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반 스케치 핸드북 : 101가지 스케치 팁 어반 스케치 핸드북
스테파니 바우어 지음, 조은형 옮김 / EJONG(이종문화사)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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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난 사진 찍는 걸 좋아한다. 멋진 풍경, 남들이 놓치고 간 순간, 내 눈에만 보이는 형태들을 담아두는 건 즐거운 일이다. 오직 그것은 내가 만들어 낸 일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것보다 더 뿌듯한 일은 그 순간들을 그림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그림을 그리는 일은 정신 수양과도 비슷하다. 하지만 늘 그렇듯 연필 한 번 제대로 잡지 못하고 끝나기 일쑤다. 그만큼 늘 일상에 쫓기듯 산다는 의미일 수도 있겠다. 그렇지만 반대로 좀 더 늦추면 세상을 더 잘 바라볼 수도 있단 얘기다.

 

 

스케치는 이 세상을 더 잘 바라볼 수 있는 훌륭한 방법입니다.

 

 

그림에 대한 욕망은 있지만 솔직히 진득하니 앉아 그림에만 몰두할 만큼 즐기지는 않는다. 정말 좋아했다면 벌써 스케치북 여러 권을 채우고도 남았을 것이다. 특히 채색하는 일은 더 많은 시간과 훈련이 필요하기 때문에 한 장을 완성하고 나면 지쳐 나가떨어지기 일쑤였다.

 

가끔 여행지에 가면 그림을 그리고 싶을 때가 있다. 그런 마음은 영화나 여행 관련 책을 보면 더욱 생겨나기도 하는데 작은 포켓북 하나 펼쳐들고 연필로 쓱싹쓱싹 내 기분대로 표현하는 것은 매력적인 일이다. 저자도 언급하고 있지만 스케치를 함으로써 새로운 마음가짐을 가져볼 수도 있다. 반복되는 일상에 얼마든지 종이 한 장으로 변화를 줄 수 있단 얘기다.

 

이미 각종 그림에 관한 관련 팁을 알려주는 책은 넘친다. 그럼에도 내가 이 책을 선택한 이유는 스케치 팁을 알려주기 때문이다. 굳이 채색 단계에서 공을 들이지 않아도 되는 가벼운 느낌의 그림이라면 지치지 않을 수도 있겠다 싶었다.

 

 

 

 

스케치를 잘 하기 위한 팁이 101가지나 있다고? 그렇게나 많다고? 그렇담 완전 초보자들도 이 책 하나면 괜찮은 작품을 그려내는 일이 가능한 것일까.

 

저자는 제일 먼저 그림을 그리기 위해선 밖으로 나가라고 한다. 이유인즉 야외에서 그리는 그림에는 경험이라는 에너지를 얻기 때문이라는데. 사진을 좋아하는 이들은 그 의미를 더 잘 알 것이다. 물론 나도 그 의미를 안다. 그렇기에 빛의 변화와 시간에 따른 색감의 변화들을 직접 보고 그리는 일이 어떤 느낌일지 알겠다. 매번 찍어둔 사진을 보며 그리곤 했었는데 이제부터는 실물을 보고 그려보아야겠다.

 

딸아이가 가끔 뭘 그릴까요? 물을 때가 있다. 매번 물을 때마다 막연했었는데 주제는 간단히 잡도록 한다. 풍경을 그린다면 소실점을 잡고 눈높이부터 잘 파악한다. 특히 그리려는 사물의 형태를 간소화해서 생각하면 접근하기가 쉽다. 자동차는 상자로, 계단은 치즈로, 타워는 원형 케이크로, 나무는 우산으로.

 

스케치의 기본기를 다지려면 많이 그려보는 방법밖에는 도리가 없다. 다양한 스케치 도구와 친해지고 여러 가지 방법으로 시도해 본다. 그림을 처음 배울 때도 선 쓰는 법부터 시작한 뒤 형태를 그리고 명암을 찾아간다. 선의 방향, 굵기, 명암 등의 변화에 주목하면서 한 장의 그림 속에 표현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해칭의 종류를 보고 한 번씩 따라 그려본 뒤 스케치에 적응한다면 제법 그럴싸한 작품이 나올듯하다.

 

책에는 다양한 작품의 예가 있다. 어떤 작품은 따라 그려보기 어렵지 않은 것들도 있으니 따라 그려보는 것도 도움이 되겠다. 그림을 이해하는데 모방만큼 좋은 훈련도 없으니까.

 

 

 

 

퇴근 후 이것저것 스케치를 해보긴 했으나 역시 맛이 나지 않는다. 주말 야외 나들이 때 스케치북과 그림도구를 챙겨야겠다. 물론 핸드북도 넣어서. 매주 한 장씩 그리다 보면 실력이 일취월장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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