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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맞지 않는 것을 하지 않는 것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2025년 5월
평점 :

중고등학교 때부터 일본 소설을 읽었는데, 그때 열심히 읽었던 일본 작가 중에 지금도 읽고 있는 작가는 많지 않다. 요시모토 바나나는 그때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읽고 있는 몇 안 되는 작가 중 하나인데, 아무리 읽어도 신선하고 언제 읽어도 배울 점이 있다.
<나와 맞지 않는 것을 하지 않는 것>은 2025년에 국내에 출간된 요시모토 바나나의 산문집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타인의 욕망이나 사회의 기준이 아닌 자기 자신, 나로 사는 방법을 소개한다. 저자에 따르면 '사람의 근본은 절대 변하지 않으니까 본래의 나를 사는 것이 중요'하다. 인생이란 처음 태어났을 때의 상태를 향해 돌아가는 여정이며, 자기 자신으로부터 멀어질수록 돌아오는 과정이 힘들 뿐이다. 나로 사는 게 좋은 건 알겠는데 '나'가 무엇인지 모르겠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저자는 '나'를 아는 방법으로 '나와 맞지 않는 것을 하지 않는 것'을 제안한다.
나와 맞지 않는 것을 하지 않는 방법은 단순하다. 거리를 걷다가 께름칙한 느낌이 들면 돌아서 다른 방향으로 걷듯이, 왠지 아닌 듯한 느낌이 들면 억지로 하기 보다 안 하는 편을 선택하는 것이 낫다. 남들이 보기에는 이상하거나 사회의 기준에는 맞지 않아도 자기 자신의 개성에 맞는 반응을 하면, 그 자체로 몸과 마음의 스트레스가 감소하고 통증이 줄어들며 좋은 기운과 에너지에 따르는 사람들과 기회가 생겨난다. 온천물이 아무리 좋아도 가슴이 답답하면 나와야 하듯이, 일이나 관계도 내가 불편하면 멈추는 것이 스스로를 구하고 더 큰 사고를 예방하는 길이다.
이 책은 돈과 시간, 경력, 인맥 등에 관한 실용적인 조언을 하는가 하면, 저자가 오랫동안 영적인 문제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서 영적인 이야기도 많이 나온다(혼이라든가, 우주와 연동된 에너지라든가). 어떤 질문이든 답은 '나로 살아라', '나와 맞지 않은 것을 하지 마라'여서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서라면) '뭐든 해라', '나를 버려라'라고 말하는 요즘의 트렌드와는 정반대 방향을 향하는 것 같지만, 나는 역시 이런 책이 좋고 이런 답을 주는 작가가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