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가 온다, 미래 에너지 와이즈만 미래과학 9
김성화.권수진 지음, 이철민 그림 / 와이즈만BOOKs(와이즈만북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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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와 보통 사람의 차이점이라면

"정확히" 와 "잘"이란 단어를 어떻게 사용하느냐이다. 우리는 늘 "잘" 몰라서를 넘어 "잘" 알려고도 하지 않는다. 우리가 무한정으로 쓰고 있는 에너지가 대체 어디로 와서 어디로 가는지를. 그리고 그 끝은 어디인지를.

 

미래가 온다 시리즈는 아이들 책임에도 읽어보고 싶었다. 날로 심각해져 가는 지구 위기에 앞으로 미래의 불을 밝혀 줄 대체에너지가 있을까 하는 궁금증이 컸기 때문이다.

 

 

 

 

우리가 하는 모든 행동에는 에너지가 발생한다. 그 모든 행동 과정을 에너지화해서 생각해보면 에너지가 왜 비쌀 수밖에 없는지 알 수 있다.

에너지는 모여 있는 걸 싫어한다. 자꾸만 흩어지고 싶어 하는 성질 때문에 에너지를 다시 모으는 데는 돈이 드는 것이다. ㅎㅎ 쉽게 말하자면 식은 커피를 저절로 데울 수 없는 것처럼 말이다.

 

에너지는 변신의 귀재다. 변신을 통해 많은 일을 한다. 하지만 우리가 쓰고 있는 에너지는 지구의 땅을 파헤쳐서 쓰는 게 대부분이다. 인류가 제일 많이 소비한 것이 석탄 에너지이며 그 석탄으로 인해 지구의 온도는 계속 상승 중이다. 석탄과 석유와 천연가스로 전기를 만든다는 것은 잘 알고 있으면서도 석탄과 석유가 어떻게 생겨난 건지는 잘 모르는 이들도 있다. 그냥 땅속에 묻혀 있는 것이 아니란 얘기다. 우리는 식물의 시체 속에 들어 있던 에너지로 밥도 해먹고 게임도 하고 머리도 말리고 삼각김밥도 데워 먹는다. 동물의 시체 속에 있던 에너지로 단풍 구경을 가고 에펠탑도 볼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 에너지는 유한하다. 그랬기에 인간은 원자력 에너지를 개발했다. 아주 적은 양으로 엄청난 에너지를 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사고 위험이 높아 더 이상 써서는 안되는 에너지이기도 하다. 특히 핵폐기물을 처리할 방법이 없다는 것도 심각한 문제다. 며칠 전 "일본 정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바다로 방류한다"라는 기사를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는데 결국 인간에게 다시 해가 되어 돌아올 거란 사실을 왜 모르는 것일까.

 

 

 

그렇다면 이런 쓰레기를 배출하지 않아도 되는 안전한 에너지는 무엇이 있을까. 알다시피 햇빛과 바람을 이용한 에너지다. 하지만 아직까지 비싼 설치비와 떨어지는 효율성으로 많이 보급되진 못하고 있는 게 실정이지만 분명 더 나은 기술이 나올 것이다. 환경에 관한 책을 여러 권 읽으면서도 전기와 수소 자동차가 친환경 자동차라고만 여겼었는데 두 자동차 모두 전기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에 완전히 친환경적인 에너지는 아니었단 사실을 간과하고 있었다.

 

아직까지 인류는 스스로 에너지를 퍼다 쓰는 문명 0단계다. 100년 후쯤 기후 위기로 몸살을 겪지 않으려면 대체에너지 개발이 시급하다. 그렇다면 이런 점들을 극복해 줄 에너지는 더 이상 없는 걸까. 과학자들은 핵융합 에너지를 끊임없이 연구 중이며 한 번 충전하면 영원히 쓸 수 있는 초전도체도 연구 중이라고 한다. 또한 우주에 태양 전자판을 설치해서 지구로 전송하는 시스템도 생각해 냈다고.

