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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밀리미터의 혁신 - 5년 안에 50배 성장한 발뮤다 디자인의 비밀
모리야마 히사코.닛케이디자인 지음, 김윤경 옮김 / 다산4.0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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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위인전을 읽으며 그들의 삶과 노력에 감명받아 그들을 닮으려고 노력하는 것처럼 요즘은 성공한 기업가 및 유명인들에게서 많은 멘토를 얻는다. 제조업 분야에 대해서는 무지했던 나에게 이런 분야의 책은 단순히 한 기업의 기업 노하우와 경영철학 그리고 제품 홍보에 관련된 서적이라고 단정 짓고 책을 펼쳤는데 나름 인생철학까지 얻었다.

일본 전자제품의 우수성은 세계가 인정하는 바이고 또한 그들 나름의 제품에 대한 역사와 철학의 확고함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발뮤다라는 브랜드 네임은 처음 들어보았다. 마찬가지로 생산된 제품도 디자인이 상당히 고급스럽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발뮤다라는 제품컨셉이 바로 보였다. 특히 첫 장에서 선보인 선풍기는 여태껏 보아오던 선풍기의 이미지에서 한층 업그레이드된 디자인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발뮤다는 작은 사무용품 개발을 시작으로 현재는 생활가전제품을 생산하는 촉망받는 기업이다.
책은 기업의 브랜드 인지도가 자리 잡기까지의 경영 노하우와 기업이념 그리고 테라오 겐 대표의 신념들이 담겨있다.
제품개발을 하기까지 그의 인생은 시작부터가 남달랐다. 고등학교 중퇴 후 훌쩍 떠난 외국여행은 그에게 더할 나위 없는 인생 공부였고 그런 도전정신을 바탕으로 한 음악 활동과 무작정 뛰어든 제조업에서의 그의 노력은 그의 가능성에 대한 믿음 덕분이었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얻은 노하우와 변화에 발 빠르게 적응했던 그의 감각이 빛을 발한 것이다.

특히 디자인에 대한 남다른 차이는 제품을 보면 확실히 느낄 수 있는데 세세한 부분까지도 놓치지 않는 꼼꼼함과 사용자들에게 최대한 편리함을 안기고자 하는 그들의 나름의 고민들이 가득하다.
특히 가습기의 경우 예전에 나는 물통을 갈아끼우는 제품을 쓰면서 무거운 물통을 본체에 끼우다 손가락을 끼인 적이 있었다. 통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는데다 물통을 끼울 때 나름 트라우마까지 생길 정도였는데 물통이 필요 없는 가습기를 보니 바로 구매하고픈 생각이 들 정도였다.
즉 철저히 소비자 입장에서 고안하는 디자인 정신이 결국 기업을 끝까지 살아남게 하는 원동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발뮤다의 디자인 경영의 법칙 중 하나인 사용자의 기분을 좋게 해주는 제품으로 소비자들의 만족도를 끌어낸 것이다.


"원래 허를 찌르는 아이디어로 승부하는 것이
발뮤다의 본모습입니다."

또한 발뮤다 대표의 철저한 경영 노하우는 작은 회사에서 규모가 커지기까지 탄탄하게 이어져왔으며 또한 소비자에게 브랜드의 가치를 알리는데도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모든 것은 직접 만든다는 신념 아래 홈페이지와 제품 촬영, 광고기획 등 모든 세세한 부분까지 직원들과 함께 고민한다. 또한 고객과의 발 빠른 소통이 그들을 성장시키는 또 다른 힘이 되었다.
믿고 구매할 수 있는 브랜드로 성장하면 고객은 가격이 비싸더라도 그 제품을 믿고 선택하게 된다. 브랜드가 곧 자신의 가치로 이어짐을 느끼는 현대인의 대중심리를 잘 이용하는 것이다. 보편적 가치인듯하지만 그런 점을 잘 활용하는 기업이 살아남는 것이다.


앞으로 만들어지는 제품은 인간을 끌어안을 수 있어야 합니다.

