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 속의 사건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12
오노레 드 발자크 지음, 이동렬 옮김 / 민음사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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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쌍둥이 시뫼즈 형제의 친척인 드 생시뉴 양의 소작인과 미쉬 사이에서 작은 사건이 있었고, 이 일은 군내에 요란하게 퍼져 나가 미쉬에 대한 사람들의 의심은 더욱 커졌으며, 이는 그를 더욱 음침한 사람으로 보여지게 했다. 그러던 차에 소유지의 주인인 마리옹이 말랭과 함께 공드르빌에 왔고, 마리옹이 국가참사회의 일원으로 임명된, 즉 정치적으로 유력한 인사인 말랭에게 아주 부정한 절차를 통해 매각되었다.  


이 소식을 마리옹에게 들은 미쉬는 자신이 소유지를 매입할테니 그 계약을 파기하라고 협박하지만, 계약 파기는 불가능했다. 마리옹이 미쉬의 협박에 대해 얘기하자 말랭은 미쉬를 공증인의 감독하에 계속 영지의 관리인으로 남아 있도록 놔두었다. 


좋지 않은 미쉬의 평판은 부르주아 계층에도 펴져나가게 되어 마리옹, 말랭 등은 미쉬를 극도의 위험인물로 부각시켜 경찰을 통해 감시하게 했다. 이제 그는 신분고하를 막론하고 공공의 적이 된 셈이다. 미쉬는 유다, 브루투스도 모자라 예비 살인자로 낙인찍혔다. 



미쉬는 해볼테면 해보란듯이, 될대로 되란듯이 남의 시선 아랑곳 하지 않고 마구잡이로 행동한다. 그런데 어째 이렇게 대놓고 저지르는 언행들이 마치 일부러 의도한 것처럼 느껴진다. 




♤ 민음사 도서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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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 속의 사건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12
오노레 드 발자크 지음, 이동렬 옮김 / 민음사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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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의 도입 부분은 시대적 배경 설명에 가깝다.


오브현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유지인 공드르빌 영지 끝에 위치해 있는 로터리는 프랑스의 가장 풍요한 소유지 가운데 하나이다. 이 소유지는 대혁명 전에는 왕실에서 배척당한 드 시뫼즈 가문의 것이었고, 후대의 드 시뫼즈 후작은 쌍둥이 자식에게 소유지를 남겼다. 현재 이 쌍둥이 후손은 부르봉 왕가의 한 분가이자 망명한 콩데 가문을 따라 외국에 나가 있고, 1789년 이래 현재까지 이 소유지를 관리하는 자는 미쉬다. 말이 관리인이지 1793년부터 그는 이 땅의 주인이나 다름 없었고, 그 압제를 보란듯이 증명하며 살았다.  


공드르빌 소유지의 역사를 되짚자면, 드 시뫼즈 후작은 독일의 귀족과 내통했다는 죄목으로 사형을 선고 받았고, 그들의 영지는 국유 재산으로 매각되었다. 드 시뫼즈 노후작 부부가 참수형에 처해졌을 당시 미쉬는 아르시 자코뱅 클럽 의장이었다. 사람들은 고아인 그를 거두어 보살펴주고 관리인 자리에 앉힌 후작 부부를 배신한 것을 두고 그를 브루투스같다고 손가락질 했다. 소유지는 새로운 매수자에게 팔렸고, 그는 시뫼즈 가문의 집사 노릇을 했던 사람의 손자로서 아르시 출신의 마리옹이었다.  


상당한 재산을 취득한 미쉬는 혁명 법정을 주재했던 피혁 제조인의 딸 마르트와 결혼했다. 애국자이자 트라우 혁명 법정의 사위이며 오브현 대의원 중 한 명인 말랭의 보호까지 받는 미쉬는 공포 정치가 지속되는 동안 존중의 대상이 되었지만, 로베스피에르의 처형으로 산악당이 패배하자 자살한 장인의 행위까지 더해져 그가 속죄해야하는 입장이 되었다. 



정치적으로 가장 혼란스러운 시기라고해도 과언이 아닌 시절을 배경으로 하는 소설은 시작부터 범상치 않다. 많은 분량이 아님에도 벌써부터 꽤나 묵직하다. 문학이든 비문학이든 늘 흥미로운 발자크의 글. 이번에도 기대에 어긋나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이다.