지금은 비용도 많이 들고 실현 불가능할 것 같지만 더 나은 지구환경과 인간의 미래를 위해 많은 이들이 노력 중임으로 언젠간 한층 더 업그레이드된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 "잘"보다 "정확히"라는 단어에 신경을 쓴다면 내가 없는 미래는 에너지 단계가 성장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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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반 스케치 핸드북 : 101가지 스케치 팁 어반 스케치 핸드북
스테파니 바우어 지음, 조은형 옮김 / EJONG(이종문화사)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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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사진 찍는 걸 좋아한다. 멋진 풍경, 남들이 놓치고 간 순간, 내 눈에만 보이는 형태들을 담아두는 건 즐거운 일이다. 오직 그것은 내가 만들어 낸 일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것보다 더 뿌듯한 일은 그 순간들을 그림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그림을 그리는 일은 정신 수양과도 비슷하다. 하지만 늘 그렇듯 연필 한 번 제대로 잡지 못하고 끝나기 일쑤다. 그만큼 늘 일상에 쫓기듯 산다는 의미일 수도 있겠다. 그렇지만 반대로 좀 더 늦추면 세상을 더 잘 바라볼 수도 있단 얘기다.

 

 

스케치는 이 세상을 더 잘 바라볼 수 있는 훌륭한 방법입니다.

 

 

그림에 대한 욕망은 있지만 솔직히 진득하니 앉아 그림에만 몰두할 만큼 즐기지는 않는다. 정말 좋아했다면 벌써 스케치북 여러 권을 채우고도 남았을 것이다. 특히 채색하는 일은 더 많은 시간과 훈련이 필요하기 때문에 한 장을 완성하고 나면 지쳐 나가떨어지기 일쑤였다.

 

가끔 여행지에 가면 그림을 그리고 싶을 때가 있다. 그런 마음은 영화나 여행 관련 책을 보면 더욱 생겨나기도 하는데 작은 포켓북 하나 펼쳐들고 연필로 쓱싹쓱싹 내 기분대로 표현하는 것은 매력적인 일이다. 저자도 언급하고 있지만 스케치를 함으로써 새로운 마음가짐을 가져볼 수도 있다. 반복되는 일상에 얼마든지 종이 한 장으로 변화를 줄 수 있단 얘기다.

 

이미 각종 그림에 관한 관련 팁을 알려주는 책은 넘친다. 그럼에도 내가 이 책을 선택한 이유는 스케치 팁을 알려주기 때문이다. 굳이 채색 단계에서 공을 들이지 않아도 되는 가벼운 느낌의 그림이라면 지치지 않을 수도 있겠다 싶었다.

 

 

 

 

스케치를 잘 하기 위한 팁이 101가지나 있다고? 그렇게나 많다고? 그렇담 완전 초보자들도 이 책 하나면 괜찮은 작품을 그려내는 일이 가능한 것일까.

 

저자는 제일 먼저 그림을 그리기 위해선 밖으로 나가라고 한다. 이유인즉 야외에서 그리는 그림에는 경험이라는 에너지를 얻기 때문이라는데. 사진을 좋아하는 이들은 그 의미를 더 잘 알 것이다. 물론 나도 그 의미를 안다. 그렇기에 빛의 변화와 시간에 따른 색감의 변화들을 직접 보고 그리는 일이 어떤 느낌일지 알겠다. 매번 찍어둔 사진을 보며 그리곤 했었는데 이제부터는 실물을 보고 그려보아야겠다.

 

딸아이가 가끔 뭘 그릴까요? 물을 때가 있다. 매번 물을 때마다 막연했었는데 주제는 간단히 잡도록 한다. 풍경을 그린다면 소실점을 잡고 눈높이부터 잘 파악한다. 특히 그리려는 사물의 형태를 간소화해서 생각하면 접근하기가 쉽다. 자동차는 상자로, 계단은 치즈로, 타워는 원형 케이크로, 나무는 우산으로.

