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달리 멍멍타로 ㅣ 보름달문고 106
은소홀 지음, 김수영 그림 / 문학동네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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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혼자서 식당에서 밥 먹고 영화관에서 영화 보는 걸 이상하게 여기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요새는 '혼밥'이나 '혼영' 같은 말이 널리 쓰일 만큼 대수롭지 않은 일이 되었다. 팬데믹 이후 출퇴근하지 않고 집에서 하루 종일 혼자 일하는 재택근무자 수가 늘었고, 혼자 먹고 자고 생활하는 1인 가구의 비중도 점점 커지고 있다. 나 역시 혼자 일하고 혼자서 밥 먹고 영화 보는 걸 즐겨 하는 사람이라서, '혼자'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전에 비해 호의적으로 변하고 있는 건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혼자라서 가능한 일이 있는 것처럼 함께라서 비로소 가능한 일도 있다는 걸 안다. 나의 좁은 세계가 친구로 인해 확장될 때가 그렇다. 


원래 나는 타로에 관심이 없었는데 어느 날 친구가 유튜브로 타로 점을 보는 '제너럴 리딩'에 대해 알려줬다. 신문의 띠별 운세나 잡지의 별자리 운세처럼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타로 점이라서 정확성이나 예측성은 떨어지지만, 머릿속이 복잡할 때 보면 생각을 정리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느껴서 종종 찾아보게 되었다. 또 다른 친구는 대형견을 입양해 키우고 있는데 덕분에 나에게도 인생 첫 '개 친구'가 생겼다. 전에는 아무 생각 없이 식당에 가고 카페에 갔는데 이제는 좋은 식당이나 카페를 발견하면 반려견 동반 가능인지 아닌지 살펴보게 된다. 개를 싫어하는 사람이 있다는 건 알았지만 개를 좋아하는 사람들 중에도 대형견은 싫어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됐고, 그게 대형견을 키우는 사람들에게 얼마나 큰 상처를 주는지도 알게 됐다. 은소홀의 소설 <남달리 멍멍타로>를 읽은 것도 어떻게 보면 친구들 덕분이다. 제목에 들어 있는 '멍멍'이란 글자도 '타로'라는 글자도 친구들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면 심드렁하게 여겼을 테니 말이다. 


<남달리 멍멍타로>의 두 주인공 남달리와 송제인은 열세 살 초등학생이다. 남달리는 아무에게나 밝히기 힘든 어떤 '비밀' 때문에 이사와 전학을 일곱 번이나 했다. 그러다 보니 친구를 사귀기가 힘들었고, 엄마와도 사이가 안 좋아져 가출 비용을 모으고 있다. 가출 비용을 모으는 방법이 바로 '멍멍타로'이다. 달리는 개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자신의 능력을 활용해 개와 관련된 고민을 안고 있는 친구들의 문제를 해결해 주고 그걸로 돈을 벌고 있다. 달리는 친구가 없어서 걱정이라면, 제인은 어릴 때부터 남매처럼 지낸 반려견 레오 때문에 걱정이다. 얼마 전 백내장 수술을 받고 한 달 만에 집으로 돌아온 레오는 수술 후유증인지 제인을 낯설어 하고 곁으로 다가오지 않는다. 제인은 레오가 예전의 레오로 돌아와 주기만 한다면 뭐라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뭘 해야 할지 몰라서 고민이다. 그런 제인이 중고거래 앱에서 '멍멍타로'를 홍보하는 게시글을 발견한 건 우연일까, 운명일까. 


