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 속의 비밀 1~2 세트 - 전2권
댄 브라운 지음, 공보경 옮김 / 문학수첩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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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20년 전이 되어가는) 대학 시절의 기억 중에는 댄 브라운에 관한 것도 있다. 그 시절 나는 이런저런 동아리를 기웃거리다 2학년 2학기가 되어서야 한곳에 정착했는데, 그곳이 (그 때까지 신입부원을 받아준 몇 안 되는 동아리 중 하나였던) 생활도서관이었다. 생활도서관 활동을 하면서 자의로 타의로 많은 책을 읽었는데, 그 때 읽은 책들 중에 댄 브라운의 <디지털 포트리스>, <디셉션 포인트>,  <천사와 악마>, <다빈치 코드> 등이 있었다. 지금 다시 이 책들을 읽으면 그 때만큼 재미있지 않을 것 같지만 그 때는 밤을 새워 읽을 만큼 재미있었고, <다빈치 코드>와 <천사와 악마>는 영화로도 몇 번을 봤다(지금 생각하면 친구들이 유럽 여행 갈 때 나는 못 가니까 영화로라도 유럽 구경을 하고 싶었던 것 같기도 하다).


아무튼 댄 브라운 하면 그 시절 생각이 자동반사적으로 나고 신작이 나오면 어김없이 사게 되는데 이 책도 그랬다. <비밀 속의 비밀>은 댄 브라운이 <오리진> 이후 8년 만에 출간한 장편 소설이다. 하버드대 소속의 기호학자 로버트 랭던 교수는 세계적으로 인정 받는 노에틱 과학자인 여자 친구 캐서린 솔로몬의 학회 참석을 위해 체코 프라하를 방문한다. 강연을 성공적으로 마친 솔로몬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던 랭던은 악몽을 꾸고 아침에 일어나 러닝을 하다가 뜻밖의 광경을 본다. 불안감에 사로잡힌 랭던은 솔로몬에게 연락을 하지만 어디에 있는지 행방조차 알 수 없고, 설상가상으로 '우지(UZSI)'라고 불리는 체코의 외교관계정보국에 의해 위험 인물로 인식되어 쫓기는 신세가 된다.


짐작하겠지만 전체적인 플롯은 기존의 댄 브라운 소설의 그것과 동일하고 (항상 그랬듯이) 배경이 되는 도시와 주요 사건(그리고 여성 파트너)만 다르다. 개인적으로 노에틱 과학자인 솔로몬이 책으로 발표하려고 하는 연구의 내용이 (어쩌면 소설 전체 내용보다) 흥미로웠는데, 그 내용을 거칠게 요약하면 '인간의 정신은 가능성이 무한한데 육체로 인해 가능성이 제약을 받는다'는 것이다. 육체와 정신의 관계(일원론인지 이원론인지)에 대해 나는 잘 모르겠다는 입장이었는데, 최근에 돌아가신 분이 꿈에 나와 '(오랫동안 병을 앓다) 죽고나니 편해졌다'고 말했다는 이야기를 '복수의' 사람에게 듣고, 영혼이라는 게 실제로 존재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물론 산 사람의 소망이 반영된 꿈일 가능성이 더 높다고 생각하기는 하지만...).


프라하에서 우지의 추적을 피해 도망 다니는 랭던의 이야기와는 별도로 뉴욕에서 캐서린의 원고를 담당하고 있는 편집자가 의문의 조직에게 쫓기는 이야기도 나오는데, (랭던은 이전 시리즈들을 통해 전 세계의 어떤 조직으로부터 추적을 당해도 무사히 빠져 나온다는 것을 입증해서인지) 이 부분을 읽을 때가 훨씬 더 스릴 넘쳤다. 오랫동안 기다린 원고가 마침내 들어왔는데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작가는 연락두절에 사본조차 없다? 편집자로서 이보다 더 공포스러운 일이 있을까 ㄷㄷㄷ 


기사를 찾아보니 이 책 출간 이후 프라하를 찾는 관광객 중에 책에 나온 장소들을 찾는 사람들의 수가 크게 늘었다고 한다. 솔로몬이 강연을 한 프라하성도, 랭던과 솔로몬이 머물렀던 호텔도, 랭던이 러닝을 하다가 의문의 여인과 마주치는 다리도 모두 실재하며, 현존하는 중세의 필사본 중에 가장 방대하다는 '악마의 성경(코덱스 기가스)'도 (당연히) 실제로 존재한다. 사진을 보니 더욱 무시무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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