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협하게 읽고 치열하게 쓴다‘는 정희진 작가님의 서평을 모은 책이다.  북플에서 많이 언급되길래 정말 읽어 보고 싶었고,

게다가 제목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 ‘편협‘과 ‘치열‘이라는 단어가 주는 묵직함에 책을 안읽을 수 없었다.

제목 위쪽에 ‘정희진의 글쓰기‘라는 타이틀이 붙어 있는데, 작가님의 글쓰기에 대한 철학을 완전 잘 느낄 수 있었다. 정말 똑똑하고 많이 알수록 글의 수준이 달라지고, 또 안목이 넓을 수록 많은 것을 볼 수 있고 쓸 수 있다는 것을 다시금 깨달았다. 지금까지 내가 쓴 리뷰는 단순 독서감상문이었다는 사실을 다시한번 반성하게 되고 ㅎㅎ
(그래도 계속 쓰다보면 언젠가는 늘겠지...)

책은 총 3장, 27편의 서평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의 ‘아픔에게 말 걸기‘는 8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중 ‘나는 너를 용서하기로 했다‘가 가장 인상 깊었는데, 고통, 복수 그리고 용서의 복잡성에 관한 작가의 생각에 고개가 끄덕여 졌다.

「사람들은 용서가 아름다운 일이라고 말한다.정작 자신이 용서할 일은 당하기 전까지는...오히려 친밀한 관계를 맺고 있으면서도 우리를 고통스럽게 한 사람을 용서할수 있겠습니까?」

2장 ‘우리에게 불편한 언어가 필요하다‘는 9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중 ‘그 일은 전혀 사소하지 않습니다‘를 읽고나서 이 책에 소개된 글이 무엇인지 궁금해졌다. 작가도 믿어지지 않는다는, ‘홀로코스트‘ 라는데, 그동안 이런 피해들에 대해 몰랐다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왜 사회는 여성의 경험을 믿지 않는가? 왜 국가는 이 문제를 사소하게 다루는가? 왜 우리는 언제나 이 문제가 ˝사소하지 않다˝고 외쳐야 하는가?」

3장 ‘몸의 평화가 깨지는 순간‘은 10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중 ‘대지의 딸‘ 서평을 읽으면서 이 책은 꼭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최근에 소중한 이와 절대적인 이별을 했는데 ‘슬픔에 잠긴다‘라는 표현이 비유가 아님을 알았다. 정말 몸이 슬픔에 잠기는 거다. 그래서 물 밖으로 몸이 나올 수 없고, 잊지도 못하고 그리워할 수도 없는 숨쉴 수 없는 시간을 겪는 것이다.」
(‘대지의 딸‘에 나온 문장은 아니고, 작가님의 문장인데 정말 좋았다.)

내 독서 취항은 ‘국내는 에세이, 국외는 소설‘로 많이 편중되어 있다. 정희진 작가님은 편협하게 읽지만, 나는 편식해서 읽는다. 그리고 작가님은 글을 치열하게 쓰지만, 나는 내용은 가볍지만 나름대로 힘들게 쓴다.(반성한다.)

예상은 했지만 이 책을 읽고나서 이 책에 실려있는 책을 한권도 읽어보지 않았다는데 놀랐다. 책이 서평 이다보니 각 책들의 줄거리가 별로 없어서 정보 획득은 제한이 되지만, 그게 오히려 궁금증을 유발시킨다. 의도적 글씨기 인듯~!
(줄거리 소개가 많으면 본문 다시쓰기(Rephrasing)에 가깝다고 작가님은 말하고 있다.)

페미니즘 관련 지식이 부족했는데, 이 책을 통해 미약하게나마 알게 되었고, 그렇게 어렵게 느껴지지 않았다. 왜 북플님들이 정희진 작가님을 좋아하는지 이해했다. 글이 강렬하고, 매력적이다.

이 책을 계기로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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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1-04-26 21:26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 이번주가 4월 마지막주라고 해요.
4월이 참 빠르게 지나가는 것 같아요.
따뜻한 날도 있지만, 감기 조심하시고,
편안하고 좋은 밤 되세요.^^

새파랑 2021-04-26 21:49   좋아요 3 | URL
벌써 마지막주네요 ㅎㅎ 시간이 너무 빠르다는 ㅜㅜ 즐거운 하루 마무리하세요^^

페넬로페 2021-04-26 21:30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여러 책이 소개된 이런 책을 읽으면 저의 독서이력이 참 형편없다는게 실감나더라고요~~
그래도 열심히 읽고, 치열하게 쓰면 조금씩은 발전하겠죠?^^

새파랑 2021-04-26 21:51   좋아요 4 | URL
페넬로페님이 독서이력이 형편없으시면 저는 어쩌라구요 ㅎㅎ 발전을 위해 같이 노력하시죠 ^^

