된 상태에서 열심히 생활하며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고, 잠재적 발전 가능성을 발견하여 재능을 열어 갈 수 있도록 지원해 줘야 한다. 부모가 믿는 만큼 아이는 성장한다는 말처럼 아이가 성장과정을 거치며 자신의 행동에 믿음을 견지하고 스스로 책임을 질 줄 아는 어른으로 자리할 수 있도록 부모 역시 배움의 길에 나서야 한다.

 

 

  미래를 이끌어 갈 아이들과 부대끼는 삶 속에 배우며 가르치는 직업에 종사해 온 지 20년이 넘었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올바르게 잘 커 가는 제자들을 보면서 그들을 부러워하며 지내는 시간이 늘어날수록 자식 농사를 제대로 짓지 못했다는 자괴감은 커져만 갔다. 흔히들 자식은 부모의 뒷모습을 보면서 부모가 하는 대로 보고 배운다는 말을 가슴에 새기며 텔레비전보다는 책을 끼고 살면서 자식 앞에 솔선하려는데 뜻대로 안 된다며 푸념을 늘어놓을 때가 많다. 똑똑한 부모는 자식을 똑똑하게 잘 키우겠다는 욕심을 앞세워 아이를 성적으로 내몰아 열등감만 심어주는 부모는 아니었다. 아이와 소통하며 신나게 학습하는 시간 속에 아이가 꿈을 이뤄갈 수 있도록 돕는 부모로 존재해야 함을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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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봄 동백꽃 (양장) 클래식 보물창고 6
김유정 지음 / 보물창고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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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농촌에서 나고 자라 결핍됨이 많아서인지 여느 소설과는 달리 농촌을 배경으로 하는 소설에 관심이 많았다. 순박한 이들은 하나같이 세파에 시달리면서도 적대감정으로 치닫기보다는 질박한 천성대로 당하며 살아가는 경우가 많았다. 서른을 넘기지 못하고 지병으로 세상을 뜬 김유정 문학은 생각만 해도 입가에 웃음이 번진다. 그 중에서도 나이에 비해 조숙하여 숫된 상대를 무른 메주 만지듯 하던 점순이가 먼저 떠오른다. 암팡진 점순이에 비해 숫기 없는 주인공 나를 보면 웃음이 절로 퍼져 나온다. 그 웃음 속에는 속수무책으로 맥없이 당하기만 하는 주인공에 대한 동정, 연민이 기저에 깔려 있다.

 

 


  장수 바위 전설에 얽힌 두포 이야기는 할머니 무르팍에 기대어 들었던 옛날이야기 속으로 빠져들게 한다. 어지러운 세상을 평정하려는 뜻을 태자에게 훗날 나라를 바로 잡을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는 과정에 징험이 필요했다. 슬하에 자식이 없는 양주의 업둥이로 맡겨진 두포는 신이(神異)한 힘과 지혜에 시기하던 칠태의 방해로 날개 돋친 장수가 되지는 못했으나 덕성스러운 성군으로 자리하게 되었다. 가슴에 품은 이가 무대에 오르는 음악회 관람은 더없이 행복한 경험이다. 음악 콩쿠르가 열릴 때면 응원하는 연희자의 성공적인 공연을 기원하기 마련이지만 때로는 이성보다는 마음으로 응원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때마침 주인공은 상대를 응원하고 말아 친구에게 비난을 받게 되지만 그 일을 무색해하기보다는 어리둥절해 하여 더욱 우스웠다.

 

 


  무논에 뿌리를 둔 벼들은 한여름 땡볕을 견디며 무럭무럭 자라는 이삭을 보는 즐거움은 농사꾼들의 즐거운 일상 중 하나이다. 폭염 속에서도 논바닥에 엎드려 피를 뽑고 김을 매주는 일은 풍작을 기원하는 농군들의 신실한 몸짓이다. 농사를 지어도 농사비용을 제외하면 남는 게 없고 도리어 빚을 내야 할 판인 소작농 응오가 만무방으로 전락하고 만 농촌 현실은 애달프기만 하다. 성실한 농군이 수확해 봤자 도지를 제하고 농사짓는 데 드는 비용을 제외하면 남는 게 없는 농촌의 실태는 자기 논에 심어진 벼를 몰래 베어 내는 아이러니를 연출하게 했다. 병색이 완연한 아내를 위해 병원을 찾은 남편은 치료비를 지불해야 하는 부담이 커 마음 편히 아내를 병원에 입원시킬 수 없었다. 우람스런 체격이지만 이름은 덕스럽고 순한 남편 덕순은 아내를 지게에 지고 대학병원 산부인과를 찾았지만 아내의 병은 위중해 시한부 삶을 통보받고 말았다. 병원에서 진료비를 받아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무너지는 대목은 씁쓸함이 더했다. 집으로 되돌아오는 길 아내는 남편 빨래 걱정으로 자신의 생명부지에 대한 생각은 저버린 지 오래라 참혹한 슬픔을 더했다.

 

 


  금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아 금을 소장한 이들은 쾌재를 부르며 금을 더 모으려고 기를 쓰는 경우가 늘고 있다. 종두득두(種豆得豆)라는 말처럼 콩밭에서는 콩을 수확하는 게 자연적 질서에 속한다. 하지만 그 땅 속에 금맥이 흐른다는 수재의 말에 현혹되어 일을 그르치고 허탈감만 더한 영식은 그 사실을 아내에게 숨기지만 이내 들통이 나 일을 그르칠 수밖에 없다. 일확천금을 꿈꾸며 어딘가에 노다지가 있을 것이라 믿으며 그것을 찾아 산을 헤매다 발견한 금붙이에 눈이 멀어 떨어진 바위 에 짓눌려 목숨이 위태로운 더펄을 외면하고 만 꽁보의 행동에 우두망찰하고 말았다.

