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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마음도 괜찮아질까요? - 나의 첫 번째 심리상담
강현식(누다심) 지음, 서늘한여름밤 그림 / 와이즈베리 / 2017년 9월
평점 :

한국 사람들은 힘들 때 주로 가족이나 친구에게 털어놓는다. 그도 안 되면 술을 마시거나 매운 음식을 먹거나 노래방에 가거나 게임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푼다. 서양 사람들은 다르다. 실연을 했든 실직을 했든, 가족이 세상을 떠났든 반려동물이 무지개다리를 건넜든, 힘든 일이 생기면 무조건 심리상담을 받는다. 마치 한국 사람들이 몸이 조금만 아파도 약국을 찾는 것처럼, 서양 사람들은 마음이 조금만 힘들어도 심리상담을 청한다.
심리상담, 과연 무엇이고 얼마나 효과가 있을까. 심리상담에 관한 모든 것을 담은 책 <제 마음도 괜찮아질까요?>가 출간되었다. 이 책은 <저는 심리학이 처음인데요>의 저자 강현식(누다심)이 글을 쓰고, <어차피 내 마음입니다>의 저자이자 팟캐스트 '서늘한 마음썰'의 진행자인 서늘한여름밤이 그림을 그렸다. 심리상담의 방법과 절차, 제대로 된 심리상담가 찾는 법, 심리상담에 소요되는 비용, 세간의 오해와 편견 등이 자세히 나와 있다.

이 책은 은주, 석영, 지선이 마음의 치유와 변화를 위해 심리상담을 받기까지의 과정을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보여준다. 중소기업 인사팀에 다니는 은주는 괴팍한 상사 때문에 고생하는데, 그 과정에서 자신이 미워하는 것은 상사가 아니라 상사를 볼 때마다 연상되는 아버지라는 것을 알게 된다. 사회학을 전공하는 석영은 복학 전 취업한 직장에서 끔찍한 일을 당하고 심리상담을 받았다가 사이비 상담가를 만나 더 큰 고생을 했다. 미술 학원 강사인 지선은 중학교 시절 남학생들에게 집단 괴롭힘을 당한 기억 때문에 남자를 대하는 것이 불편하다.

이들은 심리상담을 받기 전까지만 해도 심리상담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가지고 있었다. 심리상담을 받으면 사람들이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을까? 겨우 이 정도 문제로 심리상담을 받아도 될까? 상담비가 너무 비싸지 않을까? 상담가가 내 문제를 진지하게 고민해줄까? 과연 효과가 있을까? 등등의 고민을 혼자서 끌어안고만 있었다.
저자는 말한다. "누구나 은주처럼 힘든 일을 겪을 수 있습니다. 이럴 때는 자신이 힘든 이유가 무엇인지 깊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중략) 내 마음을 그냥 방치해둔 채 환경만 바꾼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될 리 없습니다. 마음이 취약한 부분이 그대로 있는 한 힘든 일은 또다시 반복되기 마련입니다. 이럴 때는 전문가를 찾아가서 제대로 된 도움을 받는 것이 최선의 방법입니다." (23쪽) 서밤 님이 그린 만화 속 문장을 빌리면, '문제' 있는 사람이 상담을 받는 게 아니라 '용기' 있는 사람이 상담을 받는다.

정식으로 심리상담을 받아본 적도 없고 받아보려고 알아본 적도 없어서 이 책에 적힌 내용 대부분이 신선했다. 정신과 의사와 심리상담가의 차이, 심리상담과 약물 치료의 차이 등 평소 궁금했던 것들을 알 수 있어서 좋았다. 심리상담을 받는 데 드는 비용과 제대로 된 심리상담가 찾는 법 등 실용적인 정보도 실려 있어서 앞으로 직접 심리상담을 받게 되거나 주변에 심리상담을 받으려는 사람이 있을 때 이 책을 참고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