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라이프 - 행복을 파는 기적의 가게
구스노키 시게노리 지음, 마쓰모토 하루노 그림, 이정은 옮김 / 홍익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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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었던 사건 중 홧김에 이성을 잃고 살인을 저질러 한 가정을 무참히 부셔놓은 사건이 있었다. 각박한 사회에 자신의 분노를 조절하지 못하고 일어나는 이런 유의 범죄들을 접할 때면 어쩌다 세상이 아니, 인간이 미쳐가고 있는 걸까라는 생각으로 내내 내 마음은 어수선하였다. 이웃 간에 따뜻하고 배려 많은 뉴스들로 훈훈한 기사와 댓글들이 넘쳐난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면서 말이다.

지금 내가 하고픈 이야기가 이 한 권에 책에 들어있다. 여기 행복을 판다고 하는 무인 상점 'Life'가 있다. 이곳은 팔려고 전시해놓은 물건들이 있는 곳도 아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이곳을 찾고 이곳에서 무언가를 한다. 그리고 문을 나서며 행복감에 젖어 그곳을 떠난다. 여기까지만 이야기해도 어떤 느낌의 이야기인지 감이 올 것이다.

이야기의 첫 단추는 할아버지를 잃고 슬픔에 잠긴 할머니가 가게를 방문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차가운 계절만큼 시린 할머니의 슬픔은 할아버지와 함께 했던 추억이 가득한 이 가게에서 잠시 머무른다. 그리고는 할아버지가 좋아했던 봄꽃 씨앗을 두고 돌아서려다 예쁜 손글씨 카드가 쓰인 액자에 손을 뻗는다.

그렇다. 이곳은 자신들의 추억이 가득했던 물건을 내려놓고 다른 사람의 추억이 깃든 물건을 가지고 나오는 곳이다. 할머니를 시작으로 남자아이가 왔다가고, 아기와 부부가 왔다가고, 젊은 연인이 왔다가고, 한 소녀가 왔다 갔는데 그들은 하나같이 할머니가 두고 간 씨앗을 가지고 갔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세상이 따뜻한 봄을 맞이한 어느 날, 할머니는 가게를 찾는다. 순간 할머니의 눈에 들어온 광경은 그야말로 아름다운 세상 그 자체였다. 그들이 남긴 따뜻한 손글씨와 함께 말이다. 할머니와 함께 내 맘도 행복해지는 순간이었다.

 

 

길지도, 그다지 무언가 기발한 상상력이 깃든 이야기는 아니지만 이야기는 감성 일러스트와 함께 우리의 마음에 녹아내린다. 글과 그림이 함께 주는 감동은 그 배가 되어 우리들에게 살아가는데 있어 중요한 가치관에 대해 이야기한다.
할머니가 마냥 자신만의 슬픔에 빠져 아무것도 보지 못할 때 고개를 들고서야 일상의 행복은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꼭 우리 어른들에게 일침을 가하듯 말이다. 나와 이웃들의 배려와 관심이 일으키는 긍정의 에너지가 무엇인지 서로 돌아보는 것은 어떨까 한다.
그 작은 가게는 우리가 그렇게 바라고 희망하는 세상이며 소소한 개개인의 Life 임을 이 작은 가게 안에 비유적으로 담고 있는 듯하다.
사람에게 다친 마음은 결국 사람에게 치유받는 길임을, 세상은 결코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음을, 그리고 나의 추억의 조각들이 다른 이들의 추억 속에서 어우러져 세상의 거대한 온기가 됨을, 미소를 지으며 책을 덮을 수 있었다.

 

 

이렇게 이야기는 짧게 끝나지만 우리는 더 많은 여운을 접할 수 있는 페이지를 만날 수 있다.
행복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는 수많은 문장들을 통해 내 생각들을 한 줄 한 줄 옮겨볼 수도 있다.
또한 꽃들로 장식된 액자들을 컬러링도 해보며 나만의 노트로 변신해 보아도 좋을 것이다.
좋은 글귀는 좋은 사람들과 공유함으로써 그 빛을 더 하니 이 책은 선물용으로도 매력만점인듯싶다.

