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역영애, 다섯 번째 인생을 사룡과 함께 살다 2 - ~파멸의 사룡은 신부의 어리광을 받아주고 싶다~
아즈마야 이츠키 지음, 시마다 리네 원작 / 대원씨아이(만화)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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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수에 의해 4번 살해당하고 5번째 인생을 사는 중인 주인공의 복수를 그린 로맨스 판타지 만화다. 주인공 뮤제는 이제까지 자신이 4번이나 죽임을 당한 배후에 '성녀'라고 불리지만 실체는 잔인하고 추악한 아리시엘라가 있다는 걸 알게 된다. 아리시엘라는 뮤제의 약혼자를 차지했을 뿐만 아니라 뮤제가 악녀라는 소문을 퍼뜨리고, 자신에게 반한 남자들을 이용해 뮤제를 살해했다. 


이대로 아리시엘라에게 당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고 생각한 뮤제는 인간으로 변하는 능력을 지닌 '사룡' 라그나에게 도움을 청한다. 첫눈에 뮤제에게 반한 라그나는 뮤제의 청을 받아들이고, 인간의 모습으로 뮤제가 다니는 학교에 잠입한다. 2권에서 라그나는 학교 전체가 아리시엘라의 손아귀에 들어있음을 간파하고, 아리시엘라가 학생들을 조종할 수 있는 능력을 얻게 된 방법을 조사한다. 


한편 뮤제는 4번의 죽음이 각각 다른 4명의 인물에 의해, 4번 모두 다른 방식으로 이루어졌음을 깨닫는다. 뮤제는 자신을 죽인 4명의 인물을 하나씩 차례로 만나면서 아리시엘라가 그들을 조종하게 된 배경을 알아본다. 이런 식으로 뮤제와 라그나가 힘을 합쳐 뮤제를 죽인 범인들을 찾아내고 최종적으로는 아리시엘라에게 복수하는 전개가 될 것 같다. 흥미진진하고 전개 속도도 빨라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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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쓰다, 벚꽃 피는 이 방에서 2 - 완결
토쿠오츠무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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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는 5년 전에 세상을 떠난 연인 사쿠라를 잊지 못하는 상태다. 그러던 어느 날 눈 앞에 사쿠라가 나타난다. 다른 사람들 눈에는 안 보이고 오직 하루키의 눈에만 보이는 사쿠라. 하루키는 사쿠라가 쓰다 만 10년 일기를 꺼내 두 사람의 첫 만남부터 이별에 이르는 순간들의 배경이 된 장소들과 두 사람을 기억하는 사람들을 만나기로 한다. 


2권에서 하루키는 사쿠라와 처음으로 여행을 갔을 때 며칠을 묵었던 여관을 다시 찾는다. 공교롭게도 여관 주인의 딸이 유령이나 귀신 같은 초월적인 존재를 볼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어서, 하루키는 혹시라도 그 딸이 사쿠라를 볼 수 있을까 궁금해한다. 이후에도 하루키는 사쿠라를 기억하는 사람들을 만나러 다닌다. 그러면서 사쿠라가 죽었어도 사쿠라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살아있고, 그들이 있는 한 사쿠라도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사쿠라를 기억하는 사람이 있어야 사쿠라도 '있다'는 인식은, 사쿠라가 세상을 떠난 후 살아갈 의욕 또는 희망을 잃었던 하루키에게 새로운 힘이 된다. 사쿠라를 기억하는 하루키가 살아야 사쿠라도 기억될 테니. 사쿠라를 잃은 후 새로운 사람을 만날 생각도, 더 이상 살아갈 의지도 없었던 하루키에게 찾아와 새로운 사람을 만나도, 나 없이 계속 살아도 괜찮다고 말해주는 사쿠라.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깊이 공감할 만한 이야기 전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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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동생은 고양이 2
센코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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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을 여의고 혼자가 된 소년이 고양이 가족에게 입양된다는 설정의 만화다. 고양이 가족의 유일한 딸인 네네코는 인간 오빠 네코타를 매우 좋아하는데, 밤이든 낮이든 집 안에서든 밖에서든 오빠 곁에 있으려고 하고 오빠의 관심을 독차지하고 싶어하는 모습이 상당히 귀엽다. 오빠인 네코타 역시 그런 고양이 여동생 네네코를 귀여워 하면서 자연스럽게 고양이 가족의 일상에 녹아든다. 작화가 귀엽고 에피소드가 다정해서 볼 때마다 힐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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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는 정의 4
ICHTHY HOSPITAL 지음 / 미우(대원씨아이)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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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는 정의>는 너무나도 귀엽고 깜찍한 토끼 보스와 그를 모시는 늑대 부하 둘 - 바나나와 코마츠나 - 의 이야기를 그린 코믹 만화다. 먹이사슬 상위에 있는 늑대가 하위에 있는 토끼를 보스로 모신다는 게 언뜻 생각하면 상상이 잘 안 되지만, 이 만화에 등장하는 토끼를 보면 보스로 모실 만하다(그만큼 귀엽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4권에서 바나나와 코마츠나는 이상한 버섯을 먹고 과거의 기억을 상실한 토끼 보스를 원래의 상태로 되돌리기 위해 고생한다. 늑대를 부하로 부리던 기억을 잃고 (토끼의 본성대로) 늑대를 무서워하게 된 토끼 보스와, 그런 토끼 보스를 걱정하는 (귀여운 존재 앞에선 M기질이 다분한) 바나나와 코마츠나의 모습이 웃겼다. 늑대로 코스프레한 토끼 보스의 모습도 상당히 귀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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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빛
마이클 온다치 지음, 아밀 옮김 / 민음사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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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온다치는 영화 <잉글리시 페이션트>의 원작 소설을 썼고, 역대 부커상 수상작 중 최고로 꼽히는 작품만 받은 '골든 부커상'을 받은 작가로 알고 있었다. 정작 작품을 읽어본 적은 없었는데, 이번에 그의 신작 장편 소설 <기억의 빛>을 읽으면서 <잉글리시 페이션트>는 물론이고 다른 작품들도 전부 구해서 읽어보고 싶어졌다. (근데 인터넷 서점에서 검색해보니 이렇게 유명하고 뛰어난 작가인데 국내에 출간된 작품이 별로 없어서 속상했다. 원서로 읽어야 하나...) 


