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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의 역사 공부 - 사마천, 우리에게 우리를 묻는다
김영수 지음 / 창해 / 2020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은 31년 동안 사마천과 사기, 그리고 중국을 연구하고 22년 동안 중국 현장을 150차례 이상 탐방해 온 사마천과 사기에 관한 당대 최고의 전문가로 인정받고 있는 분입니다.
이 책에서 저자가 ‘사마천의 삼립’이라는 테마에서 설명했듯이 이 책의 주제가 되는 사기를 지은 사마천은 이릉이라는 젊은 장수를 변호하다가 반역자의 편을 들었다는 죄목을 쓰고 48세 때, 사형을 당할 처지에 놓였는데, 필생의 과업인 사기를 완성하기 위해서 성기를 자르고 살아남아서 사기를 완성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역사 역사의 기능과 역할에 대해서 ‘지난 일을 기술하여 다가올 미래를 생각 한다’ ‘지난 일을 잊지 않는다는 것은 뒷일의 스승이 된다’는 사마천의 말을 인용합니다.
이런 사마천에 대하여 저자는, ‘직필의 차원을 넘어선 신역사학의 경지를 개척한 쾌거(52p)라고 의미를 부여하고 있기도 합니다.
또한 사마천은 수많은 역사적 사례들을 무미건조한 사건과 사실의 나열이 아닌 그 이면에 있는 진실을 탐구하는데 성공했다는 찬사를 보내고 있기도 합니다.
그러면서, 사마천의 사기를 텍스트로 삼아서, 이 시대를 이끌고 있는 리더와 앞으로 리더가 될 분들을 위한 훌륭한 역사 공부의 지침서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저자의 귀한 바람을 담고 있는 이 책이 저자의 편향된 시각이 옥에 티처럼 커 보여서, 저자의 바람과는 다르게 이해가 되는 안타까움이 있습니다.
두 가지만 예를 들어 설명해 보면, 첫 째는 책 내용의 일관성 문제입니다.
‘과거는 미래를 비추는 거울’에서 ‘친일 문제, 성 노예 문제 등을 놓고 역사의 판단에 맡기자’는 사람들을 향해 성찰과 반성이 들어 있지 않다고 혹평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무천측의 무자비’를 두고, 후대의 평가에 맡기자는 그녀의 무자비를 ‘이것이야 말로 그녀가 참으로 비범한 정치가임을 잘 보여 주는 사실’이라고 극찬하고 있어서 앞서 언급한 친일 문제와 상충되는 시각이 혼란스럽기만 합니다.
또, ‘부끄러움을 모르면 못할 짓이 없다’는 대목에서 저자가 과거 정부에서, ‘고위 공직자와 의원이란 자들이 자기 국민을 개돼지와 쥐에 비유’했다는 내용은 과거 정부가 아니라 최근에 회자되는 말이라서 혼란스럽기도 합니다.
이 책이 저자의 생각과 바람이 효과적으로 작동되기 위해서는 저자의 개인적인 생각과 판단은 유보하고, 순수한 학문적인 접근과 객관적인 시각 유지가 되었다면 더 좋았으리라 생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