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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에 두 번째 가게 된다면 - 홍콩, 영화처럼 여행하기
주성철 지음 / 달 / 2010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여행 경유지로 홍콩을 세 번 다녀왔다. 하지만 나의 홍콩 여행은 너무 단조롭고 주제가 없었다는 느낌을 이 책을 읽으면서 깨달았다. 그저 경유지이기 때문에 그곳에 갔고, 몇 번의 여행 끝에 별로 볼 것이 없다고 단정해버린 그런 여행 말이다.
처음에는 이 책의 제목만 보고 이 책을 덥썩 집어들었다. 처음에 가서 흔히들 가는 루트를 따라가는 것 말고, 잘 알려지지 않은 재미있는 것들을 소개해주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며 전혀 예상치 못했던 재미를 느낀다. 저자는 [씨네21] 주성철 기자! 홍콩 영화의 흔적을 따라 여행지에서 이야기를 펼친다. 저자의 이야기에 빨려들어간다. 흥미롭다. 색다르다. 나의 기억 속에 있던 홍콩 영화의 흔적을 끌어내는 책이다.
예전의 시간 속으로 생각에 잠긴다. <영웅본색>을 보며 주윤발과 장국영을 알게 되었고, 홍콩 배우들의 인기가 엄청났던 시절이 있었다. <천녀유혼>이나 <첨밀밀>을 보며 설렘과 안타까운 느낌을 갖던 예전의 시간을 나는 잊고 있었다. 이 책을 읽으며 홍콩 영화를 다시 떠올리고, 홍콩에 다시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잊고 있던 것들을 떠올리는 시간이 흥미롭다.
<2046>에서 양조위는 말했다. "다른 시간, 다른 공간에서 스쳤다면 우리의 인연도 달라졌을까?" (59p)
이 부분을 보며 나는 생각해본다. '다른 시간, 그곳을 가게 된다면 홍콩에 대한 나의 느낌은 많이 다르겠지?'
더 이상 볼 것 없다고 생각했던 여행지, 홍콩! 다음 번에는 그곳에 갈 기회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해본다. 여행을 하고 싶게 만드는 이 책, 일단은 영화를 보며 여행을 꿈꿔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