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위험한 과학책 - 지구 생활자들의 엉뚱한 질문에 대한 과학적 답변 위험한 과학책
랜들 먼로 지음, 이지연 옮김, 이명현 감수 / 시공사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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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탈한 일상을 다행으로 여기고 관성대로 움직이며 사는 하루하루에 물음을 던진다. 삶은 정답을 찾아 나가는 과정이 아니라, 끊임없이 질문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하지만 삶이 계속될수록 물음을 던지지 않고 사는 대로 살 때가 많다. 과학적 근거와 원리에 입각한 현상 너머 세계를 둘러싼 기상천외한 질문들에 답한 글을 보면서 의문을 가지고 사유하는 일상의 변주를 만난다.

 

   지구의 자전이 멈추면 하루에 한 번 해가 뜨고 졌던 현상이 1년에 한 번 일어나 밤낮의 주기가 사라져 버리고 종내에 지구는 파괴되고 말 것이라는 과학적 근거를 밝힌다. 위험한 과학책에 실린 질의응답은 딱딱하다고 여긴 과학적 이론을 수학적 공식과 웹툰 형식으로 실어 원리를 이해하며 학습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 준다. 유물 중 가장 오랫동안 사라지지 않는 플라스틱으로 인한 해양 오염은 바다 생태계의 교란을 초래한다. 플라스틱에서 녹아 나온 화학물질은 광합성 세균의 성장과 광합성을 돕는 시아노박테리아 활동을 저해해 산소 대참사를 초래할 수 있음을 일깨워준다. 바다 생물의 생태계를 교란하는 해양 오염의 주범인 플라스틱 사용 억제는 생활 속에서 선결해야 할 과제이다.

 

   화재로 이어질 수도 있는 전기 기기를 사용할 때 유의할 점을 먼저 떠올리는 자신과 맞닥뜨리는 날이 늘고 있다. 머리를 감고 헤어드라이어기로 머리를 말릴 때, 젖은 머리에 열을 계속 가하는 일은 삼가는 것이 좋다고 여기며 짧은 시간에 머리 손질을 끝낸다. 호기심이 발동한 이는 끊임없이 질문하고 엉뚱한 과학적 호기심을 제기한다. 밀폐된 상자 안에 헤어드라이어를 계속 켜두면 폭풍 같은 불길이 퍼져 나가 스스로 만들어내는 바람을 타고 거대한 화마를 계속 유지할 것이라니 위험한 일이다.

 

   숟가락으로 충분히 빨리 저어 차를 끓일 수 있느냐는 질문에 아니라고 답하며 차를 끓일 때 드는 전기는 700W2분 이내에 차를 끓이고 싶다면 말 한 마리는 데려와 열심히 저어줘야 한다니 실감이 난다. 기포가 생길 정도로 차를 열심히 저으면, 표면이 빠르게 부풀어 올라 수초 이내에 실온 정도로 식는다니 헛수고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사람의 코와 목에 있는 세포들을 점령하고는 이를 이용해 더 많은 바이러스를 감지해내고 파괴해 감기를 앓게 되는데 감기가 나으면 향후 몇 년간 면역이 생긴다. 사람들이 모두 격리된다면 감기 바이러스는 의지할 새로운 숙주를 찾을 수 없어 감기는 전멸되지만 경제 시스템 충격으로 세계 경제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니 위험해 보인다.

 

   2020621일 오후 네 시 무렵 달이 해의 일부를 가리는 천문 현상인 부분일식이 일어났다. 부분일식은 10년 후에나 볼 수 있다는 말에 마스크를 착용한 이들이 하늘을 향하였다. 이와 달리 오늘 떠오른 해는 빛을 잃고 스러져간다. 지평선 혹은 수평선과 닿는 순간부터 사위어가는 태양의 붉은 기운이 토해내는 화염이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를 일몰이라 부른다. 일몰을 오래 보려면 차에 앉아 있다 명암 경계선이 접근해 오면 명암 경계선보다 조금 앞선 위치를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명암 경계선을 지나 어둠 속으로 안전히 들어갈 수 있는 핀란드나 노르웨이의 많은 도로에서 일몰을 오래 볼 수 있음을 방증했다.

 

   ‘이 우주가 우리에게 준 두 가지 선물은 사랑하는 힘과 질문하는 능력이다.’

   사람들의 엉뚱한 질문에 대한 비판 없이 제대로 답하기 위해 노력하다 보면 흥미로운 곳에 도달할 때도 있음을 말하며 발견의 기쁨을 나누는 저자는 진지하다. 위험한 일이라며 엉뚱한 호기심을 쓸데없는 생각으로 치부하지 않고 궁금증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많은 것을 알게 되는 지적 양분의 확장은 탐구력에 기인한다. 영화 세 얼간이 속 대사,

   ‘공부란 부를 위해서가 아니라 성취를 위해서 하는 거야.’

    라는 구절처럼 진정한 공부는 선험적 지식으로 배운 내용에 물음을 제기하고 확장해 가는 여정에 지적 확충은 가능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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