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무선) ㅣ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44
존 밴빌 지음, 정영목 옮김 / 문학동네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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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마다 천착하는 주제나 소재가 있는 것 같다. 아일랜드를 대표하는 작가 존 밴빌의 경우도 그렇다. 2005년 맨부커상 수상작 <바다>를 읽으면서 얼마 전에 읽은 그의 다른 책 <오래된 빛>이 자주 떠올랐다. 말년에 접어든 남성이 가까운 가족(<오래된 빛>에서는 딸, <바다>에서는 아내)의 죽음을 계기로 소년 시절의 기억을 떠올린다. 그 시절 그는 자신보다 한참 나이가 많은 여성을 사랑했고, 그것이 그가 또래 소년들보다 성숙하다는 증거라고 착각했다.


<바다>의 주인공 맥스는 아내 애나가 병으로 세상을 떠난 후 상실감에 사로잡힌다. 어떤 사람의 죽음이 그에게 이토록 큰 고통을 준 건, 50년 전에 있었던 어떤 사건 이후로 오랜만이다. 50년 전, 열 살 남짓의 소년이었던 그는 '시더스'라고 불리는 저택으로 여름 휴가를 보내러 온 그레이스 가족과 마주쳤다. 얼마 후 쌍둥이 남매인 클로이, 마일스와 가까워졌고, 하루가 멀다 하고 어울리게 되었다. 그런데 사실 맥스가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대상은 나이가 비슷한 남매가 아니라 그들의 엄마인 그레이스 부인이었다. 클로이, 마일스와 어울리는 척하면서 그레이스 부인을 훔쳐보는 맥스. 그런 사실을 꿈에도 몰랐던 그레이스 부인은 어느 날 맥스가 보는 줄도 모르고 대담한 행동을 하고, 오해가 쌓이면서 결국 바다에서 어떤 일이 벌어진다.


이 소설은 미성숙한 존재(어린이)의 무지와 오해로 인해 등장 인물들의 운명을 바꾸는 중대한 사건이 일어나는 이야기라는 점에서 이언 매큐언의 소설 <속죄>를 연상케 한다. 낮은 계급의 소년이 높은 계급의 가족과 어울리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라는 점에서는 찰스 디킨스의 소설 <위대한 유산>을 닮았다. 무엇보다 먼저 읽은 존 밴빌의 소설 <오래된 빛>과 이야기 전개나 내용 면에서 상당히 유사해 작가가 깊이 몰두하는 문제가 무엇인지 알 듯했다. 다른 소설도 읽어보는 것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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