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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한 부모 참고서 - 아이와의 소통으로 성적을 높이는
최석재 지음 / 지혜정원 / 2010년 7월
평점 :
사춘기 열병을 혹독하게 앓았던 딸을 키우면서 가슴 한 쪽이 시퍼렇게 멍들어가는 아픔을 겪으며 지낸 시간이 상처로 남아 지금도 딸을 보면 마음이 편하지 않을 때가 있다. 엄마는 자식에게 최선을 다하고 싶은데 뜻대로 되지 않아 자괴감과 모멸감에 젖을 때가 많았다. 삶이 뜻대로 이뤄진다면 좋겠지만 늘 인생은 고해와 같아 순풍에 돛을 달아 흘러가는 형상은 아니었다. 아이와의 소통으로 성적을 높이는 똑똑한 부모 참고서를 읽으며 자신이 행했던 양육 태도를 반성해 본다. 자식들을 바르게 키운다는 명목으로 아이들 발목을 잡고 부모가 못 이룬 꿈을 이루게 하는 대리자로 여기며 일방적인 훈계를 일삼았던 적이 자꾸만 떠올라 괴란쩍다.
사교육 현장에서 아이들과 밀착되어 생활하던 지은이는 인지적인 영역뿐 아니라 정의적인 영역까지 포괄해 아이들 교육의 방편으로 삼을 만한 지침을 주고 있다. 글을 읽는 내내 자식만큼은 잘 키우고 싶다는 소망에 앞서 아이들을 배려하지 못하고 결과만으로 아이를 재단하며 지냈던 시간을 돌아보게 한다. 상처 입은 아이의 마음은 쉽사리 회복하기 힘들다는 점을 잘 알면서도 아이들과 부대끼다 보면 그 사실을 망각하고 지내기 일쑤였다. 1장에서는 현명한 부모가 되기 위한 삼위일체 학습법으로 아이를 위해 무엇을 행해야 할 것인지 고민케 했다. 이해의 폭을 넓히기 위해 배경지식을 쌓고, 부모와 함께 하는 체험을 통해 서로 소통하는 가운데 시야를 넓혀가는 일이 무엇보다 소중해 보인다. 물고기를 낚아주기보다는 물고기 낚는 법을 일러주라는 말처럼 아이 스스로 판단하여 학습할 수 있는 길로 안내해야 한다. 부모의 관심어린 칭찬이 아이의 의지를 굳건히 하면서 집중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밑거름이 된다.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라는 말처럼 바람직한 교육 환경 조성은 아이의 학력향상에도 도움을 준다고 했다. 디지털 기기 사용을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 자율적인 생활로 자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2장에서는 똑똑한 부모가 되기 위한 공부 지도법을 실어 공부 방법에 대한 틀을 제시하고 있다. 교과서를 통독하여 기본 개념을 익히고 자투리 시간 활용으로 효율적인 학습이 가능한 사례를 담아 과목별 학습 방법까지 광범위하게 다뤘다. 글쓰기보다는 사고에 비중을 두고 사고력 신장을 위한 독서를 강조했다. 배경지식과 경험을 살려 글쓰기를 하는 가운데 아이의 표현력은 조금씩 향상될 것이라 여기며 블로그 운영으로 긍정적인 정보 매체 활용을 강조했다. 시대적 흐름을 파악하고 사건의 전후 맥락을 살피며 공부해야 할 국사 교과 학습의 당위성을 실었다.
3장에서는 따뜻한 부모가 되기 위한 아이 생활 이해를 들어 쌍방향 통행의 소중함을 강조했다. 부모와 교사와는 소통이 단절된 채로 사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답답함을 느낄 때가 많았다. 부모는 아이가 정서적으로 안정된 상태에서 열심히 생활하며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고, 잠재적 발전 가능성을 발견하여 재능을 열어 갈 수 있도록 지원해 줘야 한다. 부모가 믿는 만큼 아이는 성장한다는 말처럼 아이가 성장과정을 거치며 자신의 행동에 믿음을 견지하고 스스로 책임을 질 줄 아는 어른으로 자리할 수 있도록 부모 역시 배움의 길에 나서야 한다.
미래를 이끌어 갈 아이들과 부대끼는 삶 속에 배우며 가르치는 직업에 종사해 온 지 20년이 넘었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올바르게 잘 커 가는 제자들을 보면서 그들을 부러워하며 지내는 시간이 늘어날수록 자식 농사를 제대로 짓지 못했다는 자괴감은 커져만 갔다. 흔히들 자식은 부모의 뒷모습을 보면서 부모가 하는 대로 보고 배운다는 말을 가슴에 새기며 텔레비전보다는 책을 끼고 살면서 자식 앞에 솔선하려는데 뜻대로 안 된다며 푸념을 늘어놓을 때가 많다. 똑똑한 부모는 자식을 똑똑하게 잘 키우겠다는 욕심을 앞세워 아이를 성적으로 내몰아 열등감만 심어주는 부모는 아니었다. 아이와 소통하며 신나게 학습하는 시간 속에 아이가 꿈을 이뤄갈 수 있도록 돕는 부모로 존재해야 함을 깨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