마케팅만을 목적으로 하는 디자인은 제품의 본질에 다가갈 수 없습니다.
제품 개발자들은 제품을 통해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고 소통할 수 있는 뭔가를 제시해야 합니다. -p.240


요즘 젊은이들은 쉽게 하려 하고 그만큼 포기도 빠른 점이 문제로 여겨지기도 한다. 그러나 발뮤다 대표의 발자취를 보면 그가 단번에 성공한 기업인이 아님을 여실히 느낄 수 있다.  책은 단순히 한 기업의 성공기가 아니라 그의 도전정신에서 많은 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나와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무심히 여겼던 책 한 권에서 어떻게 흘러가게 될는지 모를 나의 미래에 대해 고민해 보았다.
또한 발뮤다 대표처럼 항상 주변 환경에 모든 감각을 열어두는 자세를 가져보아야겠다.
발명을 꿈꾸는 벤처기업인에겐 더 할 나위 없는 교과서이자 현재의 경영인들이 보아야 할 필독서라고 볼 수 있겠다.
더불어 한국의 제품도 더 나은 성장을 이룰 수 있길 바라본다.


'락이라는 글자에 '편하다라쿠)'는 뜻과 '즐겁다타노시이)'는 뜻이 동시에 들어있다는 게 신기합니다.
둘은 서로 반대되는 가치를 이야기하는데 말이죠. 편하다는 건 즐거움과 어느 정도 거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 즐거우려면 어느 정도 수고가 필요하고요. 이렇게 상반되는 두 가지 의미를 한 단어로 표현할 수 있다는 게 재미있어요.
저 역시 지금까지 편한 길을 걸어오지는 않았습니다. 그렇기에 더욱 즐겁게 느껴졌던 것 같아요. -p.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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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과 분노
로런 그로프 지음, 정연희 옮김 / 문학동네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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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에서 뜨겁게 사랑을 나누는 커플, 그리고 운명 같은 그들의 사랑! 소설의 시작점만 본다면 선남선녀의 짜릿한 섹스만큼이나 그들의 피끊는 청춘과 사랑에 부러움이 가득이었을 스토리지만 그 운명 같던 사랑 아래 엄청난 비밀과 거짓이 숨어있었다면 그것은 한낱 모래성이 지나지 않을 것이다.

소설은 두 남녀의 관점으로 분리되어있다. 그래서 600페이지의 두께감을 자랑한다. 서로의 삶과 각자의 이야기가 흥미롭게 구성이 되어 있다. 운명 편에서는 로토의 삶이, 분노 편에서는 마틸드의 삶과 운명에서 다 드러나지 않았던 비밀들이 밝혀진다. 그래서 분노 편은 운명 편보다는 더욱 책장이 빠르게 넘어가지만 충격적이고 숨겨진 사건들이 드러나면서 나의 감정은 오만가지로 뒤범벅이 되었다.

1960년대 후반 플로리다, 고요한 폭풍의 눈에서 태어났지만 빛과 같은 삶을 살고 있던 로토, 그러나 그렇게 행복했던 시간도 잠시, 갑작스러운 아버지의 죽음은 그를 저 어둠의 싱크홀로 빠뜨려버린다. 엄마 앤트워넷마저 남편의 빈자리를 이겨내지 못하고 어둠 속으로 숨어버리자 로토는 사춘기 시절을 방탕하게 보내게 되고 어느 날 만취해 저지른 사고로 뉴욕 사립학교로 보내지게 된다. 그러나 영문학 수업시간에 만난 선생님으로 인해 연극의 매력에 흠뻑 빠지면서 활력을 되찾은 그는 수려한 외모와 함께 인기도 치솟는다. 그리고 대학 연극에 출연한 마지막 밤 쫑파티에서 그를 사로잡은 여인, 마틸드를 통해 새로운 빛을 찾게 된다. 22살의 피끊는 청춘들에게 사랑의 빛만큼 강렬한 것은 없었으니~~

"

나와 결혼해줘!

..
기꺼이

"

 

그녀는 그가 지금껏 만난 사람들 중에 가장 순수한 사람이었고, 그는 그 순수함을 맞이할 준비가 된 사람이었다. - p.70

그의 잃어버린 빈자리를 밝혀줄 햇살 같은 여인, 마틸드는 바로 그의 운명이었다. 심지어 모든 여학생들과 잠자리를 가질 정도로 문란했던 그에게 숫처녀임을 알게 되자 그녀는 그야말로 성스러움이었다.
그러나 그런 두 사람의 급진적인 사랑은 현실의 벽에 조금씩 흔들린다. 결혼의 반대로 끊어진 금전과 뜻대로 되지 않던 배우의 길은 그의 자존감이 무너져 가기에 충분했다. 그럼에도 마틸드는 로토와 그리고 그녀의 가정을 사랑하고 아꼈다. 그렇게 무너져가는 로토에게서 어느 날 극작가로의 재능을 발견하게 되고 아낌없이 내조하기에 이른다. 그렇게 로토는 극작가로 이름을 알리게 되지만 그들은 운명은 희극에서 비극으로 바뀌게 된다. 마틸드의 알 수 없는 과거는 결혼생활 내내 로토에게 의심의 그림자를 지우게 한다.

