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다의 날마다 자연관찰 - 어린이를 위한 자연관찰 그림일기 ㅣ 개똥이네 책방 60
이다 지음 / 보리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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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에 서너 번은 집 근처 공원이나 강변을 산책한다. 산책을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하늘도 보고 나무도 보고 꽃도 보고, 이따금 새도 보고 동물도 보고 벌레도 본다. 볼 때마다 좋다, 예쁘다, 신기하다 이상의 표현을 못하는 게 내심 부끄럽고 아쉬웠다. 어휘가 부족해서일까, 표현력이 떨어져서일까, 아는 게 없어서일까(셋 다 같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던 와중에 이 책을 발견했다. 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인 이다 님의 책 <이다의 날마다 자연관찰>. 이 책은 (나처럼) 산책을 즐겨 하는 저자가 자연을 관찰한 뒤 일기 형식으로 남긴 글과 그림을 담고 있다. 관찰에 필요한 준비물과 직접 만든 자연관찰 일기 양식도 나와 있고, 관찰의 대상이 될 수 있는 것들, 구체적인 관찰 방법 등이 자세히 소개되어 있어 유용하다. 


봄에는 겨우내 누렜던 풀밭이 조금씩 초록색이 되어가는 걸 관찰하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기온이 높아짐에 따라 다양한 꽃들이 꽃망울을 터뜨리는 걸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벚나무와 매화나무가 생긴 건 비슷한데 어떻게 다른지, 산책을 하면서 자주 보이는 새는 무엇인지 등 자연관찰에 도움이 될 만한 지식도 많이 나온다. 모르는 새를 보면 사진을 찍어 두었다가 이름을 찾아보고, 그러한 기록이 쌓이면 그동안 몇 번 그 새를 보았는지, 그 새가 주로 언제 어디에서 보이는지 등을 알 수 있다. 여름에는 비가 많이 오고 비 온 후 온 세상이 초록으로 물드는 걸 보는 재미가 있다. 여름에 주로 나는 맛있는 과일도 많고, 과일의 단내에 혹해 날아드는 벌레들도 많다. 산책을 하다가 우연히 만난 강아지에 관한 이야기도 넓은 의미의 자연 관찰이다. 


가을은 무더운 여름과 달리 바깥 활동하기 좋은 계절이라 자연관찰에 제격이다. 여름에는 엄두도 못 냈던 등산을 해보는 것도 괜찮고, 길을 걷다 발견한 예쁜 낙엽을 주워서 압화로 만들어 보는 것도 괜찮겠다. 겨울은 날씨도 춥고 볼거리도 많지 않아서 자연관찰에 부적합하게 생각될 수 있지만 찾아보면 이때에도 관찰할 거리가 많다. 한국보다 먼 나라에서 겨울을 보내러 온 철새들을 관찰하거나, 눈이 왔을 때 달라지는 주변 풍경을 관찰하는 것도 좋겠다. 이런 식으로 자연을 관찰하는 활동은 단순히 기분을 전환하고 자연을 보는 눈을 더욱 섬세하게 만들어줄 뿐 아니라, 무심히 흘러가는 순간을, 덧없이 지나가는 인생을 즐기는 자세를 익히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난 가끔 너무 즐겁고 행복할 때 불안해. 이 즐거움이 사라지면 어떡하지? 늘 그렇지는 않았는데 말이야. 앞으로 그럴 땐 목련꽃이 지면 벚꽃이 피고, 벚꽃이 지면 철쭉꽃이 피고, 철쭉꽃이 지면 장미꽃이 핀다는 걸 떠올려야겠어. 지금 느끼는 즐거움이 사라진다고 해도, 앞으로 또 다른 즐거운 일이 생길 거라는 걸 말이야. 그러니 이 순간을 충분히 느끼고 즐길 거야. 불안하고 슬픈 일이 있을 때, 다가올 즐거움을 떠올리고 상상해 봐! 아마 도움이 될 거야." (2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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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 않는 벚꽃
유즈키 유코 지음, 김지연 옮김 / 문예춘추사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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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같은 오늘, 오늘 같은 내일이 끝없이 반복될 것 같지만 그렇지 않은 것이 인생이다. 예상치 못한 사건이나 사건으로 인해 결코 전과 같은 삶으로는 돌아갈 수 없게 된 사람들을 무수히 봐왔다. 일본 작가 유즈키 유코의 소설 <지지 않는 벚꽃>의 주인공 '모리구치 이즈미'의 경우도 그렇다. 인구 200만이 조금 못 되는 요네자키현 출신인 이즈미는 도쿄에 있는 의류 회사에 다니다 현재는 어머니의 간병을 위해 고향으로 돌아와 현경(경찰) 홍보과 직원으로 재직 중이다. 자신이 원해서 한 결정이었지만 도쿄에 비하면 자극은 부족하고 사생활 보장은 안 되는 생활이 조금은 지겹게 느껴지던 차에 어떤 사건이 벌어진다. 경찰의 부실 대응으로 한 여대생이 목숨을 잃으면서 요네자키 현경이 전국 언론의 집중 포화를 받게 된 것이다.


