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무엇을 원하는가 - 천재 심리학자가 발견한 11가지 삶의 비밀
제임스 힐먼 지음, 주민아 옮김 / 토네이도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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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는 논리로는 설명할수 없는 운명이라는 것이 있어서, 언젠가는 우리를 하나의 궤도로 이끌어 간다. 이 책은 그런 운명의 부름에 대한 책이다.

 

저자인 '제임스 힐먼'은 융에 근원을 두고 있으면서도 융을 넘어서 종교적인 문제에까지 관심을 가져 그 사상적 스펙트럼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인물로, 원형 심리학의 창시자이다. 융이 자아-자기, 일신교 적이었던데 반해 저자는 영혼과 다신교의 중요성을 말한다.

그렇다면 다신교 적인 심리요법이란 도대체 무엇인가? 그런 의문으로 이책을 집어들었다.

 

저자는, 이책에서 현대의 심리학이나 정신 분석학의 발달로 인해서 사라진 무언가를 회복하기 위해 시도한다. 인간이란 유전자와 환경의 상호작용에 의해 조립되는 정교한 로봇같은 존재가 결코 아니다. 완전히 같은 유전자를 가진 쌍둥이도, 똑같은 인간으로 자라지 않고 아무리 열성을 다해서 아이를 가르친다고 해도 천재가 되지는 않듯이, 세상에 유일무이한 한사람의 인간을 유전자나 환경만으로 나타낼 수는 없다. 저자는 인간을 만들고 있는 것은 유전자와 환경의 상호작용 이외의 무언가라고 말하며, 그것을 '도토리'에 비유하고 있는데, 이것이 바로 도토리 이론이다.

 

인간에게는, 지금까지의 심리학이 파악하지 못한 무언가가 확실히 존재한다.

단 하나의 도토리가 거대한 떡갈나무가 되듯이 우리 안에는 도토리로 비유되는 선천적인 영혼이 존재한다. 각각의 영혼에는 꽃이 피고 나무가 되는 방법, 즉, 운명이 새겨져 있다. 한사람 한사람의 인생은, 인생의 본질이자 인생을 특정한 숙명으로 이끄는 고유의 이미지에 의해 만들어지며, 그 이미지는, 그 사람의 소명을 수호하는 다이몬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이 세상에 대해서 희미하게 느끼는 위화감이나, 나날이 겪게되는 문제들이 하나뿐인 고유의 영혼의 현상이라는 사실을 생각하게 해준다. 언젠가는 자신만의 무언가를 발견하게 되는 날이 온다. 특히 어린시절 부모로부터 이해 받지 못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나 훗날 갑자기 인격이 크게 뒤바뀐 듯한 기분이 드는 사람들에게라면 꼭 읽어보길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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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찾아줘
길리언 플린 지음, 강선재 옮김 / 푸른숲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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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셀러이자 2013 에드거 상 후보작이었던 길리언 플린의 신작 <나를 찾아줘, 원제: Gone Girl>입니다.

전반부와 후반부의 인상이 완전히 달라지는 대단히 프로페셔널한 느낌의 작품이었습니다.  

 

뉴욕의 유복한 가정에서 나고 자란 '에이미'와, 미저리 출신의 뉴요커 '닉'.

결혼 후 행복하게 지내던 둘은, 갑작스런 불황의 여파로 실직하게 되자 도시생활을 청산하고 미저리로 삶의 터전을 옮깁니다. 그리고 찾아온 결혼 5주년 기념일. 에이미가 돌연 자취을 감추어 버립니다.

그녀가 사라진 방에는 대량의 핏자국이 남아 있습니다.

에이미는 어디에 있는가? 살아 있는가? 범인은? 용의자는? 행복해 보이던 부부에게 무슨일이 있었는가?

 

남편의 나레이션과 아내의 일기가 교대로 진행되는 구성인데, 어쩐일인지 서로의 말과 생각이 어긋나고 있는 데다 두 사람 모두 무언가를 숨기고 있기 때문에 둘의 이야기에 전혀 신뢰가 가지 않습니다. 도대체 이부부 어떻게 된거야? 라는 전락해 가는 듯한 모양새로 달리게 됩니다만, 그 달리는 방법이 상당히 오리무중.

몇 겹이나 겹쳐져 있는 포장지를 한겹씩 벗겨나가는 느낌으로 읽어 나가게 됩니다. 마지막 포장지였다고 생각하고 벗기면 그 밑에는 다른 포장지가, 그 밑에는 또다른 포장지가. 마지막에는 과연 무엇이 나올까? 이런 결말인가! 엔딩에는 탄식합니다.