 

스케치의 기본기를 다지려면 많이 그려보는 방법밖에는 도리가 없다. 다양한 스케치 도구와 친해지고 여러 가지 방법으로 시도해 본다. 그림을 처음 배울 때도 선 쓰는 법부터 시작한 뒤 형태를 그리고 명암을 찾아간다. 선의 방향, 굵기, 명암 등의 변화에 주목하면서 한 장의 그림 속에 표현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해칭의 종류를 보고 한 번씩 따라 그려본 뒤 스케치에 적응한다면 제법 그럴싸한 작품이 나올듯하다.

 

책에는 다양한 작품의 예가 있다. 어떤 작품은 따라 그려보기 어렵지 않은 것들도 있으니 따라 그려보는 것도 도움이 되겠다. 그림을 이해하는데 모방만큼 좋은 훈련도 없으니까.

 

 

 

 

퇴근 후 이것저것 스케치를 해보긴 했으나 역시 맛이 나지 않는다. 주말 야외 나들이 때 스케치북과 그림도구를 챙겨야겠다. 물론 핸드북도 넣어서. 매주 한 장씩 그리다 보면 실력이 일취월장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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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이와 마법의 컬러렌즈 즐거운 동화 여행 114
한예찬 지음, 김민혜 그림 / 가문비(어린이가문비)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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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요즘 아이들은 컬러렌즈를 참 좋아한다. 딸아이도 가끔 렌즈를 끼며 멋을 부리곤 하는데 아이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소재라서 먼저 읽게 되었다. 늦은 밤 가벼운 마음으로 책을 펼쳤다. 그런데 우째 장르가 모호하다. 판타지에서 갑작스레 장르가 미스터리 호러물로 바뀌었다. 늦은 시각 전혀 예측하지 못하고 있다가 뒤꼴이 당겨 혼났네.ㅋㅋ 그림 너무 리얼한 거 아니야? 책장 넘기다 진짜 화들짝 놀랐다.

마법의 컬러렌즈라고 해서 렌즈에 관한 이야기로 꽉 채워진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 렌즈 활약상은 후반부에 등장한다.

 

 

 

 

서연이는 헤이리 마을을 찾았다가 판타지 랜드의 미스터리 룸에 들어간다. 그곳에서 첫 손님이라며 호텔 무료 이용권과 함께 진실과 거짓을 구별할 수 있는 마법의 컬러렌즈를 선물로 받는다. 서연이는 부모님과 여름휴가를 가고 싶어 했지만 친구 둘과 호캉스를 즐기게 되고 그곳에서 기이한 일을 겪는다. 순수하지 못한 나의 의구심은 서연이와 친구들이 호텔을 도착할 때까지 계속되었다.ㅋ 판타지 랜드라는 곳에서 받은 호텔 이용권이 진짜일까 하는 의문 말이다. 한낱 신기루처럼 사라지는 것은 아닐까 걱정도 했었다. 하지만 별문제 없이 행운의 시간은 계속된다.

 

하지만 서연이와 함께 간 민정이가 호텔 복도에서 하얀 원피스를 입고 긴 머리를 풀어헤친 귀신을 보게 된다. 납량특집도 아니고 도심 한가운데 호텔에서 귀신이라니. 그런데 뜻밖에도 민정이 외 또 다른 목격자가 있었음을 알게 되고 서연이는 사건의 실체가 궁금해진다.

 

 

 

 

 

서연이와 친구들이 사건에 대해 의구심을 품자 어떤 형사가 돕겠다고 나섰고 마침 폐가에 관한 이상한 소문도 들려온다. 우리의 겁 없는 친구 서연이는 폐가에 울리는 피아노 소리의 실체를 찾아 폐가 앞에서 만나기로 한다.

