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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니 서의 업사이클링
대니 서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2년 6월
평점 :
재미교포 환경운동가 대니 서를 기억하는가? 십대 초반에 환경 운동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그는 고등학생 때 '지구 2000'이라는 전국 규모의 환경단체를 운영하며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대'로 선정되었고, 스무살이 되던 1998년에는 피플지로부터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50인'으로 선정되었다. 재미교포라는 사실 때문에 환경운동가로서는 드물게 국내에서도 그의 소식이 많은 화제가 되었던 것이 기억난다. 그 후로 그의 소식이 들리지 않아서 잊고 있었는데, 얼마 전 우연히 그가 몇 년 전에 낸 책 한 권을 도서관에서 발견했다. 마침 요즘 인테리어와 리폼에 부쩍 관심이 많아지기도 했고, 환경운동가였던 그가 어떻게 인테리어 디자이너로 변신했는지 궁금한 마음에 책을 읽기 시작했다.
"저는 몇 년 동안 인테리어 디자이너이자 잡지 에디터로 일했습니다. (중략) 저는 직접 만들거나 수리하는 DIY를 할 때, 재료와 도구를 많이 사지 말고 이미 갖고 있는 것과 기본적인 기술만으로 아주 특별한 물건을 만들어내자는 주의였습니다. (p.11)" 그는 어린 시절부터 리폼에 관심이 매우 많았다고 한다. 손재주도 좋아서 별명이 '맥가이버'. 재주를 살려 그는 인테리어 디자이너가 되었다. 실력을 인정받아 NBC <투데이 쇼>, <액세스 할리우드> 등 유명 프로그램의 기고가로도 활동하고 있고, 칼럼도 쓰고 있다. 그의 리폼 철학은 (당연히!) 친환경적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인테리어라고 하면 새로 물건을 사거나 고급 재료로 수공예를 하는 것을 생각하기 쉬운데, 그는 이러한 인테리어 방식을 철저히 지양한다. 새로 사는 대신 있는 물건을 재활용하고, 아주 기본적인 기술로 꼭 필요한 인테리어만 했다. 그 결과 실용적이면서도 미적으로 아름답고, 거기에 친환경적이기까지 한 '일석삼조 인테리어'가 탄생했다. 그는 이것을 '업사이클링'이라고 부른다.
업사이클링은 '리사이클링보다 한 차원 높은 형태'의 재활용이다. "새로 탄생한 물건은 원래 물건보다 훨씬 좋아져, 하나의 작품이 됩니다. 그리고 업사이클러가 된 당신은 아주 근사하고 독창적인 자신만의 무언가를 완성합니다." (p.12) 그 결과 그는 한국인들이 즐겨 마시는 드링크제 병으로 근사한 촛대도 만들고, 안 쓰는 PVC끈으로 야외 의자도 만들고, 나일론 쇼핑백으로 샤워 커튼도 만들었다. 하나하나 완성된 제품을 구입하기려면 돈도 많이 드는 물건들인데, 그는 자기 손으로, 그것도 버려지는 물건들을 재활용하여 만들어냈다. 완성된 모습은 어찌나 훌륭한지, 웬만한 제품보다 훨씬 낫다. 그의 책을 읽으면서 환경운동이란 환경운동가나 환경단체 같은 '프로'들만이 하는 것이 아니라, 보통의 직업인, 평범한 일반인들도 마음만 있으면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인테리어의 참 의미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고, 환경운동에 대해서도 새로운 인식을 얻고, 거기에 봄맞이 인테리어 팁까지 공짜로 얻었으니 업사이클링은 정말 '일석삼조 인테리어'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