읽고나서 생각한 것은, 무엇보다도 무서운 것은 '인간의 악의'다!  

 

저자인 길리언 플린은, 병적인 심리를 그리는 데 있어서는 천재적인 작가라고 생각합니다.

언뜻 평범하게 보이던 인간의 어두운 마음을 깨달았을 때에는 이미 늦은 것. 마치 바닥 없는 깊은 늪에 발을 디디고 만 듯한 절망감마저 느끼게 됩니다. 이 작품의 경우에는 바닥없는 늪보다도 거미줄에 걸린 먹잇감의 기분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거미가 조금씩 가까워져 오지만, 어찌할 방법이 없다. 그러한 긴장감을 충분히 맛볼 수 있습니다.

서투른 호러소설보다는 오히려 이쪽이 훨씬 간담이 서늘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독자를 속이는 데에도 아주 능숙한 작가입니다. 놀랄만한 전개가 몇차례인가 있기 때문에 조금 길더라도 지루할 상황은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책을 덮고 난뒤의 여운이 좋지 않은 데에 반비례해서 상당한 재미를 주는 작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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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사부 최승욱의 역발상 차트 투자 : 기본편 - 차트 고수 최승욱의 제대로 된 차트 분석 비법! 고수 따라하기 시리즈 3
최승욱 지음 / 국일증권경제연구소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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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방송을 시청하지 않더라도 주식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틀림없이 들어본적이 있을 유명한 저자의 책입니다. 오래전부터 다양한 프로그램의 진행과 함께 다수의 서적도 출판하고 있어서 이책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 중에는 이미 저자의 강의를 접해본 사람도 많으리라 생각합니다. 기본적으로는 여타 차트책과 비슷한 구성이지만, 차트의 움직임 하나하나가 실제 투자에서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정확하게 이해시키기 위한 저자만의 설명의 노하우가 돋보입니다. 실제 투자에 도움이 되지 않는 식상한 레파토리들은 배제하고 있는 편이라 산뜻합니다.    

 

책의 구성은 1부 기본편과, 2부 응용편, 그밖의 저자의 투자철학이나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는 부록파트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1부 기본편에서는 캔들, 거래량, 이동평균, 추세와 패턴 분석 같은 차트 분석에 대해 다루고, 2부 응용편에서는 외국인과 기관 등 고수 따라하기, 주문기법, 기업가치 분석하기, 그리고 개인적으로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 생각하는 매도의 미학에 대해 말합니다.

물론 여기에는 다른 책에서는 다루지 않고 있던 저자만의 매매방식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얼핏 보아서는 캔들이니 이동편균선이니 추세등 기술적 분석에 대해 이야기하는 모든 서적들이 거기서 거기인 것처럼 생각될 수 있습니다만, 같은 기법을 이야기하더라도 저자의 노하우와 투자철학에 따라 독자의 입장에서는 차트에 숨어있는 또다른 일면을 발견하게 되지요. 그런 의미에서는 또다른 고수의 차트 운용방식과 매매패턴을 보는 것만으로도 나의 매매패턴을 재정립하는데에 큰 도움이 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수익을 내는 자신만의 매매패턴의 정립이지만, 그렇게 되기까지는 가급적 많은 노하우를 접해보는 것이 중요하겠지요.

 

차별화라면 역시 이책만의 무언가일텐데, 저자가 자필로 매일 작성한 시황노트라던가, 종목정보노트, 그리고 자신의 기법과 철학을 정리한 노트등이 실려있습니다.

매일매일 투자에 임하는 저자의 자세를 들여다 볼 수 있는 점도 좋았습니다. 데이트레이딩 계좌와 스윙 계좌를 병행 운영하면서, 스윙 계좌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종목을 교체해가면서 지속적으로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는 식의 저자의 계좌 운용방식이 또한 인상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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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것들의 나라
가쿠타 미츠요 지음, 임희선 옮김, 마츠오 다이코 그림 / 시드페이퍼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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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쿠타 미츠요의 책은 나오키상 수상작인 <대안의 그녀>, 그리고 영화화 된 바 있는 <8일째 매미>가 우선 떠오릅니다. 아무래도 여성들의 복잡한 심리에는 깊이 빠져들지 못하지만, 그러면서도 읽을때마다 이른바 인기작가에게는 그 인기의 이유가 있다는 것을 실감하곤 합니다. 압도적인 문장력에 흡입당해서 일단 시작하면 술술 읽게 됩니다. 질리게 하지 않습니다. 한번 독자는 영원한 독자로 만들어 버린다고 할까요.

