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상의 말 - 파리에서, 밥을 짓다 글을 지었다
목수정 지음 / 책밥상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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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이러스 감염 예방을 위한 모임 규제로 여럿과 함께 밥을 나누는 시간이 줄어들고 홀로 밥을 먹는 시간이 늘어난다. 신 김치를 잘게 썰어 볶은 데에 식은 밥 한 덩이를 얹어 볶음밥을 만들어 먹는데 고향 친구가 안부를 묻는다. 친구는 무탈하게 잘 지내고 있는 거냐며 주말이면 집에 박혀 지내느라 갑갑하지만 만남을 준비하며 감염병이 진정 국면으로 돌아서면 밥 한 끼 하자고 전한다. 친구는 이승에서 다시 만날 수 없는 엄마가 해주던 제철 음식을 떠올리며 추억을 곱씹는다. 아궁이에 불을 지펴 밥을 짓던 시절, 솥에 김이 오르기 시작하면 호박잎과 들깻잎, 고추 서너 개를 밥 위에 쪄서 양념장에 싸 먹던 담박함은 추억의 맛이다. 엄마가 해주던 추억이 집밥을 그리워하게 된다.

 

   남이 해주는 밥이 최고 맛있는 밥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로 요리하는 수고는 음식에 녹아 있다. 가족 모임이 있을 때 번거롭지 않게 외식을 하자고 해도 여든이 가까운 어머니는 손수 음식을 만든다. 차밭에서 김을 매다가도 딸이 간다면 집으로 와 딸이 좋아하는 찰밥을 찌고 들깨를 빻아 체에 걸러 들깨탕을 준비한다. 어머니는 농사일로 고단한 일상인데도 누군가가 즐겨 먹는 음식을 준비하는 과정을 귀찮아하지 않았다. 저자는 추억 창고에 갈무리해 둔 엄마와 외할머니의 밥상을 떠올리며 프랑스 파리에서 밥을 짓고 음식을 함께 나누는 과정 속 건강한 생존을 위한 단상들을 글에 담았다.

 

   ‘요리는 각기 다른 문명이 음식으로 만나 서로의 온기와 에너지를 몸 안에 전달하는 방식이다.’

   밥 짓기가 쌓여 글이 되고, 글쓰기가 쌓여 나와 가족의 밥이 되는 순환은 건강을 먼저 챙기는 모성적 자아가 중심에 자리한다. 자연이 주는 것들로 요리한 음식으로 축제를 만드는 할머니와 본질로만 존재하려 했던 어머니의 음식에 대한 추억은 따스함을 전한다. 아버지를 여의고 육개장을 먹으며 위로를 받았고, 몸에 좋은 과일과 와인을 끓여 낸 뱅쇼를 마시며 치유 받은 경험은 열정적으로 살아갈 힘을 불어넣어 주었다.

 

   새로운 맛을 짓는 창조적 공간에서 요리사가 빚는 음식에 담긴 온기와 사랑을 함께 섭취하며 우리는 성장해 왔다. 한량없는 가사노동의 공간인 부엌에서 밥을 짓고 국을 끓이며 음식이 식기 전에 집중하며 밥을 먹도록 거드는 밥상의 말은 건강한 나눔의 언어다. 밥상에 둘러앉은 이들이 평등한 위치에서 대화하며 관계를 회복하는 일은 일상의 민주주의로 귀결된다. 존재적 의미로 각별한 칼리(외손녀)를 대하는 어머니의 애정은 손녀가 좋아하는 음식 마련으로 발현되었다. 살뜰한 정성으로 음식을 만들어 주는 기쁨을 즐거움을 여기던 어머니가 음식 만들기를 꺼리며 조리 방법을 잊어가는 치매 판정을 받은 일은 마음을 무겁게 한다.

