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속의 시간 시간 속의 역사
고석규 지음 / 느낌이있는책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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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전공한 저자가 역사와 함수관계에 있는 시간이라는 주제를 연결한 묵직한 담론입니다. 저자는 대학에서 국사학을 전공하였고, 국립대학교에서 교수를 하고, 총장도 지냈고, 총장협의회 회장 등을 역임한 분으로서, 강단 과 행정의 분야에서 오랜 동안 봉직한 분입니다.

 

저자는 순수한 역사학도이지만, 틈틈이 과학과 문명에 관심을 늘 가졌다고 말합니다. 그 중에서도 이 책의 내용인 시간이 우선 순위였다고 합니다.

사실, ‘시간과 역사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연관관계를 갖고(28p)’ 있습니다.

 

이 책은 서론부분에서, 시간에 대한 총론부분을 꽤 긴 지면을 통해서 설명하고 있습니다. 태양력, 태음력, 육신갑자, 율리우스력, 그레고리력 등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통하여 그 동안 단편적으로 알고 있는 시간에 대하여, 종합적인 시각을 갖도록 합니다.

 

그리고, 자연적인 체계로, 자연의 시계에서 기계의 시계로의 변천을 통해서, 시간과 문화에 대한 관계성을 다루고 있습니다. 저자는 오랫동안 강단에서 후학들을 가르친 경험을 바탕으로, 막연한 시간에 대하여 원근법을 이용하여 우리에게 시간으로의 관심을 집중하도록 하는 장치를 설치하였고, 저자의 의도는 성공적으로 작동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책은 크게 1, 2부로 나누어져 있고, 1부는 4장으로, 2부는 2장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 내용을 소개하면, 1부에는 시간과 역사의 관계, 역법의 세계사, 문명의 흐름을 바꾼 기계시계, 시간의 사회사로 되어 있습니다.

 

2부는 조선의 역서와 시계들이라는 제목 하에, ‘조선의 역법과 역서, 조선의 시계들이라의 내용을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사실, 저자가 말하고 있듯이 원래 천체의 움직음을 관측하고 추산하는 시간에 관한 내용들은 백성들에게는 접근이 금지된 영역이었고, 한 나라를 다스리는 왕만이 다룰 수 있는 제왕의 학문이었다고 합니다.

 

이런 시각을 참고해 보면, 조선조 세종대왕 때 개발된 일성정시의나 해시계인 앙부일구’,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만원권에 그려진 물시계인 보루각 자격루등과 같은 발명품들은 훈민정음과 같은 경천애민정신의 상징적 결과물이었음을 알게 됩니다.

 

이와 같이 세종 때는 의표장제 사업을 통해서 수많은 천체 관측 장비 및 시간 측정 기구들이 만들어졌음을 알았습니다. 코로나의 여파로 방콕을 당하고 있는 상황에서 모처럼 시간에 대한 깊고 넓은 지식, 특별히 우리나라 역사를 짚어 볼 수 있는 귀한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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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우리의 안부를 묻지 않아도 걷는사람 시인선 39
윤석정 지음 / 걷는사람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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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2005년에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오페라 미용실이라는 시가 당선되어 등단하였고, 이 시의 이름을 딴 오페라 미용실이라는 시집을 10년 전에 낸 적이 있다고 합니다.

 

그런 연유로 본다면, 이 시집은 저자의 두 번째 시집이며, 첫 번째 시집을 내고 10년 동안 쓴 시들의 모음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시집의 첫 시는 스물이고 두 번 째 시가 마흔입니다.

 

제 계산이 정확하지는 않겠지만, 위에서 정리한 시인의 이력을 참고해 보면, 첫 시집인 오페라 미용실에 수록된 시들은 저자의 20대를 정리한 듯 하며, 이번의 시집은 40대를 정리한 듯 합니다.

 

결국, 첫 시집과 두 번째 시집은 20여 년의 시차가 있습니다.

그만큼 세상을 살았고, 생각도 감각도 단단해지고 통찰력도 깊어졌음을 감안하면서 이 책을 감상해 봅니다.