오랜만에 나도 그중에 한 문장을 필사해 보았다.

이건 내가 영화 '흐르는 강물처럼' 을 보고 감동받았던 대사이기도 하다.

 we can love completely, without complete understanding.
완전한 이해 없이도 우리는 완벽하게 사랑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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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으로 쓰면서 외우는 JLPT N1 30일 완성 : 문법편 손으로 쓰면서 외우는 JLPT
나무 지음 / 세나북스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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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말부터 시작한 일본어 공부가 진척을 보이지 않아 자괴감에 빠진지 벌써 올해도 반이 넘어갔네요. 그나마 단단히 맘먹은 거라곤 하루 10분이라도 공부하자 였었는데 눈으로 보고 입으로만 하니 며칠만 지나도 단어와 문장들이 머릿속을 둥둥 떠다니네요. ㅎ 뭔가 좀 더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겠다는 생각에 시험이라는 목표를 잡아보았는데요. 일본어 능력 시험에 도전해보면 좀 더 목표가 생길듯하더라고요. 그래서 이번에도 여러 교재를 둘러보다 택한 책은 쓰기 위주의 책이랍니다. 이전 독학 교재에서도 쓰기의 중요성을 강조했었기에 독학으로 하기 위한 길은 쓰면서 내 것으로 만드는 방법뿐인 듯싶네요.

N1 30일 완성이라는 목표로 기획된 이 책은 1급을 준비하시는 분들에게 도움이 될 책입니다. 개념노트 같다고 할까요.. 고난도로 이루어진 문장을 독해하다 보면 비슷하고 헷갈리는 애매한 어휘들로 난감할 때가 많은데요. 이런 부분을 연습하고 쓰면서 정리를 해 보는데 도움이 됩니다. 즉 애매모호하거나 비슷한 유형의 문장과 여러 가지 의미로 쓰이는 단어, 그리고 다양한 표현들로 어휘력을 상승시킬 수 있는 표현들로 구성이 되어 있는데요, 예문을 보아도 다양한 표현과 활용 문장이 눈에 들어오네요.
또한 책사이즈가 일반 문고사이즈와 같아서 들고 다니기도 좋아요. 짜투리시간이 주어질 때마다 꺼내보기 정말 좋은 것 같네요.

 

 

하루에 5문장씩 쓰는 과정을 통해 어휘력을 키워나가는데요. 총 30일에 걸쳐 마스터하게끔 구성이 되어 있어요. 아무래도 수준에 따라 5문장을 쓰더라도 개개인에 따라 걸리는 시간은 다르겠지만 보통 1시간 미만으로 집중 공부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또 9일간 공부후 반복 복습할 수 있는 틈도 있어요. 그리고 최종적으로 복습할 수 있게 마지막 장에서 한 번씩 더 써볼 수 있고요. 책에서 두 번씩 쓰고 또 노트에 여러 번 써보고 말해보면서 머릿속에 쏙쏙 넣는다면 정말 효율적인 학습방법이 될 것 같아요. 예문에 대한 간단한 설명도 되어 있어서 이해도를 높이며 쉬어가기 코너에서도 잘못 쓸 수 있는 부분들에 대해서 콕 집어준답니다. 여러 번 써보면서 자기만의 예문도 만들어 볼 수 있는 페이지도 있으니 문장을 써보는 것도 효과를 높이는 방법이지요. 마지막 장 색인 코너도 활용하실 수 있어 유용할 것 같네요.