 

   별반 다를 게 없는 요리 프로그램 방영이 성행하고 맛집을 찾아 떠나는 음식 순례자들이 늘어나는 때에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관심은 커진다. 건강한 식재료를 엄선해 담백하게 조리하는 것보다 자극적인 맛으로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으려는 상술이 지배하는 현실에 생명을 지키는 음식 문화를 떠올린다. 존엄한 노년을 생각하고 잘 늙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참여형 주거공간인 바바야가의 집에서 함께 음식을 만들고 나누는 노인들의 모습에서 연대함으로써 공존하는 삶의 가치를 생각한다. 하지에는 포슬포슬한 감자 껍질을 벗기고 강판에 간 뒤 그것에 물, 소금, 감자 전분을 넣어 반죽한 것을 부친 감자전을 나누는 사람들을 연상한다.

 

   생태적 삶의 가치를 인지한 저자는 여러 이유를 들어 간편식으로 해결하며 지내는 현대인들의 식습관을 돌아보며 식생활 전환으로 건강을 유지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곡진히 담았다. 음식물을 통한 농약 섭취가 병을 일으켜 금전적 손실과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악순환을 멈출 방법을 밥상에서 찾아야 한다. 사람 속에 들어가 약이 되기도 하고 병을 일으키기도 하는 음식은 자연과 밀착되어 살아온 사람들이 지키고자 했던 공생의 철학이 녹아 있다. 이 음식이 어디에서 왔는지 생각하며 손끝에서 어우러지는 창조의 맛을 즐기며 오늘도 밥상을 차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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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을 위한 철학 질문의 힘 - 같은 공부, 다른 결과의 이유 리듬문고 청소년 인문교양 2
루카 모리 지음, 안톤지오나타 페라리 그림, 황지영 옮김 / 리듬문고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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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살아온 시간이 쌓일수록 인생은 뜻대로 살아지는 것이 아님을 통감할 때가 늘어난다. 예견조차 힘든 복병이 터져 현안을 수습하며 이 방법이 합리적이고 최선이었는지 반문한다. 잘한 일보다는 못한 일들이 발목을 잡고 삶의 질서를 어지럽힐 때가 있다. 걷잡을 수 없는 바이러스 감염으로 교육계에도 온라인 수업을 시도하며 기존의 방법을 탈피한 교수 방법에 변화를 줘야 했다. 예측하지 못한 일들이 현실화되면서 코로나 19 이전의 삶과 대비되는 이후의 삶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물음을 던지며 삶의 철학을 생각한다.

 

 

   다양하고 낯선 환경에 적응하며 살아가는 동안 잇따른 물음에 맞서 대처할 때 철학은 문제 해결의 물꼬를 틔워준다. 교과서에서 접했던 철학자들은 익숙한 사물들을 보고 물음을 던지고 가설을 설정하며 검증 과정을 거쳐 물음에 답하기를 즐겼다. 구름 한 점 없이 무한히 넓은 하늘을 보면서 저 하늘의 끝은 있을지 궁금했던 적이 있었다. 수평선 너머 존재하는 세상을 향해 나아가는 꿈을 꾸면서 생각은 확장되었다. 영감을 준 질문에서 시작된 탐구는 아는 것과 모르는 것 사이의 관계를 추론하면서 해결하느라 궁구한다.

 

   책에서는 철학 역사에 나오는 고전적인 물음을 시작점으로 탐험하지 않은 영역에 발을 디디며 생각지 못한 영역으로 사유를 확장한다. 수없이 쏟아지는 말들의 대열에 휩쓸리지 않을 지혜로 자아 정체성을 찾아 자신만의 관점을 찾아가는 과정은 지금 어떤 삶의 방향으로 나아가는지 되짚어봐야 한다. 1장 자연철학 ·2장 인간 철학·3장 언어철학·4장 관점의 전환으로 대별되는 철학자들의 질문은 세상에 대한 호기심을 키운다. 철학자를 기억하기에 인상적인 소개와 함께 철학자의 생각 엿보며 철학자 따라잡기로 사고를 확장하는 순으로 철학의 토대를 형성한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현실에서 변하지 않는 것이 있을까?