그는 그녀가 스스로 알려주는 것 이상은 묻지 않았다.-p.71
마틸드는 미스터리에 둘둘 싸인 수수께끼야. 대학에서는 친구도 없었어. 내 말은, 누구든 대학에 다닐 땐 친구가 있잖아.
그 애는 어디 출신이지? 아무도 몰라. -p.79
뭔가 어두운 그림자가 느껴져. 로토는 충실한 척하고, 마틸드는 신경 쓰지 않은 척하는 것인지도 모르지. -p.95

이렇듯 갑자기 드러난 마틸드의 과거는 로토와 독자들에게도 배신감이었다. 그러나 그가 운명이라고 믿었던 운명으로의 배신감은 분노 편에서 수그러들게 된다. 이렇듯 분노 편을 읽다 보면 운명 편에서 못다 한 이야기들의 틈이 메꾸어지게 된다. 그래서 운명 편에서는 무수한 복선들이 깔려있다. 작가의 능력을 다시 한번 느껴볼 수 있는 순간으로 치밀한 구성이 돋보인다.

분노 편에서는 그녀의 인생 이야기가 있다. 그녀의 이름은 처음부터 마틸드가 아니었다. 오렐리라는 이름을 가진 행복한 가정의 사랑스러운 외동딸이었다. 그러나 그녀에게 찾아든 첫 번째 작은 분노는 남동생이었고 그 남동생의 죽음으로 인해 그녀는 부모로부터 버림을 받게 된다. 어쩌다 일어난 그 사건은 그녀의 삶에 얹힌 엄청난 분노이자 절망이었다. 그녀는 철저히 버려졌고 혼자였다. 그래도 다행인 건 돌봐줄 친척이 있었다는 사실이 그녀에게 남겨진 운이었다. 그리고 그녀는 그렇게 오렐리를 벗어던지고 마틸드로 새로운 문을 열었다.

오렐리는 온화하고 온순했다. 한편 마틸드는 겉보기엔 평온했지만 속은 뜨겁게 들끓었다.-p.398

주변인에게 버림받았다는 사실과 믿을 사람은 자신이라고 일찍이 철들어버린 소녀는 사회에 또 내버려질까 늘 불안해한다. 그만큼 영리했지만 삶은 그녀에게 부도덕한 유혹을 하게 만든다. 그 선택은 지독한 가난은 비껴가게 해 주었지만 그녀를 비극의 운명에 또 한번 가두어 버리게 된다. 온전히 한 사람의 아내로 그리고 그녀만의 세계로 스며들고자 했던 노력은 그녀를 끝까지 행복으로 밀어 넣지 못했다.

'절대'는 거짓말쟁이다. 그녀에게는 더 나은 방법이 없었고 남은 시간도 얼마 없었다.-p.432

그녀는 로토를 선택하고도 외롭고 불안해해야 했으며 앤트워넷은 끝내 그녀를 인정하지 않았다. 심지어 남편마저도 온전히 다른 사람들 것인듯한 느낌을 떨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오렐리인 그 아이가 불쌍했고 마틸드의 삶이 부서지는 것이 안타까웠다. 그녀를 감성적으로 이해하지만 이성적으로는 비난받을 일이었기에 오히려 그녀가 로토의 인생에 끼어든 불청객 같은 느낌도 지울 수가 없었다.
결국 운명이라고 생각했던 그와 운명을 만들기 위해 시작한 그녀, 처음부터 시작점이 달랐기에 그들은 함께 할 수 없는 운명이었을까.
아니면 그녀에게 로토는 넘보지 못할 산이었을까.