비록 두 사람의 관계가 첫 만남부터 순조로웠던 건 아니지만, 반려견 레오의 마음을 알고 싶은 제인과 개의 마음을 읽는 능력이 있는 달리가 만난 건 두 사람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었다. 이후에도 제인이 필요로 하는 것을 달리가 가지고 있거나, 반대로 달리가 필요로 하는 것을 제인이 가지고 있는 상황이 여러 차례 반복된다. 제인이 자신의 집 우편함에 인형을 넣고 간 사람을 찾을 때에는 달리가 다시 한번 자신의 능력을 발휘해 찾아 준다. 달리가 엄마가 버린 비디오를 보고 싶어 할 때나 집을 나와 갈 곳이 없을 때에는 제인이 도움을 준다. 어쩌면 제인 혼자서도 레오와 관련된 진실을 파헤치고, 달리 혼자서도 엄마의 비밀을 알아낼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친구가 있었기 때문에 두 사람은 아마 더 오래, 더 힘들게 했어야 할 일을 더 빨리, 더 쉽고 즐겁게 해낼 수 있었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아프리카 속담이 있지만, 달리와 제인의 경우를 보면 함께 가는 건 먼 길을 더 빨리 가는 방법이 될 수도 있다. 


함께 가면 먼 길을 더 빨리 갈 수도 있고, 길 밖의 다른 세상을 볼 기회도 많아진다. 달리는 개의 마음을 알 수 있는 능력의 장점밖에 몰랐는데, 제인을 만나고 레오를 찾으러 다니는 과정에서 자신이 그동안 만난 개들과 달리 사람들에게 사랑받지 못하고 번식 수단으로 이용만 당하는 개의 존재를 알게 되고, 그런 개와 연결되는 것이 자신에게 큰 고통을 줄 수 있다는 걸 알게 된다. 제인은 레오를 찾는 과정에서 자신이 알게 된 것과 달리의 능력을 활용해 더 많은 개와 사람이 오랫동안 함께 행복하게 사는 데 도움이 되는 일을 하기로 한다. 달리와 제인은 서로를 만나기 전에도 개를 사랑했지만, 서로를 만난 후에는 개를 사랑하는 데 따르는 책임도 생각하면서, 개를 더욱 잘 사랑하게 된다. 함께라서 생기는 고통까지 사랑하게 되는 것. 이는 혼자일 때는 불가능하지만 함께일 때 비로소 가능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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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제의 수학 대모험 4 - 분수와 소수 : 승제네 피자 가게 ㅣ 정승제의 수학 대모험 4
설민석.조영선 지음, 재담웹툰랩 그림, 정승제 감수 / 단꿈아이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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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만화로 어려운 수학을 쉽게 배울 수 있어서 일석이조네요. 꼭 읽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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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에 취한 영애가 영웅을 몰라보고 구혼한 결과 1
오오토리 지음, 오토 나가츠키 원작 / 대원씨아이(만화)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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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에라 유베르트'는 자작가 출신의 귀족이지만 본가가 가난해 마법국 기술과에 취업한 일종의 공무원이다. 쥐꼬리만한 월급의 일부를 가족들의 생활비로 보내야 하는 형편이지만 스스로 벌어서 먹고 살 수 있다는 데 만족하고 있었는데, 어느 날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전해진다. 갑자기 쓰러진 아버지가 혹시라도 타계하는 상황에 대비해 사윗감을 찾아야 하는 것이다. 그동안 일하느라 바빠서 연애에 조금도 관심이 없었던 비에라는 그저 남편감을 찾기 위해 뒤늦게 파티에 참석하지만 연애 기술이 전혀 없는 그를 상대해주는 남자는 한 명도 없다. 홧김에 마신 술 기운을 빌려서 어떤 남자에게 청혼을 하기는 하는데, 알고 보니 그 남자가 엄청난 미남에 나라를 구한 영웅일 확률은...?