쇄도하는 민원 때문에 밥 먹을 시간도 없는 것도 문제지만 이즈미에게는 더 큰 고민이 있다. 아무래도 경찰의 비밀을 언론에 흘린 범인이 자신 같았기 때문이다. 보도가 나기 전에 이즈미는 지역 신문사 기자인 친구 '쓰무라 지카'를 만나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자기도 모르게 얼마 전 경찰이 워크숍을 다녀왔다는 사실을 말해버렸다. 실수를 깨닫고 지카에게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절대 기사로 쓰지 말라고 신신당부했지만 얼마 후 기사가 나왔고 엄청난 소동이 일어났다. 지카는 자신이 쓴 기사가 아니라고 말했지만 이즈미는 믿기 어려웠다. 그런데 얼마 후 지카가 시체로 발견되고, 이즈미는 지카가 자신의 억울함을 풀고 진범을 알아내기 위해 신문사까지 쉬면서 단독으로 취재를 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지카를 믿어주지 못한 것에 대한 미안함과 지카가 목숨과 바꾼 진실을 알아내야 할 책임감으로, 이즈미는 경찰 학교 동기인 형사 '이소카와 슌이치'(워크숍 이야기를 해준 장본인이기도 하다)와 함께 경찰 조직과 별개로 수사를 시작한다. 이 과정에서 또 한 명의 여성이 의문의 죽음을 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데, 조용하고 평화로운 동네에서 젊은 여자가 한 명도 아니고 두 명도 아니고 세 명이나 잇달아 죽다니 너무 무서웠고, 이렇게 좀처럼 있기 힘든 상황이 일어났는데도 이상함을 인식하지 못한(않은?) 경찰 조직의 무능함(게으름?) 또한 끔찍했다. 경찰이 이렇게 시민들의 안전에 무감하고 무능할 수 있었던 이유가 후반에 밝혀지는데, 이 또한 남의 나라 일같지 않아서 섬뜩했다.


이 소설은 경찰이 배경인 소설에서는 드물게 여성이 주인공인 데다가, 여성인 주인공이 여성(들)을 위해 수사하고 다른 여성들이 그 여성을 도와주는 - '여적여'가 아닌 '여돕여'를 보여주는 소설이라는 점에서 인상적이었다. 소설에 그려진 경찰 조직은 지극히 남성 중심적인 조직 문화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 같은 직원인데 차 내오기나 사무실 정리, 설거지 같은, 전통적으로 여성의 일이라고 여겨져 왔던 잡무는 전부 여성 직원들의 몫이다. 남성인 상사가 여성인 부하 직원에게 성차별, 성희롱에 가까운 말이나 행동을 하는 일도 왕왕 있다. 이런 상황에서 소설 속 여성들은 대놓고 잘못되었다고 말하지는 않지만, 그들이 본 것, 들은 것, 아는 것들을 공유하고 활용해 궁극적으로 서로를 돕는다.


무엇보다도 인상적이었던 건 이즈미와 지카의 우정이다. 이즈미에게 결백함을 증명하려다 목숨까지 잃은 지카와, 지카의 결백함을 믿어주지 못한 것에 대한 죄책감 때문에 위험한 수사에 발벗고 나선 이즈미. 여성들이 이런 식으로 우정을 나누는 모습을 다른 소설에선 본 적이 없다(그에 비하면 이 소설에 나오는 남자들 사이의 충직함과 의리란...). 오랫동안 남성들만의 전유물이라고 여겨져 왔던 충직함과 의리가 여성들 사이에도 존재한다는 걸(어쩌면 더 낫다는 걸) 보여줘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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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 Go 카카오프렌즈 역사문화 28 : 태국 - 세계 역사 문화 체험 학습만화 ㅣ Go Go 카카오프렌즈 역사문화 28
김미영 지음, 김정한 그림 / 아울북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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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여행 준비하기 위한 목적으로 읽었는데 내용도 알차고 만화도 재미있습니다. 시리즈가 오래 이어질 만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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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 Go 카카오프렌즈 역사문화 28 : 태국 - 세계 역사 문화 체험 학습만화 ㅣ Go Go 카카오프렌즈 역사문화 28
김미영 지음, 김정한 그림 / 아울북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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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말에 태국으로 짧은 여행을 다녀올 예정이다. 태국에 대해서는 아는 게 많지 않은데 급하게 정해진 여행이라 준비할 시간이 많지 않다. 태국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 단시간에 중요한 사항만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가 생각하다, 인터넷 서점에서 이 책을 발견하고 구입해 보았다. 카카오프렌즈 캐릭터들을 따라서 한 국가씩 여행하는 구성인데, 친근한 캐릭터들이 나오니 반갑고 만화라서 잘 읽힌다. 