   생성이론으로 유명한 헤라클레이토스는 어떤 강이 영원히 같은 강으로 남아 있지 않다는 점을 강조하며 동일이지만 지금 강에 들어가 있는 사람은 좀 전 강에 들어간 사람과는 다르다고 보았다. 그는 밤과 낮처럼 대비되는 관계를 장력으로 설명하며 모든 것을 흐르게 만드는 생성의 근원이라 주장했다. 글을 읽고 새로운 것을 보면서 다른 관점으로 생각하는 힘이 생긴다는 것을 경험으로 알아차리면서도 과연 생각은 자라는 것인지 엠페도클레스는 물음을 던졌다. 엠페도클레스는 사고와 뇌의 차이점에 대한 가설을 세우는 계기를 만들어 준다.

 

 

   고통의 원인을 줄이고 인간들이 잘 살 수 있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요소들은 무엇일까?

   플라톤이 생각한 아름다운 나라 칼리폴리스’, 토마스 모어의 유토피아세상을 생각하는 시간은 자신의 정치적 상상력을 훈련하며 다른 관점으로 세상을 보게 한다. 토의로 문제를 해결하며 발견한 공간을 창조적 공간으로 바꿔가는 과정은 단조로운 일상을 탈피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플라톤이 말한 동굴의 비유는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님을 일깨운다. 벽면을 향해 묶인 채 동굴에 있는 많은 죄수들은 자신들이 보는 것을 실재라고 여기지만 사실은 벽에 비친 그림자일 뿐이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보는 것도 그림자들임을 알고 어떤 현상을 보았을 때 그것에 대해 고민하고 질문함으로써 다양한 관점으로 뻗어 사유의 확장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곱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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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교사가 세상을 바꾼다 - 틱낫한이 전하는 교실 속 명상 안내서
틱낫한.캐서린 위어 지음, 정윤희 옮김 / 해냄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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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년 남짓 근무했던 공간을 벗어나 새로운 공간에서 학습하는 시간을 늘려 생활하느라 에너지 소비가 많았다. 별다른 준비 없이 시간이 흘러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에 입학한 아이들은 절제력 없는 과잉 행동으로 치달았다. 교사의 한 소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엉뚱한 말들은 소음으로 이어졌고 급기야는 훈계 위주의 수업을 초래하였다. 달라진 교육 환경에 적응하느라 힘들어하는 아이들을 이해하려 해도 인내는 바닥을 드러내고 교사의 볼멘소리는 이어지고 수업 스트레스는 늘어났다.

 

   이성적 사고를 토대로 행동하지 않았던 행동들은 쌓여 습관을 이뤘고 단기간에 그 습관은 고쳐지지 않았다. 아이들과 만나는 수업 시간, 아이들을 다잡으려는 교사들의 경직된 언행은 가속화되었다. 설상가상으로 별 통제를 받지 않고 거침없이 행하며 지냈던 아이 서너 명은 통제 불능 상태에 이르렀고, 교사는 품위 있게 행동하지 못할 때도 있었다. 숨을 깊게 들이쉬고 내뱉기를 반복하며 자기 최면을 걸어보지만 일은 감정적으로 흘러갈 때가 있어 자괴감이 들곤 하였다.

 

   영적 지도자인 틱낫한 스님은 수행 공동체 플럼빌리지에 머무르며 마음다함이 호흡을 통해 우리 마음을 몸과 하나가 되도록 해 개인과 사회가 평화로지는 가르침을 나누고 있다. 교육공동체 구성원은 상대의 말을 경청하고 애정을 담아 말하는 법을 학생들과 함께 연습하며 학교에서 즐겁게 생활하여 행복해지는 길을 찾는다. 마음다함은 자신의 몸과 마음을 돌보는 가운데 진정한 행복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는 수행이다. 어디에 있든 현재에 닿을 수 있도록 이끄는 올바른 마음 다함은 구성원들의 화합을 도모하고 행복의 길로 나아갈 수 있는 바탕을 이룬다.

