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무엇을 위해 살 것인가 - 스탠포드대 인생특강ㆍ목적에 이르는 길
윌리엄 데이먼 지음, 한혜민.정창우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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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동생이랑 이런 이야기를 했다.
 
어린 시절 우리 집에는 [데굴데굴 세계여행] 이라는 시리즈로 된 책이 있었다.

이원복 교수님의 [먼나라 이웃나라] 를 아동용으로 만든 책이라고 할 수 있는데,

주인공들이 세계 곳곳을 여행하며 다양한 경험을 하는 내용인 데다가 만화로 되어 있어서

동생이나 나나 책이 닳아서 찢어질 정도로 좋아했다.

 

그 책은 여러번 이사를 다니느라 버렸는지, 누구에게 주었는지도 모르게 되었지만,

그 책이 우리 자매의 인생을 결정한 책임에는 틀림 없다.

나는 국제정치를 공부하고, 내 동생은 만화가가 되었기 때문이다.

 

재미있는 건 같은 책을 같이 봤는데도

나는 역사와 문화 같은 것을 주로 보았고 동생은 만화를 눈여겨 보았다는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비슷한 유전자를 지닌, 가장 비슷한 환경에서 자란 자매인데도

어쩜 이렇게 서로 다른 것을 보고 다른 영향을 받은 것일까?

뭐 그런 이야기를 하면서 웃었다.

 

 

 

세계 3대 석학으로 추앙받는 스탠포드대 교수 윌리엄 데이먼이 쓴

[무엇을 위해 살 것인가] 는

인생이라는 항해의 방향을 결정해야 하는 청소년기, 청년기의 젊은이들을 위한 책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젊은이들이 인생의 전반기라는 아주 소중한 시기를

목적 없이 낭비하고 있는 현실을 안타까워 하며

일찍부터 인생의 목적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런데 이 목적이라는 것을 스스로, 저절로 세우기는 쉽지 않다.

하다못해 어떤 대학에 갈지, 대학에 어떤 전공을 해야 할지, 어떤 수업을 들을지조차 잘 모르고,

취업을 해서도 이 분야가 적성과 잘 맞지 않아 이직, 전직을 고민하는 사람이 태반이다.

운 좋게 나와 내 동생은 어린 시절에 읽은 책들을 통해 적성이 무엇인지,

인생을 바칠 목표가 무엇인지 깨달았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이 더 많은 것 같다.

 

그래서 저자는 부모님과 교사, 또래 집단이 노력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청소년 5명 중 2명이 적성이 뭔지 잘 모른다고 하는데,

이런 현실이 청소년들의 노력 부족 때문이라고만 탓하지 말고

주변 어른들과 사회가 나서서 도와주면 좋겠다.

 

 

 

또한 저자는 '삶은 회복의 경기(p.69)'라며

상장이나 성적 같은 결과 내지는 성과로 아이의 진로를 성급하게 결정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그보다는 문제가 생겼을 때 해결하는 능력과 근성에 주목하라고 한다.

공부를 안 해도 성적이 잘 나오는 것과 몇 시간이 걸려도 문제 하나를 제 힘으로 풀어내는 것.

겉보기에는 공부를 안 해도 성적이 잘 나오는 편이 훨씬 효율적이고 좋은 것 같지만,

끈질기게 문제에 매달려 제 힘으로 풀어내는 아이가

개인적인 기쁨도 더 크고, 사회적인 효용도 더 큰 것이 아닐까?

 

한편 저자는 목적 찾기랍시고

자원 봉사나 클럽 활동 같은 과외 활동이

대학 입학에 필요한 도구로 전락되는 것은 막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수시 전형 및 입학사정관제 등을 노리고

학생 본인의 적성에도 안 맞고 원하지도 않는 과외 활동을

부모가 억지로 시키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대학 입학이라는 결과도 좋지만

학생들의 젊은 시절이라는, 그 시간의 가치는

대학 간판이나 돈, 명예와도 바꿀 수 없을 만큼 귀한 것이다.

(대학생, 취준생들의 무분별한 스펙 쌓기도 마찬가지다.)

 

제목대로 내가 무엇을 위해 살 것인지

진지하게 고민해보게 만드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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