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바람의 그림자 1~2 - 전2권 잊힌 책들의 묘지 4부작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 지음, 정동섭 옮김 / 문학동네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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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짧다. 늘 그렇듯 이번 가을도 책에 집중을 못 하고 있다. 대신 영화로 마음의 양식을 대신하고 있다. 그런데 책의 말미에 다다르니 슬쩍 찔리기도 한다. 오랜 시간을 버텨온 서점의 자리가 위협을 받는 모습이나 위대한 독서가는 날로 줄어만 간다며 걱정하는 베아를 보며 정신 차리자 싶었다.

 

책을 고를 때 표지에 끌려 구입하는 책이 많은데 이 책도 그런 이유로 들인 책이다. 구입내역을 보니 2018년 4월에 들였다. 우와~~ 그동안 뭘 한 거야. ᄏ

얼마 전에 두 권으로 분리되어 있던 이 책의 특별 합체본이 나왔다. 아마도 작가의 타계 때문이기도 한듯하고. 그래서 잠자던 책을 깨웠다. "잊혀진 책들의 묘지"에서 깨우듯이.

 

책을 읽기 전 영화 <나이브스 아웃>을 보았다. 1권을 읽는 내내 분위기가 묘하게 비슷하다. 탐정놀이하듯 과거의 퍼즐 조각을 맞춰가는 모양새가 말이다. 그래서 뭐 나쁘진 않았다. 적당히 미스터리하고 드라마틱 하니까. 조금 불편한 설정조차 그 나라 그 시대의 관념과 세태려니 하고 넘기며 자연스럽게 이야기에 빠져 보았다. 덕분에 진도 빼는데 힘들진 않았으나 갑자기 이야기의 힘이 빠지는 순간을 만나버렸다. 뭐야! 소리가 절로 나오자 책을 덮고 싶었달까. 일일 아침드라마 원조 막장극 설정이라니.

이 소설이 심사위원들의 손에 들지 못하고 독자들의 손에 더 많이 들린 이유가 이 때문이구나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다.

사람들은 마치 인생이 충분히 복잡하지 않다는 듯이 자기 삶을 복잡하게 만들려는 경향이 있단다. -p.118

 

참 복잡하다. 현재를 사는 이들에게 과거의 일까지 겹쳐지니 더욱이 복잡하다. 다니엘은 운명처럼 만난 한 권의 책 때문에 죽을 고비를 넘기게 된다. 운명의 책의 저자와 비슷한 운명을 부여받은 것처럼 말이다.

1945년 전쟁과 사상과 권력의 공포가 안개처럼 내려앉은 바르셀로나. 그곳에서 서점을 운영하던 한 아버지는 10살 난 아들의 손을 잡고 ‘잊힌 책들의 묘지’에서 아들에게 딱 한 권의 책을 고르라고 한다. 책을 양자로 삼으라는 의미는 그만큼 신중히 고르라는 의미다. 다니엘은 그 많은 책의 미로에서 훌리안 카락스가 쓴 <바람의 그림자>를 꺼내 들고는 흥분감에 들뜬다. 하지만 그 한 권의 책으로 인해 그의 인생은 바람 잘 날이 없게 된다.

 

책의 저자는 미스터리한 죽음을 맞았고 그의 책은 누군가에 의해 도굴되다시피해서 불태워지고 있었으며 그 책 때문에 다니엘 주변에도 이상한 그림자들이 얼씬거리게 된다. 어쩌면 운명이고 어쩌면 저주일 수도 있다. 매장에 진열돼 있던 만년필을 떠올리면 다니엘과 카락스의 보이지 않는 운명의 끈이 단단한듯하고 그에게 죽음의 그림자가 덮쳤을 땐 분명 이건 저주다 싶었으니까. 며칠 전 선물 받은 만년필이 자꾸만 오버랩된다.