 

   지난밤 창문을 흔들던 바람은 자고 어느새 말간 햇살이 창을 두드리는 기척에 일어나니 새벽 5시가 조금 안 된 시간이다. 자리에서 일어나 탱화 속 부처님을 향해 깨어나 움직일 수 있다는 데에 고마움의 삼배를 드리고 오늘 하루를 선물로 여기며 몸과 마음을 다듬는다. 아침 운동하는 남편을 배웅한 뒤 쌀을 씻어 밥솥에 안친 뒤 제철 먹거리를 다듬어 반찬을 준비한다. 해야 할 일을 미루지 않고 묵묵히 행하며 10대들과 만나는 일이 기다려지는 시간으로 채워지길 바란다. 살아가며 맞닥뜨리는 역경들을 고요하고 침착하게 대응할 수 있는 지혜로운 통찰력을 길러 마음 근육이 실팍해지길 바란다.

   ‘서두를 것 없다.’

   라는 플럼 빌리지 정신에 따라 마음다함 명상의 이점을 과장하지 않고 지금까지 여러 단체의 수행을 통해 찾아낸 바를 함께 나누며 전인 교육을 추구한다. 마음다함의 줄기에 해당하는 들숨과 날숨을 즐기는 호흡으로 깨어 있음을 알아차리고, 몸과 마음을 고요히 해 순간순간 일어나는 일을 너그러이 받아들여 집중력을 기른다. 평화와 행복을 위한 마음다함의 종소리를 초대하여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앉기와 걷기, 먹기, 감정 다스리기 등의 핵심 수행으로 더불어 존재하는 마음다함 훈련을 거친다.

 

   수업 시간에 집중하지 못한 채 돌아다니는 학생의 행동을 그르다고 판단하는 이원론적 시각에서 벗어나 학생의 행동을 바라보면서 접근 방법을 바꿀 필요가 있다. 교사 스스로 안정된 상태에서 아이의 행동에 숨어 있는 의미를 찾고, 학생에게 무엇이 필요한지에 집중해 대안을 모색한다. 마음다함 수행의 의미는 학생들이 가치 있게 행동하며 건전한 사회정서기술을 함양하는 데 있다. 스스로의 생각과 감정을 잘 인식하고, 감각적 인식을 예민하게 가다듬어 귀 기울여 들으며 다정하게 말하는 능력을 기르는 명상 수행은 가치 있는 관계를 증진하는 데에도 도움 될 것이다.

 

   열네 살 소년들의 언행에 상처를 주고받으며 가중된 스트레스를 해소하며 지친 마음을 다스리는 자가 치유의 시간을 늘려갔다. 마음 회복 교육을 통해 들추고 싶지 않은 상처를 직시하며 자신을 다독이고, 타인의 아픈 마음을 이해하며 나와 타인에게 사랑과 자비를 더하는 실천으로 이어지길 바랐다. 말수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는 아이의 소소한 행동을 칭찬하며 긍정적인 변화를 유도하는 시간 속에 진전은 있었다. 눈살 찌푸리며 설익은 과일을 맛보던 결핍의 시간을 떠올리며 아이의 행동 변화를 여유 있게 기다리는 시간도 늘어났다. 한꺼번에 많은 것을 해결하려는 마음을 내려놓고 해결하기 쉬운 것부터 하나씩 해나가자고 마음먹으니 출근길 발걸음은 한결 가벼워졌다.

 

   오랫동안 길들여진 습관을 고치기 어려움을 잘 알고 있기에 긍정적인 변화를 시도하는 일에는 부단한 노력이 따라야 한다. 스스로 변화하기 위해서는 자기 자신에게로 돌아가 내면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관찰할 수 있어야 한다. 분노하는 마음을 알아차리고 화가 났음을 인지해 특정 감정에 사로잡히지 않으려 는 마음을 모은다. 나와 타인의 고통에 대한 몰이해로 분노가 일어남을 알고 서로를 잘 이해하기 위해 우리 내면의 소리를 귀 기울여 듣고 서로 다정하게 말한다. 소중한 생명체를 살생하지 않고 존중하며, 사회적 불평등과 억압에서 고통이 생겨나는 것을 알아 이해와 자비로 이 순간에 행복할 길을 찾는다. 욕망에 사로잡혀 소비에 몰두하며 괴로움을 벗어나려는 태도를 탈피해 지금 이 순간 집중력 있는 통찰로 평화와 기쁨을 보존할 수 있는 마음다함 훈련을 반복한다.