♤ 민음사 도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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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아씨들 2 열린책들 세계문학 279
루이자 메이 올콧 지음, 허진 옮김 / 열린책들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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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을 영감으로 착각하고 모든 미술 분야를 시도하는 에이미.
누구의 칭찬과 격려 없이도 제가 할 수 있는 데에까지 열정을 다해 미술에 전력투구한다. 에이미의 좌우명이 '절망하지 마라'인 것만 봐도 그녀가 자신이 추구하고자 하는 일에 얼마나 열성을 갖고 최선을 다했을지 짐작할만 하다.  

열여섯 살 에이미를 읽고 있자니, 문득 그녀가 21세기 대한민국 한복판에서 태어났다면 어떤 상황이었을까 상상하게 됐다. 아마 어린 나이에 그림에 재능을 보이는 딸한테 영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미술학원을 전전하다가 정작 당사자보다 부모의 열정이 앞서 제 풀에 지쳐버리지 않았을까. 영재 만들기에 급급한 곳에서 태어나지 않은 것, 경험을 통해 스스로 깨우치는 것이야말로 최고의 스승임을 알았던 현명한 어머니를 두었다는 사실이, 특히 고집스러운 에이미의 성향에는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지. 


사족
어찌되었든, 어머니 앞에서도 제 할 말 다하는 에이미, 칭찬해. 좋아, 아주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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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아씨들 2 열린책들 세계문학 279
루이자 메이 올콧 지음, 허진 옮김 / 열린책들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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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이 지났다. 메그는 존 브룩과의 결혼을 하루 앞두고 있다. 허영심이 강해 화려하고 낭만적인 결혼을 꿈꾸던 그녀가 소박한(가난한) 신혼 생활을 시작한다. 로리는 짓궂은 대학생이 되었고, 조는 점점 더 글쓰기와 베스에게만 집중하고 있다. 쾌활한 성격 덕분에 로리의 대학 친구들과는 편하게 지내지만, 그들이나 조나 서로를 연애 상대로 생각하지 않는다. 그들의 시선이 따라가는 대상은 아름답게 성장하고 있는 에이미다. 



2권을 읽고 있자니 이 소설이 각색된 두 편의 영화가 생각난다. 1990년대, 2019년에 개봉한 <작은 아씨들>. 개인적으로 꼽자면 2019년 영화가 더 마음에 드는데, 워낙 좋아하는 소설이다보니 사실 영화가 잘 만들어졌는지 여부보다는(두 작품 모두 다른 이유로 괜찮았으니까) 영상물로 만들어진 것 자체가 나는 참 좋았다. 2권을 읽을수록 소설 속 조와 배우 시얼샤 로넌이 겹쳐 보인다. 읽는 내내 머릿속에서 그들이 뛰어다니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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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아씨들 1 열린책들 세계문학 278
루이자 메이 올콧 지음, 허진 옮김 / 열린책들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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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말로 여름 휴가다.
메그가 가르치는 아이들인 킹씨 네 가족은 석 달간 휴가를 떠났고, 조가 시중을 들고 말벗을 해드리는 마치 대고모도 장기간의 여행을 떠났다. 메그와 조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늘어지게 지내볼 작정이다. 여기에 베스와 에이미까지 끼어들어 공부를 잠시 쉬겠다고하자, 어머니는 흔쾌히 일주일 간 아무것도 하지 말고 원하는대로 지내보라고 한다.  


하루 이틀은 그럭저럭 게으름을 즐기며 보냈지만 슬슬 무료해지기 시작한다. 잠시도 가만히 있지 않고 이벤트를 만들어대는 그들의 성향상 충분히 그럴만하다는 생각이 든다(무대 장치와, 의상, 소품 등을 직접 만들어 자기들만의 연극까지 할 정도면 그 에너지가 어느 정도일지 짐작 가능하지 않은가?). 거기다 이런저런 핑계를 만들어 자리를 비운 어머니와 해나 때문에 엉망진창 좌충우돌이 되어버린 하루. 


어머니는 각자 자기가 맡은 일을 충실히 해야 오히려 편안한 일상이 된다는 것을 직접 느끼게 해주고 싶어했다. 그러면서 각자의 작은 짐을 짊어 지라고, 그로인해 가끔은 무겁겠지만 '우리'에게 도움이 될 것이며, 오히려 짐을 지는 법을 배우면 더 가벼워질 것임을 단 한 마디의 말없이 가르친다.  


갈수록 이런 금과옥조의 조언이 점점 더 힘을 잃어가는 것 같아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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