 

한 권의 책으로 시작된 호기심은 삶의 더러운 민낯과 인간의 추악한 욕망의 그늘을 다 보여준다. 사랑과 배신, 거짓과 기만, 증오와 혐오, 이별과 복수 등 온갖 감정들이 난무한다. 훌리안의 이루지 못한 사랑과 분노로 얼룩진 슬픈 운명의 서사가 다니엘의 성장기와 맞물려 두 배로 무겁게 다가온다. 그랬기에 다니엘의 멈칫거리는 행동과 피하려고만 하는 모습에서 답답함이 밀려오기도 했다.

인물만 놓고 보자면 다니엘의 아버지 같은 인물은 이상적인 인물이고 거지에서 서점 직원으로 신분상승한 페르민은 완전무결 의리파이자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한다.

훌리안을 위해 희생한 미켈과 훌리안을 끝까지 사랑으로 지키고 돌보았던 누리아의 희생은 안타깝고 가엽다.

반면 고독한 인물들도 많다. 훌리안의 부모님. 특히 훌리안을 인정하지 않다가 늙어가며 훌리안을 잊지 못하던 아버지, 정신병원을 거쳐 수용소에서 생을 마감한 페넬로페의 보모의 삶은 처절하게 삶으로부터 버림받은듯하다.

 

어느 시대나 나라를 등에 업고 악덕한 짓을 맘껏 일삼는 하수인은 있기 마련이다. 푸메로같은 독종은 이야기의 흐름을 더 찰지게 한다. 등장만으로도 더럽게 재수 없고 치졸하고 공포스러우니까. 푸메로는 살인의 이유도 복수의 이유도 하나다. 재미를 위해서. 그의 권력의 크기가 커져갈수록 희열도 커져간다. 자신의 눈앞에서 고통받고 울부짖는 자들을 보며 희열을 느끼는 악마다. 그는 훌리안의 주변 인물들뿐 아니라 다니엘까지도 죽이려 한다. 결국 <바람의 그림자>에 등장하는 악마의 그림자에게 처절하게 당하는 것으로 막을 내리지만 그를 영웅시하는 나라꼴을 보고 있자니 기분이 영 개운치가 않다.ㅎㅎ

 

폭력과 학대에 희생당하거나 희롱당하고 농락당하는 여성들의 삶도 안타깝긴 마찬가지다. 성적 대상으로 그리며 만족감을 표출하는 장면들도 제법 등장해서 불쾌감을 유발한다. 하지만 이 문장으로 어느 정도 누그러들었다.

당신네 여자들은 마음의 소리에 더 많이 귀를 기울이지요. 바보 같은 소리는 덜 듣고.

그래서 여자들이 더 오래 사는 것일 테지. -p.303

오래 산다기보다 여자의 부드러움과 희생이 있었기에 세상의 질서를 붙잡고 있는 게 아닐까. 더 오래 살아 뭣하게.ㅋ

 

그렇게 얽혀있던 이야기를 풀어보겠다고 단단히 집중하다 2부에서 조금 실망하고 말았다. 누리아의 글로 이야기의 전말이 다 드러날 줄은. 이 부분도 어쩜 영화 <나이브스 아웃>의 느낌과 비슷한지. (중간에 범인이 누군지 알려주고 풀어나감.ㅋ)

각본이 잘 짜인 영화 같다고 느낀 이유를 작가의 이력을 보다 찾았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출신으로 광고계에 몸담고 있다가 영화의 세계에 매력을 느껴 시나리오 작업을 위해 미국으로 이주하였다.)

 

미스터리한 책으로 시작하였지만 한 연인의 비극적 사랑이 불러온 참극이 이리도 질기게 이어질 줄이야.