서두를 필요 없다

행복은 지금 여기 있다

나는 걱정을 내려놓았다

갈 곳도, 할 일도 없다

더 이상 서두르지 않는다

 

행복은 지금 여기 있다

나는 걱정을 내려놓았다

어디론가 가고, 무언가 한다

하지만 서두를 필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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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위험한 과학책 - 지구 생활자들의 엉뚱한 질문에 대한 과학적 답변 위험한 과학책
랜들 먼로 지음, 이지연 옮김, 이명현 감수 / 시공사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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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탈한 일상을 다행으로 여기고 관성대로 움직이며 사는 하루하루에 물음을 던진다. 삶은 정답을 찾아 나가는 과정이 아니라, 끊임없이 질문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하지만 삶이 계속될수록 물음을 던지지 않고 사는 대로 살 때가 많다. 과학적 근거와 원리에 입각한 현상 너머 세계를 둘러싼 기상천외한 질문들에 답한 글을 보면서 의문을 가지고 사유하는 일상의 변주를 만난다.

 

   지구의 자전이 멈추면 하루에 한 번 해가 뜨고 졌던 현상이 1년에 한 번 일어나 밤낮의 주기가 사라져 버리고 종내에 지구는 파괴되고 말 것이라는 과학적 근거를 밝힌다. 위험한 과학책에 실린 질의응답은 딱딱하다고 여긴 과학적 이론을 수학적 공식과 웹툰 형식으로 실어 원리를 이해하며 학습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 준다. 유물 중 가장 오랫동안 사라지지 않는 플라스틱으로 인한 해양 오염은 바다 생태계의 교란을 초래한다. 플라스틱에서 녹아 나온 화학물질은 광합성 세균의 성장과 광합성을 돕는 시아노박테리아 활동을 저해해 산소 대참사를 초래할 수 있음을 일깨워준다. 바다 생물의 생태계를 교란하는 해양 오염의 주범인 플라스틱 사용 억제는 생활 속에서 선결해야 할 과제이다.

 

   화재로 이어질 수도 있는 전기 기기를 사용할 때 유의할 점을 먼저 떠올리는 자신과 맞닥뜨리는 날이 늘고 있다. 머리를 감고 헤어드라이어기로 머리를 말릴 때, 젖은 머리에 열을 계속 가하는 일은 삼가는 것이 좋다고 여기며 짧은 시간에 머리 손질을 끝낸다. 호기심이 발동한 이는 끊임없이 질문하고 엉뚱한 과학적 호기심을 제기한다. 밀폐된 상자 안에 헤어드라이어를 계속 켜두면 폭풍 같은 불길이 퍼져 나가 스스로 만들어내는 바람을 타고 거대한 화마를 계속 유지할 것이라니 위험한 일이다.

 

   숟가락으로 충분히 빨리 저어 차를 끓일 수 있느냐는 질문에 아니라고 답하며 차를 끓일 때 드는 전기는 700W2분 이내에 차를 끓이고 싶다면 말 한 마리는 데려와 열심히 저어줘야 한다니 실감이 난다. 기포가 생길 정도로 차를 열심히 저으면, 표면이 빠르게 부풀어 올라 수초 이내에 실온 정도로 식는다니 헛수고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사람의 코와 목에 있는 세포들을 점령하고는 이를 이용해 더 많은 바이러스를 감지해내고 파괴해 감기를 앓게 되는데 감기가 나으면 향후 몇 년간 면역이 생긴다. 사람들이 모두 격리된다면 감기 바이러스는 의지할 새로운 숙주를 찾을 수 없어 감기는 전멸되지만 경제 시스템 충격으로 세계 경제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니 위험해 보인다.

 

   2020621일 오후 네 시 무렵 달이 해의 일부를 가리는 천문 현상인 부분일식이 일어났다. 부분일식은 10년 후에나 볼 수 있다는 말에 마스크를 착용한 이들이 하늘을 향하였다. 이와 달리 오늘 떠오른 해는 빛을 잃고 스러져간다. 지평선 혹은 수평선과 닿는 순간부터 사위어가는 태양의 붉은 기운이 토해내는 화염이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를 일몰이라 부른다. 일몰을 오래 보려면 차에 앉아 있다 명암 경계선이 접근해 오면 명암 경계선보다 조금 앞선 위치를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명암 경계선을 지나 어둠 속으로 안전히 들어갈 수 있는 핀란드나 노르웨이의 많은 도로에서 일몰을 오래 볼 수 있음을 방증했다.

