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쨌거나 남자는 필요하다 - 남자와 함께하기로 결정한 당신에게
남인숙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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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세상에서 사람의 마음을 예측하는 것이 제일 어렵다. 그리고 여자인 나로서는 남자들의 심리가 특히 어렵다. 물론 남자들은 여자들의 심리가 어려울 것이다. 어쨌거나 인간의 반은 남자고, 여자인 나는 남자들의 심리를 도통 모르겠다. 처음 이 책을 알게 되었을 때, '책에 담긴 사람들의 심리가 과연 제대로일까?' 하는 의문은 들었다. 그동안 심리학 관련 서적을 보면 '그렇구나.'하는 느낌은 있어도 '맞아~'하는 공감은 부족했다. 그냥 이론적으로만 사람의 마음을 대하는 느낌이 들었다.

 

 사실 이런류의 책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읽게 되어도 '역시나' 하고 말았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보니 그렇지 않다. 흡인력 강한 이 책을 읽으며 '오호, 이런거였구나.' 감동에 감탄을 한다. '진작에 읽고 알아두었으면 좋았을걸......' 하는 후회가 밀려온다. 어쨌든 지금 시기적절하게 이 책을 읽었다는 생각이 든다.

 

 일단 이 책은 책장이 술술 잘 넘어간다는 점이 장점이다. 제목에서 그다지 나의 관심을 끌지 못한 책이지만, 일단 펴보니 하나하나 공감하기 쉬운 책이었다. 예전의 기억들을 더듬어보며 의미를 파악해본다. '그때 그런 것이 이런 뜻일 수도 있겠구나!' 생각해본다. 아...그런데 남자는 정말 필요한 것인가? '어쨌거나'라는 단어에 자포자기의 심정이 실리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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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침없이 제주 이민 - 제주 이주자 15인 행복 인터뷰
기락 지음 / 꿈의지도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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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나도 제주이주자다. 올레길을 걷다가 제주가 마음에 들었고, 무작정 제주에 내려왔다. 1년이라는 시간을 나에게 선물했다. 1년간 제주의 자연 속에서 기운 차리고, 산과 바다로 돌아다니다가, 그 다음은 그때 생각하기로 했다. 이곳 제주는 외지인들에게 배타적이라고 하니 정 적응하기 힘들면 1년 후에 다시 서울로 돌아가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 그럭저럭 1년이 흘렀다. 이곳에서의 생활은 상상을 초월했다. 내가 움직이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기 때문인지, 서울에서의 계획처럼 산과 바다로 마구마구 돌아다니지 않았지만, 이곳에서 할 일은 생각보다 많았으며, 사람들은 배타적이지 않고 친절하고 좋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놀랐던 것은 나같은 제주이민자가 생각보다 많다는 것이었다. 제주이주자들을 제주'이민'자라고 부른다는 것도 얼마 전에 알았다. 그들의 존재를 알고 궁금한 생각이 들던 참에 이 책 <거침없이 제주이민>을 알게 되었다. 제주초보이주자로서 이 책을 꼭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제주 이주자 15인의 인터뷰를 담았다. 그들의 이야기를 보며 내 현실과 비교하며 흐뭇한 미소를 지어보기도 했다. 이곳에 오면서 무작정 집을 덜컥 사지 않았던 것도 정말 잘 한 일이고, 집을 짓겠다고 설치지 않은 것도 잘한 일이며, 평생학습센터 등 교육기관에서 수업도 듣고 지역사람들을 만나게 된 것도 잘 한 일이다. 비싼 수업료를 치르며 고생할 수도 있었을 나의 제주 이주에 어쩌면 운이 많이 따랐다는 생각도 든다. 이들의 이야기를 보며 그동안의 선택과 앞으로의 미래에 대해 생각해본다.