 

42페이지의 얼굴의 노래43페이지의 봄 편지가 가족이라는 애틋한 감상으로 다가옵니다. 이 시를 이루고 있는 시어들은 비 맞은 텃밭의 채소들처럼 싱그럽고 생명력이 넘칩니다.

 

특별히 편지의 글자로 상징된 텃밭의 채소가 뭉클한 사랑을 느끼게 합니다.

지금쯤 어머니는 텃밭에 글자들을 심어 두고 여름 편지를 쓸 준비에 바쁠 것이다라는 대목이 눈에 보이는 듯 사실적입니다.

 

어머니의 수고와 땀방울이 손에 만져질 듯 하며, 이랑이랑 식구들을 위해서 땀으로 채우시는 정성이 그림처럼 아름답기만 합니다. 또한, 107페이지에 있는 아빠 생각의 시에서는 생사와 시간의 간극도 초월하는 부자의 정을 실감할 수 있습니다.

 

형과 함께 아빠의 산소에 가서 아버지께 술잔을 올리며, 살아생전 술을 좋아하시던 아버지를 추억하면서, ‘아빠가 건네 준 잔을 그러쥐었다는 표현에서 아빠를 만나는 기쁨을 잘 표현해 주고 있어서, 훈훈하기만 합니다.

 

코로나로 건조한 나날 속에서 모처럼 물기를 만져 본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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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와 만날 준비 - 더 나은 세상을 위한 기술철학의 제안들
손화철 지음, 나수은 그림 / 책숲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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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기술과 철학에 관하여 설명해 놓은 담론입니다.

기술이 철학보다는 더 오랜 역사를 가졌음에도 철학자들이 기술철학을 연구하지 않았던 것은 기술이 지금처럼 중요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철학자들이 기술에 대해서 문제의식을 갖고 생각한 것은 최근 급격하게 발전한 제4차 산업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으며, 그런 점에서 현대 기술철학이나 공학기술의 철학이라고 부르는 것이 타당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4차 산업의 상징적인 사건이 2016년 이세돌 9단과 구글 딥마인드의 인공지능 프로그램인 알파고의 대국이었다고 말합니다. 그 사건을 계기로 인간이 기술을 통제하거나 제어하는 것이 불가능해졌음을 알았다고 합니다.

 

특히 알파고가 보여 주는 인공지능의 특징은 개발자조차 그 판단 근거나 구조를 정확히 파악할 수 없다는 점이다(161p)’라고 말합니다.

결국, 4차 산업의 상징인 인공지능의 기술은 철학적인 문제를 촉발시킨 것입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철학적 태도가 있었기 때문에 기술 발전이 가능했던 것인데, 정작 그 산물에 대해서는 신화적인 접근을 하고 있다(22p)’고 우려스러운 생각을 피력하고 있습니다.

 

기술발전에 대한 철학적인 성찰이 생긴 이유는 우리들의 삶이 기술의 발전으로 끝없이 편리해지거나 좋아질 것이라는 점에 의문이 생겼음을 의미합니다.

 

쉽게 말해서, 기술의 발전이 정말 좋은 것인지 그리고, 우리를 행복하게 해 줄 것인지에 대한 확신에 의문을 제기했다는 것입니다.

사실, 공학자 개인의 입장에서는 기술 발전을 위해서 노력해야만 되겠지만, 결국, 기술의 발전과 진보는 필연적으로 인간의 목적에 부합하게 추구되어야 하기 때문에 기술에 철학이 개입할 여지가 생겼다는 것입니다.

 

눈부신 기술의 발전의 그늘이 있음과 어떻게 통제하고 해결해 갈 것인지를 생각하는 좋은 기회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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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사람을 떠나보냈습니다 - 이별한 사람들을 위한 애도심리 에세이
채정호 지음 / 생각속의집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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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는 정신과 의사로서 근 30년 동안 의료현장에서 환자들을 돌보고 치료하는 사례들- 특히 이별, 이혼, 사별, 죽음 등-을 통하여 그 상실과 슬픔을 치유하며, 애도하는 방법을 소개하는 심리에세이입니다.