누군가의 욕망은 누군가의 인생을 뒤흔들고 누군가의 분노는 서로의 인생에 저주를 내리며 누군가의 사랑은 누군가를 보호하고 누군가의 희생은 누군가에게 용기를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이처럼 등장인물들은 일방적이 아닌 여러 방향으로 다양한 영향을 주며 얽혀있다. 우리가 읽는 책도 마찬가지다. 간접 경험을 통해 영혼의 울림을 느껴본 이들이라면 책과 영혼의 상관관계를 부정하는 이들은 없을 것이다.

네가 보는 책들, 한 권 한 권이 모두 영혼을 가지고 있단다.

책을 쓴 사람의 영혼과 책을 읽으며 꿈을 꾸었던 이들의 영혼 말이다.

 

휘몰아쳤던 생의 소용돌이의 잔해들이 뒹굴던 곳에서 유사한 생의 경험을 겪으며 성장한 다니엘. 차갑고 어두운 바람의 그림자가 짙게 깔려 있던 도심 위로 <안개의 천사>가 도착하고 그는 사랑을 찾았고 사랑스러운 아들의 손을 잡고 '잊혀진 책들의 묘지'를 찾아간다. 그의 아들의 영혼을 뒤흔들 책은 어떤 책이 될까.

 

모자라는 사람들은 이야기를 하고, 겁쟁이들은 침묵하며, 현명한 이들은 이야기를 듣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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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의 집
래티샤 콜롱바니 지음, 임미경 옮김 / 밝은세상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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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을 위해 살았던 그리고 살려는 여자들이 있다.

한 명은 오랜 과거 속 여자이고 한 명은 현재를 살아가는 여자다. 과거 속 여인은 타인을 위해 자신의 삶을 기꺼이 내어 주었고 현재의 여자는 타인에게 맞춘 삶을 살다 이제 막 방향을 전환하려 한다. 과거 속 여인처럼.

 

세상은 균열을 내려는 자와 세상의 균열을 빛으로 채우려는 이들이 있다. 이 이야기는 오래전 프랑스 구세군의 역사와 함께 한다. 구세군의 의미는 '세상을 구원하는 군대'라는 뜻이다. 작가는 프랑스 역사 속 인물인 블랑슈 페롱이란 인물을 모티브로 연대를 이끌어낸다. 독일 총리 메르켈은 어느 연설에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이성과 연대와 연민이라고 했다.

사회적 약자와 소외받은 이들, 거짓과 편견으로 얼룩진 세상에서 상처받은 이들, 세상의 문밖으로 밀려나버린 이들에게 우리는 왜 따스한 마음 한 조각을 내어주지 못하는 것일까.

 

이야기는 현재를 살아가는 여성, 솔렌의 시선으로 풀어내고 있지만 작가는 그 밑바탕에 오래전 누군가의 희생으로 세워진 '여성 궁전'에 관한 스토리를 숨겨 놓았다.

세상이란 집은 오랫동안 여자들을 위한 곳이 아니었다. 여자들에게 있어 집은 편안함과 안락한 공간이 아닌 주변인들을 위해 희생하는 공간일 뿐이었다. 존재감을 잃어버린 채 살아간 수많은 여성들은 그들의 의지와는 상관없는 삶을 살았다. 1920년대 그렇게 거리로 내몰린 여자들과 아이들을 위해 버려졌던 건물을 희망으로 채운 이가 있었다. 그녀는 자신의 몸이 희생으로 닳고 닳을 때까지 타인을 위해 살다 떠났다.

 

블랑슈는 자신이 있어야 할 자리가 따듯한 이불 속이 아니라 찬바람 부는 거리라는 것을 알았다. -p.148

 

아무리 세상이 각박해도 좋은 일은 뜻이 모이기 마련이다. 가끔 뉴스에도 어려운 이들을 익명으로 돕는 자들을 보면 대게 넉넉한 이들보다 그렇지 못한 이들이 더 많다. 이곳 '여성 궁전'은 세상이란 집에서 쫓겨난 이들의 쉼터다. 솔렌은 변호사로 일하다 눈앞에서 끔찍한 일을 겪게 되어 다시 일을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른다. 그녀에게 내린 처방전이란 고작 봉사활동이 전부다. 여태껏 누군가를 위해 변론은 했을지언정 무료 봉사 따윈 해 본 적이 없던 그녀였지만 대필 작가를 구한다는 말에 이끌려 여성 궁전을 찾게 된다.