그런데 점점 쓰다 보니 제대로 공부를 안 한 통에 N1이 무리인 것 같다는 생각이 서서히 들기 시작했어요.ㅎ 난이도를 낮추어야 할 것 같아 N2 교재도 준비해야 할 것 같네요. 시간이 더디긴 하지만 빠른 길 보다 꾸준히 하는 쪽을 택해야겠어요. 이 책 한 권을 여러 번 공부하고 나면 충분히 문장력을 향상시키는데 도움이 될 것 같아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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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의 시작 마법사 이야기 - 세계 대표 작가들이 들려주는 세계 대표 작가들이 들려주는 이야기 8
안토니오 텔로 지음, 에드거 시칠리아 그림, 공민희 옮김 / 가람어린이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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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에 본 미라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든 생각이 떠올랐다. 우주는 거대한 주술의 힘에 지배를 받고 그 속에 과학이니 기술이니 하는 것들이 미미하게 존재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 말이다.
선과 악, 그리고 심령과 존재의 실체.. 과거와 미래의 흐름 등을 모두 다 이해하기엔 진실이라고 믿어야 하는 일들이 아닌 경우가 많다.
뜬금없는 이야기 같긴 하지만 우리가 늘 동경하던 실체들.. 마법을 부리는 사람들.. 평범하지 않은 능력을 지닌 사람들, 어쩌면 신의 존재까지도 부정할 수 없는 이유가 누군가는 경험을 했다고도 하고 누군가는 또 보았다고 하는 전해오는 수많은 전설들 때문이기도 하다. 단지 그것들이 거짓이라고도 단정할 수 없는 이유도 아직 실체를 설명할 수 없는 미스터리 같은 사건들이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기에 더한 것이다. 그래서 많은 이야기의 소재로 이런 초능력을 가진 인물들이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도 비슷하지 않을까 한다.
가끔 고대 역사 책을 보면 현실감 떨어지는 인물이 많이 등장하는 것도 한몫한다. 상상력을 맘껏 동원할 수 있는 소재가 되니 더욱 흥미롭게 느껴지나 보다.^^

이 책에는 그러한 호기심의 틈새를 채워줄 마법사들에 관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전설 속 전해져오는 마법사들과 역사 속 마법사들로 이루어져 있는데 아무래도 전설보다는 역사 속 마법사들 쪽에서 들어봄직한 이름들이 더 많았다. 마법사의 탄생과 그들의 능력을 발휘한 사건 등을 재미있게 이야기하며 그림책의 묘미인 책 속 일러스트도 많은 볼거리를 제공한다.
니벨룽겐의 반지를 보며 반지의 제왕을 떠올렸고 니벨룽겐의 모습을 보며 골룸을 떠올렸는데 이미 아이들에게 시각화된 영상물이 효과를 발휘하는 순간이었다. 트로이의 목마 이야기 속 카산드라의 능력을 부러워하기도 하고 예언 능력을 지녔던 시빌이 죽고 싶어도 죽지 못하는 고통에 대해서도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다.
요 황제의 이야기에서는 아첨꾼이 들어오면 몸이 구부러지는 '취이'라는 식물의 이야기에 그 식물이 정말로 존재한다면 아첨하는 이들을 잡아내는데 효과적일 거라는 이야기도 나누었다. 또한 알라딘 이야기는 각색된 여러 편의 이야기를 읽은 적이 있는데 이번 이야기도 새로운 느낌이었다.

 

 

역사 속 마법사들 이야기는 조금 더 현실감이 느껴지는 이야기들이 많았다. 특히 파라겔수스가 남긴 말이 요즘 내가 생각하고 있는 진리와 비슷하다고나 할까.ㅎ
"세상을 바꿀 것이 아니라면 자연에 모순되는 삶을 살아서는 안된다." -p.101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 능력에 관한 숨은 이야기와 불멸이 고통임을 인지하지 못하고 불멸을 꿈꾸던 생제르맹 백작 이야기까지 신비한 능력을 소유한 마법사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가끔 불멸의 존재들이 어딘가에 존재하며 마법을 쓰는 마녀들도 어딘가에 살고 있을것 같기도 하다.~^^
디지털 시각화에 익숙해진 아이들에게 이런 고전 마법사 이야기가 통할까?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아이들이 가끔 옛날이야기를 꺼내 달라는 걸 보면 이야기가 지닌 힘은 대단한 것 같다.
한창 마법에 관심을 보이며 해리 포터를 좋아하던 큰 아이는 지금은 마술을 즐기고 있다. 해리 포터 속 마법의 지팡이까지 만들던 놈이 말이다.
아이들과 함께 읽어보면서 마법사들의 능력에 상상력을 더욱 키워보는 건 어떨까. 매력적인 그림을 함께 감상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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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브리씽 에브리씽 (예담)
니콜라 윤 지음, 노지양 옮김 / 예담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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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내 손을 가볍게 끌어당겼다.
그건 질문이었고, 나는 알았고, 우리 손의 기적에서 눈을 떼고 고개를 들어 그의 얼굴과 눈과 입술이 나에게 가까이 다가온 기적을 지켜보았다.
그가 움직였던가? 아니면 내가 움직였던가?
-p.163

