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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 아우르는 스토리텔링
랜디 올슨 지음, 윤용아 옮김 / 북스힐 / 2020년 9월
평점 :
이 책의 저자는 미국 하버드대학교에서 생물학박사학위를 받은 후 호주의 섬과 남극의 빙하에서 흥미로운 해양활동을 하며, 해양학생물학과의 교수가 되어 네이쳐 등에 20개나 되는 논문을 게재하였고, 뉴햄프셔대학교에서 정년보장을 받은 과학자입니다.
그러나 저자는 교수직을 그만 두고, 남가주대학교 영화과 석사과정에 진학하여 할리우드 영화계로 진출하여 20여 년 동안 나름의 성공적인 활동을 한 후, 다시 과학계로 돌아와서 이 책을 씁니다.
저자는 과학과 할리우드의 두 세계를 경험하면서, 스토리텔링의 기초가 되는 이야기의 역사는 4,000년 인데 반하여, 과학자들이 논문을 쓴 지는 겨우 400년 정도임을 알게 됩니다.
그래서 저자는 과학은 최근에야 서사의 세계에 도착한 손님 정도라고 비유합니다. 과학의 논문들은 가설, 실험, 토론의 형태로 자리 잡고 있으며 복잡하고, 분석적인 과학의 특성과 간결함을 추구하는 스토리텔링의 세계와는 이질적으로 보이기까지 합니다.
이에 저자는 두 세계를 직접 살아 온 경험을 통하여 스토리텔링은 진실을 가지고 흥미를 유발하고, 과학은 진실을 찾아가는 방식임을 인식하면서 두 세계는 서로를 필요로 하고 있음을 발견합니다.
그러면서, 저자는 ‘과학 세계가 어차피 서사에 흠뻑 젖어 있으면서도 그것의 힘과 중요성을 너무 망각하고 있다(025p)’고 말하면서 자신이 가교 역할을 자처하고 있는 듯합니다.
두 세계의 경험한으로 는데, 비논리적이고 반직관적으로 인식되는 스토리텔링과 대척점에 있는 듯한 인상을 주기도 합니다.
저자는 이 책의 서두에서, 소개, 방법, 결과, 그리고 토론의 첫 글자로 만들어진 IMRAD의 공식을 소개합니다. 그리고, 그 공식을 ABT(And But There : 그리고, 하지만, 그러므로)의 공식으로 새롭게 구성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더 나아가 1700년대 말에서 1800년대 초에 활동했던 철학자 게오르크 헤겔이 최초 발견한 정립, 반정립, 종합으로 수렴하여 설명하면서, 이 책의 구성을 정립, 반정립, 종합으로 나누어서 효과적으로 내용을 흥미롭게 전달할 수 있는 문장 구조를 다양한 사례를 통해서 과학 커뮤니케이션의 경우에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설명하고 있는 귀한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