 

그곳은 그녀가 늘 보고도 지나쳤던 길가의 거지를 외면했던 순간들처럼 자신과는 동떨어진 세상이었다. 솔렌은 그곳에서 고통받는 여자들의 삶을 보게 된다. 그랬기에 그들에게 다가서는 일이 쉬울 리가 없다. 하지만 악습으로부터, 폭행으로부터, 결핍으로부터, 다름으로부터 도망친 여자들의 삶 속으로 걸어 들어가자 자신이 하는 일이 고작이 아님을 알게된다. 심지어 어떤 여자들은 이름조차도 가질 수 없었다. 누구에게 종속된 채 불리던 여자들. 여성 궁전은 그런 여자들에게 자기만의 방을 내어줌으로써 그들 스스로의 삶을 되찾게 도와주었다.

 

솔렌은 그제서야 대필 작가라는 일의 의미를 찾아낸다. 타인의 입장이 되어 타인의 삶을 바라보게 되자 그제서야 자신을 보게 된 것이다. 상처받은 삶을 다시 상처받은 이들을 위해 떼어주는 일. 그들의 조각난 삶을 다른 이들의 조각과 맞추며 살아내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난 너무 무심히 지내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게 된다.

 

길 위에서 아슬아슬한 삶을 살던 여자의 생을 보면서 미국의 어느 유명 가수의 과거가 떠올랐다. 그녀는 노숙생활을 하던 시절, 강간을 피하기 위해 잠을 자지 않으려 했으며 심지어 머리도 짧게 잘라 최대한 성을 드러내지 않으려 했다고 한다.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겪어야 되는 고통들에 분노가 치민다.

 

블랑슈의 숭고한 희생을 보며 신이 지상으로 내려보낸 사제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마저 하게 된다. 길이 있는 곳에 뜻이 있다는 사실을 증명이라도 해내듯 그녀는 불가능해 보였던 여성 궁전을 되살려 놓았다. 순간 나 스스로 시도조차하지 않고 포기했던 순간들이 떠올라 창피해진다.ㅎ

 

삶에도 질량보존의 법칙이 존재한다. 무언가를 잃으면 다시 무언가를 얻게 됨을 깨달은 솔렌의 삶처럼. 여성 궁전은 더 이상 그녀의 삶에서 괄호 안에 존재하는 곳이 아니다. 그녀는 그 얻은 무언가 때문에 혼자가 아님을 느끼게 된다. 오랜만에 나누며 사는 삶의 가치를 돌아볼 수 있었다. 깊어가는 가을, 그녀들의 새로운 시작과 함께 해 보는 건 어떨까. 이 책의 원제는 <승리의 여자들>이라고 한다. 그녀들이 세상의 빛을 향해 당당히 나아갈 수 있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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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가 온다, 미래 에너지 와이즈만 미래과학 9
김성화.권수진 지음, 이철민 그림 / 와이즈만BOOKs(와이즈만북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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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와 보통 사람의 차이점이라면

"정확히" 와 "잘"이란 단어를 어떻게 사용하느냐이다. 우리는 늘 "잘" 몰라서를 넘어 "잘" 알려고도 하지 않는다. 우리가 무한정으로 쓰고 있는 에너지가 대체 어디로 와서 어디로 가는지를. 그리고 그 끝은 어디인지를.

 

미래가 온다 시리즈는 아이들 책임에도 읽어보고 싶었다. 날로 심각해져 가는 지구 위기에 앞으로 미래의 불을 밝혀 줄 대체에너지가 있을까 하는 궁금증이 컸기 때문이다.