제2차 세계 대전이 막 끝난 1945년 영국 런던. 14세 소년 너새니얼은 어느 날 아침 부모로부터 아버지 일 때문에 아버지와 어머니만 일 년 간 집을 떠나 싱가포르에서 지내게 되었다는 말을 듣는다. 그동안 너새니얼과 두 살 위 누나 레이철은 기숙학교에서 지낼 것이고, 무슨 일이 생기면 3층에 세들어 살고 있는 '나방'이라는 남자에게 도움을 청하라는 말이 덧붙었지만, 남매는 부모의 통보가 워낙 갑작스러운 데다가 나방이라는 남자가 범죄자처럼 보여서 불안하기만 하다. 


마 후 아버지와 어머니가 차례로 떠나고, 기숙학교에 적응하지 못한 남매는 집으로 돌아온다. 그동안 나방은 남매의 부모가 집을 비우길 기다렸다는 듯이 자신의 손님들을 불러 들였고, 남매는 처음엔 경계하는 태도를 보인다. 하지만 점점 이들의 자유분방한 대화와 행동, 생활 방식에 호기심을 느끼고 결국 이들을 따라다니게 된다. 그렇게 매일 런던 안팎을 오가며 모험을 하고, 사랑을 하고, 성장을 하는 날들이 계속될 것 같았지만,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사람들에 의해 그들의 행복한 동거는 끝이 나고 너새니얼은 미국으로 보내진다. 


여기까지가 이 소설의 1부이고, 1부만 보면 전쟁 직후에 사춘기를 맞은 소년의 이야기를 그린 성장 소설처럼 보인다. 하지만 2부가 시작되고, 영국으로 돌아온 너새니얼이 정보국 요원이 되면서 분위기가 반전된다. 1부에서 아버지의 일을 핑계로 사라졌던 너새니얼의 부모는 사실 자식들에게조차 정체를 밝혀선 안 되는 직업을 가지고 있다. 특히 너새니얼의 어머니 로즈는 전쟁 중에 적군의 암호를 무수히 해독한 암호 분석원이자 직접 수많은 작전들을 수행한 요원이었고, 그 때문에 로즈의 목숨을 노리는 사람들이 한둘이 아니었다. 


너새니얼은 정보국 요원으로서 어머니의 행적을 조사하는 한편, 아들로서 어머니와의 추억을 회상하며 어머니의 삶을 탐문한다. 이 과정에서 너새니얼은 어머니가 너새니얼이 14세 때 집을 떠난 것은 전후 유럽에서 일어난 크고 작은 분쟁을 수습하기 위함이었음을 알게 되는데, 어머니가 가족을 버리고 국가와 전쟁을 택한 것 자체도 충격이지만, 당시 어머니의 곁에 어머니를 그러한 삶으로 이끈 한 남자가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혼란을 느낀다. 너새니얼이 몰랐던 진실은 그것만이 아니었다. 


너새니얼은 부모가 떠난 후 부모 대신 자신과 누나를 돌봐준 어른들의 행적을 조사하고 그 중 한 사람을 만나는데, 너새니얼에게는 아름답고 찬란했던 그 시절이 그에게는 다른 의미였음을 알고 충격을 받는다. 게다가 그 때는 어렸기 때문에 그 모든 일을 당할 수 밖에 없었다고 여겼던 자신이 누군가에게 지우기 힘든 상처를 남긴 가해자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 대목에서 그저 순진한 소년/청년 같았던 너새니얼에 대한 인상이 많이 바뀌기도 했다.) 


한 번만 읽어도 충분히 재미있고 감동적인 작품이지만, 다양한 시점의 이야기가 있고, 각 시점의 이야기를 통해 다른 시점의 이야기를 보다 깊게 이해할 수 있는 구성이라서 여러 번 읽으면 훨씬 더 재미있을 것 같다. 이 소설은 너새니얼의 관점으로 쓰여 있지만 로즈나 레이철, 나방, 화살, 아그네스의 관점으로 보면 또 다른 이야기가 있을 것 같고, 소설에선 끝내 밝혀지지 않은 아버지의 이야기도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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