그녀는 부엌 식탁에 아주 오랫동안 앉아 있었고, 앉아 있는 매 순간 분노는 점점 커져 덩어리가 되었다가, 이어 암흑이 되었고, 점차 커졌다. -p381

모든 사건들은 얽히고설키어 부풀려지다 터지기도 한다. 특히 거짓된 삶은 진실이 꿈틀거리면서 서서히 자신을 갉아먹는다. 그리고 그것이 원한이든 분노든 득이 될 인생은 없다.
그러나 앤트워넷의 행동에서 느껴지는 가진 자의 교만이 혐오스러웠고 덜 어른스러운 로토가 답답했다. 어쩌면 자기감정에 충실한 마틸드에게 동정표가 더 주어진 이유는 점점 더 가식이라는 껍데기에 세상이 덧 씌워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그녀는 철저히 악녀이지도 순정녀이지도 못한 채 로토 주위를 맴돌았던 것 같다. 그를 잃고도 섹스에 대한 강렬한 욕망은 그에 대한 그리움이 아니었을까.
인생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건 진실임을, 그렇지 못한 삶은 모든 이의 운명이 꼬여버림을 마지막으로 드러난 비밀이 더 말해주고 있는듯하다.

2015년 오바마가 극찬하고 많은 매체들이 로런 그로프에게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분명한 건 운명과 분노는 내게 많은 질문과 경우의 수를 던진 책이다. 로토와 마틸드 그리고 그 주변인들을 통해 자아와 행복한 관계에 대해 고민해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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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천재가 된 홍 팀장 - 실행력을 높이는 기적의 독서 솔루션
강규형 지음 / 다산라이프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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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나 잘 되자고 하는 독서가 왜 이처럼 어려울까, 주변을 둘러봐도 습관처럼 책을 보는 이들을 찾아보기가 어렵다. 특히 책 읽을 시간이 없다는 핑계를 가장 많이 들을 수 있는데 이 책은 독서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하는 책이기도 하지만 독서를 통해 자신의 기본 소양을 높임과 동시에 업무력을 키우는데 도움이 될 책이다.

우리는 누구나 안정된 삶, 여유로운 삶을 꿈꾼다. 그래서 년초만 되면 내실 다지기에 목표를 세운다. 그러나 그 계획표 안에 독서하기가 있다고 해도 어느새 시들해지는 일은 누구나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만큼 독서라는 것이 습관화되어 있지 않는 데다 우리의 시선은 책외에 빼앗길 곳이 너무나 많은 것도 문제이다.
그래서 책의 포맷도 구구절절 늘어놓은 방식이 아닌 저자와 독자가 대화하는 방식으로 취하고 있다. 독서와는 담을 쌓고 지내던 홍 팀장과 독서멘토링 강대표와의 만남을 통해 홍 팀장의 마음가짐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간접경험을 해 볼 수 있는 것이다. 저자는 인생의 굴곡이 깊었던 그 시절, 독서를 통해 어둠을 뚫고 나온 경험이 있는 분으로 생의 내공이 탄탄한 분으로 귀를 기울여 볼만하다.
그래서 소 타이틀에도 언급하였듯이 독서 필요성의 문학적 접근보다는 비즈니스 쪽 요소가 주이므로 업무 정체기나 심리적으로 스트레스가 많은 분들에게 더 도움이 될만한 책이다.

책을 통해 인생이 달라진 이들의 이야기는 많이 들어 보았을 것이다. 인생의 큰 굴곡을 따라 자신에게 채찍도 되고 위로도 되고 또 자양분이 되었던 책의 효과에 극찬을 아끼는 이들 말이다. 나 또한 저자가 말하려고 했던 책이 주는 효과에 대해 나름의 경험이 있기 때문에 홍 팀장에게 일단 읽어보라.. 읽다 보면 분명 어느 순간 책의 매력에 빠지게 될 거라고 주문을 외우고 있었으니 말이다.

저자가 이야기하는 대부분들은 독서를 통한 실행력에 있다. 우선은 인생을 변화시키는데 가장 중요한 일이 독서를 통해 퀄리티 있는 질문을 끌어내는 것이다. 즉 좋은 질문이 삶의 질을 결정한다는 메시지가 가장 큰 포인트로 이는 독서를 통한 긍정의 연결고리를 이끌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독서는 우리의 잠재력을 끌어낸다. 그리고 그 끌어낸 잠재력으로 사고의 확장이 일어나는 것이다. 읽다 보면 어느 순간 책의 분야가 확장되고 질문이 많아지면서 그것들이 나의 삶의 질이 좋아지고 있음을 알기에 독서에 긍정적인 효과에 대해서는 강력하게 주장할 수 있다.