등교 날 아침 서연이는 잊고 있었던 컬러렌즈를 끼고 학교에 간다. 그리고 그 렌즈의 신통방통한 능력을 알게 된다. 컬러렌즈가 과연 어떠한 능력을 발휘하게 되는지 만나보길.

 

서연이와 마법 시리즈를 처음 접했다. 서연이가 나름 독립적이고 능동적인 캐릭터라 아이에게도 긍정적 효과를 줄 수 있을듯하다. 컬러렌즈도 재미있었다고 하고 아이들의 독서 흥미를 유발하는데 괜찮은 시리즈 같아서 쭉 읽혀보려 한다.

마법의 컬러렌즈 하나 있다면 범인을 색출해내는데 얼마나 요긴하게 쓸까. 거짓 정치인들 가려내는 데도 훌륭한 아이템이 될 듯.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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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아의 모험 - 잃어버린 인류의 희망을 찾아 떠나는 미래 환경 동화
문상온 지음, 박현주 그림 / 썬더키즈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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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까지 미래의 식량난에 대해 얘길 꺼내면 다들 의아해한다. 온통 먹방 영상과 맛집 홍보가 넘쳐나는 세상에 살다 보니 식량 부족에 대해서는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제철 과일이라는 말이 무색해질 만큼 언제 어느 때든 먹고 싶은 과일을 먹을 수 있고 각종 수입채소나 과일도 언제든 맛볼 수 있다. 가끔 자연재해로 농산물가격이 일시적으로 오르긴 해도 늘 손쉽게 구할 수 있단 얘기다. 하지만 우리는 그런 채소나 과일의 종자에 대해서는 생각해본 적이 거의 없다. 즉 씨앗에 대한 권리란 말도 생소하고 로열티란 말도 더더욱 생소할 것이다. 종자 로열티에 대한 것은 나도 최근에 알게 되었다. 작은 아버님이 벼농사를 지으셔서 벼 품종에 관한 얘긴 알고 있었지만 청양 고추 로열티가 미국에 있다는 건 처음 알았다. 이처럼 식량을 생산하는데 품종이 중요하다. 좋은 품종을 개발하는 것은 국가의 이익을 위하는 길이자 미래 식량난을 대비하기 위한 자구책이기도 하다.

 

다가올 미래의 전망이 그리 밝지만은 않다. 기후 위기와 무분별한 개발, 지구환경에 대한 무관심 등이 곧 식량위기라는 큰 재난을 불러올 수도 있다. 기후온난화로 인해 더 이상 식물이 자라지 않고 잘못된 품종개량으로 종자의 씨가 말라버린다는 가정에 놓인다면 지금부터 우린 무엇을 해야 할까.

 

 

 

 

<노아의 모험>은 식량위기가 닥친 미래에서 종자를 지키고 종자 개발을 위해 애쓰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사람들의 이기심과 그릇된 욕망은 서로를 위기에 빠뜨리기도 한다. 식량이 없어 굶어 죽는 이들이 있고 식량을 사재기하거나 서로 뺏고 약탈하는 이들도 있다. 심지어는 훔치는 방법 외엔 살길이 없는 이들도 있다.

 

노아는 인공지능 친구 비비와 함께 종자를 찾아다니고 있다. 노아의 아버지는 종자연구를 하다 자신의 실수로 종자의 씨가 말라버리게 되자 노아에게 마지막 부탁을 하고 떠났다. 사라진 토종씨앗을 찾기 위해 오래전 종자 저장창고였던 시드 볼트를 찾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여행 도중 만난 제이라는 아이 때문에 일이 심각하게 꼬이고 만다. 비록 감자를 훔치긴 했지만 나쁜 아이처럼 보이지 않았기에 제이를 믿고 동행한다. 하지만 방심한 틈을 타 제이는 노아의 자동차 셀파를 몰고 도망가 버린다.

