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위의 딸‘은 푸쉬킨이 남긴 유일한 장편소설이자 그가 죽기 1년 전에 발표된 책으로, ‘눈보라(벨킨이야기)‘ 이후 내가 읽은 푸쉬킨의 두번째 책이다.

이 책은 ‘뿌가쵸프의 반란‘이라는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쓰여진 책이라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책의 곳곳에서 역사적 사실에 대한 비판을 간접적으로 묘사한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책의 내용은 주인공인 청년 장교 ˝그리노프˝ 가 그의 하인 ˝사벨리치˝와 함께 부임지인 ‘벨로고르스끄‘ 요새로 가는 도중 눈보라를 만나 길을 잃게 되는데, 이때 어느 농부를 만나서 길을 찾게 된다. (그 농부는 훗날 ‘뿌가쵸프‘로 밝혀진다.)  ˝그리노프˝는 그 농부에게  감사의 뜻으로 토끼털 외투를 선물하고 해어진다. (이게 훗날 주인공의 생명을 지키게 되는 계기가 된다.)

부임지에 도착한 ˝그리노프˝는 요새의 사령관인 대위 ˝이반˝과 그의 부인 ˝바실리사˝ 그리고 주인공이 사랑에 빠지게 되는 대위의 딸 ˝마샤˝와 함께 지내게 된다.

또한 그곳에서 동료이자 ˝마샤˝를 흠모하고 있는 ˝쉬바브린˝과도 지내게 되는데, 그 둘은 ˝마샤˝를 두고 결투를 하게 된다. (푸쉬킨의 미래 죽음을 예견하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주인공인 ˝그리노프˝는 부상을 당하게 되지만, 이 사건을 계기로 둘의 사랑은 깊어진다.

이후 ‘벨로고로스끄‘는 ˝뿌가쵸프˝의 반란군에 의해 점령당하고, 대위와 대위의 부인은 처형당한다. 하지만 ˝그리노프˝는 과거에 눈보라를 만났을때 ˝뿌가쵸프˝에게  배푼 자비 때문에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그의 연적인 ˝쉬바브린˝은 반란군과 내통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후 벨로고르스끄의 사령관이 되고 ˝그리노프˝는 사랑하는 ˝마샤˝를 남겨두고 떠나야 했다. 그리고 이후 그의 명예 회복을 위한,  그녀를 찾기 위한 그의 모험이 펼쳐진다~!!

(이러다가 줄거리를 다 쓸거 같아서 여기까지만..궁금증이 생기신다면 직접 읽어보는걸 추천합니다. 재미있어요^^)

이 책을 읽고나서 ˝알고보면 나쁜 사람은 없다.˝라는 말이 떠올랐다. 절대적인 악인이 아닌 이상에야, 그들의 행동에는 이유가 있고, 어떠한 배경이 있기 때문에 어떤 사건을 표면적으로만 보고 판단하는건 성급한 행위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의 구성은 왠지 전형적인 동화 형식을 닮았다. 주인공이 어려움을 극복하고 사랑하는 여자를 구출하여 행복하게 살게 되는 이야기. 하지만 다른 측면은 ‘권선징악‘이 모호하다는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도 그랬었고, 다 읽고 난 후 해설을 보고 더 확신이 드는게 과연 반란군을 ‘악‘으로만 볼 수 있냐는 것이었다. 그래서 이 작품을 단순히 재미있는 소설로만 볼 수 없다.

‘대위의 딸‘은 해피엔딩으로 끝나며, 이야기의 흐름은 반란과 처형이라는 소재임에도 불구하고 가볍고 유머러스하며 유쾌하다. 그래서인지 이야기는 더욱 풍자적으로 느껴진다.

어제 다 읽었지만 줄거리 요약이 힘들어서 이제야 리뷰를 쓰게 되었다. 이번 주말은 러시아 여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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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remy 2021-04-17 15:2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 글 읽고나니 저 역시 ˝이제라도˝ Pushkin 한 번 읽어보려고
이 책 찾아보니까 역시1836년 작품이라 Public Domain 에 있네요.

제가 만들고 있는, 읽으면 좋을 ˝Free Full Text Available Book Lists˝ 에
이 책도 포함시켜 봅니다.
˝The Daughter of the Commandant˝ (also known as ˝The Captain‘s Daughter˝)
https://www.gutenberg.org/files/13511/13511-h/13511-h.htm

‘책 읽고 있어요‘, 하자마자 금방 다 읽고 바로 글 올리시는 새파랑님도
책 읽고 글 쓰는데 최적화된 알라딘 비밀병기 중의 하나?