 

 

 

 

우리가 하는 모든 행동에는 에너지가 발생한다. 그 모든 행동 과정을 에너지화해서 생각해보면 에너지가 왜 비쌀 수밖에 없는지 알 수 있다.

에너지는 모여 있는 걸 싫어한다. 자꾸만 흩어지고 싶어 하는 성질 때문에 에너지를 다시 모으는 데는 돈이 드는 것이다. ㅎㅎ 쉽게 말하자면 식은 커피를 저절로 데울 수 없는 것처럼 말이다.

 

에너지는 변신의 귀재다. 변신을 통해 많은 일을 한다. 하지만 우리가 쓰고 있는 에너지는 지구의 땅을 파헤쳐서 쓰는 게 대부분이다. 인류가 제일 많이 소비한 것이 석탄 에너지이며 그 석탄으로 인해 지구의 온도는 계속 상승 중이다. 석탄과 석유와 천연가스로 전기를 만든다는 것은 잘 알고 있으면서도 석탄과 석유가 어떻게 생겨난 건지는 잘 모르는 이들도 있다. 그냥 땅속에 묻혀 있는 것이 아니란 얘기다. 우리는 식물의 시체 속에 들어 있던 에너지로 밥도 해먹고 게임도 하고 머리도 말리고 삼각김밥도 데워 먹는다. 동물의 시체 속에 있던 에너지로 단풍 구경을 가고 에펠탑도 볼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 에너지는 유한하다. 그랬기에 인간은 원자력 에너지를 개발했다. 아주 적은 양으로 엄청난 에너지를 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사고 위험이 높아 더 이상 써서는 안되는 에너지이기도 하다. 특히 핵폐기물을 처리할 방법이 없다는 것도 심각한 문제다. 며칠 전 "일본 정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바다로 방류한다"라는 기사를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는데 결국 인간에게 다시 해가 되어 돌아올 거란 사실을 왜 모르는 것일까.

 

 

 

그렇다면 이런 쓰레기를 배출하지 않아도 되는 안전한 에너지는 무엇이 있을까. 알다시피 햇빛과 바람을 이용한 에너지다. 하지만 아직까지 비싼 설치비와 떨어지는 효율성으로 많이 보급되진 못하고 있는 게 실정이지만 분명 더 나은 기술이 나올 것이다. 환경에 관한 책을 여러 권 읽으면서도 전기와 수소 자동차가 친환경 자동차라고만 여겼었는데 두 자동차 모두 전기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에 완전히 친환경적인 에너지는 아니었단 사실을 간과하고 있었다.

 

아직까지 인류는 스스로 에너지를 퍼다 쓰는 문명 0단계다. 100년 후쯤 기후 위기로 몸살을 겪지 않으려면 대체에너지 개발이 시급하다. 그렇다면 이런 점들을 극복해 줄 에너지는 더 이상 없는 걸까. 과학자들은 핵융합 에너지를 끊임없이 연구 중이며 한 번 충전하면 영원히 쓸 수 있는 초전도체도 연구 중이라고 한다. 또한 우주에 태양 전자판을 설치해서 지구로 전송하는 시스템도 생각해 냈다고.

지금은 비용도 많이 들고 실현 불가능할 것 같지만 더 나은 지구환경과 인간의 미래를 위해 많은 이들이 노력 중임으로 언젠간 한층 더 업그레이드된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 "잘"보다 "정확히"라는 단어에 신경을 쓴다면 내가 없는 미래는 에너지 단계가 성장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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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반 스케치 핸드북 : 101가지 스케치 팁 어반 스케치 핸드북
스테파니 바우어 지음, 조은형 옮김 / EJONG(이종문화사)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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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사진 찍는 걸 좋아한다. 멋진 풍경, 남들이 놓치고 간 순간, 내 눈에만 보이는 형태들을 담아두는 건 즐거운 일이다. 오직 그것은 내가 만들어 낸 일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것보다 더 뿌듯한 일은 그 순간들을 그림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그림을 그리는 일은 정신 수양과도 비슷하다. 하지만 늘 그렇듯 연필 한 번 제대로 잡지 못하고 끝나기 일쑤다. 그만큼 늘 일상에 쫓기듯 산다는 의미일 수도 있겠다. 그렇지만 반대로 좀 더 늦추면 세상을 더 잘 바라볼 수도 있단 얘기다.