 

 다양한 일을 하고 있는 인터뷰이들- 무인카페 주인, 래퍼, 공인중개사, 만화가 등- 그들의 이야기를 보고 있으면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제주를 꿈꾸고 제주에 온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제주에 온 이후 이곳에 오는 지인들이 "나도 제주에서 살고 싶다."고 말하면서도 도시의 끈을 쉽게 놓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그래도 소수는 제주로 이주해오는 사람들도 있었다. 어쩌면 제주이주는 도시 생활에 지친 사람들이 자신과 소통하는 방법이라는 생각도 든다. 나도 그렇게 황량해진 내 마음을 치유하게 되었으니 말이다.

 

 이 책을 보고 든든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어와 생활방식이 다른 이곳 사람들에게 나는 이방인이라고 생각하면 외로움이 느껴졌는데, 이책을 보니 이곳에 많은 이주민들이 있고 동병상련을 느낄 수 있는 사람들이 있으니 외롭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모처럼 마음이 뿌듯해지는 책을 읽었다.


 

 

[네이버 북카페를 통해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된 서평입니다.

본 서평은 작성자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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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엄마 1 - 영주 이야기, 개정증보판
최문정 지음 / 다차원북스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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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슴이 먹먹하고 스르륵~ 눈물이 흐른다. 2005년 초판 발행한 책인데, 이제야 이 책을 알게 되었다. 내가 소설을 잘 안 읽기도 했지만, 선전이 잘되지 않은 부분도 있었으리라. 이번에야 이 책을 처음 알게 되었으니 말이다.

 

 흔히 '어머니' 또는 '아버지'에 대한 소설을 보면 자식으로서의 죄책감을 자극시켜 죄송한 마음을 느끼게 하는 면이 커서 다 읽고 나서 개운치 않은 느낌이 들곤 했다. 교육되는 가정의 모습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일까. 이상적인 가정의 모습만을 강요한다는 생각이 들어서일까. 그래서 이런 소재의 소설에 왠만하면 거리감부터 느끼게 된다. 나의 이런 심정이 묘하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는 달랐다. 이 책은 1권 '영주이야기'다. 강간 당해 영주를 낳은 김선영, 영주의 딸 닻별이. 이 세 명의 여인들의 생각과 이야기를 따라가며 읽는 시간은 순식간에 지나갔다. 이 책을 읽으며 공감되는 부분도 많았고, 결국에는 눈물까지 흐른다.

 

 오랜만에 소설을 읽으며 현실의 세계를 생각해본다. 외할머니, 엄마, 나, 그렇게 3대로 이어지는 엄마와 딸의 관계에 대해서도 생각해본다. 엄마라는 이름으로 딸에게 행동하는 것, 엄마의 입장과 딸의 입장에서 다르게 받아들여지는 그 무언가를 느끼며 동의해본다.

 

 다음 권 닻별이야기도 꼭 읽어야겠다. 어떤 내용이 담겨있을 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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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일할 수 있는 즐거움 - 최고령 프로페셔널 15인의 행복하게 일하는 법
도쿠마서점 취재팀 지음, 양영철 옮김 / 상상너머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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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오정'이라는 말이 있다. 정확한 표현을 위해 검색을 해보니 네이버 지식사전에도 나와있다.

- 사오정: ‘45세가 정년’이라는 말을 줄인 표현으로, 보통 정년으로 알려진 65세까지 직장에 머무르지 못하고 조기 퇴출될 수 있는 40대 직장인들의 처지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네이버 지식사전)

우리 사회의 분위기 때문에 더욱 그런지도 모르겠다. 아등바등 달려가면서도 너무 늦었다는 생각들을 많이도 한다.

 

 이럴 때에 힘을 얻게 되는 자기계발서 한 권을 읽어보았다. <평생 일할 수 있는 즐거움>, 최고령 프로페셔널 15인의 행복하게 일하는 법을 담았다고 한다. 이 책은 91세의 최고령 만화가 야나세 다카시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60대에 인기 만화가가 된 '호빵맨'의 원작자라고 한다. 호빵맨이라면 만화를 즐겨보지 않는 나도 알고 있는 유명한 캐릭터다. 환갑을 넘긴 나이에 이렇게 바빠질 것이라고는 상상조차 못했다는 야나세 다카시. 할 수 없을 것 같은 일도 도전하고 노력하라며 격려한다. 쓰지 말라는 핀잔까지 들어가며 작업했던 호빵맨이 인기를 얻었다면서 말이다.