그렇다면 책과 어떻게 친해져야 할까.. 저자는 우선은 자신의 하루 일과를 통해 시간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를 권한다.
시간관리를 통해 생각보다 버려지는 시간이 어마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자기관리를 할 수 있는 시간이 보이게 된다. 알게 모르게 낭비되는 시간들을 알차게 투자하는 방법이 책을 집어 드는 일이고 점차 습관화하는 일로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한 권을 읽더라도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함으로 다독에 열을 올리는 일은 무의미하며 독서를 통해 앎을 행동으로 옮기라고 지적한다. 그 방법으로 기록의 중요성을 언급하는데 이 방법은 올해 초부터 나도 실행하고 있는 방법으로 강추하는 바이다.^^
확실히 필사의 효과가 엄청남을 느끼면서 메모와 다이어리에 기록하는 습관도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것은 나에게 무엇인가 삶에 체계가 잡히고 정리가 되어 있다는 느낌이 들었고 나름 알차게 살고 있다는 뿌듯함까지 가지게 되었으니 말이다. 즉 시간관리가 바로 자기관리로 이어지며 저자가 언급하듯 나 스스로와 대화를 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참 좋았다.

책에 있는 문장을 그래도 옮겨 적든, 자신의 생각을 쓰든, 한 번 읽은 내용을 다시 한 번 되씹어보는 2차, 3차 사고과정이 일어나죠. 효과는 커요.
책의 내용을 더 깊이 이해하게 되고,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게 되지요.
생각은 하나로 끝나는 법이 없습니다. 다음 생각, 그다음 생각을 불러오니까요. -p.99
우리에게 시간은 공평하지요. 하지만 누구나 똑같이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는 것은 아닙니다.
......(중략)
어떤 시간을 보내느냐에 따라 우리 삶의 가치도 달라지니까요. -p.155


이 책은 본깨적 시리즈의 연장선에 있는 책으로 가장 중요한 건 실행력임을 강조하는 책이다. 모든 책을 읽고 실행을 할 수는 없거니와 할 정당성은 없다. 다만 이 책은 업무와 관련된 자기계발서적이 주이므로 업무능력향상을 도모한다면 그것이 제일 중요하겠다. 무엇보다도 자기계발서를 찾는 이들이라면 어느정도 준비자세가 갖추어져 있으리라고 보며 다행히 책과 친해질 수 있는 동기부여는 충분할 수 있으리라 본다. 어떤 직업의 현장에서 일을 하고 있든지 간에 중요한 건 책과 함께 하는 삶은 반드시 더 나은 삶을 보장하리라는 확신이 있기 때문이다.

나도 몇 년 전만 해도 책 읽을 시간이 없다고 이야기했던 사람이었지만 어느새 책이 손에 없으면 안 되는 사람으로 변했다. 항상 책을 소지하고 있으며 주변에도 늘 책이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좋은 질문들이 머릿속에 늘 가득하다 보니 어느새 마음의 여유도 생겼다.
힘들었던 시기에 나를 버티게 해준 독서는 나의 내면을 정화하고 제 자리로 돌아오는데 그만큼 회복기가 더 빨랐음을 깨달았다.
내가 독서에 들인 시간과 나의 인생의 가치는 그만큼 배가 될 것임을 알기에 삶의 정체기라면 마음 가는 책 한 권 집어 들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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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미안 문학마을 Best World's Classic 2
헤르만 헤세 지음, 김윤선 외 그림, 박준석 옮김 / 문학마을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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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책 무슨 말인 줄 알겠어요?"
라는 질문을 어느 식당 주인아주머니에게 받았다. 아주머니는 중학교 시절 데미안을 읽고는 도통 무슨 말인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고 했다.
그래서 나는 웃으면서 대꾸했다. " 지금 펼치시면 아마 좀 다르게 다가오지 않을까요?."라고~^^
여행 중 점심 식사를 하기 위해 들른 낯선 장소에서 낯선 이의 관심이 싫지 않았다. 아니 조금 반갑기도 하였다.
이렇듯 데미안은 많은 이들에게 읽혀 왔고 미쳐 읽어보지 못했더라도 [데미안]이라는 제목을 들어본 이는 많을 것이다.
나도 예전에 민음사 전집 시리즈인 데미안을 읽은 후론 여태껏 재독의 기회를 가져보지 못하다가 이번 「문학마을」에서 출간한 신간에 손을 뻗어 보았다. 책은 미니 사이즈로 한 손에 쏙 들어오며 게다가 심플한 일러스트 그림은 독자들로 하여금 생각의 쉼터를 제공하기도 한다.