 

   ‘이 우주가 우리에게 준 두 가지 선물은 사랑하는 힘과 질문하는 능력이다.’

   사람들의 엉뚱한 질문에 대한 비판 없이 제대로 답하기 위해 노력하다 보면 흥미로운 곳에 도달할 때도 있음을 말하며 발견의 기쁨을 나누는 저자는 진지하다. 위험한 일이라며 엉뚱한 호기심을 쓸데없는 생각으로 치부하지 않고 궁금증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많은 것을 알게 되는 지적 양분의 확장은 탐구력에 기인한다. 영화 세 얼간이 속 대사,

   ‘공부란 부를 위해서가 아니라 성취를 위해서 하는 거야.’

    라는 구절처럼 진정한 공부는 선험적 지식으로 배운 내용에 물음을 제기하고 확장해 가는 여정에 지적 확충은 가능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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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혜를 갚고 효를 실천하는 백중(百中)

 

    유교적 가르침이 전승되어 온 사회에서는 효를 백행(百行)의 근본이라고 말합니다. 인간의 모든 도리는 효에서부터 비롯된다는 말로 효를 학습하고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기를 전제로 합니다. 부처님 오신 날, 성도재일, 출가재일, 열반재일과 함께 불교 5대 명절 중 하나인 백중(우란분절)은 음력 715일로 스님들의 여름 안거가 끝나는 날입니다. 백중은 선망 부모와 조상님들께 은혜를 갚고, 유주무주 고혼영가의 극락왕생을 위하여 위패를 불단에 세우고 재()를 올리는 천도불공의 날로 삼고 있습니다. 이 날은 수행자들이 한곳에 머물면서 좌선과 수행에 정진하는 하안거(음력 4월 보름부터 7월 보름까지)를 해제하는 날로 재가자들이 백가지 음식을 장만하여 스님께 공양을 올리고 그 공덕으로 조상 천도를 기원합니다.

  부처님 10대 제자 중 신통제일인 목련존자가 어느 날 신통력으로 천상세계를 보니 아버지만 천상에서 즐거움을 누리고 있을 뿐, 어머니는 무간 지옥에 떨어져 거꾸로 매달린 채 극심한 고통과 굶주림에 허덕이고 있었습니다. 목련존자는 무간지옥에 떨어져서 고통 받는 어머니를 구원하기 위해 부처님께 방법을 여쭈었습니다. 그 때 부처님은 하안거가 끝나는 날에 많은 스님들이 한 자리에 모였을 때, 지극한 정성으로 스님들께 공양을 올리라고 하였습니다. 부처님으로부터 방편을 들은 목련존자는 정성스런 음식을 차려 공양을 올리며 천도를 빌었고, 기도한 공덕으로 어머님은 고통에서 벗어났습니다.

 

   《우란분경(盂蘭盆經)에는 목련비구(木蓮比丘)가 오미백과(五味百果)를 갖추어 분 안에 넣어 갖고 시방대덕(十方大德)에 공양한다고 기록했다. 고려 때는 부처를 숭상하고 이날이 오면 항상 우란분회(盂蘭盆會)를 베풀었다. 갖가지 음식과 과일을 갖추어서 시방세계(十方世界)의 부처님과 보살, 그리고 승려들에게 공양을 하여 지옥에 떨어진 망령(亡靈)을 구제한다는 이 경의 뜻에 따라 오늘날에도 백중날이 되면 우란분재를 많이 행하였다.

