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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을 쓰는 직업 - 국립중앙박물관 연구원, 일과 유물에 대한 깊은 사랑을 쓰다 ㅣ 마음산책 직업 시리즈
신지은 지음 / 마음산책 / 2022년 11월
평점 :
요즘은 '국중박'이라는 줄임말로 주로 불리는 국립중앙박물관이 지금처럼 세계적으로 유명해지기 전인 2022년에 나온 책이다. 저자 신지은은 국립중앙박물관의 전시와 소장품을 소개하는 뉴스레터 <아침 행복이 똑똑>을 만드는 연구원이다. 박물관에서 일하는 사람이니까 유물이나 미술에 대해 잘 알겠지, 뉴스레터를 만드는 사람이니까 당연히 글을 잘 쓰겠지, 라고 생각하면서 읽기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글이 훨씬 더 좋았다. (나처럼) 유물이나 미술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도 이 책을 읽다 보면 자연스레 유물이나 미술에 관심이 가고, 가까운 주말이나 휴일에 박물관 나들이 한 번 해볼까 하는 마음이 들게 하는 글이다.
이 책은 '마음산책 직업 시리즈'로 나온 만큼 직업, 일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대학에서 예술학, 대학원에서 미술사를 전공하고 박물관에서 일하고 있으니 저자는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은 케이스라고 볼 수 있다. 좋아하는 일로 한다고 해서 밥벌이의 고달픔이 전혀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일을 하면서 소모되는 부분을 일 덕분에 채울 수 있는 건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누리지 못하는 복임에 분명하다. 가장 부러웠던 부분은 일하다 머리를 식히고 싶을 때 사무실에서 도보로 몇 분 거리인 전시실로 이동해 기분 전환을 할 수 있다는 것. 남들은 일부러 시간 내서 가야 하는 박물관이 직장인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행복 아닐까.
저자가 뉴스레터로 전시와 유물을 소개하는 일을 하는 만큼, 책에 전시 보는 법, 유물 보는 법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나온다. 저자는 오랫동안 유물에 대해 공부하고 글을 쓰는 일을 하면서 유물뿐 아니라 유물을 만든 사람, 유물을 만든 환경, 자연 등에도 두루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언제 어디서 누가 어떤 마음으로 이것을 만들었을까 상상하다 보면 그 어떤 유물도 특별해 보이고, 그것에 관해 쓴 글도 내용이나 표현이 더욱 생생해진다. 지금 내가 무심하게 대하는 사물 또는 대상이 미래에는 유물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면 그것을 대하는 마음 또한 귀해진다. 이런 태도를 배울 수 있는 곳 또한 박물관이라니 새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