 

자동차도 없이 우여곡절을 겪으며 시드 볼트에 도착했지만 이미 그곳도 약탈을 겪은 흔적만 남아있다. 하지만 마냥 절망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노아는 푸른 식물을 찾아 걷고 또 걸으며 종자 찾는 일을 포기하지 않는다. 그 와중에 씨앗을 지켜가고 있는 어느 마을도 발견하게 되고, 나쁜 인간들을 만나 비비를 빼앗기기도 한다. 하지만 배신당한 줄 알았던 제이를 다시 만나게 되는데. 제이는 노아를 도와 비비를 구하고 씨앗 찾는 일에 협조할까.

 

 

 

 

여기에 등장하는 시드 볼트(종자 금고)가 실제 우리나라(경상북도 봉화군)에 있다는 사실을 아는 이가 얼마나 될까. 시드 볼트는 핵 전쟁이나 기상이변, 예측할 수 없는 재난으로 식물 자원이 고갈될 경우를 대비해서 식물 종자를 차곡차곡 모아두는 곳이다. 이것이 전 세계에 노르웨이에 하나 그리고 우리나라에 하나가 있다. 우리는 강대국의 지배로 인해 토종씨앗 개발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그 바람에 일본이나 미국 같은 강대국에 로열티를 빼앗겼다.

얼마 전에 읽은 농부 과학자의 책이 떠올랐다. 자본주의의 욕망을 내려놓고 오로지 종자 개발에 애쓰시고 계신 모습에 감동을 받았었는데 이 책을 읽고 나니 그분이 왜 그런 힘겨운 선택을 하신 건지 이해가 된다.

 

뒷장 지식 더하기 코너를 보면 앞으로 닥칠 식량위기에 대한 언급과 토종씨앗의 연구가 왜 필요한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과학의 발전은 수많은 유전자 변형 식물을 탄생시켰고 기후 위기에 대한 대안으로 식물공장에 관한 연구도 진행 중이다. 그에 대한 장단점에 관한 내용도 언급돼 있으니 꼭 읽어보면 좋겠다. 무엇보다 우리나라 국립백두대간수목원에 종자 보관소가 있다는 사실이 든든하다. 종자 연구원이란 직업도 유망직종이 되지 않을까.^^

그나저나 맛과 영양, 환경에도 좋다는 식용 곤충은 도저히 땡기지 않는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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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운동장 북멘토 가치동화 40
박현숙 지음, 유영주 그림 / 북멘토(도서출판)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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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이전에 언뜻 보았던 시리즈가 화장실이었다. 수상한 화장실.ㅋ 왠지 미스터리 호러물 같은 느낌이라 기억이 난다. 책 내용은 모르지만 이 수상한 시리즈가 제법 눈에 익었던 이유를 보니 시리즈가 제법 출간이 되어 있었다.

수상한 화장실, 도서관, 편의점, 식당, 아파트, 우리반, 친구집, 학원.

와~~ 이렇게 나열하고 보니 진짜 많았구나.

이걸 언제 다 찾아 읽힌담! ㅎㅎ

 

전혀 수상할 것 없어 보이는 탁 트인 공간인 운동장에서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었길래 수상하다는 것일까.

그 사연을 들여다보니 운동장을 두고 축구부와 아이들 사이에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었고 아이들은 축구부에게 빼앗긴 운동장 사용권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 하고 있는 내용이었다. 당연히 운동장은 전교생들이 맘껏 쓸 수 있는 공간이다. 수업외 시간은 아이들이 맘껏 뛰어놀 공간이란 의미다. 하지만 잘 나간다는 이유만으로 축구팀의 전용공간이 되어버리는 건 불공평하다. 그렇다면 그건 왜 또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을까.