 

 


  웃음은 생활에 활기를 더하는 신비한 몸짓으로 인간만이 지을 수 있는 축복 중 하나이다. 작가는 농촌 현실의 다양한 모습을 감칠맛 나는 우리말로 그려내면서 잔잔한 감동을 더한다. 피폐한 농촌 사회와 그 속에서 살아가는 농민들의 고통을 웃음으로 돌려 표현하며 밑바닥 삶을 사는 이들을 연민의 눈으로 포용하고 있다. 해를 입으면서도 피해자에 대한 적대감보다는 안쓰러움으로 형상화한 주인공들의 다양함 속에 사랑의 힘을 발견하기도 한다. 설명이 필요한 어휘는 꼼꼼히 정리하여 주석을 달아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 있어 즐거운 소설 감상으로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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괭이 씨가 받은 유산 미래의 고전 17
조장희 지음 / 푸른책들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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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 늦은 결혼으로 가정을 꾸리는 직장 동료의 결혼식에 하객으로 가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왔다. 예나 지금이나 듣는 주례사 중에는 반려자를 맞아 잘 살아가라는 말이 빠지지 않았다. 결혼하는 사람들만큼 이혼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요즘 반려자와 평생을 함께 보내는 일은 감사할 일 중 하나인 듯하다. 사람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고 그에 대한 환멸이 더할 때 사람들은 동종(同種)이 아닌 반려동물을 통해 삶의 고락을 함께 하려 들 때가 종종 있다. 미요라 불리는 괭이 씨는 고양이지만 주인아줌마의 극진한 보살핌 속에 고양이의 참모습을 잊고 지내며 안락한 생활에 젖어 갔다.



느닷없는 손님의 방문으로 아무런 걱정 없이 지내던 미요에게 큰 시련이 닥쳤다. 아무런 준비도 없이 거처를 옮기게 된 미요는 이전의 생활 섭생을 벗는 일부터 시작해야 했다. 안정적인 생활 속에 행복을 찾던 이들에게 변화는 혼란을 가중시키고, 기존의 질서에서 비껴난 일은 견디기 힘든 일로 받아들여지기 일쑤다. 지하실 창고에 숨어 사는 생쥐 잡는 일을 도맡아야 하는 일은 미요가 받아들이기 힘든 일로만 여겨졌다. 고양이라면 으레 주인 집 재물을 앗아가는 쥐를 잡는 일이 다반사라 여기겠지만 여느 고양이와 다르게 생활했던 괭이 씨는 모든 게 낯설기만 했다. 먹는 것에서부터 자는 것까지 해경하기 힘들었던 미요는 마침내 손님아줌마 집을 나와 스스로 살아갈 길을 탐색해 나갔다.



어른스러운 진돌이의 배려에도 견디기 힘든 것은 언제 쫓겨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미요를 에워싸고 어떤 결행을 부추겼는지도 모른다. 지금껏 온실 속의 화초처럼 보호받으며 자라다 이전의 생활환경과는 판이하게 다른 곳에서 불안하게 사는 것보다 불투명한 앞날이지만 스스로 맞닥뜨리며 사는 일이 더 값지다는 생각을 했는지도 모른다. 목구멍이 포도청이라고 생선 가게 할머니가 던져 준 생선을 맛봄으로써 서서히 고양이 모습을 찾아가는 일에 적극적인 미요를 보았다. 미요는 누군가의 필요에 따라 사랑받다가 내쳐지는 상황을 벗어나 사랑받으며 지낸다는 마음 아래 할머니와 동고동락하였다. 친자식보다 더 살갑게 살아가는 할머니 양아들 털보아저씨와도 잘 지내는 모습에서 또 다른 가족의 형태를 엿본다.



생명체는 명줄이 다하면 죽을 수밖에 없는 숙명을 타고 났다. 자비심이 강했던 할머니는 숱한 생선을 토막 내어 팔면서 생계를 위해 생명체를 살생하는 일을 배제하고는 사랑과 나눔을 실천하는 일에 적극적이었다. 생전에 유서를 작성하고 그 내용을 공증 받는 대목에서 사람과 짐승을 떠나 미요를 동등한 자격으로 대우했던 할머니의 공생관은 무엇보다 인상적이다. 생선 가게는 털보 아저씨와 그의 짝 미순에게 맡기고, 생선 맛을 아는 미요에게는 매일 생선을 건네주라는 당부를 잊지 않았다. 할머니가 돌아가시기 전 생선을 한 마리씩 빼돌린 일을 고백하지 못해 죄책감이 들었던 미요는 비로소 그 죄의식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생전 할머니는 이 모든 사실을 알면서도 고양이 본연의 모습을 찾아가는 꽹이가 사랑스러웠던 듯하다.

신라 시대 향가 안민가에 보면 유고적인 치세를 위해 임금은 임금답게 경세 치민해야 함을 강조했다. 고양이 역시 고양이답게 살아가는 일이 무엇보다 소중한 일이었다. 자신의 본바탕까지 잊은 채 누군가에게 끌려 살아가는 삶은 진정한 나를 잊고 지내는 거짓의 삶인 것이다. 애완동물 미요가 생선 한 마리를 갖다 바치게 한 두목을 찾아 소굴 속으로 들어가 단판을 벌인 일은 통쾌함이 더했다. 할머니 사랑에 새로운 삶의 용기를 얻어 진정한 고양이로 거듭난 미요는 이전의 수동적인 과보호를 과감히 벗고 고양이의 정체성을 찾아 새로운 길을 나섰다. 그 과정은 험난해 보였지만 굽이굽이 돌아 목적지에 도달하는 것처럼 그 길은 진정한 나를 발견하고 나선 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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