 

 

스케치는 이 세상을 더 잘 바라볼 수 있는 훌륭한 방법입니다.

 

 

그림에 대한 욕망은 있지만 솔직히 진득하니 앉아 그림에만 몰두할 만큼 즐기지는 않는다. 정말 좋아했다면 벌써 스케치북 여러 권을 채우고도 남았을 것이다. 특히 채색하는 일은 더 많은 시간과 훈련이 필요하기 때문에 한 장을 완성하고 나면 지쳐 나가떨어지기 일쑤였다.

 

가끔 여행지에 가면 그림을 그리고 싶을 때가 있다. 그런 마음은 영화나 여행 관련 책을 보면 더욱 생겨나기도 하는데 작은 포켓북 하나 펼쳐들고 연필로 쓱싹쓱싹 내 기분대로 표현하는 것은 매력적인 일이다. 저자도 언급하고 있지만 스케치를 함으로써 새로운 마음가짐을 가져볼 수도 있다. 반복되는 일상에 얼마든지 종이 한 장으로 변화를 줄 수 있단 얘기다.

 

이미 각종 그림에 관한 관련 팁을 알려주는 책은 넘친다. 그럼에도 내가 이 책을 선택한 이유는 스케치 팁을 알려주기 때문이다. 굳이 채색 단계에서 공을 들이지 않아도 되는 가벼운 느낌의 그림이라면 지치지 않을 수도 있겠다 싶었다.

 

 

 

 

스케치를 잘 하기 위한 팁이 101가지나 있다고? 그렇게나 많다고? 그렇담 완전 초보자들도 이 책 하나면 괜찮은 작품을 그려내는 일이 가능한 것일까.

 

저자는 제일 먼저 그림을 그리기 위해선 밖으로 나가라고 한다. 이유인즉 야외에서 그리는 그림에는 경험이라는 에너지를 얻기 때문이라는데. 사진을 좋아하는 이들은 그 의미를 더 잘 알 것이다. 물론 나도 그 의미를 안다. 그렇기에 빛의 변화와 시간에 따른 색감의 변화들을 직접 보고 그리는 일이 어떤 느낌일지 알겠다. 매번 찍어둔 사진을 보며 그리곤 했었는데 이제부터는 실물을 보고 그려보아야겠다.

 

딸아이가 가끔 뭘 그릴까요? 물을 때가 있다. 매번 물을 때마다 막연했었는데 주제는 간단히 잡도록 한다. 풍경을 그린다면 소실점을 잡고 눈높이부터 잘 파악한다. 특히 그리려는 사물의 형태를 간소화해서 생각하면 접근하기가 쉽다. 자동차는 상자로, 계단은 치즈로, 타워는 원형 케이크로, 나무는 우산으로.

 

스케치의 기본기를 다지려면 많이 그려보는 방법밖에는 도리가 없다. 다양한 스케치 도구와 친해지고 여러 가지 방법으로 시도해 본다. 그림을 처음 배울 때도 선 쓰는 법부터 시작한 뒤 형태를 그리고 명암을 찾아간다. 선의 방향, 굵기, 명암 등의 변화에 주목하면서 한 장의 그림 속에 표현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해칭의 종류를 보고 한 번씩 따라 그려본 뒤 스케치에 적응한다면 제법 그럴싸한 작품이 나올듯하다.