페넬로페 2021-04-26 23:21   좋아요 3 | URL
에고 무슨 그런 말씀을요~~
새파랑님 독서와 글 쓰시는 열정에 그저 감탄하고 열심히 따라가는 저 입니다
그것도 허겁지겁요^^

미미 2021-04-26 22:14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아 멋진 리뷰입니다!! 구구절절 와닿네요. ‘용서‘에 관한 부분 개인적으로 너무 충격이었어요. 이런저런 책을 읽으며 자꾸 새로운 시각을 갖자 나름 노력하는데도 정희진언니의 글을 읽으면 늘상 허를 찔리고 놀라요!
새파랑님은 담백,솔직한 리뷰가 참 매력듬뿍입니다.👍ㅡ 궁시렁미미

새파랑 2021-04-26 22:13   좋아요 4 | URL
너무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ㅎㅎ 저한테는 이 책이 완전 새로운 시각을 줬어요. 자기반성을 하게 되었다는 ㅋ 앞으로 조금 치열하게 글을 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scott 2021-04-26 23:34   좋아요 5 | URL
미미님 말씀에 오백배 동감!!
담백+솔직 한 리뷰

모든 책을 향해 열린 시각과 자세(2일 일책=1일 일리뷰 ㅎㅎㅎ)
새파랑님은 북풀계 미미님의 뒤를 이은 롸이징 스톼💥

*별점 꽉채우는건 저랑 비슷  *ଘ⍢⃝੭* ੈ✩

새파랑님 리뷰 읽다가 순간 놀랄때가 있는데
몇일전 쓰셨던 ‘부유하는 화가‘
1.과연 현재의 내가 기억하는 ‘과거‘의 ‘기억‘이라는 것이 정확한 것인가?

2. ‘기억‘이란 것이 중요한 일부분이 첨부되고 삭제된 보정된 것이 아닌가?

3. 동일한 ‘과거‘를 가지고 내가 ‘기억‘하는것과 상대방이 ‘기억‘하는것은 왜 차이가 나는 것인가?

4. ‘과거‘의 나의 잘못을 현재의 내가 인정한다고 해서 그 ‘과거‘의 잘못이 없어지는것인가?

이 질문들 가즈오옹이 파리 리뷰 인터뷰때 한말

새파랑님 책에 푹 빠져서 가즈오옹에 빙의 되쉼 ^ㅅ^

미미 2021-04-26 23:40   좋아요 3 | URL
헉!! 정말 놀랍네요! 그걸 간파하신 스콧님도 대단하심ㅋㅋ❤👍

새파랑 2021-04-26 23:50   좋아요 4 | URL
앗...‘부유하는 세상의 화가‘ 너무 감명깊게 읽었는데 ㅎㅎ 제가 인터뷰를 본 건 아닙니다 ㅎㅎ 책을 읽으면 애정이 생겨서 별점을 막 주고 싶어요^^ (신뢰성 저하~~)

2021-04-26 22: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4-26 22: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붕붕툐툐 2021-04-26 22:3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야~ 새파랑님, 금새 해내셨네요! 읽고 리뷰까지!! 저도 다음번 책으로 찜해놨습니다!!ㅎㅎ

새파랑 2021-04-26 22:39   좋아요 3 | URL
근데 짧은 글은 리뷰 쓰기가 힘들어요 ㅜㅜ 쓰면서 이렇게 써도 되나 하는 생각이 ^^

행복한책읽기 2021-04-27 13:0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새파랑님 리뷰 참 좋은데. 이 사람은 이렇게 읽었구나, 를 넘 잘 보여주는 표본 같은 리뷰인데. 미미님 말대로 솔직 담백. 가식 거절. ㅋㅋ ˝내용은 가볍지만 나름대로 힘들게 쓴다˝라는 문장에서 빵 터졌어요. 제목 삼고 싶은 문장이에요. ˝가볍지만 힘들게 쓴다.˝ 힘들게 쓰는 줄은 몰랐네요. 어찌나 후다닥 쓰시는지. 글쓰는 기계가 있는 줄 아는 1인^^

새파랑 2021-04-27 13:21   좋아요 1 | URL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너무 주관적인 글쓰기 라서 부끄럽네요 ㅎㅎ 이런 짧은 글도 쓰는건 정말 힘드네요. 그래서 작가님들은 정말 대단한거 같아요 ^^

mini74 2021-04-27 18:1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분 책 도서관에서 빌려서 읽고 있는데 다른 책도 읽고 싶어지게 하는 참 매력적인 글솜씨를 가진 분. 그리고 배울 점도 많은 것 같아요. 새파랑님 리뷰 읽으면서도 많이 배운답니다. 물론 책지름도 하게 되지요 ㅎㅎ

새파랑 2021-04-27 18:31   좋아요 2 | URL
‘매력적인 글솜씨‘가 딱 맞는것 같아요. 전 왜 그런 표현이 잘 인떠오른지 ㅎㅎ 책지름은 상호 도와주는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