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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발도의 행복 여행 ㅣ 철학하는 아이 13
토마 바스 지음, 이정주 옮김, 황진희 해설 / 이마주 / 2019년 5월
평점 :

어른들의 행복 찾기 프로젝트에 꾸뻬씨가 있었다면 우리 아이들을 위한 행복 찾기에는 오스발도가 있겠다. 아이들은 아직 단순해서 자신이 원하는 걸 얻거나 하고 싶은 놀이를 하고 있을 때, 즉 대체적으로 자신의 기분이 좋을 때를 행복한 순간이라 여긴다.
하지만 진정한 행복이란 무엇일까.
이 책은 자신의 행복을 위해 자신만 생각했던 한 남자가 자신이 기르던 새와의 관계를 통해 진정한 행복이란 무엇인지 깨달아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철학적 의미는 이야기뿐 아니라 색채에서도 살펴볼 수 있다. 초록색은 평화, 편안함, 자연, 조화 등의 이미지가, 빨간색은 생명, 정렬, 사랑 등의 이미지가 있는데 우선은 빨강과 초록의 보색대비에 강렬한 인상을 받았다. 두 가지 색상만으로도 얼마든지 전하고자 하는 의미를 강조하기에 충분해보인다.

오스발도는 친구와 이웃 간의 교류가 없어 조금 외로워 보이긴 하지만 정작 본인은 만족한 삶을 살고 있는 남자다. 오로지 자신의 방에서 자신이 기르는 새 짹짹이와 함께 한다면 이보다 더 행복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그러던 어느 아침, 짹짹이의 지저귐이 들리지 않게 된다. 그 이유를 알 수 없어 새장의 위치도 옮겨보고, 더 큰 새장으로 바꿔주기도 해보지만 여전히 새는 우울해 보인다.
그러다 우연히 한 가게에서 작은 화분을 보게 된다. 깊은 정글에서 왔다는 식물에 호감이 생겼고 화분을 받는 사람은 누구나 행복해진다는 주인장의 말까지 더해지자 화분을 통해 짹짹이가 다시 노래할 수 있길 바란다.
그런데 화분을 집에 들인 다음 날 아침, 미친 듯이 자라난 식물은 집과 도시를 엉망으로 만들어 놓았고 그의 짹짹이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말았다. 그는 너무나 당황한 나머지 울음을 터뜨리며 자신의 유일한 행복인 짹짹이를 찾아 나선다. 어디론가 날아가 버린 새를 찾을 수 과연 있을까? 그렇게 해서 오스발도의 뜻밖의 여정이 시작된다.

여행이라곤 해본 적 없는 그였지만 짹짹이를 찾겠다는 생각만으로 낯선 세상에 다가간다. 모든 것이 낯설고 두려웠지만 그는 어디선가 두려움에 떨고 있을 짹짹이 생각에 두려움조차 떨쳐내려 한다.
표범과 원주민을 만나 짹짹이를 보았냐 물어보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눈을 좀 더 크게 떠 봐요!”, “귀를 좀 더 기울여 봐요!”라는 모호한 대답뿐이다.
그렇게 헤매다 짹짹이의 노랫소리를 듣게 되자 키 큰 나무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고 오르게 된다. 드디어 짹짹이와 마주한 순간 짹짹이로부터 의외의 대답을 듣게 된다.
“내가 행복한 곳은…… 바로 이곳이야!”

오스발도는 비로소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 깨닫게 된다. 친구의 행복이 나 자신의 행복과 같다는 사실을.
우리는 대체적으로 자신만의 행복을 추구하려 한다. 그런 이기적인 행복은 다른 사람을 불행하게 만들 수도 있음을 알아야 한다.
오스발도는 여행을 통해 행복은 그냥 오는 것이 아닌 찾아가는 것임을 배우게 된 것이다. 즉 여행은 우리의 내면을 성장하게 한다. 옮긴이도 언급하듯 자신을 올바로 보고 자신의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진정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정말 화분은 받은 이의 소원을 들어주는 마법의 화분이었다. 짹짹이의 소원을 들어주었으니 말이다. 이 의미 깊고 신기한 화분이 이제 이웃 클라라에게로 전해졌다. 오스발도는 행복이란 멀리 있지 않으며 행운도, 행복도 나누어야 배가 되는 것임을 깨닫게 된 것이다.
아이들에게 철학이라 하면 어렵게만 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오스발도 아저씨의 여행을 통해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듯 철학적 사고는 일상에서도 얼마든지 가능한 것임을 느낄 것이다.
초등 5학년 딸은 친구가 참 많다. 그래서인지 행복의 조건에 친구와 꿈과 취미생활을 들었다. 충분히 경험에서 우러난 딸다운 생각이라고 본다. 이처럼 철학적 사고는 더불어 사는 삶에 반드시 필요한 것임을 알아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