 

 

언제나 똑같은 일상으로 17년을 산다는 건 어떤 느낌일까.
만나는 이도 한정되어 있고 혼자 놀기에 익숙한 소녀, 그나마 책은 세상과 통하는 유일한 통로이다. 이제 막 18살이 된 매들린에겐 그녀를 방어해줄 튼튼한 면역체계가 존재하지 않는다. (실제 이병은 존재하는 병이었음. 뭐 오만가지 병이 다 있으니 그럴 만도 하지.)
그래서 세상의 공기는 오히려 그녀에겐 죽음의 공포이다. 바깥세상이 들려주는 모든 소리와 맑은 공기와 햇살 그리고 흙냄새들 따위와 함께 할 수 없는 삶이라고 생각하니 얼마나 절망적인가..

아기인 나는 조그만 폐에 가능한 한 많은 공기를 가득 넣어놓고 숨을 참는다. 그때 이후로 나는 계속 그 숨을 참고만 있다. -p.201

집은 그녀의 유일한 세상이자 생명을 유지할 수 있는 공간이며 매들린과 엄마는 서로에게 전부(everything)이다. 엄마는 딸만을 위한 삶을 사는 열정 맘이며 매들린은 엄마 말을 잘 듣는 착한 딸이었다. 그러나 그들의 삶에 작은 균열이 생기기 시작하는데, 새로운 이웃의 등장이었다. 이웃집 소년 올리는 그녀의 심장을 깨우는 친구이자 이성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바깥세상의 모든 소리를 들으면서 나의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오는 건 쉽지 않았다. 그전까지는 별반 신경 쓰이지 않던 것들이 내 주위를 잡아끌었다. 바람이나무를 건드리는 소리가 더 잘 들렸다. 아침마다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도 더 또렷이 들렸다. 블라인드 사이로 쏟아져 들어오는 네모난 햇살 조각들을 가만히 바라보았고, 하루 동안 햇살이 방 안에서 위치를 옮기는 모습을 유심히 관찰하기도 헀다. 해의 방향을 보면 시간을 짐작할 수도 있었다. 내가 세상을 멀리하려 할수록 나에게 다가오기로 작정을 한 것만 같았다. -p.46

 

 

 

그렇게 사랑에 빠져버린 매들린, 그리고 매들린의 인생에 불을 붙이는데 일조한 간호사 칼라 덕에 그녀의 심장 속 나비는 날아오를 태세를 한다. 그러나 엄마를 속이며 이루어진 만남은 들통나게 되고 적잖은 혼란으로 숨어버리기도 하지만 그럴수록 점점 그녀의 욕망은 멈출 수가 없었다. 두 매들린 사이에서 고민하던 그녀는 결국 삶의 방향을 틀기로 작정한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모든 게 리스크 아닐까. 아무것도 안 하는 것도 리스크거든. 모두 네가 하기에 달렸어. -p.88
이것 말고도 네가 두려워해야 할 것들이 얼마나 많은데. 사랑 때문에 죽지는 않아. -p.111
용감해야 해. 기억해. 인생은 선물이란걸. - p.178


그렇게 탈출을 감행한 매들린에게 동기부여가 된 소설은 바로 어린 왕자이다. 마지막에서 어린 왕자가 죽음을 감내하고 장미에게로 돌아갔듯이 그녀는 죽음을 각오하고 모험(?)을 감행한다. 사랑하는 올리와 함께~ 그녀는 삶의 모~~든(everything, everything) 것을 경험하길 간절히 원한다.
여행은 시작되고 달달한 애정전선은 첫사랑의 기운을 실어 보내며 한층 로맨스 소설로서의 한자리를 내어준다. 게다가 아픈 그녀가 혹시 죽어버리지는 않을까 하는 불안함이 뒤섞여 긴장감까지 더해지니 조바심도 나고.
그러나 후반에 가서 떠오르는 단어는 그냥 하나였다. 헐~!