나는 서문을 읽으면서부터 마음이 비장해지기 시작했다.
여느 때와 같지 않음을 느낀 이유도 세월의 흔적이 내 몸 구석구석 베어 있어서 그런가 보다. 
"인간은 누구나 자기 자신일 뿐만 아니라 단 한 번의 생을 살기 때문에 더욱 특별한 존재다.
어떤 경우에도 중요하고 주목할 만한 존재다." -p.007
이 구절에서 왜 그렇게 오래 머물러야 했는지.... 그리고 온몸에 전율이 갑자기 전해져 오는 이유가 무엇인지..... 고민해야 했다.
이 당연한 말들을 우리는 왜 놓치고 사는 걸까,라는 생각을 하는 순간 내 주변인뿐만 아니라 내가 싫어하던 인간들까지 떠오르자 갑자기 조금 부끄러워지는 마음이 들기도 하였다. 이처럼 책은 서문부터 벌써 철학적이다.

두 개의 세계에서 공존하는 사람들, 즉 인간의 삶을 지배하는 선과 악, 이 맞닿아 있는 두 세계로 인해 심적 갈등에 빠지는 사춘기 소년, 에밀 싱클레어는 프란츠 크로머를 만나 인생의 첫 시련을 겪게 되고 데미안의 도움으로 구원을 받게 된다. 그리고 묘한 분위기를 풍기는 데미안에게서 다양한 내면의 소리에 눈을 뜨게 된다. 사람인 듯 아닌 듯 모호한 데미안의 존재는 어쩌면 인생에서 뇌를 번쩍이게 하는 깨달음 같은 존재, 즉 싱클레어의 자아가 아닐는지..

내 문제는 곧 모든 인간의 문제라는 생각이 갑자기 신성한 그림자처럼 나를 뒤덮었다. 그리고 나의 개인적인 삶과 생각이 얼마나 거대한 사유의 흐름과 연관되어 있는가를 느끼게 되자 두려움과 경외심이 밀려들었다. -p.116

싱클레어는 데미안과 헤어진 후 생의 고뇌로 몸살을 앓게 되고 방황의 늪은 더욱 깊어만 간다. 그러나 우연히 그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 베아트리체 이미지를 간직한 소녀는 그를 선의 세계로 이끄는 새로운 원동력이 된다. 데미안을 향한 그리움은 깊어만 가고 그렇게 대학에 들어가지만 고통스러운 고뇌는 계속된다. 데미안이 건네준 편지 속 아브락사스의 존재를 알아내기 위해 더욱 고뇌에 빠진 어느 날, 어느 교회의  오르간 연주자 피스토리우스를 만나게 된다. 그는 데미안의 뒤를 이어 생의 스승과도 같은 존재로 그의 내면을 더욱 굳건하게 해 준다. 이후 데미안과 에바 부인을 다시 만나 삶과 이상향이 무엇인지 진정으로 고민하게 되고 전쟁을 통해 더욱 견고한 깨달음을 얻게 된다.
전체적인 줄거리는 단순해 보이지만 인간의 내면을 파고드는 모든 문제들이 이 한 권에 모두 있다. 선과 악, 금기사항, 이성과 사랑 등 싱클레어가 처절하게 고민하던 젊은 시절 고뇌의 덩어리들을 함께 고민하게 만든다. 그리고 싱클레어가 하는 고뇌는 우리가 살아가면서 한 번쯤 겪은 고뇌인 것이다.

우리가 보는 것들은 우리 내부에 있는 것과 똑같은 것들뿐이지. 우리 안에 내재되어 있는 현실 외엔 그 어떤 현실도 존재하지 않아. 바로 그런 이유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비현실적인 삶을 살고 있는 거야. -p.218

이처럼 데미안은 소년의 성장기와 동시에 인간의 존엄성에 근거하여 누구도 자아를 갈고닦는 일을 게을리하면 안 됨을 시사한다. 또한 전쟁이라는 거대한 소용돌이를 뚫고 또 다른 세계로의 운명을 받아들인 수많은 자아들을 보면서 영혼의 울림과 진정한 나를 깨우쳐간다. 전쟁의 시기에 쓰인 그의 소설은 인간의 자아 찾기가 더욱 절박하게 느껴졌다. 더욱이 개인적으로 최근 읽고 있는 전쟁 관련 서적들은 복잡 다양한 인간의 내면과 생명존중, 그리고 개인의 자아의 중요성에 대해 더 많은 생각을 가질 수 있어 더욱 값진 독서였다.

