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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엄마 - 거의 행복한 어느 가족 이야기
무리엘 비야누에바 페라르나우 지음, 배상희 옮김 / 낭기열라 / 2008년 5월
평점 :
품절
2015. 2. 8. 일. `두 엄마` - 무리엘 비야누에바 페라르나우 /18
성적 취향이라는 것이 과연 선택의 문제일까?
아니 성적 취향을 떠나
일상사 모든 것의 판단, 선택에 관여되는 `개인의 취향`이라는 것이
과연 선택의 문제일까?
내가 선택하고 노력하여 만들어가는 삶의 모양새나 경제적 능력,
삶에 대한 성취감 같은 것 조차도
내 마음대로 되지 않고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가지 못하는 경우가 빈번할 지인데...
취향이라는 것. 내 안에서 자연스럽게 발현되는 그것을 의지로 꺾은 뒤
다른 이들이 취하고 있는 모양새로 가짜 놀음하라 강요할 수 있을까?
그리고 그 취향 때문에 가족을 꾸려나갈 권리와 책임을 누리지 못한다는 것은 과연 타당한가?
이 책은 동성애자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그들이 가족을 꾸려나가며 그들과 그들의 자녀가 겪는 고민과 갈등, 행복을 다루고 있다.
나와 동갑내기로 두 엄마를 두고 또 다른 가정으로 분리된 아빠와 그의 가족까지... 가족의 다양성을 직접 체감하며 삶의 다양성에 대한 깊은 고민을 하고 자라난 스페인 작가 무리엘.
그녀가 서문에서 말했다. 남편과 자신이 꾸려갈 가정이 자신 부모님들이 이룬 가정의 반만 되어도 무척 기쁠 것이라고...
사실 소설속에서 펼쳐지는 동성애부부와
그 가족들의 이야기가 큰 감흥을 불러일으키거나 인상적이지는 않았다.
책 내용도 복잡하거나 난해할 것 없이 여느 책보다 가볍게 책장이 넘어갔다.
그러나 `행복한 가정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가?`라는 어렵고 무거운 질문이 내게 남겨졌다.
`우리의 행복`보다는 각자의 빡센 인생을 살아나가느라 `함께 만들어가는 행복`을 놓치고 있지는 않는가 하는 생각에 마음이 아프다.
`가족`,`가정의 행복` 같은 가장 중요하고 큰 가치 조차도 타성에 젖어 그 본질의 의미가 퇴색된 것 같다.
아빠는 아빠대로 바깥 일에 바쁘고, 엄마는 엄마대로 가정사와 자신의 인생을 가꾸어나가느라 바뿌고 아이는 아이대로 학교공부와 학원, 취미생활에 바쁘고...
별 일 없이 요렇게 자신의 자리 잘 지키면서 부지런히 살면 돼... 라고 나도 너도 이야기한다.
서로에 대한 애틋함, 로맨스, 서로의 감정과 마음을 나누는 시간... 이런 것들을 가꾸어가는 노력을 포기한지 너무 오래다.
결혼 10년차... 세월의 흐름만큼 내 마음도 세월의 풍파에 많이 닳아 그 모습이 많이 바뀌었다.
10년 전 나는 얼마나 많은 것을 받고 싶어하던 철부지 서른 살이었던지...
이제사 비로소 `함께`를 위한 준비 자세가 된 것이 아닌가 싶다.
취향과 태도로 인해 겪어온 갈등이 부부관계와 결혼 생활을 삐걱거리게 하고... 많은 가정이 이로 인해 난파선이 되거나 안타깝게 침몰하게 된다.
다른 취향, 다양한 취향을 인정하는 마음은 비단 `동성애`같은 민감한 이슈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부부 사이에 그리고 부모와 자녀 사이에 존재하는 다른 취향, 다양한 취향을 인정하고 이를 함께 나누며 서로에 대한 존중심, 격려를 나눌 수 있어야 한다.
취향의 존중과 이해.
이제 곧 사춘기에 접어들 유민이와 중년의 위기를 겪게 될 남편과 내가 무사히 항해를 해나기 위한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마음에 새겨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