 

우리들의 삶의 속내를 들여다보면, 크고 작은 상처로 얼룩져 있습니다.

이별이나 이혼, 실직, 은퇴 등 우리가 흔히 말하는 위기라는 사건들에 직면합니다.

 

사람들은 이런 상실의 아픔을 만날 때, 그 반응은 천차만별의 양상을 보입니다. 어떤 사람은 그 상실을 외면하려고 부정하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그 상실을 직면하면서 극복해 나가기도 합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상실을 직면하면서 극복해 나가는 것을 권장하며, 그냥 꾹꾹 참고 억누르지 말고, 안전하게 배출하는 것이 정신적, 육체적 건강에 유익하다고 설명합니다.

 

아무리 어렵고 힘든 경우라 해도, 그 상황 자체를 부정하거나 피하지 말고, 당당히 인정하면서, 중심을 잃지 말라고 권고합니다. 어떤 경우를 만나든지 가장 중요한 것은, 다른 사람이 아닌 바로 나라고 강조합니다.

 

이는 우리는 어쩔 수 없든, 의지로 내듣는 상실 이후로 향합니다. 어떻게든 자신의 삶을 살아내는 것이 우리의 몫이기 때문입니다(73p)’라고 설명합니다.

 

이 책에서는 특히 탄력회복성이나 감정을 컨트롤하는 능력 면에서 여성이 남성보다 월등히 우세하고 뛰어나다고 말하며, 이는 여성이 남성보다 더 수명이 긴 원인이라고 합니다.

 

예를 들면, ‘남자는 세 번 울어야 한다와 같은 속담처럼 남자들은 감정을 표출하기 보다는 참는 것을 미덕으로 삼는 문화와도 연결되어 있다고 설명합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서, 우리가 당하는 상실과 슬픔을 마음껏 이야기하며, 새로운 삶으로 나가가기를 바란다고 피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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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마음을 이해하는 수업 - 나와 너를 이해하는 관계의 심리학
신고은 지음 / 포레스트북스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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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너를 이해하는 관계의 심리학이라는 부제를 단 심리학 책입니다.

이 책에는 우리가 생활 중에 겪을 수 있는 38가지 종류의 내용들이 다양하게 소개되어 있습니다.

 

저자는 전문적인 심리학 내용을 알기 쉬운 삶의 현장에서 만날 수 있는 사례로 풀어서 설명해 놓고 있어서, 나같이 심리학에 문외한이고 별 관심이 없는 입장에서도 흥미가 유발되어 독서의 동기부여가 됩니다.

 

저자는 심리학자이지만, 심리학만 연구한 것이 아니라 드리마와 영화 감상하기, 독서 등에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런 체험에서 겪게 되는 일상들을 심리학을 적용해서 설명하기를 좋아한다고 합니다.

 

이 책을 읽노라면 이런 저자의 변을 읽지 않았더라도 저절로 확인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저자는 일상에서 우리가 흔히 경험하고 있는 상황들을 알기 쉬운 제목으로 제시하고, 그 제목 밑에 심리학의 이론을 소개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어서, 은연중에 심리학을 연결할 수 있게 됩니다.

 

우리는 생활 중에, ‘하지 말라니까 더 하고 싶은경우를 많이 만납니다. 이것이 심리학에서는 리액턴스 효과라고 부른답니다.

또 우리는 대화를 하다 보면 은연중에 말실수를 자주 하게 되는데, 이것을 심리학에서는 프로이트의 실언이나 말실수로 부른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책을 통해서 알게 된,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것은 심리학에서는 자기결정이론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너무 평범하고 소소해서 심리학과는 과 우리의 삶은 밀접한 관계성을 갖고 있음이 신기할 정도입니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심리학이 우리의 삶과 생활에 직결되어 있는 줄 몰랐는데, 이런 상관성을 알게 되니 심리학에 관심이 생기면서 심리학이 좋아지기까지 합니다.

 

이 책에 소개한 내용들은 심리학자인 저자의 심리학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돋보이게 하는 빼어난 글 솜씨가 금상첨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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