이처럼 양분 가득한 책은 보고 또 보아도 계속 물음을 던진다. 우리는 늘 시간에 쫓기어 살지만 알게 모르게 시간의 틈이 많음을 인지하지 못한다. 그런 틈 사이를 메꿀 수 있는 길은 책이다. 그래서 독서를 통해 많은 이들의 가치관과 생각들이 서로 존중받고 더 나은 삶을 일구어 나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되는 것이다. 깊숙이 눌려있는 자아를 깨우는 일을 게을리해서는 안됨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다.

깨달음을 얻는 인간의 의무는 오직 한 가지뿐이어야만 한다. 그것은 확실하게 자아를 발견하고, 도착점이 어디든 그 자아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근본적인 자각은 나를 깊숙이 흔들어 놓았다. -p.245

물질적인 것들에 등급이 먼저 매겨지는 요즘 우리네 젊은이들은 시작도 하기 전에 좌절감을 먼저 맛본다. 그래서 자아실현이라는 단어가 난해하기만 한가보다. 그러나 올곧은 자아를 확립하는 일이야말로 인생의 무게를 감당할 힘을 길러내기에 필요한 일일 것이다.
무엇인가 간절히 원한다면 그것은 실현의 길에 가까이 놓일 것이고 결코 우연이 아닌 나의 의지로 이루어짐을 알아야 한다.
오래전 나의 사춘기 시절,  고뇌와는 담을 쌓고 살았던 그때 그 시절로 돌아갈 순 없겠지만 지금의 나의 고뇌가 나의 미래를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 줄 것임을 나는 이제 알겠다.

가장 본질적인 문제는 자아와 운명을 자각해서 그에 최대한 충실하게, 완전하게 살아가는 것이었다. -p.246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알은 세계이다.
태어나려고 하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새는 신에게 날아간다.
신의 이름은 아브락사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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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잔 이펙트
페터 회 지음, 김진아 옮김 / 현대문학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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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눈을 똑바로 봐!라는 말에 진실을 쏟아내 본 경험이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여기 그러한 능력을 지닌 수잔은 월등한 두뇌와 더불어 거침없이 매력적이고 당당하다. 더불어 그녀의 성격만큼이나 작가의 문장에도 거침이 없고 당당한 문체가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상대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상대의 진심을 토해내게 하는 능력, 수잔 효과라 부르는 그러한 능력은 그녀뿐 아니라 그녀의 남편과 아이들에게도 존재한다. 이 얼마나 퍼펙트 한 가족인가.

내 주변에서 항상 일어나는 일이야. 어렸을 때부터 그랬어. 그냥 타고난 거야. 일종의 저주 같은 거지.-p.38

 

방금 그 말을 한건 내가 아니었어. 소매를 걷어 올린 것도 내 의지가 아니고, 내 안에 있는 다른 것, 내가 모르는 어떤 것이었어.-p.27

 

"전화번호 알려줄게요." 그가 말했다. "도움이 필요하거나 세상 구경하고 싶어지면 연락해요."
자신도 통제하지 못한 사이에 즉석에서 나온 말이었다. 그는 자신이 그런 말을 했다는 사실을 깨닫고 금세 얼굴이 빨개졌다. -p.136

'위대한 덴마크 가정'이라는 타이틀로 잡지의 표지를 장식한 특별한 가정, 그러나 그녀의 가정의 내실은 퍼펙트하고는 거리가 있다. 그리고 그러한 능력 자체로도 평범함을 지닐 수 없었지만 그들각자는 그러한 능력 뒤에 서로 숨어버렸다. 각자의 능력이 쳐 놓은 장막 밖에서 겉도는 가족들, 그래서일까 각자의 행동들은 거침이 없다. 결국 그들의 행동들은 가족을 위기로 몰아넣었고 수잔은 그녀의 능력을 담보로 거래를 제안하는 권력자들과 어쩔 수 없이 손을 잡게 된다. 그러나 사건의 키를 찾아 주기만 하면 되는 일이 또 다른 권력이 개입하면서 꼬여가기 시작한다. 중반부로 갈수록 그녀를 돕는 인물들에서도 눈을 뗄수가 없는데 선인과 악인을 가려내는 일과 그녀가 권력에 이용만 당한채 철저히 세상에서 사라져 버리는건 아닐까하고 집중할 수 밖에 없었다.