[네이버 지식백과] 우란분경 [盂蘭盆經] (한국민족문화대백과, 한국학중앙연구원)

   백중은 불··승 삼보에 대한 지극한 믿음으로 효도를 실천하는 행사이며, 보다 나은 새 삶을 위해 정성을 다해 진리의 법석(法席)을 마련하는 자립니다. '지옥·아귀·축생'등 삼악도에서 괴로움을 겪고 있는 중생들을 위해 후손들이 악도에 떨어져 고통 받고 있는 선망 조상의 극락왕생을 발원하며, 부처님의 정법을 알고 수행에 정진하기를 다짐하는 날이기도 합니다. 백중까지 49일간 사찰에서 이뤄지는 기도 정진은 선업을 부지런히 닦고 악행을 멀리하기 위해 스스로 마음을 깨끗이 닦는 실천의 시간입니다. 먼저 가신 부모의 명복을 빌고 중생의 극락왕생을 기원하는 재로 치러지는 백중은 부모와 조상의 넋을 기리며 효의 의미를 되새기는 날입니다. 궁극적으로는 그동안 불효한 죄를 참회하고 불은의 가르침을 주시는 스승님의 은혜에 감사를 표하여 스님들께 공양을 올리는 날입니다.

   고통 받는 생명이 속박에서 해방되어 죽은 자와 산자가 한 마음으로 만나는 날인 백중 기도를 통해 선업을 쌓는 덕행으로 무량공덕을 성취하기를 발원합니다. 조상 천도 재를 봉행하는 지장기도 입재에 동참하여 백중날 회향까지 지극정성의 기도로 선근의 공덕으로 소원 성취하기를 발원합니다. 스님들이 더 나은 수행의 길을 걸을 수 있도록 조력하는 승보공양까지 겸하는 원력으로 선근의 씨앗을 심는 날로 삼았으면 합니다. 발아한 싹이 크고 작은 열매로 좋은 인연 지을 수 있는 길을 열어 온 세상이 부처님의 자비와 지혜가 충만하길 바랍니다. 나의 행동 하나하나가 업으로 남는다는 사실을 깊이 새기며 번뇌를 끊고 무명의 어둠을 밝히는 등불로 뭇 생명들과 모든 인연들의 행복을 기원합니다.

 

 

                                      

 

 

 

 

 

 

 

 

 

                      배려의 의미를 되새기다

 

사회의 일원으로 살면서 맺게 되는 많은 관계들이 좋지만은 않아 지치고 힘들다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인생에서 해결하기 힘든 어려운 문제가 인간관계라고 이야기하며 사람 사이에는 최소한의 존중과 예의와 배려가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상대를 배려한다고 했던 행동이 오히려 상대의 마음을 불편케 했던 적도 있었을 겁니다. 나와 타인에 대한 성찰 없이 던진 한마디와 작은 행동이 배려라는 말로 미화된 것은 아닌지 반문해봅니다.

 

배려라고 행한 행동을 상대도 배려로 받아들일까? 배려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등을 포함하여 배려가 무엇인지 되짚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배려(配慮)는 짝처럼 서로의 생각을 나누고 마음을 헤아리는 것, 서로를 돕고 보살피려고 마음을 쓰는 것이라고 정의내리고 있습니다. 마음을 어떻게 쓰는 것이 잘 쓰는 것인지 생각게 하는 배려가 쉽지 않은 일임을 알게 됩니다. 상대의 품성과 현실, 상대의 상황 등을 제대로 알아야 바르게 다가갈 수 있습니다.

 

'돕는다는 것은 우산을 받쳐주는 것이 아니라, 함께 비를 맞는 것이다.’

배려한다고 상대의 고통을 함께 껴안고 나누려는 일에만 급급하여 옆에서 나란히 걸으며 함께하는 시간을 갖지 못한 채 지내온 것은 아닌지 돌아봅니다. 나와 조금 다른 모습을 인정하고 수용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다른 시선으로 상대의 다름을 차별하며 지냈던 시간을 참회합니다. 마녀 사냥 식의 혐오주의가 확산되는 때, 차별적인 시선과 편견을 거두고 삶을 단단하게 만드는 존중·신뢰·포용 등을 살필 수 있어야 진정한 배려는 자리할 것입니다. 즐거운 마음으로 배려한 일이 상대의 마음을 행복하게 할 때, 배려의 가치는 공명하는 즐거움으로 승화해 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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