새파랑 2021-04-17 15:32   좋아요 3 | URL
미국? 에는 저런게 있나보군요? 한번 들어가봐야겠네요ㅎㅎ 동시에 여러권의 책읽기가 잘안되가지구요 ^^ 책은 금방 읽는데 글은 잘 못씁니다 ㅜㅜ 이 책 재미있어요~!

청아 2021-04-17 16:4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갑자기 소나기가 와요! 새파랑님 리뷰보니 푸쉬킨의 소설 읽고 싶은데 그러기엔 제가 읽는 중인 책들이 너무 많네요.😳(생각하면 호흡이 가빠짐요ㅠ) 주말도 즐거운 독서시간 갖으세요.ㅎㅎ

새파랑 2021-04-17 16:53   좋아요 1 | URL
황사라는데 소나기가 오는곳도 있나보네요~! 미미님은 읽으시는 책이 많아도 너무 많으신것 같더라는^^ 책탑 보면 기쁘다가도, 저걸 언제 읽어 하는 압박도 생기더라는 ㅎㅎ

청아 2021-04-17 16:59   좋아요 2 | URL
<딱 하나만 선택하라면 책>에도 나오는데 제게는 책이 일종의 도피처라서 그런것 같아요. 건강한 도피처ㅋㅋㅋㅋ

새파랑 2021-04-17 17:27   좋아요 1 | URL
저도 책이 도피처 인거 같아요 ㅎㅎ 건강한 도피처에 완전 공감합니다^^

페넬로페 2021-04-17 16:4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워낙 알려진 작품인데 전 아직!
세상에 왜이리 읽어야 할 작품이 많은지요^^
푸시킨도 읽어야하는데 ㅎㅎ
새파랑님, 정말 책 빨리 읽으시네요~~
대단하신것 같아요^^

새파랑 2021-04-17 16:59   좋아요 2 | URL
저도 이책을 북플에서 보고 알았어요^^ 그 전에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이 시만 들어봤었더라는 ㅎㅎ 푸시킨은 저의 경우에는 유명해서 유명하신 분이었습니다 ㅋ

scott 2021-04-17 16:5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알고보면 나쁜 사람은 없다.]
이문장 한줄에 대위의 딸에 모든게 담겨 있는 것 같습니다.

새파랑님 웬지 주말은 오네긴으로 마무리 하실듯 ^ㅎ^


새파랑 2021-04-17 17:06   좋아요 2 | URL
아 문장 한줄 잘 고른건가요? ^^ 오네긴은 장바구니에만 담고 아직 못샀어요 ㅜㅜ 도스토예프스키 읽으려고 꺼냈습니다 ㅎㅎ

바람돌이 2021-04-18 01:0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너무 오래전에 읽은 책이라 기억도 안나네요. 재미없었다는 기억만..... 아 저는 이걸 고등학교 때 읽었어요. ㅎㅎ 다시 보면 다른 느낌이 들겠죠?

새파랑 2021-04-18 08:10   좋아요 1 | URL
아마 다시 읽으시면 괜찮을수도 있습니다~! 다른 러시아 책에 비해 순한맛이긴 합니다 ^^

희선 2021-04-18 01:4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사람이 놓인 처지에 따라 다를지도 모르겠습니다 절대 악 절대 선은 없다는 말도 있잖아요 사람한테는 나쁜 부분도 있고 좋은 부분도 있겠지요 어디에 있든 잘 생각하면 좋을 텐데 그렇게 하기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희선

새파랑 2021-04-18 08:14   좋아요 1 | URL
사람을 대할때 편견없이 하려고 노력하는데 언제나 쉬운건 아닌더라구요ㅜㅜ 그리고 절대적인건 없다는데 언제나 공감 합니다^^

coolcat329 2021-04-18 08:1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하인 사벨리치 너무 좋지않나요? 하인 중에서 단연 최고에요 👍 😍 귀엽고 웃기고~~따지고 보면 그리뇨프 목숨까지 구해줬어요~~

새파랑 2021-04-18 09:29   좋아요 1 | URL
완전 생명의 은인인 하인이죠 ㅎㅎ 책 보다가 ˝사벨리치˝와 대위 부인 ˝바실리사˝ 때문에 너무 웃겼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