그녀의 직업은 물리학과 강사이지만 물리학전공자라기보다는 그녀의 대담함과 강인함은 전문 요원을 능가해 보인다. 모든 현상의 근원을 물리적 현상과 연관시키는 그녀의 지적 수준은 그녀의 치밀함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장치로 여겨졌다.
또한 그녀의 남편 라반은 천재 작곡가이다. 음악이 사람의 심신을 위로하는 장치이듯 그의 능력은 음악이라는 매개체와 더불어 더욱 섬세하고 자유분방하게 그려지고 있다. 
이런 유의 소설들이 그러하듯 전문용어들이 불쑥불쑥 튀어나와 이해도를 떨어뜨리긴 하지만 우리가 SF 영화를 볼 때 자막을 그냥 흘려보내버리듯이 이 또한 과학 용어를 탓할 필요가 없을 듯하다. 소설은 수잔이 사건의 실마리를 찾아가면서 오히려 오해와 불신의 헝클어진 끈이 하나하나 풀려가고 그녀가 그토록 원하던 평범한 일상을 찾아가는데 있다고 하겠다. 수잔은 평범한 일상을, 라반은 외롭지 않은 삶을, 그리고 아이들에겐 진정으로 위안과 평안을 느낄 존재를 말이다.
서로의 능력을 서로를 위해 열어둘 것, 그리고 그들이 내뱉는 진심에 진심으로 화답하는 방법을 깨달아 가는데 있다고 할수 있겠다.

 

 

그날 저녁 이후 우리 관계에는 늘 작은 속삭임이 함께했다. 너무 작아서 잘 들리지 않았던 그 속삭임.
'특별한 재능을 남용한 벌을 받게 되지 않을까?' -P.243

소망이면 소망이고 꿈이라면 꿈인데, 너희에게 뭘 가르쳐주겠다 그런 것도 아니고 음악과 관련된 것도 아니었어. 그냥 너희가 외롭지 않았으면 좋겠다,
내가 어릴 때 그랬던 것처럼 외로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거 하나였어. -P.319
그래서 난 너희를 가졌을때 머릿속에 떠오른 게 단 하나였어. 내가 식사를 준비하고 식구들이 식탁에 둘러앉아 식사하는 모습.
지금 생각해보니 그 배경에는 계획이 하나 있었어. 너희들이 독립할 때까지는 라반과 함께 살아야겠다는 계획. -P.321
엄마, 내 생각에 엄마는 물리 숙제를 고치듯 세상을 수정하려고 했어요.-P.329

그녀에게 주어진 미션, 미래위원회의 실체를 파악하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권력의 이기주의와 마주한 그녀는 극도의 피로감과 환멸을 느끼게 된다. 자연과학이 이룬 결과물을 권력자들이 가로채 가는 현실과 그 권력을 쥐고 흔드는 이들에 대한 공포를 경험하게 되는데 진실을 읽어내는 눈동자 앞에서는 그 진실이 좀 게으르긴 하더라도 언젠가는 드러남을 시사하는 게 아닐까.

황금 및 미래를 꿈꾸기가 더욱 힘들어진 지금, 이미 이러한 주제는 다양한 작품에서 많이 다루어졌었다. 그래서 나는 후반부로 접어들수록 어느 정도 그림이 그려지기도 했는데 중간중간 잔인한 장면 묘사에 수잔만큼 대담할 수가 없었다.
처음 읽어보는 덴마크 소설은 확실히 동양권과의 문화적 차이에서 오는 이질감은 있지만 강인한 여성성을 그려내고 있어서 더욱 신선하였다. 이렇듯 세상과 인간들이 가지고 있는 오류, 즉 똑똑하지만 멍청하기도 한 인류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문학에서 더욱 강렬하게 다가오는 것 같다. 작가가 던지고자 하는 메시지가 강하게 다가오기도 하였다.
너무나 어처구니없는 능력이 아닌, 어쩌면 세상 어딘가 이러한 능력을 지닌 이들이 더러 존재할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일까. 마냥 허구일 거라는 생각을 잠시 내려놓기도 했다. 나에게 그런 능력이 주어진다면 어떤 쪽으로 쓰게 될까? 우스운 고민도 해 보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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