시한부라는 꼬리표가 붙은 주인공과 그리고 사랑~ 모든 비슷한 포맷을 끌고 가는 소설이 그렇듯 여느 소설과 비슷한 느낌은 있었다.
인간의 오감을 자극하는 첫사랑의 감성은 많은 여성 독자들의 심장을 짜릿하고 설레게 하기에 충분했다.
게다가 죽음의 정령 같은 패션을 고수하고 불안한 가정에도 자신과 매들린을 껴안는 올리는 충분히 매력이 넘치는 소년이니까~~

소설의 결말을 생각한다면 그렇게 그녀를 온실 속의 화초로 가두어 놓고픈 엄마의 심정도 이해는 되었다. 남편과 아들을 잃었다는 조건이 붙은 여자였으니.~~ 어디까지나 나는 독자이고 엄마이기도 하니까.. 매들린과 함께 분노를 느끼다가도 비난은 안타까움으로 정제돼가고 있었다.
매들린의 everything 과 엄마의 everything을 동시에 놓고 본다면 그 무게를 잰다는 사실이 의미가 없음을 알게 되었으니까. 
무엇보다도 나의 everything이 타인을 옭아매는 일 따위는 없어야 하겠다. 내가 너 때문에 산다라기보다는 네가 있어 행복한 삶, 그리고 자식이든 누구든 그의 인생을 존중해주는 자세가 중요하겠다. 너의 전부와 나의 전부가 잘 조화되는 삶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내가 느낀 소설의 하이라이트라면 첫 키스가 아닐까 한다. 마냥 키스가 하고 싶어지는 소설이었다. 또한 매들린의 일기장 같은 느낌의 구성과 문체가 나름 신선하였다. ( 책 속 일러스트가 작가의 남편 데이비드 윤의 작품이다. 그의 사랑이 담뿍 느껴짐.)
하지만 내게는 조금 아쉬움이 남는 소설이다. 책을 읽기도 전에 안녕 헤이즐에 너무 근접하게 붙인 거 조금 문제였던 듯.. 하지만 소설은 푹 빠졌다 나오는데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아서 로맨스가 그리운 분들에게 권하고 싶다.
오롯이 자신만의 인생의 가치를 찾고자 했던 한 소녀의 삶과 사랑에 올인해 보아도 괜찮은 소설이었다.

마지막으로 소설 속 삶의 변화를 추구하는 장면은 이상하게 내 발목도 잡아끄는데 다이빙 장면에서 심장이 반응을 보였다. 나도 관광지 색다른 체험하기에 동참해볼까 하는데 뛰다 심장마비가 오진 않겠지? ㅎㅎ

작가의 이름만 보고는 동양계인 줄 알았더니 남편이 한국계였다.
아, 그래서 코리아타운이 등장했구나.^^ 이런 이유로 한국 독자들에게 더 친근하게 다가올듯하다.
영화도 좋은 성적을 기대해보며 한국에서의 개봉날을 손꼽아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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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분 강아지, 고양이 스케치 세트 - 전2권 5분 스케치 시리즈
김충원 지음 / 진선아트북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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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들이 한창 연필을 쥐고 그림을 그리던 시절, 못 그리던 실력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나는 아이들의 주문이 두려웠다.
"엄마, 고양이 그려줘. 강아지 그려줘" 하면 늘 같은 얼굴에 같은 자세만 그렸는데

그러다 간혹 구체적인 지시사항이 떨어지면 적잖게 당황한 기억이 난다.

그림은 그려볼수록 실력이 늘어난다고 하지만 사물을 자세히 관찰하는 습관도 없는 데다가 포토샵에 익은 손은 연필그림은 당최 진도가 나가지 않았다.

