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어려운 소설이다. 내게는 그렇다.
소설은 기승전결의 서사 구조를 갖는 하나의 스토리라고 단순하게 알고 있는 나로서는 이 소설은 참 괴이하기도 하고 이질감이 드는 것은 어떤 이유에서일까?
이 소설은 처음부터 끝까지 어두운 색조로 되어 있다.
등장인물들의 대다수는 모두 노인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책 제목부터 암울한 밤을 강하게 암시하고 있다. [눈먼 올빼미], 올빼미는 낮보다는 밤에 활동하는 야행성 조류이다.
이 올빼미가 눈까지 멀었다니, 그 형편이 암울 자체이며, 절망적으로 유추된다.
이 작가는 이란 최고의 작가로 정평이 나 있다.
그의 사후이긴 하지만 20세기 아랍을 움직인 50인에 선정되었다니, 그의 역량을 짐작하게 한다. 그러나, 이 소설은 그가 태어난 이란에서 현재까지 출판이 금지된 상태란다.
이 책의 주인공은 그 출생과정과 그 부모도 확실치 않고 모호하게 묘사되어 있다.
자기 부친이 진짜 아버지인지 숙부인지도 불확실하다. 자신은 유모에게서 양육을 받고 자란다. 그 어머니는 그를 고모에게 위탁하였고, 고모의 손에서 자랐다.
그리고 아내도 자신과 함께 고모를 어머니로 삼고 자랐다.
그러나, 결혼을 했지만, 이름만 부부였고 실제는 부부로 살지 않았다. 이 책에서 저자는 섹스 불능자거나 동성애적인 삶을 산 것으로 묘사되고 있다.
저자는 비정상적인 삶을 살았고, 결국 이런 아픔과 상처 속에서 스스로 병이 깊어서 죽게 된다.
이 소설은 삶과 죽음의 경계에 위태롭게 위치해 있다.
이 책은 저자가 서른 세 살에 처음 인도에서 이 소설을 출간했다한다.
그러나, 이렇게 젊은 나이에 쓴 소설에서 저자는 염세주의적인 내세관을 피력해 놓은 것에서 그의 생애가 순탄치 못할 것임이 강하게 암시되어 있다고 하겠다.
이란 작가의 소설을 처음 대하는 입장에서는 이 글을 낯설기만 하다.
무엇이라고 딱 잡아 설명할 수는 없지만, 지금까지 읽어 온 소설들하고는 글의 분위기나 서술 방법이 분명 특이한 것이다.
이 책이 시작할 때 저자의 직업은 필통 뚜껑에 그림을 그리는 일을 하는 사람으로 묘산된다. 그런데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이 직업에 대하여는 지속하지 않고 만다. 그러다 보니 이 소설의 이야기가 계속성이나 일관성 면에서는 약간의 혼란을 준 것이 사실이다.
저자는 자기가 살고 있는 방을 무덤으로 인식하고 살고 있음을 강하게 암시하고 있기도 하다. 바깥세상과 단절된 고립된 삶을 잘 상징적으로 묘사했다고 보여 진다. 오로지 그의 방 환기구를 통해 바깥세상을 암호처럼 해독하며 살아감을 알 수 있는데 작가는 세상에서 이질적인 존재로 살았음을 알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