 

언제나 현실보다 더 현실같은 이야기를 쓰는 저자이지만, 이 책은 의외로 이상한 옛날 이야기풍의 소설입니다. 평온하다고 해도 좋을 조용한 책입니다. 여기에 부드럽고 사뿐사뿐한 파스텔톤의 일러스트가 잘 조화되서 실로 절묘하게 완성되어 있습니다. 마츠오 다이코라는 삽화가의 이 일러스트는 첨부라는 개념보다는 이책에 없어서는 안되는, 이야기의 일부입니다. 글이 쓰여진 후에 삽화가 입혀진 일반적인 형태가 아니라 삽화가 먼저 탄생하고 거기에 맞추어서 저자의 글이 입혀진 것 같습니다.

 

우리가 그동안 잃어버려 온것. 그것은 물건이거나 능력이거나, 또는 감성이기도 한데, 어릴적에는 있었는데 언제부턴가 사라져 버린것. 그러한 것들이 우리가 모르는 어딘가의 나라에 모아지고 정리되고 보관되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연작단편의 형식으로 5편의 이야기가 실려있고, 각 단편은 주인공 나리코의 초등학생 시절부터 중년에 접어드는 정도까지가 그려져 있습니다. 

 

우선은 대화를 할 수 있는 염소가 등장해서 놀랐습니다. 각각의 이야기에서는 잃어버린 것들에 대한 여러가지 에피소드가 그려지고 그리고 나리코는 인간으로서 여성으로서 성장해 나갑니다. 그리고 그 과정을 마지막에 재회라는 방식으로 군더더기 없이 말끔하게 정리합니다. 그 재회에 의해 자신의 과거를 되돌아 보고, 그리고 내일을 바라보며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은 정말로 미소를 피어오르게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제목에서 풍기는 '잃어버린 것들'이라는 뉘앙스보다도, 그동안 살아오면서 잊고 지내던 것들을 다시한번 꺼내보게 된 의미있는 돗서였습니다. 동화같은 이야기임에도, 그런 의미에서 개인적으로는 이번에도 역시 가쿠타 미츠요라는 작가는 여전히 누구보다 현실감 흘러넘치는 작가로 다가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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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노트
우타노 쇼고 지음, 정경진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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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타노 쇼고의 신간 <절망 노트>의 소개글을 처음 읽었을 때 곧바로 만화 <데스노트>를 떠올렸습니다만, 다른 사람들도 대체로 같은 생각을 했던 모양이더군요. 방식은 달라도, 누군가를 리스트에 올려놓는것만으로 실제로 죽음에 이르게 한다는 설정이 워낙 독특하니까요. 두작품을 연결해서 생각하게 되는것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굳이 비교하자면 절망노트는 데스노트와는 판이하게 다릅니다. 초자연적인 존재가 개입하지 않으며, 죽는 순서나 방법에 어떤 독자적인 법칙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주인공 숀이 그저 자신이 믿는 대상을 향해 누구누구를 죽여달라고 바랄 뿐입니다.

누군가가 죽기를 바라는 것만으로 그것이 현실이 된다. 그것이 가능한가? 그렇다면 어떤 트릭이 쓰였을까?

책을 읽기도 전부터 이렇게까지 다각도로 머리를 굴려본적은 아마도 처음이 아닐까 싶습니다.  

 

절망노트는 왕따문제를 주제로 한 미스터리입니다. 최근의 우타노 쇼고의 소설들이 그래왔듯이 어떤 의미로는 반사회적이고 불쾌지수 높은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해피엔딩같은 것과는 거리가 멀고 등장인물들은 어둡고 불행하고 간단히 말하면 더러운 꼴에 처해집니다. 주인공 숀이 자신의 고통을 선명하게 묘사한 음습한 왕따일기 파트와 어른들의 파트가 교대로 진행되면서 우울하고 불쾌한 인간 관계가 부각됩니다.


학교에서의 왕따문제는 예나 지금이나 심각한 문제이고, 이미 소설의 주제로는 많이 차용된 느낌이 있어서 진부하다는 인상을 받게 될지도 모르지만, <절망 노트>에서는 왕따문제 외에도, 사회적 격차라던가, 오타쿠문화, 학교와 교사의 무사 안일주의, 희미해지는 가족관계등 최근에 와서 클로즈 업 되고 있는 사회문제들을 소재로 채택하고, 등장 인물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을 다각적으로 내려다 봄으로써 입체감이 있는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결말을 예상하기가 어렵지 않다는 것은 다소 유감이지만, 우타노 쇼고 식의 빠른템포, 반전있는 전개가 건재해서 엔터테인먼트 소설로서는 아주 만족스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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