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감정의 혼란 ㅣ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264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황종민 옮김 / 문학동네 / 2025년 7월
평점 :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으로 나온 슈테판 츠바이크의 소설 <체스 이야기·낯선 여인의 편지>를 읽은 이후로 츠바이크의 팬이 되어 그의 작품을 야금야금 찾아 읽고 있다. 그 책의 뒤를 이어 마찬가지로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으로 나온 츠바이크의 단편집 <감정의 혼란>에는 네 편의 중편이 실려 있다.
네 편의 중편은 츠바이크의 작품답게 하나같이 극적이고 재미있다. 스위스의 한 호텔에서 어머니에게 수작을 거는 바람둥이 남작 때문에 뜻하지 않은 모험을 하게 된 열두 살 소년의 이야기를 그린 <불타는 비밀>, 인도네시아에서 의사로 일하다 귀부인과 사랑에 빠지는 바람에 배에서 숨어 지내는 신세로 전락한 남자의 이야기를 담은 <아모크 광인>, 도박장에서 만난 청년을 구원해 주겠다는 열망에 사로잡힌 노부인의 이야기를 그린 <어느 여인의 인생의 스물네 시간>, 국가적으로 인정 받는 학자가 과거에 품었던 비밀스러운 애정을 보여주는 <감정의 혼란> 등 모든 이야기가 흥미진진하고 자극적이다(넷플릭스 왜 보나, 슈테판 츠바이크 책 보면 되는데).
특히 <감정의 혼란>은 이성애 관계를 중점적으로 그린 앞의 세 편과 달리 (남성 간의) 동성애를 그린 점이 다르다. 이 소설의 주인공은 난봉꾼으로 지내다 우연히 듣게 된 강연 덕분에 영문학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마침 그 강연을 한 교수의 집에서 하숙생을 구하고 있어서 그 집에서 같이 살게 되는데, 점점 교수가 자신을 바라보는 눈이 일반적으로 스승이 제자를 바라볼 때의 눈과 다름을 느낀다. 어찌할 바를 몰랐던 주인공은 교수의 젊은 아내에게 추파를 던지는 것으로 관계의 변화를 꾀하는데, 그때 그의 본심이 무엇이었는지는 나중에 밝혀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