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침없이 제주 이민 - 제주 이주자 15인 행복 인터뷰
기락 지음 / 꿈의지도 / 2012년 2월
평점 :
절판


 

 나도 제주이주자다. 올레길을 걷다가 제주가 마음에 들었고, 무작정 제주에 내려왔다. 1년이라는 시간을 나에게 선물했다. 1년간 제주의 자연 속에서 기운 차리고, 산과 바다로 돌아다니다가, 그 다음은 그때 생각하기로 했다. 이곳 제주는 외지인들에게 배타적이라고 하니 정 적응하기 힘들면 1년 후에 다시 서울로 돌아가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 그럭저럭 1년이 흘렀다. 이곳에서의 생활은 상상을 초월했다. 내가 움직이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기 때문인지, 서울에서의 계획처럼 산과 바다로 마구마구 돌아다니지 않았지만, 이곳에서 할 일은 생각보다 많았으며, 사람들은 배타적이지 않고 친절하고 좋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놀랐던 것은 나같은 제주이민자가 생각보다 많다는 것이었다. 제주이주자들을 제주'이민'자라고 부른다는 것도 얼마 전에 알았다. 그들의 존재를 알고 궁금한 생각이 들던 참에 이 책 <거침없이 제주이민>을 알게 되었다. 제주초보이주자로서 이 책을 꼭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제주 이주자 15인의 인터뷰를 담았다. 그들의 이야기를 보며 내 현실과 비교하며 흐뭇한 미소를 지어보기도 했다. 이곳에 오면서 무작정 집을 덜컥 사지 않았던 것도 정말 잘 한 일이고, 집을 짓겠다고 설치지 않은 것도 잘한 일이며, 평생학습센터 등 교육기관에서 수업도 듣고 지역사람들을 만나게 된 것도 잘 한 일이다. 비싼 수업료를 치르며 고생할 수도 있었을 나의 제주 이주에 어쩌면 운이 많이 따랐다는 생각도 든다. 이들의 이야기를 보며 그동안의 선택과 앞으로의 미래에 대해 생각해본다.

 

 다양한 일을 하고 있는 인터뷰이들- 무인카페 주인, 래퍼, 공인중개사, 만화가 등- 그들의 이야기를 보고 있으면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제주를 꿈꾸고 제주에 온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제주에 온 이후 이곳에 오는 지인들이 "나도 제주에서 살고 싶다."고 말하면서도 도시의 끈을 쉽게 놓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그래도 소수는 제주로 이주해오는 사람들도 있었다. 어쩌면 제주이주는 도시 생활에 지친 사람들이 자신과 소통하는 방법이라는 생각도 든다. 나도 그렇게 황량해진 내 마음을 치유하게 되었으니 말이다.

 

 이 책을 보고 든든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어와 생활방식이 다른 이곳 사람들에게 나는 이방인이라고 생각하면 외로움이 느껴졌는데, 이책을 보니 이곳에 많은 이주민들이 있고 동병상련을 느낄 수 있는 사람들이 있으니 외롭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모처럼 마음이 뿌듯해지는 책을 읽었다.


 

 

[네이버 북카페를 통해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된 서평입니다.

본 서평은 작성자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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