오토리의 만화 <술에 취한 영애가 영웅을 몰라보고 구혼한 결과>는 나가츠키 오토의 소설을 코미컬라이즈한 작품이다. 판타지적인 설정을 제외하면 연애 안 하고 일만 하며 살아온 여자가 뒤늦게 연애를 시작했는데 예상 외로 괜찮은 남자를 잡은 상당히 현실적인(?) 이야기라고도 볼 수 있다. 하지만 배경을 현실이 아닌 판타지로 설정한 이유를 알겠다는 생각이 들 만큼 마법을 비롯한 판타지적인 요소가 만화에 자주 등장하기도 한다. 일단 주인공부터가 마법국 기술과에서 근무하는 왕궁 마법사라서 직장에서 늘 마법을 사용하고, 두 주인공이 함께 있을 때에도 마법으로 문제를 해결하곤 한다. 판타지 로맨스인데 판타지는 적고 로맨스만 많은 작품들을 주로 보다가 판타지를 제대로 살린 작품을 보니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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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엇갈리고 있다 1
미나모토 유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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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명이 '모모'인 고등학교 남학생 '타카쿠 이도무'는 남녀 모두에게 인기가 많지만 그가 관심 있는 사람은 옆자리에 앉은 절세 미소녀 '시노하라 하즈키'뿐이다. 하지만 하즈키는 이도무는 물론 아무에게도 별 관심이 없어 보이고 늘 도도해 보여 같이 놀자고 말 걸기도 어렵다. 어쩌다 말을 걸면 무시 또는 거절당하기 일쑤다. 그런데 사실 하즈키는 남들에게 관심이 없기는커녕 오히려 남들을 너무 의식해서 문제다. 반에서 가장 잘생기고 성격도 친절한 이도무에게 전부터 호감이 있었지만, 사람들과 대화하는 게 능숙치 않아 오해를 사고 있다. 그런 두 사람의 엇갈리는 감정은 대체 어디로 갈까...?


인기 만화 <내일의 요이치>를 그린 미나모토 유의 신작 <우린 엇갈리고 있다>는 각자의 이유로 좋아하는 사람에게 마음을 전하지 못하고 엇갈리는 두 남녀 고등학생의 이야기를 그린 청춘 로맨스 만화다. 작화 수위가 높기는 한데 인물들의 감정이나 내용 자체는 순수해서 크게 불편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이 외모에, 이만한 인기를 누리면서도 서로만 좋아하는 (그렇지만 표현은 못하는) 두 사람이 귀여웠다. 하즈키의 여동생 칸나는 언니와 다르게 좋아하는 남자에게 애정을 드러내거나 성적인 관심을 표현하는 데 능하다. <오 나의 여신님>의 베르단디(하즈키)와 우르드(칸나)를 보는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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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에게 맹세코 거짓입니다 1
마츠모토 스이세이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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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타운의 중화요리점 '복복반점'의 딸 '모모조노 마츠리'는 한 대학의 심리학과 강의실을 찾아간다. 목적은 이 대학에서 심리학을 가르치는 교수이자 <사기꾼 열전>이라는 책을 쓴 희대의 사기꾼 '미카도 세이이치'를 만나는 것. 지금은 조용히 살고 있지만 한때는 마음만 먹으면 거액의 돈을 순식간에 벌었다는 미카도를 만나 사기의 기술을 배워서, 엄마가 진 빚을 갚으려는 것이다. 거절하는 미카도에게 마츠리는 자신의 정체를 밝히며 그가 부탁을 거절할 수 없게 만든다. 마츠리의 정체는, 미카도의 스승이자 역시 희대의 사기꾼이었던 '모모조노 타카라'의 딸. 스승에게 '앙심'이 있다고 말하면서도 마츠리의 부탁을 받아들인 미카도의 사기 수업은 그렇게 시작된다. 





마츠모토 스이세이의 <신에게 맹세코 거짓입니다>는 '사기의 신'으로 불리는 남자 미카도 세이이치와 그를 가르친 스승의 딸 모모조노 마츠리가 주인공인 범죄 활극 만화다. 사기를 소재로 하지만 <검은 사기>처럼 어둡고 무거운 분위기는 전혀 아니고, 영화 <오션스 일레븐>이나 <도둑들>처럼 유쾌한 분위기이다. 각 에피소드는 미카도가 마츠리에게 사기의 기술을 가르쳐 주는 내용으로 진행되는데, 엄마가 버리고 간 가게를 혼자서 간수할 만큼 똑똑하고 야무진 마츠리가 미카도의 꾐에 빠져 우왕좌왕하면서도 결국에는 그의 가르침을 훌륭하게 전수받는 과정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작화가 세련되고 화려해, 사기꾼들이 나오는 범죄 활극이라는 장르의 특성을 잘 표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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