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는 사람
박연준 지음 / 난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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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들어 고전 읽기에 관한 책이 많이 보인다. 그 중 몇 권을 읽으면서 사람마다 어떤 책을 고전으로 여기는지, 고전이라 불리는 책 중에서도 어떤 책을 주로 읽는지가 조금씩 다르다는 걸 느꼈다. 박연준 시인이 읽은 고전 서른아홉 권을 소개하는 책 <듣는 사람>이 대표적이다. 이 책에는 다른 작가들이 쓴 서평집에선 보기 힘든 분야의 책이 상대적으로 많이 보인다. 바로 시집이다. 박용래 <박용래 시선집>, 김소월 <진달래꽃>, 서정주 <화사집>, 페르난두 페소아 <시는 내가 홀로 있는 방식>, 앤 섹스턴 <밤엔 더 용감하지> 등 시인이 특별히 애정하는 시와 시집, 시인 이야기는 만날 기회가 드물어 더 소중하게 느껴졌다.


서평집 읽기의 장점을 크게 두 가지로 정리하면 첫 번째는 그동안 몰랐던 책을 알게 되는 것, 두 번째는 이미 읽은 책을 다른 사람의 시선으로 다시 보는 것이다. 첫 번째에 속하는 책 중에는 토마스 베른하르트의 <모자>와 로맹 가리의 <흰 개>가 있고, 둘 다 얼른 읽어보고 싶어서 바로 장바구니에 추가했다. 첫 번째도 두 번째도 아닌, 다시 말해 제목은 알고 있었지만 읽어보지는 않은 책들 중에서는 이상의 <봉별기>와 장자 <장자>를 읽어보고 싶다. 이상을 비롯해 일제강점기에 활동한 문인들이 쓴 시나 소설을 그동안 많이 안 읽은 것 같다(아무래도 학교 다닐 때 지겨울 정도로 많이 봐서 졸업 이후로는 의도적으로 피한 것 같다). <장자>도 좋다는 말을 많이 들었으니 읽어보는 것으로.


오래 전에 읽은 <헬렌 니어링의 소박한 밥상>을 다시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든 것은 아주 큰 수확이다. 제목만 보면 요리책 같고 나도 그렇게 기억하고 있었는데, 저자의 소개에 따르면 이 책은 "간단한 요리가 좋다고, 재료 그대로를 먹는 건 더 좋다고 말"하는 "반(反)요리책"이다. "나는 요리하는 여성이 아니다. 나와 생각이 같은 다른 여성들을 위해 한마디하자면, 나는 여성이 하루 시간의 대부분을 화덕 앞에 머물며 음식을 만들고 가사에 매여 있을 필요가 없다고 주장한다. (...) 나는 요리보다는 좋은 책 읽기(혹은 쓰기), 좋은 음악 연주, 벽 세우기, 정원 가꾸기, 수영, 스케이트, 산책 등 활동적이고 지성적이거나 정신을 고양시키는 일을 하고 싶다(책 40~41쪽 인용)"(65쪽) 한줄 한줄이 밥보다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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