 

 지금 내가 기운이 빠져있어서 그런지 일본 최초의 음악 프로듀서에서 전직해 설원에서 춤을 추는 스키어라는 '다카하시 이와오'의 이야기에서 멈춰 생각에 잠긴다. 인간으로 태어난 이상 죽을 때까지 도전해야한다. 실패하면 안된다는 생각은 전혀 쓸모가 없다. 그런 이야기들이 힘을 얻게 하고, '기운이 나지 않을 때에는 읽고, 쓰고, 듣고, 움직여라!'라는 이야기에 용기를 얻는다.

도전할 용기가 나지 않을 때에는 먼저 읽고, 쓰고, 듣고, 움직여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뇌를 자극하고 생각하는 힘을 기르려면 책이 가장 좋다. 서점에는 아이디어의 원천이 가득하다. (161p)

 

 처음에 이 책을 읽을 때에는 늦은 나이에 하고 있는 '직업' 자체가 궁금했는데, 읽다보니 그것이 아니었다. 이 사람들처럼 열정이 있고, 그 열정을 지속할 수 있다면, 어떤 직업이든 상관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사람들의 평균수명도 늘어나고 있고, 그래서 노년에 할 일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때로는 나보다 더 젊은 사고를 가진 어르신들의 이야기를 보며 힘을 얻는다.

 

 

[네이버 북카페를 통해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된 서평입니다.

본 서평은 작성자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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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방기행문 - 세상 끝에서 마주친 아주 사적인 기억들
유성용 지음 / 책읽는수요일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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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의 환경은 바뀌고 있다. 빵집보다는 제과점, 베이커리의 이름으로! 다방보다는 커피전문점! 미용실보다는 헤어샵! 정말 이상하다. 우리말보다는 한문, 한문보다는 영어로 바뀌는 것이 멋지게 느껴지나보다. 하긴 내 느낌도 그렇다. 중학생이었던 때, 고입 원서를 쓰러 학교 앞 다방에 들어가서 차 한 잔 하며 원서를 작성했는데, 지금은 들어가기 꺼려진다. 몇 년 전, 길을 걷다 지쳐서 우연히 들어가려던 '다방', 문을 여니 화장 짙은 아가씨가 노려보듯 쳐다보는 눈길에 '앗, 내가 들어갈 곳이 아닌가보다.' 생각하며 발길을 돌렸던 기억이 난다. 어쩌면 다방은 그렇게 우리 주변에서 사라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사라져가는 '다방'이라는 곳이 아쉽긴 하지만, 내가 발걸음할 용기는 나지 않는 현실. 그래서 책을 보며 전국의 다방을 여행해본다. 저자가 남자이기 때문에 가능한 여행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제목을 보았을 때 흥미로운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경험할 수 없는 것을 책을 통해 대신 경험해볼 수 있는 것, 책을 읽으며 다방 여행을 해본다.

 

 다방이라는 곳은 사라져가는 것들과 버려진 것들의 풍경을 따라가는 이정표처럼 여겨졌다는 저자. 사라져가는 것이 안타깝지만 쉽게 찾을 수도, 즐겨 찾을수도 없는 곳이라는 것이 내심 안타까워진다. 이런 변화 속도로 본다면 먼훗날 주변을 둘러보았을 때, 이미 사라진 것이 되어버릴 것이다.

 

 제목과 소재가 참 괜찮는 생각이 들었음에도 이 책을 읽는 내내 밋밋한 느낌을 떨쳐버릴 수 없었다. 사라져가는 것들은 시선을 끄는 무언가가 없나보다. 아니면 내가 공감할 수 없는 세계인지도 모르겠고. 그것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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