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 게임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플레이하던 '나'는 어느 날 자신이 게임 속 캐릭터로 전생한 사실을 알게 된다. 그것도 하필이면 주인공 '알렌'과의 싸움에서 패하고 비참한 죽음을 맞는 악역 '바이스 팡센트'로 말이다. 구제할 길 없는 최악의 파멸 엔딩을 피하고 싶은 '나'는 원래의 바이스와는 전혀 다른 캐릭터를 연기하기로 한다. 사악하고 폭력적리고 탐욕스러웠던 기존의 바이스와는 정반대로, 선량하고 친절하고 목표를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하는 새로운 바이스가 되기로 한 것이다.
<나태한 악욕귀족으로 환생한 나, 시나리오를 쳐부쉈더니~>는 키쿠치 카이세이의 인기 소설을 코미컬라이즈한 만화다. 몇 번을 플레이한 게임 속으로 전생하는 설정도, 하필이면 악역으로 전생해 최악의 엔딩을 피하기 위해 노력하는 설정도 새롭지는 않은데, 이 만화에서 좋았던 건 주인공 '나'가 과거의 바이스를 대신해 그동안의 악행을 열심히 사과하고, 자신의 힘만으로는 최악의 엔딩을 바꿀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구한다는 것이다. 전생하지 않은 보통의 삶에서도 반드시 갖춰야 할, 갖추지 않았다면 늦게라도 배우면 좋은 태도가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