내용도 기대보다 훨씬 알차다. 파타야, 아유타야, 방콕 등 한국인들이 많이 가는 태국의 도시들이 배경이고, 태국의 역사와 문화, 축제, 음식, 주요 문화재와 관광지 등이 잘 요약되어 있다. 태국에 대해 아는 게 별로 없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을 보니 무아이타이(무에타이), 똠얌꿍, 송끄란 축제 등 의외로 전에 들어본 것도, 먹어본 것도 있어서 반가웠다. 만화 자체도 재미있어서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전 세계를 돌아다니는 카카오프렌즈 캐릭터들 부럽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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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손으로, 시베리아 횡단열차 - 일러스트레이터 이다의 카메라 없는 핸드메이드 여행일기
이다 지음 / 미술문화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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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 시절 로망 중 하나가 시베리아 횡단열차 타보기였다. 그때는 대학에만 가면 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대학에 가고 나서는 취업 준비를 하느라 갈 수가 없었고, 취업 후에는 로망이고 뭐고 당장 하루하루를 살아내기도 바빴다. 그래도 언젠가는 갈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일어났다(2022년). 이 책을 구입한 2024년에는 전쟁이 곧 끝날 줄 알았는데, 그로부터 2년이 지난 지금도 전쟁은 계속되고 있다. 과연 나는 생전에 시베리아 횡단열차에 타본다는 로망을 실현할 수 있을까. (역시 여행은 갈 수 있을 때 가야 한다.) 


이 책은 일러스트레이터 이다가 처음부터 끝까지 손으로만 쓰고 그린 '내 손으로 시리즈'의 네 번째 책이다. 저자가 발리, 교토, 치앙마이에 이어서 러시아를 여행의 목적지로 선택하게 된 이유는 뭘까. 2018년 여행 두 달 전까지만 해도 저자는 러시아에 가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어느 날 친구가 블라디보스톡 여행을 제안했고, 검색해 보니 항공권과 숙소도 저렴하고 물가도 싸고, 그동안 친구들과 차곡차곡 모아둔 곗돈도 있었다. 그러다 블라디보스톡이 시베리아 횡단열차의 출발지임을 알게 되었고, 7박 8일 동안 기차를 타고 하바롭스크, 이르츠쿠츠, 예카테린부르크를 거쳐 모스크바, 상트페테르부르크까지 가볼 수 있다는 사실에 전율했다. 


그렇게 시작된 여행은 거의 매일이 사건 사고의 연속이었다. 그중에는 다시는 겪고 싶은 불쾌한 일도 있었고 민망한 일도 있었지만, 팟캐스트 <영혼의 노숙자>에 나오는 말처럼 - "눈물 닦으면 다 에피소드"가 아니겠는가. 어떻게 보면 많은 사람들이 가급적이면 여유롭고 쾌적하게 여행하기를 바라는 이 시대에, 비행기가 아닌 기차를 타고, 그것도 언어도 문화도 낯선 외국인들과 며칠을 부대끼며 여행하기를 선택한 것부터가 스스로 고생문을 여는 행위였다. 그렇다고 '그런 일들'을 겪어도 되는 건 아니지만, 그렇게 해서 그 나라의 어두운 일면이나 사회의 그늘진 부분을 목격하는 것도 (여행이 전보다 여유롭고 쾌적해진 시대에 놓치기 쉬운) 여행의 매력 아닐까. 


이렇게 쓰고 보니 여행에서 안 좋은 경험만 한 것 같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7박 8일간의 기차 이동은 생각 외로 편안했고(누워만 있어도 저절로 여행이 된다니!) 생각 이상으로 즐거웠다. 겉모습은 무뚝뚝하지만 알고 보면 인정이 많고 친절한 사람들(주로 여자들)을 많이 만나서 불쾌한 기억을 상쇄하고도 남았다. 시간이 부족해서 못 봤을 정도로 엄청난 양의 미술 작품과 공예품 이야기도 흥미로웠다. 한국과는 규모부터가 다른 광활한 자연과 사회주의 시절의 흔적이 남아 있는 사람들의 생활 모습 이야기도 인상적이었다. 언젠가 실제로 러시아 여행을 가게 되기 전까지는 이 책을 반복해 읽으며 로망을 잘 간직하는 것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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