마음속으로는 그림 연습 좀 하고 싶은데..라는 막연한 바람만 한가득이었다.
그런데 요즘은 뭐든 독학으로 해보기에 좋은 교재들이 줄기차게 나오고 있는데

탐나는 것이 한두 개가 아닐 만큼 좋은 책이 많다.
조금만 연습해도 적당히 그럴듯한 작품이 되니 신나는 건 당연하거니와 자기만족할 수 있는 조건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이번에 만난 스케치북은 익히 잘 알고 있는 김충원님의 책으로

아이들이 어렸을 때 저자의 책이나 교재를 많이 활용한 적이 있었다.
이번엔 아이들이 아닌 내가 도움을 받고 동물 그림에 자신이 없던 내게 재미와 흥미를 준 책이었다.

이번에 출간된 5분 강아지, 고양이 스케치는 연습 노트까지 구성품으로 알차기도 하지만 엽서보다 조금 큰 사이즈로
가방에 넣어가지고 다니면서 틈날 때마다 스케치를 했는데

아이들이 그린 그림만 해도 여러 장을 훌쩍 넘겼을 정도로 특히 좋아했다.
슥슥 선을 따라 그려보기도 하고 다양한 스케치 기법으로 각양각색의 그림이 완성되니 신기한 모양이었다.
그림을 그리고 있을 때 지나가는 사람들도 힐긋 쳐다보며 관심을 보이기도 하였고
엄마의 입장에서는 폰이 아닌 그림에 집중해 있는 모습이 참 보기도 좋았다.

 

 

 

 

앞부분은 간단하게 선으로만 표현하는 스타일이 주인데 만화용 펜을 이용해서 그리면 표현하는데 더욱 깔끔하다. 각기 굵기가 다른 펜을 활용과 다양한 스케치 기법은 그 품종과 캐릭터의 느낌에 어울리게 표현해 볼 수 있다.
또한 단순히 스케치 도안만 있는 것이 아니라 충분한 코멘트도 곁들여져 있어서 해당 종에 대해 더욱 깊이 있게 다가갈 수 있다. 뒷장으로 갈수록 섬세한 터치를 사용하거나 다양한 선 쓰기를 통해 더욱 실물 같은 그림을 그려볼 수 있다. 다른 건 몰라도 각종 그림도구에 욕심이 있다 보니 여러 가지 필기구를 이용해 볼 수 있는 기회도 가져보았고 무엇보다 연필로 스케치를 할 땐 연필의 그 느낌을 맘껏 느껴볼 수 있어 좋았다.

 

 

 

 

코커 스파니엘을 그리다 몇 년 전에 키웠던 코카 세 마리가 떠올랐다. 지금은 모두 하늘로 가버렸지만 정말 즐거웠던 기억이 많았다. 가장 기억이 나는 건 사냥견의 습성을 가진 덕에 공원에서 두꺼비를 물어 독이 퍼져 응급실을 쫓아갔던 기억과 아침부터 마당에서 뱀과 대치하고 있던 장면은 잊을 수가 없는데 나중에라도 한번 기억을 더듬어 스케치해 보아야겠다.~^^
좀 더 섬세한 그림을 선호하기에 뒷장 부분을 몇 개 그려보았는데 확실히 레이아웃은 잡혀 있으니 그리기가 한결 수월했다.
제일 어려운 구도와 비율이 맞추어져 있으니 섬세한 표현을 연습하고 결과도 괜찮아 만족스러웠다.

 

 

 

동물을 좋아하지만 한 번도 그려본 적이 없었는데 이제는 나의 냥이를 예쁘게 담아 보아야겠다. 충분히 더 연습하면 그리는 시간도 단축이 되니 더욱 부담 없이 스케치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세세한 동작의 움직임이나 재미있는 순간까지도 포착해서 담을 수 있을 것 같고 또 촬영해 두었던 사진을 보며 키우는 냥이의 모습도 그려 보았는데 확실히 자신감이 커졌다.
굳이 누군가에게 배우지 않아도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그림을 그려볼 수 있는 일이었는데 왜 여태 망설이고만 있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벌써 가까운 지인들에게도 보여주었더니 반응이 좋았고 나도 아이들과 외출 시 꼭 챙기는 아이템이 되었다.
특히 동물을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한 권 챙겨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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