 

여진이는 운동장에서 동현이가 찬 공에 맞고 만다. 동현이는 잘나가는 축구팀 덕에 기세가 등등한 친구다. 이미 동현이의 연습 공예 친구 여럿이 맞은듯하다. 하지만 문제는 동현이의 태도인데 왜 연습하는 곳을 지나다 공을 맞느냐는 핀잔과 게다가 사과 한마디 없다. 이쯤 되니 여진이는 동현이의 태도 때문에 슬슬 부아가 치민다. 게다가 이 날은 미지의 부탁에 못 이겨 마지못해 운동장을 나선 것일 뿐이었다. 이유인즉 앞전에 석찬이가 이런 일로 동현이와 기싸움을 벌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운동장 사용 권리를 주장하던 석찬이를 돕고자 따라 나선 일이 동현이와 축구부의 이기심 때문에 이상하게 자꾸 꼬이고 커져만 간다.

 

 

 

 

일은 커져서 교장선생님도 알게 되고 전교생 모두가 알게 된다. 여진이는 운동장에 대한 이용 권리를 주장하고자 나름 똑똑하게 대처하려고 한다. 동현이의 억지 주장을 한방에 눌러 줄 방법으로 전교생에게 싸인도 받는 등 포기하지 않는다. 그러다 어느 날 수상한 문자 한 통을 받게 된다. 아침 일찍 운동장에 와서 누군가를 지켜 보라는.

 

그렇게 아침 일찍 운동장에 도착한 여진은 뜻밖의 장면을 목격하게 된다. 요즘 유행하는 복장에 유행하는 춤을 추는 아이. 하지만 어째 춤추는 모양새가 영 시원찮다. 그렇지만 이 시간에 운동장에서 혼자 춤을 추는 아이의 정체에 대한 궁금증이 커져만 간다. 이쯤 되니 대체 어떤 아이일까 나도 궁금해져온다.

여진은 미지, 석찬이와 함께 축구부의 코를 납작하게 눌러 줄 수 있을까.

 

 

 

 

여진이는 어쩜 그리도 씩씩하고 당찰까. 친구를 위한 일이었지만 그것은 자신의 일이기도 했다. 누군가의 권리를 찾는 일이 아닌 우리 모두의 권리 말이다. 아이들의 동의를 받는 과정에서도 누군가는 운동장 따윈 쓸 일이 없다며 관심을 끄는 아이부터 미세먼지 때문에 엄마가 나가지 말랬다며 포기하는 아이들까지 나름의 이유를 대며 상관하고 싶어 하지 않는 아이들도 있었다. 여진은 그러한 모습을 보며 답답해한다. 오죽하면 우스갯소리로 저렇게 엄마 말 잘 듣는 애들이 공부는 일등을 못하냐며 비꼬는 장면에선 나도 모르게 빵 터졌다. 역시 우리 사회의 축소판을 보는듯했다.

 

혼자서 춤을 추는 아이 때문에 여진이 춤까지 추게 되는 상황이 벌어지고 일이 될 듯 안될 듯 배배 꼬여가는듯했지만 여진의 믿음과 그 믿음을 믿어주던 주변인들의 도움으로 여진은 축구부와 타협의 장을 만들게 된다. 특히 여진의 할머니는 든든한 지원군이다. 아이에게 다그치고 잔소리만 늘어놓을 것이 아니라 얼마큼 믿느냐에 따라 아이의 그릇의 크기가 달라짐을 보게 되었다. 실수를 하더라도 실패를 하더라도 크게 낙담하거나 걱정하지 않는 여진의 태도도 본받을 점이고 친구를 끝까지 응원하던 석찬이의 태도도 칭찬할만하다. 소심하던 친구에게 용기를 주었으니.

 

수상한 운동장을 읽으면 그런 여러 가지 관계들을 간접경험하게 된다. 그리고 아이들이 마냥 어리지 않다는 사실도 알게 된다. 열두 살임에도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는 능력을 보며 아이들 편에서 스스로 해결할 수 있게끔 길잡이 노릇을 잘 해야겠다는 생각도 했다. 그래서 이 책도 어른 아이 함께 보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다.

 

이제 화장실 편을 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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