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형제 사기단 - The Brothers Bloom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영화의 초반부는 사뭇 진지했습니다. 스티븐과 블룸 형제가 어린 시절 위탁 가정을 전전하며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냈던 것과 사기꾼이 될 수 밖에 없었던 이유 등 우울한 이야기들이 주로 나와요.
주인공인 동생 블룸 역의 애드리안 브로디의 음울하고 분위기 있는 얼굴이 영화와 잘 어울렸어요.

하지만 레이첼 와이즈가 맡은 4차원 상속녀 페넬로페가 등장하면서 영화의 분위기는 180도 바뀌었습니다. 블룸이 페넬로페의 집에 처음 정식으로 찾아가서 취미가 무엇인지 묻자 페넬로페는 '취미를 수집하는 것'이라고 말하는데, 그게 무슨 뜻일까 생각하기가 무섭게 악기 연주, 무술, 춤, 심지어는 디제잉까지 혼자서 섭렵한 각종 취미들이 나오는 장면에 배를 잡고 웃었습니다. 그 후로도 페넬로페의 엽기발랄한 해프닝들이 종종 나오는데, 이 영화에서 가장 매력적인 장면들이었다고 생각해요^^

영화는 종반부에 다다를수록 다시 진지해졌어요. 줄곧 사기꾼 형을 계속 따를 것인지, 아니면 진실된 삶을 되찾을 것인지 고민하던 블룸이 진실을 알고 눈물을 흘리던 장면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영화 스토리마저 사기인지 진실인지 구분할 수 없다'고 리플렛에 적혀있던데, 정말이지 아직도 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영화를 넘어 사람의 인생도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거짓일지 알기 어렵지 않은가, 거짓은 알면서도 달콤하게 속고, 진실은 알고 나면 씁쓸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적절한 비유인지는 모르겠지만, 달콤쌉싸름한 초콜릿 같은 영화였어요. 스펙타클한 장면이 연이어 나오거나 내용이 거창한 영화는 아니었지만, 그보다 더 깊은 감동과 잔잔한 재미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함께 영화를 본 친구한테 진짜 좋은 영화 보여줘서 고맙다는 소리도 들었어요. (이제부터 애드리안 브로디의 작품은 죄다 보겠다고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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