 

책에는 다양한 작품의 예가 있다. 어떤 작품은 따라 그려보기 어렵지 않은 것들도 있으니 따라 그려보는 것도 도움이 되겠다. 그림을 이해하는데 모방만큼 좋은 훈련도 없으니까.

 

 

 

 

퇴근 후 이것저것 스케치를 해보긴 했으나 역시 맛이 나지 않는다. 주말 야외 나들이 때 스케치북과 그림도구를 챙겨야겠다. 물론 핸드북도 넣어서. 매주 한 장씩 그리다 보면 실력이 일취월장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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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이와 마법의 컬러렌즈 즐거운 동화 여행 114
한예찬 지음, 김민혜 그림 / 가문비(어린이가문비)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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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아이들은 컬러렌즈를 참 좋아한다. 딸아이도 가끔 렌즈를 끼며 멋을 부리곤 하는데 아이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소재라서 먼저 읽게 되었다. 늦은 밤 가벼운 마음으로 책을 펼쳤다. 그런데 우째 장르가 모호하다. 판타지에서 갑작스레 장르가 미스터리 호러물로 바뀌었다. 늦은 시각 전혀 예측하지 못하고 있다가 뒤꼴이 당겨 혼났네.ㅋㅋ 그림 너무 리얼한 거 아니야? 책장 넘기다 진짜 화들짝 놀랐다.

마법의 컬러렌즈라고 해서 렌즈에 관한 이야기로 꽉 채워진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 렌즈 활약상은 후반부에 등장한다.

 

 

 

 

서연이는 헤이리 마을을 찾았다가 판타지 랜드의 미스터리 룸에 들어간다. 그곳에서 첫 손님이라며 호텔 무료 이용권과 함께 진실과 거짓을 구별할 수 있는 마법의 컬러렌즈를 선물로 받는다. 서연이는 부모님과 여름휴가를 가고 싶어 했지만 친구 둘과 호캉스를 즐기게 되고 그곳에서 기이한 일을 겪는다. 순수하지 못한 나의 의구심은 서연이와 친구들이 호텔을 도착할 때까지 계속되었다.ㅋ 판타지 랜드라는 곳에서 받은 호텔 이용권이 진짜일까 하는 의문 말이다. 한낱 신기루처럼 사라지는 것은 아닐까 걱정도 했었다. 하지만 별문제 없이 행운의 시간은 계속된다.

 

하지만 서연이와 함께 간 민정이가 호텔 복도에서 하얀 원피스를 입고 긴 머리를 풀어헤친 귀신을 보게 된다. 납량특집도 아니고 도심 한가운데 호텔에서 귀신이라니. 그런데 뜻밖에도 민정이 외 또 다른 목격자가 있었음을 알게 되고 서연이는 사건의 실체가 궁금해진다.

 

 

 

 

 

서연이와 친구들이 사건에 대해 의구심을 품자 어떤 형사가 돕겠다고 나섰고 마침 폐가에 관한 이상한 소문도 들려온다. 우리의 겁 없는 친구 서연이는 폐가에 울리는 피아노 소리의 실체를 찾아 폐가 앞에서 만나기로 한다.

등교 날 아침 서연이는 잊고 있었던 컬러렌즈를 끼고 학교에 간다. 그리고 그 렌즈의 신통방통한 능력을 알게 된다. 컬러렌즈가 과연 어떠한 능력을 발휘하게 되는지 만나보길.

 

서연이와 마법 시리즈를 처음 접했다. 서연이가 나름 독립적이고 능동적인 캐릭터라 아이에게도 긍정적 효과를 줄 수 있을듯하다. 컬러렌즈도 재미있었다고 하고 아이들의 독서 흥미를 유발하는데 괜찮은 시리즈 같아서 쭉 읽혀보려 한다.

마법의 컬러렌즈 하나 있다면 범인을 색출해내는데 얼마나 요긴하게 쓸까. 거짓 정치인들 가려내는 데도 훌륭한 아이템이 될 듯.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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